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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3/15 06:55:36
Name 소란
Subject [LOL] 싸움꾼을 이기는 것은 양아치라 하였던가
얼마 전 게임게시판에는 굉장히 흥미로운 글이 올라왔습니다.

Becker님의 '삼성 화이트, 블루, KT A, 그리고 GE 타이거즈에 대한 단상(https://cdn.pgr21.com/?b=6&n=56433)'이 그것입니다.

화이트를 전략가, 블루를 싸움꾼, KTA를 양아치에 빗대어 전락가는 싸움꾼에게, 싸움꾼은 다시 양아치에게 잡혀먹히는 상성관계에 있으며, 지금의 GE는 블루와 흡사한 면이 있어 KTA 같은 팀에게 약할 수 있는데 그 팀이 바로 삼성일 수 있다는 글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GE는 패배했습니다.
누군들 상상할 수 있었을까요.
LPL 꼴찌의 WE가 롤챔스 무패의 GE를 이토록 압살하며 승리할 것임을요.

제가 생각했던 주요 포인트들을 여러분과 얘기해보고 싶습니다.

1. 철저한 교전지향형 돌진조합 픽
이번 IEM에서 WE가 승리한 경기에서 탑 Aluka는 헤카림, 사이온을 픽했으며, 정글 Sprit은 자르반, 렉사이를 픽하고 미드 xiye는 다이애나와 아리, 원딜 Mystic은 시비르와 이즈를, 서폿 YuZhe는 잔나와 모르가나를 픽했습니다.
픽에서부터 감이 잡히실겁니다.

탑은 텔포가 있을때의 파괴력은 물론이고, 텔포가 없다 하더라도 바로 교전을 유도할 수 있는 진형붕괴 챔프이며, 정글은 교전시 다수 에어본이 가능하며 어그로 핑퐁이 유리하고 초반 갱킹력이 우수한 픽. 미드는 6레벨부터 극강의 화력을 뿜을 수 있으며 각각 빠른 존야나 혼령질주로 한타시 어그로 핑퐁 또한 큰 도움이 되어줍니다. 원딜은 사냥개시로 인한 도움을 주는 시비르를, 서폿은 설명할 필요도 없는 잔나입니다.
이 조합을 통해 그들은 싸울 수 있을때마다 싸웠습니다.
GE는 막싸움보다 자신들이 원하는 상황에서, 그것을 오브젝트나 라인상황과 맞물리게 하여 싸우려는 성향이 짙습니다.
그러나 WE는 그 정교함을 부수었습니다.
세련되지는 못했을지언정 불꽃같았죠.

2. 3대장 세체정 스피릿
저번 시즌까지의 세체정을 세명 꼽으라면 저는 운영형의 댄디, 육감형의 카카오, 그리고 아직 포텐셜이 남아있는 스피릿을 꼽겠습니다. 롤드컵 당시 화이트 대 블루의 경기에서, 저는 스피릿이 '벽'을 만났다고 생각했었습니다.
3대장에 스피릿을 넣기는 했었지만 아직 2탑 댄디와 카카오에는 미치지 못하는 정글러로 보았었고 실제로 그는 댄디와의 경기에서 상대 정글러가 나보다 한수위라고 느꼈을때 뽑던 이블린을 선택했고 무너져보았습니다.

그런 스피릿이 날개를 펼쳤습니다.
자신의 실수에 울먹이던 그는 절치부심하여 LPL내 꼴찌를 달리고 있는 와중에도 WE의 가장 역할을 해내고 있었고 라인전부터 강력한 솔랭 상위권의 새 팀원과 함께하게 된 이번 IEM에서 그는 더이상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리 또한 강력한 정글러임에도 맞지만, 그도 아직 각성 전의 스피릿 이하의 정글러라고 생각합니다.(물론 짧은 경력에 비해 엄청난 발전속도의 포텐셜 있는 선수라고도 생각합니다.)

스피릿의 갱킹은 날카로웠고 정글링 동선은 깔끔했으며 한타는 완벽했습니다.
리보다 반집 정도는 위에서 논 느낌이었습니다.
원조 싸움꾼의 정글러였던 그가, 카카오와 같은 야수성(?)을 가지며 당당히 세체정이 되어 한국팀을 상대하게 된 것이죠. 싸움꾼 출신이니 또 얼마나 잘 알고 있을지요.

3. 패배를 알지 못했던 GE
솔직히 스멥 선수를 제외하고의 GE 선수들의 컨디션이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롤챔스였다면 나오지 않았을것 같은 판단미스와 같이 큰 실수부터, CS를 놓치는것까지의 소소한 실수까지요.

2경기의 야스오픽이 객기였는지 비장의 한발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2경기의 패배 후(1경기도 봇한타 전까지는 숨막혔죠.)그들이 느꼈을 중압감을 저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반면 WE는 바닥이었고, 그들은 새로 호흡을 맞추는 입장이었습니다. 밑져야 본전, 져도 잃을것 없던 그들은 오히려 패자조에서부터의 승리로 거칠 것이 없었습니다.

크게 세가지 관점에서 저는 오늘의 경기를 돌이켜보았습니다.

IEM에서 큰 선물을 받게 된 WE가 돌아가서도 좋은 성적을 내기를 기원합니다. LPL은 또 얼마나 싸움꾼과 양아치 팀들이 모여있는 리그던가요! 하지만 성장한 WE는 상위권 팀들에게도 호락호락할것 같지만은 않습니다.

큰 선물을 받은것은 GE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패배에 무너진다면 GE는 그저 여기까지인 팀이겠죠. 하지만 멤버들 전원, 시련을 딛고 성장한 GE이기에 이번 선물이 죽음 직전의 사이어인을 강하게 하듯 더욱 전투력을 올릴 기회로 삼을 것임을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페이커한테 맥없이 말리던 IM과 나진의 쿠로, GE에서는 없었습니다. 오늘 xiye에게의 솔킬이 또한 그를 더 강한 미드가 되게 해줄 약이 되기를.

두팀이 더 강해진 모습으로 만날 다음을 기약하며 이만 글 줄이겠습니다.

P.S. 세체정 이다윤 영고탈출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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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15 06:56
수정 아이콘
LPL에서의 상대는 댄디,클리어러브,인섹 뭐 이런애들이라(...) 그냥 선전을 기원합니다.
15/03/15 12:35
수정 아이콘
그쵸... 정글러 질적으로는 한국보다 낫죠 -_-;;
리아드린
15/03/15 07:00
수정 아이콘
상성의 문제인지, 아니면 진짜 그 사이에 레벨업을 한건지 궁금하네요.
TSM과의 결승에서 결과가 나올듯!
스타트
15/03/15 07:02
수정 아이콘
블루가 잘나갈 때, 롤드컵 전, kta 우승 전까진 세체정은 스피릿이었죠. 경이로운 리신 전적이 기억나네요.
15/03/15 07:05
수정 아이콘
역시 클래스는 어디가는게 아니죠. 사실상 스피릿의 하드캐리였으니....
근데 이번 IEM 경기결과가 놀랍긴한데 그래도 미드시즌,롤드컵에선 한국팀이 결승 갈껏 같아요.
WE가 중국와는 다른 좋은 모습을 보여준데 반해 한국팀들은 롤챔스에서의 실력이 안나와서 떨어졌다고 봐서....

이제 기대되는건 광탈한 CJ와 GE가 한국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냐네요.
제 생각대로 실력발휘를 못한건지 아니면 한국롤판이 너프먹은건지 다음주면 알 수 있을듯?
다리기
15/03/15 07:15
수정 아이콘
절대적인 컨디션 문제도 있었겠지만 결국 상대가 약하면 잘해보이고 상대가 강하면 못해보이기도 하니까요.
개인적으로 GE가 WE한테 질 때는 심상치 않았던 C9이나 CJ랑은 느낌이 좀 달라서..
올해 롤드컵은 희망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빨리 뚜껑 열어보고 싶네요.
정말로 중국은 꼴찌팀이 그렇게 강한 나라인지, 그냥 오늘의 WE가 너무 잘했던 건지 크크
치토스
15/03/15 08:46
수정 아이콘
we를 꼴찌팀이라고 강조하기엔 미드 원딜 바뀌고 난 다음에 완전 팀 전력이 바꼈습니다..
특히 미스틱 전에 있던 원딜은 말도 못해요...
다리기
15/03/15 08:54
수정 아이콘
최하위권인 건 확실하고, 잘 몰라서 그런데 미드 원딜 바뀌고 나서 성적이 확 나아졌었나요?
바뀌고서는 IEM에서 처음하는 걸로 아는데, 그러면 앞으로 LPL 행보를 좀 봐야할 것 같아요.
혹~~시나 중국이 시즌3~4의 한국처럼 해외대회는 아무팀이나 나가도 우승하는 리그가 되버렸을 수도 있으니까요..
열등갓
15/03/15 07:08
수정 아이콘
TSM이 우승해서 롤판과 더불어 레딧이 폭팔 하는걸 보고싶네요 크크크
새벽하늘
15/03/15 07:11
수정 아이콘
3경기내내 스피릿의 클래스에 감탄하면서 봤어요. 쿠로선수 야스오는 꼴픽은 아니었던거 같습니다. 솔랭전적 보니까 야스오를 연습한 흔적이 보이네요.
엔하위키
15/03/15 07:11
수정 아이콘
CJ가 질 때만 해도 CJ가 노답이라고 생각했는데 GE가 지고 나서는 이게 현실이라는걸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GE나 WE나 유럽 타지에서 게임하느라 컨디션들은 정상이 아닐 것 같지만 WE는 이번 대회에 신 멤버들을 기용했으니 조건은 GE보다 더 나빴음에도 이런 성과를 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뭐 받아들여야겠죠. 지금은 한국<<중국이고 하향평준화를 애써 외면해온 것 같습니다.
절치부심해서 MSI에서 권토중래하는 수 밖에 없겠네요.
다리기
15/03/15 07:21
수정 아이콘
쿠로도 불안불안했지만 리가... 정글러 특유의 그.. 내가 뭐하고 있지? 하는 멘붕상태에 빠진 것 같았어요.
안스브저그
15/03/15 07:22
수정 아이콘
3경기는 미드 탑에서 게임이 벌어졌는데 쿠로의 앞왜곡을 끈기있게 기다린 스피릿의 오아시스갱이 미드라인의 기세를 역전시켯죠.

그리고 드래곤전투 때 스피릿의 3번의 에어본이 역전각을 꺾어버렸는데 이게 왜 대단한거냐면 정확한 타이밍에 매복모드와 보행모드를 번갈아가면서 딜로스와 탱로스 없이 코르키를 마크한것이거든요. 렉사이가 다른 폼변환 챔프와 달리 폼변환 스킬이 일반스킬이며 매복모드는 교전에서 오래 있을수록 썩 도움이 안되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하게 에어본을 해내는게 중요한데 그걸 해냇죠.
박초롱
15/03/15 07:30
수정 아이콘
솔직히 3경기는 픽밴단계의 문제가 아니었죠. 일단 ge도 베스트픽을 뽑았고 용앞 한타도 잘했습니다. 근데 라인전페이즈에서 털리는 바람에 템이 모자라서 한타에서 계속 손해보는게 누적되면서 진거죠.

그간 ge는 넓은 챔프폭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라인전을 비등하게 가져가면서 리의 탑갱으로 스멥을 성장시켜 중반단계의 딜부족을 메꾸고 그 사이에 쿠로와 프레이가 상대와 비슷하게 템갖추면 이후 한타를 잘 해서 경기를 가져갔거든요. 근데 오늘 3경기는 초반 라인전에서부터 터지고 특히 정글간 힘 차이가 나면서 스멥키우기도 실패하고 시야 차이가 벌어지면서 미드가 위축되고 자연스레 고릴라가 미드 커버다니면서 프레이가 라인전페이즈에서 딜교나 cs수급에서 손해보는 그림이 나왔거든요. 여태껏 정글을 이렇게 밀려본 적이 없었던거 같은데 이걸 어떻게 극복할지 궁금합니다. 순수하게 정글 클래스 차이로 게임이 기울었어요.
진나라
15/03/15 08:34
수정 아이콘
저는 일단은 바뀐 WE에 대한 전력분석이 힘들어서 GE의 핵심 강점인 밴픽이 만족스럽지 못했고, ge가 댄디 카카오 스피릿으로 최소한 리만큼 강력한 오버클래스 정글러들을 보유한 팀들을 대회에서 많이 만나보지 못한게 큰 탓이라고 봅니다. ge는 정글러의 주도권을 바탕으로 이득을 굴리는 팀이라고 보는데 국내에 남은 정글러들 기량이 별로라서 ge가 정글 싸움에서 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죠. 리보다 잘하는 정글러를 상대하니 팀 전체가 압박감을 받게되고 전 라인이 조금씩 흔들린게 패인중 하나가 아닌가 싶네요. We는 멤버 교체 후 라인전 최소 반반이상해주니 스피릿이 한결 편해진거 같습니다. 롤챔스를 휘어잡던 해외진출한 우리 정글러들이 역시 대단하구나 느꼈고 ge는 좋은 경험했다고 봅니다. 리선수는 기죽지 말고 세체정을 향해 나아가길 바랍니다.
쿼터파운더치즈
15/03/15 10:45
수정 아이콘
진짜 정글역량에 게임 기울었죠 완전히 리를 손바닥위에서 철저히 갖고 놀았습니다 라인 터져서 정글 말리는 경우 말고 그냥 순수한 정글 역량으로 저정도까지 압살당하는거 정말 오랜만에 봤어요 그것도 명색이 롤챔 최고의 정글러인데요
더 무서운건 LPL엔 카카오 클리어러브 러브린 비스트 댄디가 있다는거.....LPL퍼포먼스만 따지면 스피릿보다 낫다면 나은 선수들이죠
MoveCrowd
15/03/15 11:24
수정 아이콘
단순히 정글 역량의 문제가 아니라 전투보다 운영 지향형인 한국식 메타의 퇴보하 봐야죠. 한국인 코치와 선수들을 통한 한국식 마인드 수출로 다른 지역은 각자 색깔에 장점을 더한 반면 우리나라는 한타력이 너무 솨퇴했어요..
사비온
15/03/15 11:31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ge가 적절하게 다른 지역 롤팬들의 박탈감을 해소할 정도의 다크나이트 역할을 했을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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