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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2/10/14 18:27:46 |
Name |
황무지 |
Subject |
아시안게임 농구 한-중 결승전 |
* 처음부터 본 경기도 아니고, 제가 쓴다 해도 아래 글보다 더 나을것 같지는 않아서
'후추'의 '독분비관'에 이준목님이 쓴 글을 옮겨옵니다
*재방송 하면 한번 더... 처음부터 봐야겠습니다. 녹화 추천합니다.
한국남자농구가 기적을 연출했습니다.... 거함 중국을 연장 접전끝에 102대 100으로 물리치고 감격의 아시안게임 우승을 안았습니다.
너무나 가슴이 벅차네요.. 설마설마 했는데... 오늘은 한국팀이 보여줄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쏟아부었습니다. 너무 훌륭하다고 밖에는 할말이 없네요.
1쿼터
시합초반, 한국은 서장훈-김주성-문경은 라인에 방성윤과 신기성을 스타팅 투입시키는 변칙작전으로 나섰습니다. 그러나 경기는 잘 풀리지 않았습니다. 우려했던 대로 장신의 중국을 맞아 서장훈이 초반부터 파울트러블(3개)에 걸리며, 교체되었고 중국은 야오밍을 적극 활용한 공격을 펼치며 인사이드 게임을 펼쳤습니다. 문경은은 상대 수비에 철저하게 막혀 3쿼터까지 한 개의 3점슛도 성공시키지 못했습니다. 한국의 공격을 이끈 선수는 방성윤과 전희철 이었습니다. 방성윤의 과감한 돌파와 3점슛, 전희철의 페이드 어웨이가 먹히며 공격의 활로를 찾았습니다. 1쿼터 막판 전희철의 3점 버저비터로 18-25로 점수차를 유지한체 전초전을 마칩니다.
2쿼터
인사이드의 수비가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는 문제는 외곽에서 일어났습니다. 후웨이둥,리난 등 외곽슈팅이 좋은 중국 포워드진을 잇달아 놓치면서 3점슛을 연타로 얻어맞았습니다. 한국은 외곽이 극심한 난조를보이면서 선수들이 일대일 돌파에 의존하며 답답한 경기를 펼쳐나갔습니다.
침체된 한국팀에 활로를 불어넣은 사람은 바로 김주성이었습니다. 김주성은 예선보다 훨씬 향상된 기량과 탁월한 운동능력을 보이며, 코트를 누볐습니다. 야오밍의 머리위에서 터뜨린 과감한 덩크슛를 포함하여 전반 한국 최다득점을 올리며 서장훈이 파울트러블이 자리를 비운 한국의 골밑을 잘 지켜냈습니다.
점수차가 벌어지면서도 한 가닥 희망을 걸게했던 것은 우리 수비가 야오밍을 어느 정도 막아내는데 성공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앞선에서 중국 가드진이 야오밍에게 들어오는 패스가 쉽게 오지 못하도록 적절히 차단했습니다. 중반쯤에는 다른 경기에서 좀처럼 보기힘든 야오밍이 블록슛당하는 광경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믿었던 야투가 좀처럼 터지지 않고 중국의 장신벽에 막혀 속공도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한때 점수차가 20점가까이 벌어졌으나 김주성과 전희철의 중거리슛에 힘입어 간산히 36-49로 전반을 마칩니다.
3쿼터
한국의 공격이 드디어 본격적으로 살아나기 시작한 것은 3쿼터 부터입니다. 한국은 외곽슛이 부진하자 서장훈과 이상민 라인을 중심으로 해서 빠른 패스에 이은 페네트레이션과 컷-인으로 골밑을 공략해나갔습니다. 우리 포워드진이 활발한 몸싸움과 돌파력을 보여줬고,서장훈은 외곽슛으로 야오밍을 골밑에서 끌어냈습니다.
이런 상승세의 원동력은 역시 수비입니다. 2쿼터에서 쉬운 3점슛을 잇달아 허용했던 한국은 외곽찬스를 주지 않으면서 적절한 도움수비로 일대일의 불리함을 극복해냈고, 중국의 몇 차례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속공으로 점수를 따라나갔습니다. 선수들의 부지런한 움직임이 빚어낸 결과였습니다.
리바운드에서 전반에 박스아웃의 실패로 세컨샷을 자주 허용했던 한국은 서장훈-현주엽-전희철 등 빅맨들의 움직임이 좋아지면서 리바운드의 균형을 맞춰가기 시작합니다.
서장훈은 오늘도 심판판정에 예민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으나 3쿼터부터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며 공수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전에는 보기힘든 자유투 라인에서부터의 압박수비도 돋보였고, 앞선에서 패스를 가로채기하여 단독드리블로 덩크까지 해내기도 했습니다.
한국은 이번 쿼터에서 62-67로 점수차를 좁히면서 마지막을 기약합니다.
4쿼터
초반 한국은 중국과 일진일퇴를 벌이며 5,6점의 간격을 유지해나갑니다. 그러나 서장훈-김주성이 모두 파울4개에 몰리고, 고비에서 끝내 믿었던 외곽포가 림을 벗어나며 한국은 리바운드에 크게 구멍이 뜷립니다. 빗나간 공은 여지없이 중국의 속공으로 이어졌고 점수차는 순식간에 4분여를 남겨두고 13점차까지 벌어집니다.
이때, 드디어 이날의 최고 히어로가 등장합니다. 그것은 바로 김승현입니다.
역시파울 트러블에 걸린 이상민을 대신하여 막판에 코트에 나선 김승현은 예의 놀라운 가로채기를 잇달아 성공시키며 기울어져 가던 팀에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77-86으로 패색이 짙던 종료 약 1분 30초부터 김승현의 놀라운 활약이 시작됩니다. 한국은 이때 무리한 외곽슛을 자제하면서 현주엽, 전희철의 적극적인 돌파로 점수차를 좁혀나갑니다. 방심한 중국은 가드진의 볼컨트롤이 좋지 않아 김승현에게 잇달은 가로채기를 당했고 한국은 전면강압수비로 강하게 중국팀을 압박해 들어갑니다. 위기관리능력에서 헛점을 드러낸 중국은 잇달은 실책과 트레블링으로 공겨권을 헌납합니다.
김승현은 악착같은 대인방어로 중국가드진이 하프라인을 넘어오지 못하게 봉쇄했을 뿐 아니라, 재치있는 가로채기와 어시스트 패스로 점수차를 좁혀나갑니다.
종료 30초전, 85-90으로 추격한 상황에서 김승현이 다시 공을 뺏아 문경은에게 패스, 문경은이 이 날 첫 3점슛을 꽃으며 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듭니다. 중국의 마지막공격, 필리핀전과 똑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자유투를 얻어낸 중국측에서 두 개의 자유투를 모두 실패합니다. 남은 시간은 10여초, 최후의 공격에서 한국은 현주엽이 마지막공격을 시도합니다. 다소 무모한 보이는 일대일에서 현주엽이 멋진 피봇으로 장신의 중국 수비수를 따돌리고 마침내 동점샷을 성공시키며 경기는 90-90... 1쿼터 이후 첫 동점으로 경기를 연장까지 끌고 가는데 성공합니다.
연장전
이때 경기장은 완전히 대~한~민~국의 물결이었습니다. 월드컵 못지 않았지요.
완연히 상승세를 탄 한국, 첫 포문을 연 것은 서장훈의 3점슛이었습니다. 중국도 이에 지지않고 자유투로 점수차를 좁혀옵니다. 1점차의 불안한 리드에서 현주엽의 잇달은 일대일 돌파로 득점을 올리고, 중국의 실책으로 다시 얻어낸 공격권에서 김승현이 멋진 노룩패스로 문경은의 골밑슛을 어시스트하며 점수차는 한때 6점차까지 벌어집니다.다음 공격에서는 몸싸움끝에 점프볼이 선언되고 서장훈이 공을 따내 우리 공격권으로 넘어옵니다. 환호하는 관중들과 선수들...
그러나 긴장의 고삐를 늦출수 없었습니다. 지공 작전을 펼친 한국은 현주엽의 일대일 공격이 야오밍에게 막히고 이어진 중국의 속공을 막던 중 문경은이 3점슛 파울을 범하며 마지막 위기를 맞습니다. 이 때 점수는 101-97
자유투를 던진 것은 중국의 '서세원' 후웨이둥 이었습니다. 후웨이둥이 자유투 3개를 모두 성공시키고 점수차는 1점차, 남은 시간은 20여초..
한국은 당연히 공을 돌립니다. 연장전에 팀반칙에 걸리지 않았던 중국은 잇달아 파울을 시도하고, 종료 3초를 남겨놓고 자유투를 얻어낸 한국선수는 바로 문경은....
점수는 101대 100... 문경은은 이 자유투전까지 이번 대회 자유투 성공룔 100퍼센트였습니다. 그러나 어이없이 1구를 실패, 중국은 속공을 준비합니다.....
문경은이 두 번째 자유투를 성공시키며, 점수는 102대 100..
중국이 하프라인을 넘어오려고 하지만, 한국선수들의 밀착 마크에 슈팅 포지션을 잡지못하고 마지막 공을 급하게 9미터 정도 거리에서 던집니다. 공은 림을 벗어납니다. 그리고 울려지는 축포와 함성소리... 엉겨붙어 기뻐하고 환호하는 한국선수들과 관중들.
우리가 20년만의 금메달을 따낸 현장이자 여자농구의 패배에 대한 통쾌한 설욕이었습니다......
총평
오늘의 승리는 젊은 선수들의 수훈이 절대적입니다. 김승현과 김주성은 오늘 대회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었고 방성윤도 결승전에서 주눅들지 않고 배짱있는 플레이가 돋보였습니다. 흐름이 중국에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스스로 무너질 위기는 얼마든지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은 바로 이 젊은 3총사였고, 이들의 활약이 서장훈-전희철-현주엽 등 선배들의 공격력을 살려주면서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동안 언제나 구멍이었던 수비가 이번 경기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인 것도 고무적입니다. 연장전까지 100점을 허용하였으나 줄 점수는 주되, 고비에서 악착같은 대인방어와 전면강압수비가 돋보였고, 무엇보다 중국의 장신을 막기 위한 동료들간의 협력수비가 어느 때보다 원활하게 이루어진 것이 외곽슛의 부진속에서도 역전을 준비할수있는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이렇다할 위기상황을 겪지않고 항상 2,30점 차이의 대승만을 거두면서 어느 정도 자만심을 가지고 있었고, 4쿼터 막판의 추격에 대해서 이렇다할 대응전술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비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선수들을 독려하며 특히 파울트러블에도 불구하고 주전들을 모두 투입시킨 대담함과 김승현,현주엽의 교체 타이밍은 정말로 나이스했습니다. 김진 감독 이하 모든 선수들, 그리고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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