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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5/04/29 14:09:37 |
Name |
쎌라비 |
Subject |
[LOL] 무리수 |
아.. 난 또 무리수를 두고 말았다. 무리수란 무엇인가? 무리수는 유리수가 아닌 실수(實數)를 의미한다고 네이버 지식백과 용어해설에 나와있다. 아 그 무리수가 아닌가? 뭐 아무래도 상관없다. 그 무리수가 무리수가 아니면 어떠하리. 實數면 어떻고 또 失手면 어떠하리.
다행히도 오늘 무리수를 둔것은 나뿐만은 아니었다. 네이버 웹툰계의 토가시, 마감의 달인 기안84선생께서 늑대인간에 이은 오바마를 웹툰에
등장시킨것이다. 힘들게 모아왔던 별점은 테러당하고 댓글엔 극화체의 거장 김성모 작품에 달린 수준의 악성댓글들이 콸콸콸! 욕이 콸콸콸!
내 자신이 못된 인간이라서 일까? 기안의 무리수를 보고 나니 내 무리수는 아무것도 아니다 싶은 마음과 함께(단지 게임일 뿐이므로) 1g이나마 마음속의 짐이 덜어진 느낌이 드는 것이다. 물론 내가 못된 인간인 탓도 있겠지만 이건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남자들 대부분은 5주차 훈련병때 1주차 훈련병들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본적이 있지 않은가? 이 노래와 함께 말이다.
"멋있는 5주차 많고 많지만 내가 바로 5주차다 멋진 5주차!"
그러니까 그때 시각이 11시 30분쯤 됐을것이다. 그때의 나는 반쯤 넋이 나가있었다. 승승패패패라니 말년에 내가 승승패패패라니. 맥없이 모니터를 한참동안 쳐다보고 있었던 것 같다. CJ선수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또 KTB선수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박태민은? 변형태는? 정명훈은? 거기서 마음을 추스리고 나는 게임방을 나섰어야 했다. 사실 시즌 종료까지 남은기간도 많고 그냥 천천히 올려도 됐을것이다. 우린 아직 젊기에 괜찮은 미래가 있기에 이번승급이 안된다면 다음기회에 했으면 됐을것이다. 하지만 무언가 아쉬운 느낌이 남았다. 적어도 다시 승급전은 만들어놓고 집에 가고 싶었다. 남자의 핵존심? 객기? 뭐라고 표현할 방법은 없지만 여튼 그랬다.
가슴시린 승급전을 치르고 난 뒤의 내 점수는 90점. 1승이면 다시 승급전을 띄울 수 있었다. 희안하게도 90점이였을때의 그 게임은 같은 편 상태가 무척이나 좋았다. 요 귀여운 녀석들 좀 더 빨리 만났으면 좋으련만. 한 게임만 전에 만났으면 좋으련만. 여튼 나는 무난하게 다시 승급전을 띄우는데 성공했다.
여기가 2차 분기점이다. 그대로 끄고 나가면 됐었다. 하지만 무리수라는 이름의 마물이 다시 고개를 쳐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1승정도는 따고 가는게 좋지 않을까? 그럼 다음번에 할때 4번중에 2번만 이기면 되니까 반반만 쳐도 올라가는 거잖아?'
희안하게도 또 무난하게 1승을 가져간다. 그러자 기분이 갑작스럽게 업되기 시작한다.
'야 이건 뭐 흐름이 좋네. 2승 따놓고 가도 되겠는데? 이번에 이겨놓으면 다음에 와서 설마 패패패 하겠어?"
흐름이 좋긴 좋나보다. 나는 또 1승을 추가해서 2승을 달성하고 만다.
여기가 3차 분기점이다. 나는 여기서라도 관뒀어야 했다. 목적을 달성했으면 좀 그만둘줄 알아야 하는데 땄으면 그만둘줄 알아야 되는데 나는 참 그걸 카이지만큼이나 못한다. 1포인트만을 남겨놓고 나는 귀신같이 고꾸라지고 만다. 2승후 뼈아픈 1패. 여기서라도 관둬야 하지만 내속도 모르고 맘도 모르고 '한번 더 하기'를 누르고 만다. 이렇게 된 이상 그만둘 수가 없다.
그리고 결과는 귀신같은 승승패패패. 2연속 승승패패패.. 게임이 끝나고 난뒤 결과창 적팀 원딜의 위로도 우리 봇듀오의 Agari파이팅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나는 하염없이 모니터만을 바라본다.
폭풍같은 2번의 승급전을 끝내고 시계를 쳐다보니 새벽3시 30분이었다. 아 4시간전에 이 점수 그대로 나갈수 있었는데...
얻은것은 뒷목의 통증이요. QW연타로 인한 왼손 약지의 저림(다시는 여눈이즈를 연속으로 여러판 하지 않으리라), 커피로 달랜 위장의 속쓰림, 피곤함으로 인한 눈밑의 다크서클 왼쪽 턱 끝쪽에 난 뾰루지다. 잃은거? 잃은건 너무 많이 잃어서 일일이 적기도 귀찮다. 아 그러고보니 얻은것 중 긍정적인 것이 있긴하다. 새로들어온 게임방 새벽알바의 옷차림으로 인한 눈이득이 바로 그것이다. 알바의 자태에 대해 자세히 묘사하고 싶지만 지면이 부족해 적지 않겠다.
문득 게임방을 나서면서 최훈의 삼국전투기에서 조조의 대사가 떠올랐다.
"그러니까 실수를 한 딱 그 지점까지가 본전인거야. 그리고 거기에서 부터 얼마나 빨리 돌아오느냐로 손해의 폭이 결정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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