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상 반말체로 글을 적겠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내가 롤을 시작한건 북미섭 막바지 시절 (한국섭 오베 하기 전인 9월달 정도로 기억된다.)
그 무렵 대학을 졸업하고 부모님께서 하고계신 음식점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나름 맛집인 고기집인데" 라고 자랑해봤자 자기위안일 뿐이다. 요즘 맛집아닌 고기집이 있기나 한가... 다 맛있지
당시 북미시절 아이디는 SumaGO였으며, 피지알채널에 자주들어가서 봇처럼 눈팅을 많이 했다.
주케는 니달리였다. 탱키한 탱달리! 딜템은 트포한개뿐!
탑에서 니달리로 플레이하며 정글러를 내 하수인처럼 생각하면서 "갱좀요, 라인커버좀요" 등등 많은 요구를 했었다.
아 위의 이야기는 중요치 않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
지금 난 고기집 일을 하면서 정글러의 역할을 하고있다. 서포터가 더 어울리지 않느냐고 묻더라도 단연코 난 일을 할때 정글러의 역할을 하고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것도 그냥 정글러가 아닌 승급전 2승2패 상황의 5픽 정글러이다.
손님이 오셨다. (큐가 잡혔다.)
"어떤걸로 준비해드릴까요? (어느라인 가시겠어요?)"
"여기 갈비살 나왔습니다. (미드라인 드렸어요)"
"갈비살 맛있게 드세요. (CS맛있게 드세요)"
손님이 몰려서 바쁜시간이다. (라인전중에 여기저기 싸움이 일어난다)
손님이 말씀하신다. 이것좀 잘라주세요. 깻잎좀 더 주세요. 판갈아주세요. (탑 갱좀요, 미드라인 커버좀요, 바텀 역갱쳐주세요)
바쁘다ㅠㅠ 발에 불이나케 뛰어다닌다.
잠시 신경을 못쓴사이 고기가 살짝 탔다. (저긴 정글러와서 2:1로 싸우는데 우리 정글러는 왜안와?)
연신 죄송합니다를 외친다.
어떤 손님은 불만족한가 보다.
항상 웃는 얼굴로 최대한? 아니 무조껀 비위를 맞춘다. (승급전 실패하면 안되는데 덜덜)
다른집은 어떤 밑반찬이 나오고 맛이 어떻고... (전판 정글러는 쩔었었는데...)
그래도 웃는다. 비웃음으로 보이지 않게 최대한 영혼을 담아서 웃는다.
또 어떤 손님은 만족해하는 표정이다.
"총각 술한잔 해~ (갱잘했으니까 갱값으로 cs를 몇개 주시는 기분이랄까)"
물론 술은 먹지 않는다.
테이블 이곳 저곳에서 "여기요, 저기요"가 울려퍼진다.
저 테이블과 이 테이블은 끝과 끝이다. 뛰어가서 시키신 물건을 가져다 주었다. (마치 탑에 갱갔다가 봇에 라인커버 가는 기분이랄까...)
난 항상 승급전 2승2패의 정글러이다.
365일 단 하루도 가게문을 닫지 않는다.
맘편히 일해본적도 없다.
하루하루 매번 다른사람을 상대할때마다 느끼는 초조함과 불안함...
그래도 랭겜에서 손발이 잘맞아서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한다는 등의 뿌듯한 상황도 많이 있다.
하지만 진상손님 아니 우리가게를 찾아주신 분께 진상이라는 표현을 쓸수는 없지ㅡㅡ 약간 까다로운 취향의 손님들은 랭겜의 트x러와 같다. 어루고 달래야만 한다.
짜증난다고 맞트롤을 할순 없지 않은가... (가게 말아먹을일 있냐는 소리는 들을 수 없다)
퇴근 후 롤을 켠다.
절대 네버 정글러를 픽하지 않는다.
때마침 승급전이다.
픽창에서 트롤러의 향기가 나는 유져가 채팅을 한다.
"훗 저정도 쯤이야"라며 대수롭지 않게 내가 할 것을 픽한다.
상대 정글러가 와서 난리 부르스를 치며 캐리하고 있다.
그래도 우리 정글러에게 절대 싫은 소리를 하지 않는다.
오늘도 승급전, 퇴근 후에도 승급전, 내일도 승급전, 일년 후에도 승급전
하루하루 정신적으로 피로가 누적되는 기분이다.
그래도 항상 내가 해야할 일과 롤을 한다.
힘들어도 재미있고, 짜증나도 보람차니까!
모바일로 작성해서 글이 엉망이네요.
피쟐러분들 즐거운 하루 되세요.
* kimbilly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3-10-2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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