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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6/25 16:56:24
Name SEIJI
Subject 스타 삼국지 <26> - 황제는 폭풍속에 갇히고
강동에서 자리를 잡게 된 임성춘은 군사를 빌리기위해 곽동훈에게 맡겨둔 옥키가 생각
났다. 아버지의 하나뿐인 유품인지라 임성춘은 곧 사자를 보내 군사를 돌려드릴테니
옥키를 달라고 요청했다.

허나 자칭 대세를 꿈꾸는 곽동훈이 옥키를 호락호락 내놓을리 없었다. 여러 핑계를
대며 임성춘의 사자를 돌려보대더니 부하들을 모아놓고 말하였다.

"임성춘이 나의 도움으로 강동을 차지해놓고 고마워하지는 못할망정 옥키부터 내놓으라니
이런 좃.... 조정훈같은 놈을 보았나. 이 어린것을 어떻게 해야 버르장머리를 고칠수 있겠
는가..."

박상익이 나와서 말했다.

"주군. 임성춘은 떠오르는 해로서 그 세력이 만만치 않은게 지금 공격하기엔 애로사항이
꽃을 픠웁니다. 차라리 지금은 SK 주유소에 있는 임요환을 치는게 어떻겠습니까?"
"임요환?"
"예. 예전에 송병석에게 약조했던 미네랄 1만덩어리와 가스 5000을 준다면 송병석도
잠자코 있을테고 그 때 우리가 마음껏 임요환을 쳐부수면 됩니다."
"그래, 내 예전부터 머리도 큰놈이 나보다 인기도 많고 다음 팬카페회원도 많고 해서 떨떠
름하게 생각했었지. 좋다. 내 오늘 그 머리큰놈을 쳐서 최고의 대세가 되리라!!!"

곽동훈은 곧 박상익을 총대장으로 삼아 임요환을 치게끔 했다. 그리고 한편 다른쪽으로
미네랄 1만과 가스 5천을 가지고 송병석에게 찾아갔다.

곽동훈의 대군이 몰려온다는 소리에 임요환은 아연실색했다.

"저들이 우리를 공격한다고 하니 여기 주유소에선 그들을 막기가 심히 난감하구려."
"흥. 그깟 곽동훈. 내가 탱크로 뭉개버릴테니 형님은 걱정마시구려."

최연성이 큰소리치며 앞으로 나섰다. 그때 옆에 있던 김현진이 임요환에게 다가가
넌지시 말했다.

"송병석에게 도움을 청해보는게 어떻겠습니까. 송병석과 우리는 입술과 잇몸의 관계며,
재밌는 동영상과 곰플레이어와의 관계이니 저들도 그냥 가만있지는 않을것입니다."
"어떻게 그 의리없는 놈을 믿는단 말이오. 나에게 맡겨주시오. 내 당장 곽동훈이던 송병석
이던 박살을 내고오리다."
"싸움은 물량만으로 하는 게 아니다. 우리의 힘만으로는 능히 당해내기 힘드니 헬프를
보내야 한다."

그리고는 임요환은 김현진을 송병석에게 보내 도움을 요청했다.

"임요환이 도와달라고 헬프를 보내는데 이미 곽동훈에게 미네랄과 가스를 받았으니 난감
하구려. 어찌하면 좋겠소?"
"임요환을 도와주십시오. 어차피 미네랄과 가스는 예전에 약속한걸 받은게 아닙니까."

최진우가 송병석에게 말했다. 최진우가 그렇게 말하니 송병석도 거리낄게 없이 병사를
이끌고 박상익과 임요환이 싸우는 전장터로 나아갔다. 임요환은 송병석이 자신을 도우러
온줄 알고 좋아했지만 박상익은 뜬금없이 나타난 송병석때문에 신경이 쓰였다. 곧 약속을
어기는 송병석에게 강하게 따지고 들었다. 하지만 송병석은 그 와중에도 여유만만이었다.

송병석은 곧 편지를 보내 임요환과 박상익을 자신의 본진 PC방으로 불러들였다. 임요환
이 아우들을 데리고 기다리고 있을때 박상익이 들어와서 임요환 형제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곧 박상익은 떨리는 목소리로 송병석에게 소리쳤다.

"장군께선 나를 앨리시키려고 하십니까?"
"아니오."
"그럼 저 머리 큰놈을 앨리시키려고 하십니까?"
"그것도 아니오. 나는 원래부터 싸움을 좋아하지 않는자라 배틀넷에서도 커세어만 뽑아
간디토스만 해왔소. 오히려 싸움 말리는 것을 좋아했으니 이번에도 여러분에게 웹을 뿌려
평화롭게 만들고 싶소이다."
"아니 양쪽이 군대를 몰고 왔는데 어떻게 싸움을 하지 않는다는 겁니까?"
"그에대해선 내 생각이 있소. 이봐라 어서 내 방천화키보드를 가져오너라!!"

그리고 송병석은 PC방 구석에 있는 PC앞에 앉아 스타크래프트를 켰다. 그리고 싱글
플레이로 들어가 각종 치트키를 써서 리버를 뽑기 시작했다. 임요환과 박상익이 지금
이 자식이 뭔짓을 하나 긴장을 하고 있을무렵, 리버가 로보틱스에서 나오자 송병석이
말하였다.

"이제부터 내가 하는 말은 프로게이머 송아무개가 하는말이 아닌 하늘의 뜻이오.
내가 이 리버로 아홉발자국 앞에 있는 프로브를 조준해서 스캐럽이 제대로 날아가 한방에
터진다면 하늘이 뜻인줄 알고 모두 싸움을 거두시오. 하지만 스캐럽이 빗나가거나 할시엔
둘이서 치고 박고 싸우던 마음대로 하시오."

그리고 곧바로 리버를 찍어 프로브에 어택땅을 눌렀다. 곧 스캐럽이 리버의 몸에서 나와
스물스물 기어가기 시작했다. 임요환은 두손은 모아 '제발 불발되지 않기를' 하고 기도
할 수 밖에 없었다. 열심히 기어가던 스캐럽이 프로브에 닿자 곧 경쾌한 소리를 내며
터졌다.

"허허허. 이게 하늘의 뜻이오. 어서 두사람은 군사를 뒤로 물러 화해하도록 하시구려."

박상익은 억울했다. 초,딩도 할수있는 일을 가지고 물러나라니 박상익으로선 정말 어처
구니없는 일이었다.

'아니 스캐럽이 불발하면 불발했지 빗나가는게 말이되냐 ㅅㅂ,ㄹㅁ...'

하지만 천하의 명장 송병석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 이상 박상익은 다른 도리가 없었
다. 그저 빈손으로 터덜터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하하하. 내 기지가 아니었다면 요환 그대는 큰 곤경에 빠졌을게요."
"형님의 도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송병석이 껄껄웃으며 오만하게 말하자 임요환은 고개를 숙이며 감사해했다. 그것을 지켜
보는 최연성은 배알이 꼴려 견딜수가 없었다.

송병석이 자기 진영으로 돌아가고 임요환역시 자기 진영으로 돌아갔다. 남의 도움이나
받으며 플레이시간을 연명하는 처지에 임요환은 서럽기만 했다. 하지만 아직 하늘은
그의 때가 아닌듯, 임요환은 어쩔도리가 없었다.

송병석은 기꺼운 모습으로 SKT에 돌아갔다. 그런데 잠시후 부하들이 한참은 깨지고
박살난 몰골로 들어와 통곡하는게 아닌가. 송병석이 놀라 자초지정을 물어보았다.

"장군님의 명을 받들어 서량에서 튼튼하고 잘 달리는 쌩쌩한 마우스로 1000개를 사가지고
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디서 머슴같은 놈이 내려오더니 저희를 이꼴로 만들고
마우스를 모조리 빼앗아 갔습니다. 황건적이라고 둘러대기는 하나 저희들을 버스태우던
폼이 역랑없는 최연성이었습니다."

그말을 듣자 송병석은 화가났다. 최연성이 송병석을 싫어하는 만큼 송병석 역시 최연성
의 이름석자만 들으면 속에서 열불이 나고 송병석은 어느새 키보드 워리어가 되있었다.

송병석은 곧 부하들을 데리고 임요환의 주유소를 습격했다.

"야 이 배은망덕한 놈아!! 나는 너를 도와줬는데 넌 동생을 시켜 내 부하들을 두들겨패고
마우스를 빼았다니!!"
"무슨 말씀이신지..."
"야 이놈아!! 넌 우리 회사를 통째로 꿀꺽해놓고 고작 마우스 몇개 빼앗긴거 가지고 그
난리냐?"
"아니 저자식이!! 저게 선 연결된 키보드라고 말을 함부로 하다니!!"

최연성이 고함을 치며 송병석에게 맞섰다. 임요환은 대충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듯 싶었다. 당장 최연성을 혼내고 빼았은 마우스를 돌려 주라고 명령했다.

"형님. 이건 제 본심이 아니오. 동생이 혈기왕성하여 실수를 저질렀으니 한번만 너그러이
용서해주십시오."

송병석은 임요환이 그렇게 나오자 잠시 마음이 약해졌다. 그때 최진우가 옆에서 송병석을
부추켰다.

"지금 임요환을 없애지못하면 후에 큰 낭패를 볼것입니다. 마침 저들이 우리에게 명분을
줬으니 이 기회를 놓치지말고 어택땅을 하십시오."

송병석이 그말을 듣고 잠시 망설이다 결심을 굳힌듯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리고 전군에
공격명령을 내렸다. 임요환은 그 많은 송병석의 군대를 막을 힘이 없었다. 곧 임요환은
SK 주유소를 나와 멀리 도망치기 시작했다. 다시 정처없이 떠도는 카카루 신세가 된 것이
었다.

임요환은 한숨을 쉬며 멀리서나마 SKT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처음으로 일구었던 가업,
그 가업과 식솔들을 내버려둔채 마우스머리를 돌려야 하니 임요환의 마음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까?"
"...홍진호에게 가서 의지해보면 어떻겠습니까?"

김현진이 임요환에게 말했다.

"홍진호?"
"예. 그도 당장은 세상의 이목을 중시해야 하는 처지. 우리가 왔다고 괄시하거나 해꼬지를
하지는 않을겁니다."
"음.. 홍진호.. 홍진호라....."

임요환은 홍진호의 이름을 여러번 되뇌이며 생각에 빠졌다. 그는 256*256 맵타일보다도
넓은 바다, 그안에 들어가면 다시는 세상밖으로 나올 길을 찾지 못할것 같아 그의 품에
들어가지 않으려 했지만 지금 당장 자신의 처지는 웅덩이라도 들어가지 않으면 곧 숨이
끊어질 땅에 패대기쳐진 월남붕어 신세였다. 당장은 살아남는것이 급한 그로서는 홍진호
로 향하는 물줄기나마 힘겹게 움켜잡고 헤엄쳐 나가는 수 밖에는 없었다.


임요환의 편지를 본 홍진호가 편지를 부하들에게 보여주었다. 조용호가 그것을 보더니
단호하게 말하였다.

"임요환 그자는 당금의 영웅이라 살려둔다면 앞으로 저그에게 무슨짓을 할지 모르는
자입니다. 여기 오는 즉시 없애시옵소서."

평소 온화하던 조용호 답지않게 거칠고 야박한 말투였다. 홍진호가 그런 조용호를 바라
보다 다시 부하들을 보며 물었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나?"
"임요환은 60만 팬클럽을 가진 프로게이머계의 아이콘입니다. 주공이 배틀넷을 평정하기
위해선 사람들의 이목이 중요합니다. 자칫해서 홍싫모가 생기면 어쩌시겠습니까? 요환을
따뜻이 받아주시어 주공의 인덕을 세상 천지에 널리 알리십시오."
"임정호. 그게 바로 내 생각이오."

홍진호는 곧 부하를 보내 임요환을 맞이하게끔 했다.
'그래 요환. 자네를 내 넓디넓은 폭풍 토네이도 속에 가둬 마음껏 돌아다니게 해주겠네.
내 품에서 벙커링을 하던 치즈를 먹건 밥값을 하건 마음대로 하게. 어디까지나 내 폭풍
안에서...'

임요환은 지친 부하들을 이끌고 홍진호에게 왔다. 그리고 홍진호에게 감사의 인사를
나누었다.

"곤궁한 처지의 저희들을 이렇게 받아주시니 너무나 감격할 따름입니다."
"송병석 그자는 이리나 승냥이 같은 존재이니 언젠가는 원수를 갚아주도록 하겠소. 부디
내 영토에서 편히 쉬시구려."

그리고 요환을 위해 최고급 PC와 최고급 멀티비전을 갖춘 숙소를 제공해주었다. 김현진
이 옆에서 기쁜 얼굴로 숙소로 향하는 임요환에게 말했다.

"이만해도 다행입니다. 주군. 더구나 가장 든든한 상대를 동지로 얻지 않으셨습니까"

그러나 요환은 침통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다행? 그렇지 않네... 우리는 오히려 홍진호의 폭풍속에 갇힌것이네. 이제 언제 이 폭풍을
뚫고 다시 야외무대로 날아오를 날이 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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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러X
05/06/25 17:15
수정 아이콘
ㅠ_ㅠ 크하하하하하하
05/06/25 17:22
수정 아이콘
'아니 스캐럽이 불발하면 불발했지 빗나가는게 말이되냐 ㅅㅂ,ㄹㅁ...'


대박입니다 ㅠㅠ
김명진
05/06/25 17:25
수정 아이콘
좃...조정훈 같은놈에서 쓰러졌습니다 _ _b
05/06/25 17:32
수정 아이콘
좃.... 조정훈같은 놈을 보았나 좃.... 조정훈같은 놈을 보았나 좃.... 조정훈같은 놈을 보았나 좃.... 조정훈같은 놈을 보았나 좃.... 조정훈같은 놈을 보았나 좃.... 조정훈같은 놈을 보았나 좃.... 조정훈같은 놈을 보았나
EclipseSDK
05/06/25 18:08
수정 아이콘
글 곳곳에 센스가 철철 넘치는군요..흐흐...낄낄낄..아 재밌어..^^
견습마도사
05/06/25 18:12
수정 아이콘
저도 조정훈에 올인이요 ㅠ_ㅠ 쵝오
아케미
05/06/25 18:41
수정 아이콘
치즈를 하건 밥값을 하건…T_T
쥬뗌므~
05/06/25 19:00
수정 아이콘
조정훈이 누구에여
Frank Lampard
05/06/25 19:33
수정 아이콘
너무 임요환 중심의 픽션이라 아쉬움이 크네요. 전 관우는 이윤열이 정말 딱 매치가 된다고 생각했는데...
Loading...
05/06/25 20:42
수정 아이콘
역시 스타 삼국지는 최곱니다~ ㅋ
그리고 Frank Lampard님 이윤열 선수의 순수한 모습과 관운장의 중후한 이미지와는 좀 안맞지 않나요^^
05/06/25 20:44
수정 아이콘
뭐 누구를 어디에 정하는가는 작가님 맘대로니까요^___^ 조정훈은 그 유명한 사건 조...ㅈ 정현선수 사건을 말합니다
Ms. Anscombe
05/06/25 21:04
수정 아이콘
재밌는 동영상과 곰플레이어와의 관계이니 흐흐.. 여포가 싸움을 말리는 부분의 묘사가 압권이군요..
05/06/25 21:09
수정 아이콘
이윤열이 관우라면 박용욱과 녹차한병이라는 에피소드가 사라집니다 ;;;ㅠ_ㅜ;;;;;;;;
05/06/25 22:38
수정 아이콘
ㅋ 녹차 한병 글 쓰기 시작하실 때부터 생각해 놓으셨었나봐요 ㅋ
솔로처
05/06/25 23:04
수정 아이콘
이제 전위의 죽음 편이네요. 쭉 잘 보고 있습니다.^^
영웅의물량
05/06/29 14:35
수정 아이콘
아하... 한방에 다 읽었습니다-_-;; 최고네요 정말^^
전략 삼국지와 스타크계에 한번쯤 빠졌던(혹은 빠져있는) 사람들만 이해하고 웃을 수 있는~
다음편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며칠이나 기다려야할지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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