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영화보다 더 뛰어난 건 이 영화가 담고 있는 내용

영화를 좋아하는 스타일도 다 다르고, 영화의 성향도 모두 다르지만, 적어도 이 영화는 영화라는 텍스트만으로 완성되는 작품이 아니라 ‘헬조선’이라고 불리는 현대 2015-2016 대한민국 안에서 더 의미 있는 작품이 됩니다. 분배와 복지가 잘 돼있는 윗동네 유럽이나 절절히 굶어 죽는 아랫동네 아프리카에서는 공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경제대국으로 적당히 잘살지만, 그만큼 썩은 내가 진동하고 국민마저 스스로 개새끼라고 말해야 속이 시원한 지옥불반도 내부에 사는 우리를 위한 영화입니다.
우리나라에 사는 우리는 본능적으로 부조리를 인지하고 있지만, 그걸 이리저리 가린 모자이크를 통해서 시력에 혼란을 느낍니다. 영화 내부자들은 마치 그런 현실에 대한 모자이크를 제거하고 말끔하게 보여주어 신선한 충격을 던져줍니다. 일부는 그 모자이크를 지우고 없는 것을 새롭게 CG로 만들었다고 할지라도 간만에 탁트인 맑은 시야는, 호흡에서 산소함량을 늘어나는 듯한 청량감을 줍니다.

2. 편집녹음이 조금 답답하면 어떠냐? 배우가 이쁘고 화질 좋은 FHD다!

이 영화는 <미성년자 관람불가>영화로써 한국영화의 흥행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역시 야한 것만 좋아하는 나와 같은 더러운 성인의 취향에 맞는다고 말할 수 있죠. 실제로 야한 장면이 나오고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도 적나라하게 야하고 그 메시지는 충분히 고화질입니다.
메시지 전달차원에서 뛰어난 디테일은 주로 연기를 통해서 드러납니다. 백윤식이 연기한 조국일보 논설주간 이강희는 가끔 일본어도 하고 상대에게 존댓말을 하다가 반말을 하고 가벼운 모습도 보이면서도 재수없게 근엄한 척을 해서 한대 때려주고 싶은 늙은이를 맛깔스럽게 연기합니다. 하도 여러 작품에 조연으로 나와서 차별적인 연기를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은 이경영씨도 여기서는 마치 주연 같은 연기를 선보입니다. 실제 영화상에서도 자신이 주인공이라고 말하면서, 자기 똥을 닦으라는데 진심 설득 당했습니다. 실제 비중도 주연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의 경우는 연기가 좋다. 그런 말로는 다소 부족하고, 이 두 늙은이가 연기를 하면서 매우 흥겨워 하고 있다는 것이 화면으로 뿜어져 나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둘 다 섹스씬은 참 오랜만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이 영화에서 나온 신박한 폭탄주 제조법은 지난 연말 많은 곳에서 따라 하지 않았을까 합리적 의심을 해봅니다. 액션만화보고 고등학교 일진들이 다음날 따라 하는 것처럼요.

3. 디테일이 비현실적이라고 해도, 중심이야기는 현실성 있다.

이 영화에서 군데군데 비현실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리 늙은이들이 정력이 너무 좋다거나 병신이 된 이병헌이 다수의 엘리트 깡패를 상대로 싸움을 잘하는 등이 그것입니다. 중간에 탈주장면은 마치 외국영화 패스트앤분노의질주 시리즈를 보는 것 같아서 의아했습니다. 그러나 사소한 디테일이 떨어지는 아쉬움에도 중요한 대세는 현실성을 잃지 않습니다. 이게 <내부자들>이란 단어의 힘입니다. 보통의 영화가 거치는 몇 번의 복선에 의한 문제해결은 이 영화에서는 사실 통하지 않습니다. 그런 방식이 이 영화에서 통했다면, 이 영화는 현실성을 잃고 망했을 겁니다. 이 영화의 적은 영화 안에 있지만, 실존하는 이 영화의 적은 영화 밖에 있는 썩어빠진 한국사회입니다. 영화 안의 적을 물리치는 방식으로도 납득되어야 하며 동시에 영화밖에 있는 현실에도 적용시킬 수 있다는 ‘개연성’이 존재해야 이 영화는 우리나라 관객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제목에서부터 마지막까지 말합니다. 방법은 1가지 뿐이라고! 그것은 바로 <내부자들>!

4. 디 오리지널의 마지막 메시지. : 우리가 내부자들임을 잊지 말자.

디 오리지널 버전은 영화가 다 끝나고 쿠키영상이 있습니다. 이 쿠키영상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 영화가 결국 우리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준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내부자들:디오리지널은 바로 이 쿠키영상을 보여주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뭐냐? 우리는 예를 들어 방식을 제시했으니 내부자들끼리 한번 해보자는 거죠. 마치 이 영화처럼~~~

5. 개인적 감상.
우리나라 영화로써 감독판이 나와서 의미가 있는 거의 최초의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이병헌씨가 스캔들에 휘말려 일반 극장판에선 너무 많이 삭제가 되었네요. 물론 감독판에 과잉인 부분도 존재합니다만, 그 과잉도 만족스러웠습니다. 개인적으론 짧은 버전을 보고 나서 긴 버전을 보면 더 감동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