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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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2/02 03:13:38
Name kama
Subject 군대, 다녀왔습니다.
  11월 30일, 역사속의 오늘(출처 : http://www.artflower.pe.kr)

1835년 - 미국 소설가 마크 투웨인 태어남
1874년 - 영국 정치가 윈스턴 처칠 태어남
1905년 - 고종의 시종무관장 민영환, 을사보호 조약 체결을 개탄하며 자결
1939년 - 소련, 폴란드 침공
1963년 - 제1회 청룡상(영화상) 시상
1979년 - 로마 카톨릭과 그리스 정교회, 9백년간의 불화 종식
1981년 - 서울시경, 이윤상군 유괴살해범으로 중학교 체육교사 주영형 검거 발표
1984년 - 민경교통 택시운전사 박종만, 노조탄압에 항의 분신자살
1987년 - 범국민운동추진위, 평화의 댐 건설지원 모금액 652억 4천만원 발표
1991년 - 통일교 문선명 교주와 박보희 세계일보 사장, 평양 방문
1993년 - 대검찰청, 한화그룹 회장 김승연 구속
2004년 - 의경 주 모군, 군대 마치고 전역.
........

........

........

네^^; 한때 문자중계로 PGR21을 폐쇄상황까지 몰고간 후 군대로 튀어버린 kama입니다. 기억나시는 분들은 손~........역시 없군요ㅡㅡ; 하여튼 존재감 제로였던 제가 길다면 정말이지 죽어라 길고, 짧다면 황당하다싶을 정도로 짧은 군생활을 마치고 집에 왔습니다~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뒤집어도 간다더니 진짜 가기는 가더군요(행자부 시계일지도ㅡㅡ;;;) 2002년 11월 8일 입대할 때만 해도 하.......상상하기가 싫군요. 훈련소에서의 첫날밤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잠도 못자고 내내 여긴 환상이야, 여긴 꿈이야를 되새겼다는.......)

뭐, 전역을 하고 나니 일단 좋던 나쁘던 간에 추억거리는 많이 쌓았던 것 같습니다. 훈련소에서의 바느질, 난생 처음 쏴본(물론 전에 쏴봤다면 문제인) 사격, 야간행군 휴식시간에 군장을 깔개 삼아 누워 별을 바라보던 것, 경찰학교에서 옹기종기 모여 공부하던 것, 시험 후 좌절과 자대 배치 됐을 때의 두려움, 첫 출동 시 방패 들고 셜쳤던 기억, 처음으로 쫄병이 들어왔을 때의 감격, 고참이 된 후에 하급기수 모아서 훈계하던 때의 심정 등등......대한민국 남자만이 얻을 수 있는 감정과 추억과 경험들이죠^^;;

PGR에도 군대에 갈 예정인 분들이 꽤 있는 것 같네요(연령비율을 보면 갔다 온 사람이 더 많은 것 같긴 하지만) 일반 육군이 아닌 의경이었고 그나마 중간에 행정병으로 빠졌으니 특별히 충고를 하거나 조언을 할 형편은 아니지만 굳이 몇 가지를 이야기 하자면, 일단 운동은 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저 같은 경우, 그래도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훈련 받을 것 받고 구보하고 했습니다. 당연히 다른 사람들은 저보다 배는 더 뛰었고, 기동대나 일반 육군은 저희보다 훨씬 더 뛰어다니고 훈련받고 했겠죠. 운동 하나도 안하고 갔다간 꽤나 고생하실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군생활 하면서 필요한 것은 인내입니다. 세상에 별여별 인간이 다 있듯이 군대에도 별여별 인간들이 모이죠. 개중에는 천사표나 의리파도 있겠지만 X망나니에 양아치도 있는 법입니다. 사회 같았으면 집단 난투극이 몇 번 일어날 상황에도(물론 진짜 일으키면 안돼죠ㅡㅡ;) 그저 예, 예 하는 수밖에 없을 때도 있죠. 뭐, 그런 극한 상황(?)이 아니라 하더라도 철저한 계급주의 환경에 다른 성격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장소니 만큼 화가 나고, 열 받지 않을 수가 없죠. 가장 좋은 해결책? 참는 것이 최고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 수밖에 없죠. 군대는 사회와 격리가 된 특별한 장소니까 말이죠. 하긴 이건 사회도 마찬가지겠네요. 항상 참을 인 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격언을 가슴에 새기길 바랍니다.

하, 군에 있을 때는 사회에 가고 싶어~ 사회에 가고 싶어~ 날 제대 시켜줘~!!!!하며 노래를 불렀지만(물론 고참이 되기 전에는 속으로만) 막상 사회에 나오니 이건 나름대로 막막하네요. 아마 주변에 군에 갔다 와서 공부 열심히 하고 사람 됐다, 등등의 말을 들은 적이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군에서 배운 교육과 훈련, 철저히 규칙적인 생활로 인해 그렇다......기 보다는(사실 말년되면 저런 것들 다~ 사라집니다^^;) 더 이상 숨을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군대는 대한민국 남자들을 사회와 차단시키는 최후의 장벽입니다. 군대 가지전에 죽도록 놀아보자, 어차피 공부해봤자 군대가면 다 까먹는다. 대학 1학년 때 주변에서 많이 듣던 이야기들이죠. 하지만 군대를 갔다 온 후에는 말 그대로 사회와 맞닿아 버리죠. 나이도 나이대로 먹은 상태.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는 구석으로 몰리는 것입니다.(대학은 확실한 장벽이 되어주지 못하죠. 더욱이 요즘 같은 시기에는)뭐, 반대로 좋게 해석하면 더 이상의 다른 방해 없이 사회라는 놈에게 안면 스트레이트 및 하이 킥을(취향에 따라선 각종 서브미션도^^) 먹일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지만요.

지금 제가 그런 형편이죠.ㅡㅡ;;; 더구나 군에 있을 때 제대 후 무얼 하나~라는 고민의 답도 얻지 못한 상태라서 막막합니다. 일단 다니던 대학은 졸업해야겠는데 성적은 암울 그 자체고, 토익 점수라도 따놔야겠는데 영어는 그냥 칼로 찔러 버리고 싶을 정도로 싫어하고. 집에서는 공무원 시험을 보라는데 하는 말들을 보면 무슨 고등학교 입학시험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아 난감합니다. 꿈이나 장래 희망이라는 것은 있기는 했지만 사실상 고3 때 포기했던 것들에 미련이 남아있는 것 정도고.......하.......아직 복학까지 시간이 있으니 운동하고 영어 등 사회 기초과목(?) 등을 공부하면서 다시 한 번 연구해 봐야겠군요. 복학 하려면 알바도 해서 돈도 벌어놔야 하는데ㅜ.ㅜ 아자아자, 힘내자!  

이리저리 주절주절 떠들었군요. 그래서 결론이 뭐야! 라고 소리친다면 살며시 웃으면서 간단하게 쓰겠습니다. 군대, 다녀왔습니다!



P.s-1) 서버가 바뀌면서 빨라지긴 빨라졌군요. 예전 경찰학교에서 단 한 번 있는 정보화 교육 시간에 느려터진 인터넷을 하면서 ‘아, 드디어 PGR에 들어갈 수 있겠구나!’라는 마음으로 PGR21.com을 쳤는데 ‘서버가 뜨지 않습니다’라는 선포에 유체이탈 했던 시기가 생각나네요ㅜ.ㅜ(나~중에 보니 그 때가 서버를 옮기던 시기였습니다)

P.s-2) 군대 갔다 왔다고 2년 만에 PGR에 들린 것이 아닌 만큼(사실 말년에는 여기서 살았죠~) 현재 PGR에 거부감이나 그런 것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기존의 포근함이랄까 정겨움이 많이 희석된 것 같습니다. 뭐, 변화는 좋은 쪽이던, 나쁜 쪽이던 간에 정체되어 있는 것보단 낫다, 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없......나?) 변한 PGR에 실망하기 보다는 좋은 쪽으로의 변화를 고민하고 모색하는 것은 어떨까요?

P.s-3) 파포에서 보니 김완철 선수가 제대 후 소울로 복귀했다고 하더군요. 확실히 군에 갔다 온 후에 프로게이머 생활을 다시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죠(군에서 도와졌다고는 해도 현재 프로게이머들은 실력이나 연습량 모두 거의 초인 수준이니ㅡㅡ;) 하지만 그런 현실과는 달리 정말 기대하고 싶습니다. 저그 군단 소울의 일원으로 멋진 모습 보여줘서 군대를 앞둔 많은 프로게이머 분들에게 희망의 상징이 되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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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즐이
04/12/02 03:22
수정 아이콘
기억하는 사람 여기 한명이요 ^^
04/12/02 03:24
수정 아이콘
잘 다녀오셨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
김완철 선수 기대되네요. 저그 테란을 같이 하시는 선수였었죠?
이재훈 선수와의 버티고 경기가 기억나네요 ^^
04/12/02 04:04
수정 아이콘
와...벌써 시간이 이렇게...
★가츠처럼★
04/12/02 04:15
수정 아이콘
잘 모르지만 전역한 거 축하드립니다. 아무것도 몰라도 전역하는 군인들 보면 축하해주고 싶더군요. 저는 전역한지 2년조금 넘었는데, 가끔은 군대가 더 좋지 않았나 싶다 이렇게 중얼거리곤 하다가 군대 다시갈래 하면 -_- 절레 고개를 돌리는 .... 음 김완철 선수 군에서 도와주었다고는 하지만,,,,, 군 실력이야 머 -_-;; 제 후임 프로게이머 지금은 전역했지만 휴가때 나올때마다.. 메신저에서 우와 밖에 너무 잘합니다. 머 물론 맨날 이겨놓고 예전에는 가지고 놀았다는건가 -_- 아무튼 김완철 선수도 멋진모습기대해봅니다. 주절댔군요 -_-
뉴[SuhmT]
04/12/02 04:16
수정 아이콘
전역을 축하드립니다! : )
초감각테란지
04/12/02 04:19
수정 아이콘
저는 기억한답니다.. 물론... 절 모르시겠지만. ^_^
저도 pgr온지 꽤되는군요..ㅎ
전역 축하드립니다... ^_^
세상만사
04/12/02 04:22
수정 아이콘
와우! 축하드립니다^^
04/12/02 05:11
수정 아이콘
잘 모르는 분이지만 제대하신 것은 무지하게 축하드립니다. ^^
너만을
04/12/02 06:26
수정 아이콘
저는 22살인데요 군대갈생각하니 막막합니다;;
04/12/02 07:00
수정 아이콘
의경 790기(행정831기)이신가보네요. :) 만기전역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수고하셨습니다!
사족 : 제가 있는 부대같은 경우엔 790기가 거의 환상의 기수라서, 입대 1년여만에 열외 잡고 그대로 1년간 부대를 쥐락펴락하고 갔었더랬죠-_-
-rookie-
04/12/02 08:08
수정 아이콘
전역 축하드립니다.
추억의 아이디 등장이군요. ^^
요즘에는 Pgr에서도 인내가 많이 필요해졌으니 군에서 배운 인내 여기서 잘 활용-_-하시기 바랍니다.
총알이 모자라.
04/12/02 08:54
수정 아이콘
전역 축하드립니다.
04/12/02 09:16
수정 아이콘
전역 축하드려요. ^^
저도 아이디가 기억이 나네요.
04/12/02 09:57
수정 아이콘
축하합니다. 그래도 사회와 많이 맞닿아선지 사회적응은 빨리 되더군요..
Milky_way[K]
04/12/02 10:00
수정 아이콘
전역 축하드려요~~^^~
04/12/02 10:48
수정 아이콘
기억하는 사람 한명 더요~^^
전역 축하드립니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나 흘렀네요.
04/12/02 10:59
수정 아이콘
저도 kama님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전역 축하드립니다^^
김경송
04/12/02 11:12
수정 아이콘
수고하셨습니다~!! 인생의 새로운 발걸음을 힘차고 멋있게 시작해보세요 ^^
빠이팅!!
BeAmbitious
04/12/02 11:52
수정 아이콘
저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때는 제가 고등학생이었는데 이제는 제가 군대갈 나이가 되었네요... 어쨋든 전역 정말 축하드립니다!
04/12/02 11:58
수정 아이콘
kama님 전역 축하드립니다. ^^
★Different
04/12/02 11:59
수정 아이콘
제 나이 스무살...........21일날 군대를 가야하는군요........;;
역시 군대는...운동이 필수가 되겠죠 =_=
04/12/02 12:01
수정 아이콘
캬~ 정말 오랜만이시네요.. 반갑구여 전역 축하드립니다..
pgr 서버 좋아졌는데 문자중계 다시 해보심 어떠실런지요.. ^^
문전성시경
04/12/02 12:10
수정 아이콘
전역 축하드립니다!^^
04/12/02 12:16
수정 아이콘
무사히 사회에 귀환(?) 하신 것을 축하드려요~
PGR 서버 바뀌고 테스트 할 기회가 없었는데 앞으로 문자 중계를 한 번 해보심이 어떨지요? ^^ (사실은 방송을 볼 수가 없어서 문자중계가 절실합니다 ㅜ.ㅜ 다른 곳 문자 중계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고...)
04/12/02 12:34
수정 아이콘
여기 한사람 더요!!
반갑습니다~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사실은 초기엔 스플의 karma님과 잠깐 헷갈렸었죠)
역시 남의 군 생활은 참 짧게 느껴집니다. 벌써 제대하셨다니... 축하 드립니다.
다비포에버님도 한 육개월 남았다고 하던데, 왕년의 역전의 용사들이 차례차례 복귀들 하셔서 pgr에 훈기를 더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Cool-Summer
04/12/02 12:45
수정 아이콘
여기두 기억하는 사람 한사람 더요^^
회사에 출근해서 일하는 하루는 참 더디 가지만 일주일은 금방 가는 것 같고, 그러면서도 월급날은 빨리 안오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이때 kama님의 제대라니.....시간이 정말 빠르군요^^
전역하신거 축하드립니다...
hyun5280
04/12/02 12:46
수정 아이콘
전역 축하드립니다.
모진종,WizardMo
04/12/02 12:48
수정 아이콘
여기도 한명 더있습니다. 흐흐
술푼기대
04/12/02 12:56
수정 아이콘
기억은 못하지만....;(하기사 올해 들어왔으니 모르지...;)

전역을 축하드립니다^^
칼미남지툐
04/12/02 13:53
수정 아이콘
전 2002.11.14에 전역했는데.. 2년간 두다리 쭉뻗고 잘수있도록 나라 지켜주신거 감사합니다.
건방진천사
04/12/02 15:03
수정 아이콘
저도 기억합니다..그때 저는 다른아이디였는데
안전제일
04/12/02 15:29
수정 아이콘
전역을 축하드립니다.^^/
알바 열심히 하셔서 부자되시고! 또 좋은글도 많이 많이 부탁드립니다.^_^
04/12/02 16:30
수정 아이콘
전역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 앞으로 또 더 고된(?) 예비군 훈련이 기다리고 있겠네요 ^^. 저는 담해로 민방위로 편성됩니다. 그래도 예비군 훈련 받을 때는 귀찮더니 그것도 이젠 그립네요. 이제 사회 나오셨으니 모쪼록 자기계발도 하고 여행도 가보는 등 좋은 시간 많이 가지셨으면 좋겠네요.
일급살인
04/12/02 16:35
수정 아이콘
앞으로 군대갈 저에게 꽤 도움이 되는 글이군요..
좋겠다~
04/12/02 16:51
수정 아이콘
전역 축하드립니다.
군대에서 맞이하는 겨울은 제아무리 병장때라도 춥죠.
크리스마스 전에 제대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04/12/02 17:18
수정 아이콘
저도 의경이었는데....
아무튼 반갑고 또 전역 축하합니다.
마술사
04/12/02 17:37
수정 아이콘
전 행정기수 821기 의경기수 780기였어요^^;;; 제대 축하드립니다^^
저도 행정이었는데...말년에 경찰내부망(인트라넷)에 어떤 의경이 만들어 놓은 프리배틀넷을 애용했었죠^^ 전국의 행정의경중 스타좋아하던 사람들이 그곳에서 활동했었는데..^^
04/12/02 19:44
수정 아이콘
karma님과의 아이디 헷갈림 사건도 기억하고 있어요 ^^;
전역 축하드려요.
저도 2년만에 슬쩍 컴백했습니다..
kama님 글에 반가운 분들이 댓글 많이 다셨네요 ^^;
하이맛살
04/12/02 21:14
수정 아이콘
저의길드에 어떤형도 의경 갔는데......
의경은 뭐하는건가요?? 전경하고 비슷한거에요???
임선수
04/12/03 00:50
수정 아이콘
다음 주 월요일 입대인 저에게 이런 글은 염장입니다. 조심해 주세요. (퍽퍽퍽!!)
조금 늦게 가게 돼서 좌절중인데, 회원정보를 보니 딱 2년 차인걸 보고는 안도를 하고 있다는;; (죄송;;)
임선수
04/12/03 00:54
수정 아이콘
저에게 좋은 충고가 될 듯 싶네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전역 축하드립니다. 모쪼록 재 사회화에 성공 하시길;;
정석보다강한
04/12/05 00:21
수정 아이콘
축하드려요 글을 참 맛깔나게(?) 쓰시네요~
긴글인데도 지루함없이 주르륵~! 읽어 내려갔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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