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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4/11/22 07:10:13 |
Name |
저퀴 |
Subject |
[기타] 파 크라이4 리뷰 |
최근 유비소프트의 작품들 중에서 소규모 자본으로 나온 것들은 호평했지만, 반대로 대규모 자본이 들어간 것들은 전부 악평한 편이었습니다. 가장 많은 기대를 받았던 와치 독이 그랬고, 유비소프트의 핵심작인 어쌔신 크리드 : 유니티가 그랬습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조용히 나온 파 크라이4는 처음부터 3편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탓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고요.
그리고 본격적으로 말하기 전에,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그나마 4편은 괜찮은 편이었네요.
1. 색칠만 새로
3편과 비교해서 추가된 점이야 있습니다만, 근본적으로 3편과 다를 게 없는 후속작입니다. 배경만 동남아시아의 열대 섬에서 네팔 부근의 고산 지대로 바뀌었을 뿐이죠. 그나마도 대부분의 모델링은 3편을 재탕하는 등, 이런 부분을 까다롭게 따지시는 분이라면 별로 반갑지 않은 후속작일 겁니다.
대신 3편을 아주 재미있게 하신 분이라면 4편도 크게 다를 게 없다는 점은 단점이 되진 않을 겁니다. 오히려 자잘한 추가점들이 들어간 4편이 더 나아보이는 구석도 있고요.(물론 이건 후속작이라면 당연히 그래야 하는 부분이긴 합니다.)
2. 많기는 한데...
하우징 시스템도 있고, 전초 기지 탈환도 적이 다시 공격해온다는 개념도 생겼으며, 부가 임무들도 종류야 많기야 합니다만, 그게 엔딩을 보고 나서 게임을 계속 붙잡고 싶을 만큼의 깊이를 가지진 않았습니다. 딱 메인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곁들이기 좋은 수준이죠. 그나마도 하우징 시스템은 만들다 만 수준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컨텐츠 양에 문제를 삼고 싶진 않네요. 저 같은 경우는 메인 캠페인과 나머지 컨텐츠를 병행하면서 플레이했고, 대략 16~17시간 가량을 소비했습니다.(그리고 모든 컨텐츠를 다 하진 않았고, 특히 단순 반복의 수집 컨텐츠들은 거의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이 정도면 괜찮은 분량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만일 엘더 스크롤이나 폴아웃과 같은 RPG와 같은 본격적인 오픈 월드를 상상하셨다면 파 크라이4는 매우 실망스럽게 느껴지실 겁니다. 그러니 기대치를 낮추셔야 하겠죠.
3. 메인 캠페인
초반부의 전개가 다소 아쉬운 편입니다. 3편에선 주인공이 해적들에게 납치된 가족과 친구를 구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싸우게 되는 초반부 전개가 충분히 납득 가능하고 몰입하기도 쉬운 편이었는데, 4편의 초반 전개는 대충 넘어간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물론 엔딩을 보고 나면 다소 생각이 달라지는 부분도 있기야 합니다만, 그래도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바스란 강렬한 캐릭터가 전반부 내내 모습을 보이던 3편에 비해서, 4편은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몰개성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바스만큼의 영향력은 없습니다. 페이건 민은 좋은 악역이지만, 바스처럼 자주 모습을 드러내질 않습니다.
대신 후반부는 3편을 잊게 만들 정도로 강렬합니다.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겠지만, 앞서 말헀듯이 초반부의 구성이 왜 이랬는지 단숨에 이해하게 만들어 주더군요. 그리고 페이건 민이란 캐릭터가 가장 빛나는 순간이기도 하고요. 제일 만족스러운 부분이었습니다. 전 이것만으로도 3편보다 4편이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분기 시스템과 멀티 엔딩까지 구현된 점도 장점으로 치켜세울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메인 캠페인의 이야기는 훌륭할지 몰라도, 게임으로서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건 일직선 진행에다가, 몇몇 임무는 극단적인 잠입 임무를 강요한다는 점입니다. 어쌔신 크리드 : 유니티를 봐도 암살자가 주인공인 게임에서조차 자유로운 행동을 보장하도록 하는데, 그에 비해서 파 크라이4의 메인 캠페인 구성은 답답할 정도로 좁습니다. 어디로 숨어 들어가서 한번도 들키지 말고 빠져 나와야 하는 식의 구성은 저처럼 한 쪽으로 치우친 성향의 유저들에게 재앙과도 같습니다.
그런데 파 크라이4는 잠입을 강조하는 게임도 아니고, 일반적인 액션 게임입니다. 거기다가 메인 캠페인의 게임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거기서 막히면 게임을 더 플레이하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심지어 메인 캠페인 외의 컨텐츠, 특히 롱기누스 임무만 해도 미행과 추격을 자유롭게 택할 수 있도록 구성해놨는데 가장 중요한 메인 캠페인을 이렇게 만들었다는 점은 매우 아쉽습니다.
4. 협동 모드
3편은 별도의 4인 협동 모드였습니다만, 4편은 메인 캠페인과 병행 가능하게 변경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메인 캠페인에선 협동 플레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반쪽짜리란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기껏해야 둘이서 전초 기지나 같이 쓸어버리는 재미 정도를 빼면, 그 외에는 딱히 장점이랄 게 없습니다. 전 전작의 방식이 오히려 나았던거 같네요.
5. 그 외
몇몇 무장이 게임을 굉장히 재미없게 만듭니다. 최고 난이도에서조차 지나치게 강력해서 싸우는 맛이 싹 사라집니다. MG42만 해도 조준도 없이 쓱 갈기기만 해도 적이 죽어 나갑니다. 또 소음기 달린 특수 무기들은 치고 박는 재미를 없애버립니다. 그래서 전 특수 무기를 많이 쓰는 걸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물론 게임이 어렵다면야 상관 없는 이야기지만요.
그리고 무기도 3편에 있던 것들을 대부분 재탕했는데, 거기서 더 늘어난 것들이 매우 적습니다. 엘더 스크롤이나 다크 소울 같은 RPG가 아니라서 육성 요소가 매우 부족한 게임인데, 이러한 면에서라도 좀 더 가짓수를 늘릴 필요가 있지 않았나 싶더군요.
마지막으로 은근히 짜증나는 부분인데, 적 시체에서 돈과 탄약을 다 일일 뒤져서 꺼내야 하는 부분은 좀 고쳤으면 좋겠습니다. 이게 초중반까지는 참고 넘어갈 수 있는데, 적 시체가 열 명이 넘어가기 시작하는 중후반부터는 손가락이 아플 지경입니다.
6. 총평
파 크라이4를 나쁘게 표현하면 3편의 재탕이고, 좋게 표현한다면 최소한 3편의 장점은 그대로 가져온 후속작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대신 페이건 민이란 악역은 3편과 전혀 다른 느낌을 주기에 좋았습니다.
그러나 협동 모드와 멀티플레이 대전 모두 그렇게 경쟁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과하게 말하면 없으면 좀 그럴 것 같으니 넣은 것 같은 겉다리 수준이고요. 그나마 메인 캠페인을 비롯한 컨텐츠 양이 부족하지 않다는 점에서 큰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다만 앞으로 후속작이 또 나온다고 가정한다면(그럴 것 같습니다만) 계속 3편의 재탕에 머물 생각은 버리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네요. 딱 4편까지가 참아줄 수 있는 한계선이지 않나 싶네요. 아니면 최소한 멀티플레이라도 대대적으로 개선해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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