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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0/23 03:54:19
Name 마법사기욤부
Subject 임요환..임요환...
임요환은 나와 동갑이다.
내가 99년 대학교에 처음 들어갔을 때..그 때는 스타의 태동기였다.
내가 98년 수능치고 집에서 이리저리 뒹굴거리며 TV를 보던 때, 그 때 게임에도 프로선수가 있다며 국내 최초의 프로게이머, 세계최강의 수식어를 달고 '신주영' 선수가 TV에 등장했었다. 그 때 난 프로게이머? 그런 것도 있나보네..그런 생각이었고..수능 끝나고 조금씩 게임방이 생기던 시절, 친구녀석들이랑 당구치고, 술먹으러 갈 때 혼자서 빠져나가 게임방에서 4시간 5시간씩 있는 녀석이 신기하게 느껴졌었다. 컴퓨터 게임을 왜 돈내고 하냐!

대학교 처음 들어와서 술로 진탕 시간을 보내다가 새벽에는 늘 항상 무한에서 스타를 하고 있었다. 그 때 내가 아는 것은 초패스트 클로킹 레이스. 유닛하나 안 뽑고 레이스 두기만 띄우면, 테란 잘 한다는 소리 들었다.
99년 여름 처음 투니버스에서 하는 스타중계를 봤다. 이 경기가 PKO 였던가 투니버스배였던가....다른건 하나도 기억안나는데 변성철의 업그레이드 저글링만이 생각난다. 6드론에 챔버 짓고, 7드론 스포닝해서 공1업 발업 저글링 러쉬는 테란의 뒤를 이어 나를 저그고수라 불리우게 했다. 그리고 등장한 기욤..
기욤 선수를 처음 보았을 때는 저렇게 잘 생긴 녀석이 왜 겜을 하냐 싶었다. 정말 처음에는 장동건(-.-) 과 닮았다는 생각에..호감을 가졌으며..국기봉 선수와의 저그전에서 테란 으로 보여준 옵티컬 플레어..셔틀리버..다크템플러..모든 것이 환상이었고..
세계최강이라는 칭호가 왜 붙는지 이해가 되었다. 그렇게 탄탄대로 한국무대 등장하자 마자 우승을 차지하고..왕중왕전까지 휩쓸면서..기욤을 이기는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면서 프로토스로 전향. 리버만 죽어라 썼다. 당시 대회에서 기욤은 무조건 4강 아니면 결승이었고, 프리챌배에서 기욤 떨어지고, 김동수와 봉준구 결승할 당시, 김동수가 누구지? 기욤이 어쩌다 졌을까? 우리학교에서 하는데 가볼까? 기욤경기 아니면 재미없잖아..했었다.

테란으로는 여전히 초패스트 투스타 클로킹 레이스만 할 줄 알던 나.
갑자기 게임 잘하는 형이 말해준다.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테란 경기가 쏟아져 나온다. 이 선수는 전에 선수보다 손이 3배, 4배는 빠르다고..한 번에 세네개씩 컨트롤 한다고..도무지 지는 법이 없다고..
게임큐에서는 열광했고..3 임이 등장했지만, 가장 곱상한 임요환, 그리고 나랑 동갑내기인 녀석에게 왠지 정이갔다. 이제 테란 고수가 되어보고 싶기도 했고.
2001년. 임요환의 앞을 막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싶었다. 임요환에게 한 번 이기면 바로 주목 받는 선수가 되었다. 최인규가 임요환보다 손 빠르다고, 임요환 킬러라고..또 임요환 보다 조금 더 멋있다고..주진철이 itv에서 임요환을 이기고 연승을 달리자 또 유명해졌다. 그래도 최고는, 그리고 환상은 임요환이었다. 강민이 꿈꾸는 플레이라면, 그 시절의 임요환은 시대를 앞서가는 플레이었다. 도무지 이 앳된 녀석을 이길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군대갔다.
2003년 말 제대하고 2004년 봄 복학할 때..스타 많이 보고 다시 많이 하게 되었지만..
이젠 도무지 이기지 못한다. 과거에는 한부대 채워서 싸운 적이 없었는데..이젠 두부대 세부대도 되는데 진다. 그리고 임요환도....내가 볼 땐 여전히 잘 하는 거 같은데....
이젠 자신도 우승에 별로 자신이 없어한다. 지난 프리미어가 마지막 불꽃이었던 양..
4강 가는 것도 어찌보면 신기해 보이고..운도 따라 보이고..

지금은 4대 토스가 유명하지만 내가 군대가기전에는 3대토스였다. 김동수, 임성춘, 송병석. 송병석은 고등학교 1년 선배인지라 처음부터 관심있게 지켜보았었다. TV를 통해서 보기는 너무 어려웠고, 주로 VOD를 통해서. 그 송병석 선수가 어제 은퇴의 의사를 보이면서 임요환을 최고의 프로게이머였고, 이자, 일 선수라 말했다.....

오늘 임요환 경기를 봤다. 너무나도 앳되보이는 10대 친구들이 임요환에게 열광하더라..
임요환은 나랑 동갑이다. 난 이제 곧 대학도 졸업하고, 취직의 찬바람 앞에 서야 한다..
근데 임요환은 멋진 모습으로 4를 펼쳐보였다.

솔직히 지난 5년, 6년 동안 최고의 자리에 꾸준히 머물러있었고, 지금도 최고의 모습을 보이는 녀석이 부럽고 자랑스럽다. 그리고 언제까지 저 자리에 머무를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한편으론 게임볼 나이는 이제 지났지..하는 생각과 함께 녀석은 우리 동갑내기 중에 어떤 존재가 되어서 세월을 함께 보내게 될까 궁금해진다.
그래도 아직은 계속 그 자리가 훨씬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참으로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임요환은 나와 동갑이다..화이팅..

그리고 아마 모르긴 모르지만 우리 동갑내기에게 임요환은 미움을 많이 받을것이다.

임요환은 내 빵구난 학점의 주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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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도한다
04/10/23 04:01
수정 아이콘
마지막 한줄이 이글의 핵심포인트 -_-b
04/10/23 04:34
수정 아이콘
스갤에 3줄요약 보다 더 강력한 포스가 느껴지는 마지막 한줄..
onfishing
04/10/23 04:43
수정 아이콘
시대를 앞서간 게이머. 맞아요. 99년부터 스타를 보아왔던 사람들이라면 수긍이 가는 글이 아닐런지.
Timeless
04/10/23 05:28
수정 아이콘
잠시 뒤에 시험 보러 가는데 저도 이 글 쓰신 분 마지막 줄과 같은 댓글을 달지 않게 해주세요ㅠㅠ 으아아아~ 밤새서 공부 中 화이팅 화이팅
상상예찬
04/10/23 06:37
수정 아이콘
^^...
눈시울
04/10/23 07:21
수정 아이콘
이제 3줄 요약은 시대에 뒤쳐졌고.. 한 줄로 승부보는 시대(^^;;;;)
이쥴레이
04/10/23 07:40
수정 아이콘
이번 임요환 선수는 2002년 월드컵때 독일을 보는듯 합니다.
예선에서 간신히 턱걸이 한후 기껏해야 16강이지.. 라며 주위 전문가들,
그리고 자국민들 역시 큰기대 안했죠.. 녹슨전차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는 상태에서.. 결승까지 올라가는 파란을 보여주죠 ^^;
(4강에서 우리나라를 이겼지만.. ㅠ.ㅠ)
04/10/23 08:32
수정 아이콘
마지막 한줄.. ^^;;
04/10/23 08:35
수정 아이콘
한줄..모든힘이 쏠립니다...이것이 바로 박서의 힘...ㅋ
scv의 힘!!
04/10/23 08:53
수정 아이콘
마지막 한 줄에 올인...;;;3줄 요약은 가라!!
Elecviva
04/10/23 09:29
수정 아이콘
제 F의 주범이시죠 ㅠ_ㅠ...
GunSeal[cn]
04/10/23 10:14
수정 아이콘
음...저도 그렇습니다만...아...슬 미워지네...ㅡㅡ^
지애~♥
04/10/23 10:31
수정 아이콘
제 떨어진 수능 점수의 주범이기도 합니다. -_-+
왜 하필 고2 말년에 알게된건지... 경기 본다고 야자도 다 땡땡이 치고...
그런 의미로다가 이번에 우승 못하시면...
저 책임지세요. 몸만 가겠어요.
뭐라는거야~ ^ㅡ^;;
어제뿌린씨앗
04/10/23 11:11
수정 아이콘
마지막 한 줄 말이, 바로 어제 제 모습이라서 너무 안타까우면서도 (그래도 이겼으니까) 기쁘네요. ^^
스타본다고, 공부 하나도 못 하고, 또 기쁨에 울부짖다가 새벽부터 책보기 시작해서, 한숨도 못 자고 학교가서 시험치고 왔습니다.
몸은 피곤하고, 시험도 어찌될지 모르겠고... (아흑, 교수님도 임요환선수 팬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T_T) 하지만, 마음만은 정말로 행복합니다.
드랍쉽타고 날아가세요, 결승으로~! 박서 고고!
기다림...그리
04/10/23 11:31
수정 아이콘
마지막 한 줄 가슴에 와 닿네요....... 졸업을 앞두고 있는 저에겐 백수의 위험을 갖게해준 주범입니다.. 아 토익공부 열심히 해둘껄.....ㅠㅠ 그래도 박서의 4강 넘 좋아요..... 박서 우승 함 합시다........
04/10/23 11:36
수정 아이콘
이런.. 박서 슬슬 미워지는걸 ㅜ_ㅜ 마지막 한줄의 압박이란,,
FreeComet
04/10/23 11:44
수정 아이콘
저..저도;; 월요일이 시험인데 스타리그보면서 소리나지르고 앉아있으니 ㅠㅠ
04/10/23 12:03
수정 아이콘
패치 1.08로 바뀌고 임요환선수의 포스가 대단했지요. 정말 임선수 이기면 단번에 주목을 받았지요. 그러고 보니 제가 처음 이윤열선수의 존재를 알게된게 iTV 랭킹전 3차리그에서 이윤열선수가 임요환선수를 이기고 우승할때였죠.
Lucky_Flair
04/10/23 12:04
수정 아이콘
아씨 다음주 일요일에 자격증 시험인데 ㅠ.ㅜ
04/10/23 12:11
수정 아이콘
송병석 선수가 저런 소리를 했나요 ?
04/10/23 13:01
수정 아이콘
아... 마지막 한 줄...
샤이토
04/10/23 13:09
수정 아이콘
ㅠㅠ...
마술사
04/10/23 13:24
수정 아이콘
임요환선수 1.07당시 포스가 더 대단했습니다..;
그 테란 암울하던 시대에 혼자서 저그들을 정리하던 시기였죠..
1.08이후에는 그래도 몇몇 테란들이 합세하긴 했습니다만=_=;
내안에 임빠있
04/10/23 14:15
수정 아이콘
1.07때 포스는 '절대강자'이었죠. 1.08이후 리플레이의 보급으로 약점노출& 상향평준화 가 됐고... 어찌보면 1.08의 피해자의 한명이 요환선수죠
하늘호수
04/10/23 15:07
수정 아이콘
임선수에게 피해보상을 청구하십시오. 에버배 우승으로 갚아달라고^^;;;
오~ 해피데이
04/10/23 16:27
수정 아이콘
지금까지 높은곳에서 그를 응원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합니다.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라고 했나요..?
임요환선수는..지금 날아 오르고 있습니다..
한번의 반동이 그에게 전보다 더 많은 힘을 실어주길 바라며..
아슬아슬.. 박서를 응원하는 재미는 그 어떤재미와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너무 오래 목말라왔습니다.. 결승에서 박서의 번쩍 오르는 주먹을 볼것만 같습니다..
날으는 저그
04/10/23 23:27
수정 아이콘
아~~ 저랑도 동갑이군요. 마지막 한마디.. 동감입니다.
구멍 채우고, 학점 적정선채우기 위해. 한학기 더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결승갔으면 하네여.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니..
04/10/24 01:23
수정 아이콘
마지막 한줄 -_-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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