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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첫 글 링크입니다.
오늘 사실 별것도 없었는데
비가 쏟아져서 그런가?
커피를 다 마신 후 커피숍을 나서다가
뭔가 굉장히 충동적으로 몸을 다시 돌려서 연락처를 얻었습니다.
"xx님. 저랑 친구하실래요? 제가 친구치고는 나이가 좀 많긴 한데... 나쁘지 않아요.
또 저랑 친구하시면 최소한 손해는 안보실 거에요."
"엇? 몇 살이신데요?"
"그건 연락처 주시면 알려드릴게요."
"어, 어."
"감사합니다."
사실 너무 별것도 없던 사인데다가 진짜 뜬금포로 연락처를 물어서 당황을 좀 하시더군요.
저도 근처에 직장 동료가 두분 계셨고, 근처에 손님들도 약간 있었는데
진짜 10년 놀림받을 각오로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돌직구 냅다 던진거죠.
(연애 경험은 적지 않지만 이런식으로 이성의 번호 딴 경험 전무.)
동료들도 우와 이새키 진짜 뜬금없이 따네? 이런 식으로 옆에서 뜨악하고 보더군요-_-;
어쨌든 손에 핸드폰 쥐어드리고 연락처를 받았습니다.
연락처를 받고 사무실로 돌아왔는데...
이게 왠걸?
뭔가 기쁘지가 않더군요. 오히려 아 괜히 그랬나 하는 마음이 더 컸어요.
이게 소위 말하는 이불킥 각인가...?
전화번호를 저장하니 자동으로 메신저들에 그분 프사가 등록되는데
갑자기 알 수없는 두려움이 몰려오고 죄책감이 막 닥치는 겁니다.
'아니 미친,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거여? 이거 완전 종업원분이 먼저 호의를 조금 보였다고
남의 영업장에서 설레발 + 헬렐레 해서 껄떡거린 거 아니여?'
잠시동안 혼자 앉아서 멘탈을 다스리다가...
이건 이미 기호지세라고 판단. 그냥 내친김에 용기를 짜내서 메신저를 날렸죠.
"안녕하세요. 저는 아까 느닷없이 번호를 얻어간 친구에요~"
보내고나서 잠시동안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좀 지났지만 답장은 안오더군요.
'어, 씨... 나 완전 개털됐네.'
퇴근 후 울적한 마음으로 동료들과 치맥을 때리는데... 핸드폰이 울립니다.
"안녕하세요!!
알렉스 선생님이군요!! 키윽키윽키윽"
뭐 이 이상의 메신저 내용은 프라이버시라 자세히 공개할 순 없지만(사실 정말 별 거 없는-_-)
생각보다 엄청 잘 받아주시더군요. 제가 혹시 너무 무례했냐는 사과에
전혀 무례하지 않으셨고 하나도 부담스럽지 않으니 걱정 마시라며...
'내가 죄를 지은 건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을 주셨습니다.
훈훈하게 서로 몇마디 나눈 후 주말 잘보내시라고 이야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일단은 지금만 보면 썩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제 노력 여하에 따라 그린 라이트로 발전될 가능성이 살짝 있는 있는 관계' 정도로 자평을 해봅니다.
쓰고 보니 별 거 아닌 이야기를 뭐 이리 주절주절 써놨는지 허허...
자게에 올릴까 했지만 많은 분들이 보는 건 정말 두려워서 질게에 올려봅니다.
ps.참고로 제가 가장 큰 용기를 얻은 리플은 와이프님께 보여주시고 평을 들으신 그 리플입니다^^;
감사합니다.
* 여자친구님에 의해서 질문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6-07-02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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