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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10/22 04:00:37
Name Laurant
Subject re5595 amazing Charley Brown
93년... 2차전에서 김태한의 완봉승으로 1승1패 균형을 맞춘 한국시리즈 3차전.
선발 투수로는 해태의 문희수(당시 29세)와 박충식(당시 23세)이 맞붙었다. 박충식 투수는 93년의 라이온즈 마운드에서 14승의 성 준, 13승의 김상엽, 김태한과 함께 막강한 선발 라인업을 이끌던 광주상고-경희대 출신의 사이드암 투수였다. 하지만 이 팀을 시즌 내내 괴롭혓던 것은 막강한 선발투수를 받쳐주지 못하는 불펜진의 부재. 최고의 팀타율에 김성래-강기웅-양준혁이라는 당시의 top batter3명을 보유한 타선은 한 경기 10개의 홈런을 날린 적도 있을 만큼 위력적이었으나 이태일-이상훈-류명선-박용준으로 버티던 불펜은 취약한 편이었다. (이 때문에 종종 박선일, 김성현의 포수라인이 책임을 뒤집어 쓰기도 했다. 볼배합, 투수리드 운운)
하여간 이 날 경기를 결코 놓칠 수 없는 양팀은 시종 팽팽한 승부를 연출한다.
기억으로는 아마 선취점을 뽑은 팀은 라이온즈였던 것 같다. 2회 이어지는 연속안타로 1점을 낸 라이온즈, 그리고 3회랑 6회에 이건열의 보내기 번트 성공으로, 또 6회에는 박충식의 직구를 받아친 홍현우의 홈런으로 타이거즈가 역전 2-1이 된다.
그 이후, 7회. 5회부터 등판한 선동렬을 상대로 그에게 가장 강하다는 이종두 선수가 2루타를 때려 동점을 만든다. 하지만 이것이 이날 경기의 마지막 득점이었다. 7회인가 하여튼 라이온즈의 공격 때 느림보 김성현이 우전안타로 무사1루를 만든다. 다음타자는 9번 김태룡. 그가 댄 번트는 약간 높이 떠올랐고 유연한 선동렬은 믿을 수 없는 반사신경으로 플라이성 타구를 향해 맹렬히 돌진한다. 자신의 발에 자신이 없는 김성현이 1루로 귀루하는 찰나 뚱뚱한 몸에도 불구하고 얄밉게 두 손을 들어올려 공을 원바운드로 잡은 선은 더블플레이로 만들어 버린다.
이 날은 라이온즈 뿐 아니라 타이거즈도 매번 보내기 번트가 실패했던 기억이 난다. 경기가 끝난 후 김응룡 감독이 '번트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는 멘트를 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아마 이건열, 이호성이 2번 이상의 번트 실패를 했던 것 같고 라이온즈도 동봉철을 비롯한 타자들이 번트 실패를 했던 듯하다. 번트에 능한 정경훈을 제외한 라이온즈의 라인업은 팀홈런 최다에 최소의 희생번트를 기록하던 팀이었다. 4차전 이후 타이거즈는 번트보다는 타격이 부진한 대주자 박노준을 내세워 뛰는 야구로 우승을 거머쥐게 된다.
이 날의 히어로는 단연 박충식. 호리호리한 몸으로 181개의 투구를 한 박충식의 인상은 10년이 다 되어가는 아직까지도 강렬하게 남아잇다. 그의 직구 스피드는 140에도 못 미쳤으나 주무기인 싱커가 한 가운데로 들어가는데도 타이거즈 타자들은 서서 삼진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14승으로 신인최다승을 거두었고 당시의 슈퍼루키 4인방인 양준혁-이종범-박충식-김경원의 한 명이었던 그.(10승을 올린 신인투수 이대진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15회 이호성의 병살타 이후에 길게 심호흡을 하고 결국 15이님을 완투로 끝마친 그에게는 101개의 투구를 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선동렬을 꺾엇다는 칭찬이 터져 나왔다.
이후 박충식은 7차전에 다시 등판하지만 4실점하고 강판하게 된다. 당시 김응룡감독은 "박충식이요? 우리는 두 번 당하지 않는 팀이랍니다."라는 호기로운 멘트를 날리지만 다 이겼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인터뷰가 아니었을까.
당시 4승 1무 2패로 끝난 시리즈에서 라이온즈는 불펜의 약점과 포수 김선일의 2루송구 능력 문제를 지적당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컸던 것은 롯데-LG킬러였던 최고의 좌완투수 성준이 시리즈 내내 선발의 임무를 맡지 못햇다는 점이다. 그와 타이거즈의 매치 업이 보고 싶었던 필자로서는 안타깝기 그지 없는 일이었지만.
또한 '찰리 브라운'박충식은 94 시즌까지는 14승에 2점대 방어율을 유지하지만 95,96년에는 마무리로 전향, 마구잡이 등판을 당하게 된다. 7승, 8승에 30여 세이브를 거두며 4점대로 방어율이 치솟더니 그 이후에는 팔꿈치 부상을 당하게 된다. 그의 방어율이 높아진 걸로 알 수 있게 해 준 혹사의 징후는 바로 싱커를 더 이상 던지지 못하게 되었던 점으로 확인되었다.  181개의 투구, 그 중 싱커 91이라는 숫자를 그 다음 날 일간스포츠 기록표에서 확인한 기억이 난다.셋포지션 때 팔꿈치를 숨기는 투구폼, 손목을 많이 활용하기 위해 릴리스 포인트시 팔꿈치가 많이 올라가던 그의 투구폼을 아직도 타이거즈 경기에서 볼 수 잇다는 건 어쩌면 행운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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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cerism
02/10/22 04:24
수정 아이콘
93라이온스는 축구에 미친 저도 아직 잊지못하는 멤버네요.류중일-동봉철-강기웅-김성래-양준혁으로 이어지는 타선은 제가 야구를 즐길때까진 최고가 아닐까 하는생각이...당시에 강기웅선수 정말 좋아했는데 이후에 어케 됐는지 기억이 하나도 안나내요-_-;;
02/10/22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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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웅 선수96년까지인가 삼성에서 뛰다가 백인천(망할 - -+)감독 눈밖에 나서 현대로 트레이드 됐지만, 집안일도 그렇고(대구에서 인천으로 옮겨야 하니;;;), 어쩌고 해서 합류를 거부했습니다. 임의 탈퇴 당해서 명예롭게 은퇴도 하지 못했습니다. 강기웅 선수 역대 최고의 2루수 입니다. 그만한 공격력을 갖춘 2루수 없습니다. 삼성의 김용국-류중일-강기웅-김성래 내야 라인업에 비견될 내야 수비진도 없었습니다. 아 정말 생긴 것도 잘생기고 많은 사랑을 받던 선수였는데;;; 실업야구 한국화장품 시절엔 5연타석 홈런도 쳤던 선수입니다. 박종호가 타격왕? 우습죠. 2루수로 강기웅 만한 공격력과 수비력을 동시에 갖춘 선수는 정말 없었습니다. 파워-컨택트-주루-수비... 삼성 하는게 다 그렇죠. 이만수도 제대로 은퇴식 못가진거 생각하면 울화통이 터집니다. 강기웅 선수 은퇴후에 현대 프론트에서 일했다던가 그랬구요. 지금은 병원에 관계된 일을 하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02/10/22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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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김성래나 장종훈 선수를 2루수로 보시는 분은 없으시겠지요 - -;;;;;;
02/10/2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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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야구에서 강기웅 선수와 비교되는 2루수는 박정태 선수입니다. 올해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그의 통산 성적은 이미 강기웅 선수를 넘어서고 있지요. 타율과 안타, OPS와 같은 기록들에서 말입니다. 또한 홍현우 선수의 베스트 시즌도 인상적입니다만 2루수로만 평가받은 것은 아니죠.
2루수 강기웅 선수의 명성에는 류중일 선수와의 최고의 키스톤 콤비네이션이 있었던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02/10/22 08:19
수정 아이콘
박재홍 선수 얘기를 다시 하자면....
사실 해태는 김종국과 박재홍을 동시에 잡았었습니다. '홍현우- 김종국 - 이종범 - 박재홍 (1-2-S-3)'의 사상 최강 라인업을 구축한다고 엄청나게 기대했던 기억이 나네요^^*

결과론적으로 박재홍 선수의 의사였죠.
프로팀으로 오게되면 해태에서 우선권이 있었기 때문에, 박재홍 선수가 '해태 갈거면 차라리 아마로 가고 만다'고 현대 피닉스로 가버려서 결국 해태 쪽에서는 어쩔수 없이 최상덕 선수와 트레이드를 했던 것입니다.
한참동안은 광주에서 현대 경기 있으면, 박재홍 선수가 있던 외야 쪽에 물병 많이 날랐죠^^;;
뭐 프로선수야 당연히 돈이 중요하고, 그것을 목적하는 것이 맞겠습니다만, 다만 조금 씁쓸했을 따름입니다^^;;
02/10/22 08:21
수정 아이콘
아..그리고, 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2루수는...역시 박정태 선수가 아닐까하고 생각합니다.
견실하고, 꾸준한 플레이어로서 근성도 있고, 공수주를 두루 갖춘 선수이지요.
02/10/2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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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선수를 까먹었군요. 당연히 박정태 선수가 역대 최고의 2루수라고 할 수 있겠군요. 강기웅 선수는 역대 2위나;;;;; 하지만 역시나 강기웅도 꽤나 익사이팅한 선수입니다. 타율2위, 타점3위, 도루3위, 홈런 5위, 최다안타 5위, 장타율 4위까지는 해봤지만 정작 타이틀은 하나도 없었죠. 신인왕도 못 먹고. 여담입니다만, 이승엽 선수가 박정태 선수보다 통산 도루가 많습니다. 웃기죠? - -;;;;;
02/10/2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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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웅 선수는 정말 타고난 재능과 센스가 돋보이는 선수였습니다만... 흔히 말하는 '게으른 천재' 유형에 속하는 선수였지요. 시합에서 돋보이
는 그 근성과 투지가 훈련장에선 발휘되지 않는...
02/10/22 09:59
수정 아이콘
바...박선일 선수 같은데요;;;;;;
02/10/22 10:08
수정 아이콘
라이온즈의 시리즈 제패에 걸림돌이 된 '송구능력 부재의 포수' 는 김선일도 박선일도 아닌 김성현 선수였습니다. 김선일 선수는 당시 롯데의 주전멤버였고 박선일 선수는 빈약한 공격력에도 불구하고 강한 어께와 투수리드 능력이 있는 선수였습니다.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부상당해 한국시리즈에 출전하지 못했지요. 김성현 포수의 약한 어께, 주자 견제에 서툰 라이온즈의 젊은 투수들을 타이거즈의 주자들이 농락하며 시리즈의 향방이 기울었지요. 이 때 라이온즈의 악몽은 김.영.진(강한 어께에도 불구하고 우주빈약한 공격력으로 감독의 혈압을 자극하는)선수가 한동안 팀의 주전이 되게끔 하였지요
02/10/22 11:38
수정 아이콘
음 이곳에도 삼성 팬이 많으시네요 ^^ 전 워낙에 어릴때의 일이라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성준 선수는 정말로 좋아했구요(나중에 공이 느려서 유명하다는것을 알았을때 조금 실망도 했지만...) 이태일 선수와 류명선 선수도 꽤나 잘던지던 투수였던걸로 기억했는데 저때는 불펜이었군요 ^^
구보의전설
02/10/22 16:22
수정 아이콘
박재홍 선수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말인데 아마 그는 해태에서 잘한다는 선수로 남는거 보다 다른팀에서 에이스가 되고 싶었겠죠. 물론 프로이기에 돈도 들어가지만. 그당시 해태는 돈이 없어요 ㅡ.ㅡ;
02/10/22 17:51
수정 아이콘
해태에 있어도 에이스가 될 선수긴 했지요^^ 해태 돈 없기도 했구요. 아이엠에프 전후한 두 호남 구단의 처지가 워낙에 어려웠죠. 해태가 피팔아서 연명하는 처지였다면.. 쌍방울은 장기 매매해서 버티는 처지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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