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2/10/09 22:23:04 |
Name |
NorthWind |
Subject |
누가 워크래프트에 전략이 빈약하고 사냥이 지루하다고 말하는가? |
방금 끝난 워크래프트 겜비시 결승전을 보면서 이제는 워크래프트의 전략과 전술이 어느정도 경지에 이르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의 결승전은 정말 명승부였습니다. 특히 2차전 4차전 5차전은 손에 땀을 쥐게하는 경기였습니다.
2차전 나엘을 선택한 추승호선수와 휴먼의 전지윤선수
레전드에서 전지윤선수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타워러쉬를 시도하며 인탱글드 골드마인까지 두번 부수면서 게임을 거의 다 잡았다고 느껴지는 순간, 아처만으로 버티면서 영웅을 한번씩 잡아내며 조이기를 뚫어내는 추승호선수. 마치 테란의 벙커조이기를 뚫어내는 프로토스처럼 숨가쁜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바로 러쉬를 감행하면 거의 아무것도 없는 전지윤선수의 본진이건만 안정적으로 승리를 가져가기 위해 사냥에 주력하면서 데몬헌터의 메타모포시스를 만들고 멀티하고 드라이어드를 추가해서 러쉬를 가는 추승호 선수는 뜻밖에도 경험치를 몰아서 아바타에 이르른 마운팅킹과 나이트에게 저지당하고 본진까지 밀려납니다.
그러다가 아크에미지가 레벨6에 도달하면서 게임이 휴먼쪽으로 다시 기우는 듯 한 순간 추승호선수는 확장을 통해 안정적으로 병력을 모아서 결국은 아바타로 변신한 마킹을 잡고 인탱글로 아크메이지를 잡아내고 지지를 받아냅니다.
3차전은 그야말로 방송경기사상 처음으로 나오는 블레이드 스톰 대박 한방으로 감동적인 오크의 타이밍 러쉬의 승리였습니다. 전지윤선수의 정말로 안정적인 경기운영이 놀우드라는 맵의 특성상 그레나이트 골렘을 잡아서 무조건 레벨을 1올리는 책과 둠가드가 나온 오크의 그리폰 나오기전 최후의 한방러쉬를 당해내지 못하고 지지를 치는 결과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 타이밍에 블레이드스톰이 작렬한것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가 오크를 플레이하는 게이머로서 그때 만약 블레이드 마스터가 블레이드 스톰에 아직 경험치가 못 미쳐서(3영웅이라 일반적으로 절대 6레벨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마 전지윤선수가 약간 방심한 듯 보입니다) 휴먼이 풋맨과 프리스트와 방금 나온 그리폰을 모아서 어찌어찌 막고 약간만 더 시간이 지나고 그리폰이 모였다면 오크가 절대 이길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무협지에나 나올법한 궁극의 무공을 익히고 사활을 건 최후의 전투에서 추승호 선수가 이긴 것입니다.
5차전 역시 오크를 선택한 추승호 선수는 1차전의 패배를 거울삼아 이번에는 경기를 좌우할 수 있는 오거로드의 고랩의 아이템을 한발 앞서 습득하고 그것이 하필이면 힐링와드여서 결정적인 한 타이밍을 넘기는 성과를 얻어냅니다.
그 이후 또 한번의 3영웅 샤먼+닥터의 70타이밍 러쉬에서 멀티를 지키러 온 병력에게 순간적으로 진형을 퍼트린 다음 마운팅킹을 골라서 일점사해 잡아내는 컨트롤로 휴먼의 병력을 모두 잡아내고 거의 승기를 굳히지만 휴먼의 극에 달한 자 전지윤선수는 아크메이지의 궁극기 매스텔레포트를 120%활용하며 게릴라전을 펼치며 항전하다 결국은 병력에 밀려 지지를 치고 맙니다.
오늘의 경기를 보고 느낀점은 워크래프트의 크리핑은 고랩의 아이템을 먼저 습득하기 위한 치열한 쟁탈전이고 절대 아이템만으로 게임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결정적인 아이템과 궁극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느껴집니다.
단 한번의 비장의 한수를 준비하면서 칼을 갈며 수행을 떠난다는 느낌일까요? 그래서 rpg적인 요소라고 부르는가 봅니다.그런 과정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수준이 되신다면 이미 당신은 워크래프트3 매니아입니다.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