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08/10 01:51:33
Name 마동왕
Subject 진화하는 섬맵에서의 저그.
패러렐 라인즈 3 에서 조용호 저그의 첫 승, '진화'했다고 말할 수 있을만큼 깔끔한 운영이 아니었는지요.

때를 거슬러 올라가 봅시다. 올림퍼스-파나소닉 시절.. 그때 항간에는 이런 생각까지 미쳤습니다. '프로토스로 지상맵에서 저그를 이길 수가 없다.' '프로토스가 유리한 지상맵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로템에서 프로토스에게 지는 저그 프로게이머는 없다.' 이렇게 언급될 정도로 심한 밸런스 논쟁을 불러왔습니다. 당시 MBC, 온게임넷 모두 프로토스는 정말 미미하다고 할만큼 적었고 약했습니다.

하지만 프로토스는 계속 깨져나가며 발전해왔습니다. 박용욱의 완벽한 운영, 박정석-김동수의 강력한 정석 하드코어, 전태규 선수의 바늘구멍을 놓치지 않는 타이밍, 강민 선수의 휘황찬란한 전략. 이 모든 것이 서로 힘을 보태가며 계속 발전해 현재까지 왔습니다.

이젠 vs 저그전, 아예 할 게 없다 라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아무리 힘들고 불리한 맵에서도, 프로토스는 파해법을 들고 나왔습니다. 상대가 내가 예상해온 전략으로만 플레이해준다면 분명히 깰 수 있다고 그들은 자신했기 때문입니다.

또, 개인적으로 프로토스쪽에서 발굴되는 신예가 없는 이유 중 하나인, 아마추어 전스타인공식맵 로템의 사용. 대부분의 게임방대회, 아마추어 리그는 로템을 사용합니다. 3판 2선승제를 하더라도 1경기는 꼭 들어가기 마련이지요. 어쩌면 이것이 프로토스 신예 발굴을 가로막는 장벽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로템에서는 누가 상대든 프로토스는 하향평가 될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신예들은 로템의 벽을 뚫고 프로게임계에 진출합니다. 그들에겐 방송에 쓰이는 모든 맵이 할만해보입니다. 실제로도 깜짝깜짝 놀라울만한 기량을 보여주는 프로토스의 신예들이죠. 특히 로템에서 최강으로 알려져있는 프로토스 박정길 선수의 vs 저그전 능력은 가공할만하더군요.

이것은 결국 저그의 섬맵에서의 vs 프로토스전과 일맥상통합니다.

때를 거슬러 올라, 마이큐브-한게임배 시절. 패러독스라는 맵이 사용되었습니다. 사실 패러독스, 정말 힘든 맵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패러독스 2는 조금 할만해졌지만, 기본적으로 힘든 건 마찬가지였죠. 이때 역시 '섬맵 당장 빼라.' '여기서 저그가 대체 뭘 하라는거냐?' 밸런스 논쟁을 일으키기 충분했죠.

하지만 저그들은 계속 깨져나가면서, 뒤로 갈수록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홍진호, 조용호 선수의 경기들 경우에는 좀 더 깔끔하게 운영했더라면(이번처럼) 승리를 낚아올 수 있었을텐데, 아쉽게 패배하게 됩니다.

비프로스트처럼, 패러독스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인해 만들어졌지만 결국 밸런스 붕괴로 인해 급히 차기리그에서 삭제되고 맙니다.

여기서 또 한 번 섬맵에서 진화하려는 저그를 가로막는 듯 싶었지만, 채러티, 유보트, 패러렐 라인즈로 이어지는 MBC 게임의 섬맵들은 그들을 가만두지 않았습니다. '섬맵 없애지 않겠다. 더 진화해서, 더 열심히 해서, 뚫고 올라가봐!' MBC게임은 이렇게 외쳤겠죠.

'아, 여기서 어떻게 이겨. 언젠간 없어지겠지. 폭탄 드랍하고 통하면 이기고 안통하면 GG치자.' 라고 생각하는 일부 저그유저들 또한 생각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섬맵은 계속 있고, 그렇다고 계속 16강, 8강에서 떨어질 수도 없고. 저그유저들은 섬맵에서의 연습시간을 늘리기 시작합니다.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물고 늘어지기 위해서.

계속 싸우고, 지고, 싸우고 지고. 이때 상대편 뭐할지 뻔하고. 지상맵에서의 프로토스도, 섬맵에서의 저그도 패배를 쌓을수록, 더 강해집니다. '뻔한 것', 스타크래프트에서 밸런스라는 건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뻔한 전략의 파해법이 없다는 건 있을 수 없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이 쓰이고, 지고, 경험하느냐 입니다. 지상맵 로템에 맞춰 프로토스가 발전해왔듯이, 만약 로템이 섬맵이었다면 저그의 섬맵 승률이 이정도까지 떨어지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오늘 조용호 선수의 승리, 운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값진 승리가 아닐런지요? 주요 골목에서 섬맵에서 격파당해 4강 진출이 좌절된 그는 어쩌면 더 섬맵에 대한 한이 시려있었을지도 모릅니다.

... 하지만 역시, 맵의 조정이라는 측면도 무시할 수는 없겠죠^^;; MBC게임도 점차 저그에게 가능성을 더 주는 방향으로 섬맵을 발전시켰으니까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4/08/10 12:35
수정 아이콘
노력하는사람이 좋습니다 .. 노력하는저그는 더좋습니다 .. 저도 저그입니다 ..
04/08/10 14:20
수정 아이콘
왜 본진2가스섬맵을 계속쓰는지 모르겠습니다.
04/08/10 14:50
수정 아이콘
캐리어없이 온니커세어로는 자원 훨씬 더 먹는 저그한테 힘들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803 엠겜 스타리그 징크스 - 승자조 결승에 패배한 선수는 결승 못간다 [54] 박민석4963 04/08/10 4963 0
6802 마우스 던지게 만드는 플레이들.. [73] 쫌하는아이.6478 04/08/10 6478 0
6801 리치...안녕... [7] 서늘한바다4463 04/08/10 4463 0
6800 진화하는 섬맵에서의 저그. [3] 마동왕3253 04/08/10 3253 0
6799 [픽션] 빙화(氷花) 8 (40% 수정) [6] edelweis_s3407 04/08/10 3407 0
6798 [엉뚱한 상상]만약에....프로게임계를 배경으로 드라마가 제작된다면... [15] estrolls3477 04/08/10 3477 0
6794 온게임넷 스타리그, 그 전반적인 고찰 2편-듀얼토너먼트 [7] 마젤란 Fund3359 04/08/09 3359 0
6793 sky프로리그에쓰이게될인큐버스의문제점? [14] DafNen.c4959 04/08/09 4959 0
6792 [동영상] 파이널 다이나믹 스페셜 [3] i_random2988 04/08/09 2988 0
6791 SKY Pro League 2004 2 Round 맵을 공개합니다. [25] 변종석6071 04/08/09 6071 0
6788 어제 오랜만에 갔던 야구장.. 그리고 감동의 서울더비.. [4] KilleR3041 04/08/09 3041 0
6785 청소년이 퇴화중이라는 책이 나왔다네요...(신문기사를 읽고서) [4] 미니3301 04/08/09 3301 0
6784 지금 나? 게임하고 있어... [17] Lunatic Love3376 04/08/09 3376 0
6783 워3와 스타크래프트가 경쟁관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10] 김무경3507 04/08/09 3507 0
6782 WEG를 보고나서.. [32] mint..!!6093 04/08/09 6093 0
6779 니들이 내 맘을 알아? [11] 비롱투유3424 04/08/09 3424 0
6778 차기 온게임넷 스타리그 조지명식을 예상해봅니다... [26] Missing you..5179 04/08/09 5179 0
6777 [잡담] 사랑? 웃기지 마. 그건 당신의 그리고 나의 이기심이겠지. [4] Artemis2999 04/08/08 2999 0
6776 온게임넷 스타리그(1-11회)그 전반적인 고찰 [16] 마젤란 Fund3675 04/08/08 3675 0
6775 가볍게 읽는 Zeal의 아콘 쇼크웨이브 [11] Zeal3045 04/08/08 3045 0
6774 [픽션] 빙화(氷花) 7 [6] edelweis_s3149 04/08/08 3149 0
6773 임요환,이윤열.. 이제 최연성. 테란의 새로운 키워드!! [65] 바카스8831 04/08/08 8831 0
6772 스타의 끝은 없다.이제부터가 시작이다. [27] legend4556 04/08/08 4556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