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 단 하루만이라도 , 그 아이에게 시간을 허락해 주신다면 .. 그 때는 제가 대신 당신에게 찾아가겠습니다 .. 제발 , 제발 이 아이만은 .. 이 아이만은 당신의 곁으로 데려가지 말아 주십시오 .. 바보같지만 , 너무 늦었지만 .. '
_ 2005 년 12 월 31 일 / PM 11 : 50
_ " 어서 빨리 응급실로 - ! 1 분 1 초를 다투는 환자야 , 어서 빨리 자리 마련하고 , 지금 환자 없는 닥터들 모두 집합하라고 해 - ! "
_ " 의사 선생님 , 괜찮을까요 ? 생명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겠죠 ? 뭐라고 말씀 좀 해 보세요 , 왜 그렇게 꾹 입 다물고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는거죠 ? "
_ " 지금 당장은 뭐라고 말씀해 드리기 어렵습니다 .. 응급실에서 먼저 급한 치료를 마친 다음에 수술을 결정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를 판단하도록 하겠습니다 .. 잠시만 흥분을 가라앉히시고 여기서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 간호사 , 어서 준비해 - ! "
_ ' 바보같은 녀석 , 나때문에 .. 나때문에 .. '
_ 2005 년 12 월 31 일 / PM 11 : 35
_ " 형 , 형은 2006 년이 되면 어떤 일을 할거야 ? 형이 좋아했던 게임을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은 없는거야 ? 정상에서 밝게 웃으면서 손을 흔드는 것을 나는 보고 싶단 말이야 . 물론 , 내가 지금은 형에게 아무런 것도 해 줄 수 없지만 나 한가지 형에게 약속할게 .. 나는 말이지 , 2006 년이 되면 .. 2006 년이 되면 , 헤헤 , 아니다 .. 비밀로 해야겠다 .. 형이 궁금함에 못 이겨 나에게 두 손 두 발로 다 빌 때까지는 말 안 해 줘야지 .. "
_ " 형 , 말 좀 해 .. 나만 이야기하니까 사람들이 다 쳐다보잖아 .. 아놔 , 이렇게 무뚝뚝하니까 아직도 여자친구가 없지 .. 내가 여자라도 형같은 남자랑은 사귀고 싶은 마음이 안 들겠다 뭐 - ! 피 , 혼자서 걸어가라 . 나는 요만큼 뒤에서 서서 걸어갈래 . 이거는 뭐 우뚝 서 있는 나무에 대고 말하는 것도 아니고 나도 이제 입 아파서 말 안 할래 - ! "
_ " 형 , 형 - ! 아 , 진짜 .. 뒤에서 온다 했다고 혼자 저렇게 또 걷는 것 봐 . 하여튼 , 안 된다니까 - ! 형 - ! 같이 가 - ! 형 .. "
_ ' 끼 - 이 - - - - - 이 - - - - - 이 - - - 익 ..... ..... ..... '
- ' !!!!!!!!!? '
_ ' 형 , 나도 형처럼 사람들 앞에 당당하게 게임에서 승리를 한 뒤 웃음을 짓는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었는데 , 그래서 형의 잃어버린 말과 웃음을 뒤찾아 주고 싶었는데 .. 하늘에서 안 도와주네 .. 부족한 내가 형의 뒤를 밟으려는 것을 싫어하나봐 .. 아 , 점점 힘이 빠져 .. 형 , 보고 있는거야 ? 나를 보고 있는거야 ? 울지 마 .. 형 , 형이 우는 것은 어울리지 않아 , 형에게 가장 멋진 모습은 웃는 모습이야 .. 기억해 형 .. 그리고 미안해 .. 먼저 떠나서 .. '
_ 2006 년 1 월 1 일 / AM 0 : 01
_ " 저 , 대단히 죄송한 말씀이지만 .. 저희들이 노력해보았지만 , 방금 생명의 끈을 놓아버렸습니다 .. 저희도 최선의 노력을 다 해 보았지만 , 워낙 처음 출혈이 심했던 터라 , 회복하기가 매우 힘들었나 봅니다 ..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을 드리겠습니다 '
_ 아무런 말도 들리지 않았다 .. 나의 눈앞에서 의사라는 사람이 입만 뻥긋거리면서 애꿎은 안경만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나의 눈도 못 마주치는 그 모습마저도 차츰차츰 흐려지기 시작했다 .. 지금 이 순간 , 나는 그 어떤 고통도 이보다 더 아플 수는 없을 것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 왜 ?! 왜 하늘은 나같은 놈을 데려가지 않고 , 저 맑은 영혼을 데려가야 한단 말인가 .. 나는 하늘에서도 쓸모없다는 것인가 ?! 들린다면 대답해 보란 말이다 - ! 그런 착한 아이를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드는게 당신의 역할이라면 ..
_ 2006 년 1 월 1 일 / AM 0 : 05
_ ' !!!!!!!!!? '
_ " 아 , 드디어 - ! 드디어 .. 홍진호 선수 , 길고 길었던 ' 무관의 제왕 ' 이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는 순간입니다 .. 2005 년 마지막 온게임넷 ' 최무배 ' 에서 3 : 2 의 스코어로 이윤열 선수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합니다 - ! "
_ 그 얼마나 길었던가 ?! 이 자리에 올라서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이 .. 나를 향해 걸어오는 모든 사람들이 서서히 뿌옇게 그려지기 시작했다 .. 아 , 이런 .. 사나이는 이럴 때 울면 안 되는건데 .. 그저 환하게 한번 웃어주면 되는건데 , 나도 어쩔 수 없는건가 ..
_ " 홍진호 선수 , 2005 년과 2006 년을 아우르는 온게임넷 ' 최무배 ' 에서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되었습니다 ..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 여러분들도 다 아실 겁니다 .. 홍진호 선수가 이 자리에 올라서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고 , 수많은 좌절을 겪었는지를 말입니다 .. 홍진호 선수 , 이제 우승했어요 - ! 당당하게 ' 무관의 제왕 ' 이 아닌 온게임넷의 새로운 ' 왕좌 ' 의 자리에 올라섰는데 한말씀 해 주시죠 - ! "
_ " 아 , 우선 먼저 . 오늘 멋진 경기를 해 준 윤열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 주고 싶구요 .. 저를 이 자리에까지 올라오게 해준 감독님과 팀원들 , 그리고 지치고 힘들 때마다 포기하고 싶어했던 저를 다시 바로서게 만들어주었던 팬 여러분께 우승의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 감사합니다 .. "
_ " 그 인터뷰 잘하던 홍진호 선수가 , 이 순간만큼은 버벅거리는 것이 그만큼 벅차고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는 것이 되겠죠 .. 이제 곧 시상식이 거행되겠습니다 .. 2005 ' 최무배 ' 스타리그를 위해 많은 수고를 해 주신 .. "
_ ' 진호 .. 결국은 , 결국에는 .. 어쩔 수 없었던 것인가 .. '
_ 2006 년 1 월 1 일 / AM 2 : 30
_ ' Zi - n - GGGGG - Zi - n - GGGGG - "
_ " 여보세요 ? 홍진호입니다 .. "
_ " 큭큭 , 나다 .. 오늘 경기 잘 보았다 .. 큭큭 .. "
_ " .. .. .. 네 , 감사합니다 .. 덕분에 저의 오랜 소원이었던 정상의 자리에 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 "
_ " 어짜피 나는 네가 우승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어 .. 내가 선택한 녀석들에게 패배를 맛보게 하는 것은 나의 취미가 아니거든 .. 물론 , 지금부터 네가 어떻게 나의 제안을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그 결과는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 "
_ " 제안이라뇨 ? "
_ " 큭큭 , 벌써 그 머리 속에 우승이라는 달콤한 마약에 취해 나와의 약속은 까맣게 잊어버린 것인가 ? 내가 분명히 너에게 말했을 텐데 .. 네가 나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나는 너에게 우승이라는 선물을 안겨주겠다고 말이야 .. 너의 그 패배감에 찌들어있던 눈빛을 승리를 갈구하는 집념의 눈빛으로 바꾸어준 것이 누구인지는 너도 잘 알고 있을텐데 .. 큭큭 , 그것을 안다면 너는 지금 이렇게 나에게 행동하면 안 되는거야 .. 조용히 입 꾹 닫고 너의 두 귀로 나의 이야기를 듣고 있기만 하면 되는거야 .. 알아들어 ? "
_ " 네 , 알겠습니다 .. 제게 제안할 일이 무엇이죠 ? "
_ " 내가 제안할 일은 너무나도 간단해 .. 나는 지금 아주 거대한 프로젝트를 하나 계획하고 있어 .. 내놓으라 하는 프로게이머들을 한자리에 모아 대회를 개최하는 것이지 .. 어때 ? 네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것이 나의 제안인데 .. 너무 쉬워서 웃음만 나오나 보지 ? "
_ " 아니 , 너무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워서 .. 뭐 , 별로 어려울 것은 없군요 .. 제안은 그것이 다입니까 ? "
_ " 아 , 잠깐만 .. 중요한 한가지 사실을 잊어버릴 뻔 했군 .. 네가 스타크래프트를 하면서 가장 자신있게 사용할 수 있는 유닛이 무엇이지 ? 이건 아주 중요한 사항이야 ..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프로게이머들의 수준을 알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지 .. "
_ " 유닛이라 .. 유닛 .. 제게는 언제나 폭풍이라는 닉네임이 따라다녔었죠 .. 처음부터 끊임없이 몰아치는 그 모습이 폭풍과 닮았다고 해서 .. 그래서 전 언제나 그 처음을 저글링에 쏟아 부었어요 .. 저글링 .. 제가 가장 자신있어 하는 유닛은 저글링인 것 같습니다 .. "
_ " 저글링이라 .. 저글링이라 .. 큭큭 .. 멋지군 , 홍진호 .. 잘 들어라 .. 너는 내가 개최하게 될 토너먼트 대회에서 저글링으로 출전하게 될 것이다 .. 다른 유닛은 너에게 배정되지 않아 .. 한 대회의 우승자께서 선택하신 유닛이 고작 저글링이라 .. 그것도 아무런 업그레이드가 되어있지 않은 방금 라바에서 갓 튀어나온 어리버리한 저글링이라 .. 큭큭 , 너무 멋지지 않는가 ? 폭풍 ? 아직도 예전의 감상문을 쓰던 버릇을 버리지 못 했나 모양이군 .. 뭐 이제 더이상 네 녀석의 얼굴도 볼 수 없겠군 .. 나의 토너먼트에서 떨어져버리는 녀석은 더 이상 이 세상에서 발을 붙일 수가 없어 .. 저 아득한 밑으로 떨어져버리는 기분을 느껴야 할 테니까 말이야 - ! Good Luck , 너에게 행운이 깃들길 마지막으로 빌어주지 .. "
_ " ..... !!!!!!!!!! "
_ 2006 년 1 월 1 일 / AM 3 : 30
_ " 홍진호 선수와 이윤열 선수 , 이윤열 선수와 홍진호 선수 .. 한치의 물러남도 없이 5 세트까지 이 열기를 끌어올립니다 ..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떠한 선수가 우승을 하더라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예요 - ! ' 무관의 제왕 ' 이라는 어쩌면 ,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닉네임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홍진호 선수와 , 3 회 우승에 도전하는 이윤열 선수의 숨막히는 대결 .. "
_ " 아 .. 지금 홍진호 선수와 이윤열 선수의 눈빛을 보세요 - ! 모니터를 뚫어지게 응시하는 저 두 선수의 지금 기백이라면 어떠한 맵이 걸리더라도 그 밸런스는 상쇄되는 것이며 , 순전히 지금 두 선수의 컨디션과 집중력에 따라 결과가 좌우되는 것이라고 보면 되죠 - ! 뭐 5 : 5 라고 봐야죠 - ! "
_ " 아 , 이런 상황에서 테란과 저그가 꺼내들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카드는 무엇이 될 것인지 , 한번 지켜봐야죠 .. 프로토스가 있다면 아주 적절한 캐리어 카드가 있는데요 .. 뭐 지금 이런 긴장된 상황에서 캐리어 뜨면 상대편은 답이 없기는 하죠 .. "
_ " 김도형 해설위원 , 아쉽지만 프로토스는 지금 자리하지 않고 있습니다 .. 홍진호 선수에게 박정석 선수가 아쉽게 4 강전에서 패배를 하면서 프로토스는 그 생명의 불을 끄고 말았습니다 .. 자 , 말씀드리는 순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 관객 여러분 , 마지막 경기입니다 - ! 이 경기가 끝나면 홍진호 선수든 , 이윤열 선수든 여러분의 앞에 승리자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 경기 시작하죠 - ! "
_ " 맵은 ' 알 - 포인트 ' 입니다 .. 가로 방향에 위치한 두 선수 .. 홍진호 선수는 9 드론 스포닝 , 이윤열 선수는 무난한 2 배럭 바이오닉으로 시작됩니다 .. 홍진호 선수 오버로드를 가로로 보내면서 이윤열 선수의 위치를 쉽게 파악 , 반면 이윤열 선수는 SCV 를 세로 방향으로 보내면서 정찰에 상당한 차질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 말씀드리는 순간 홍진호 선수 6 저글링이 나옵니다 .. 그대로 본진으로 달리는 홍진호 선수의 저글링 - ! "
_ " 아 , 이윤열 선수 .. 지금 현재 마린 2 기가 나와 있는 상태입니다 .. 빨리 이 상황을 체크해서 SCV 를 입구쪽으로 보내 막아야 할 텐데요 .. 안 그러면 지금 이 상황에서 끝나버릴 수도 있어요 - ! "
_ " 홍진호 선수의 저글링 그대로 쑤욱 입구쪽으로 밀고 올라옵니다 - ! 흠칫 놀라는 이윤열 선수의 표정 - ! 그러나 침착하게 마린을 뒤로 빼면서 SCV 가 튀어나옵니다 - ! 추가되는 마린 2 기 - ! 이윤열 선수 이쯤에서 한번 싸워줍니까 ? 아 , 저글링과 마린 , 그리고 SCV 들이 한데 뒤엉켜서 싸우기 시작합니다 - ! "
_ " 아 , 홍진호 선수 위험해요 .. 마린과 SCV 가 조합이 된 상태로 6 저글링으로 싸운다는 건 .. "
_ " ..... ..... .... .... ?????!!!!! "
_ " 뭔가요 ?! 6 저글링이 조금의 피해도 없이 마린과 SCV 들을 잡아냅니다 - ! 아 , 이건 신기의 컨트롤 - ! 홍진호이기에 이런 저글링 컨트롤이 가능한거죠 - ! 아 , 이윤열 선수 .. 한순간에 분위기가 역전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 ! "
_ " 홍진호 선수의 저글링 계속해서 추가되며 , 이대로 경기를 끝낼 생각인 것 같습니다 .. 이윤열 선수의 배럭을 장악하며 생산되는 마린을 계속해서 커트해주는 홍진호 선수 - ! 이윤열 선수 , SCV 를 모두 총동원해 저글링과 싸워보지만 저글링이 죽는 것보다 SCV 가 터져나가는 것이 더 빠릅니다 - ! 3 기 , 2 기 , 1 기 , 이윤열 선수 SCV 전멸 - ! 아 .. 홍진호 , 드디어 무관의 제왕에서 벗어나나요 - ! "
_ ' NaDa - GG Yo ..... '
_ " GG - ! 드디어 , 드디어 GG 가 선언되었습니다 - ! 홍진호 선수 , ' 최무배 ' 스타리그에서 드디어 우승을 차지합니다 - ! "
_ ' 삑 - - - - - "
_ 몇번을 다시 봐도 이상한 느낌이 드는 것을 지울 수가 없었다 .. 지금 윤열에게 드는 느낌은 결승에서 패했다는 패배자의 느낌보다는 알 수 없는 기운에 둘러쌓인 듯한 자신의 감정을 알지 못 하겠다는 것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었다 .. 자신이 오랫동안 지켜봤었고 , 이 게임계를 지탱해 나가고 있는 한 축인 진호형이 우승을 했다는 사실이 누구보다 기쁘기는 하지만 .. 그 순간만큼은 , 마린과 SCV 들이 6 저글링에 허무하게 쓰러지는 그 순간만큼은 자신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 더불어 , 가장 놀라운 사실은 그 저글링들의 체력마저도 거의 닳아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 그러나 그것은 그때뿐이였다 .. 마지막 SCV 를 모두 총동원해서 싸울 때에는 저글링들이 너무나도 쉽게 에너지를 잃으며 터져나갔기에 .. 더욱 더 복잡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 진호형에게 물어볼까 ? 아니다 .. 아직은 아니다 .. 그것은 진호형의 우승을 부정하는 나의 얄궂은 패배의식에 불과한 것이다 .. 지금은 그저 진호형의 우승을 축하하고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나의 가장 좋은 행동일 것이다 ..
_ 2006 년 1 월 1 일 / AM 4 : 00
_ " 네가 프로게이머 홍진호인가 ? 저그를 주종족으로 삼고 있으며 , 폭풍저그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는 자인가 ? "
_ " 그렇습니다만 .. 당신은 누구입니까 ? "
_ " 제대로 찾기는 찾은 것 같군 .. 그런데 그 패배감에 짓눌려 있는 눈빛은 무엇인가 ? 큭큭 , 오랫동안 승리의 달콤함을 맛보지 못한 눈빛이군 .. 아무런 기백도 , 승리를 하겠다는 집념도 보이지 않는군 .. 넌 평생토록 그렇게 다른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한 대회의 우승이라는 꿈을 꾸지 않는 것인가 ? 내가 너의 소원을 들어주도록 하겠어 .. 너의 가슴 깊은 곳에서 항상 외치고 있는 ' 우승 ' 이라는 그 단어를 모든 사람들의 입에서 터져 나오도록 해 주겠어 - ! 어때 ? 나의 부탁을 받아들이겠나 ? "
_ " 우승 .. 우승 ?! 정말입니까 ? 정말 저에게 우승을 선물해 주실 수 있는 것입니까 ? 거짓말이라면 , 거짓말이라면 어떻게 하실 거죠 ? "
_ " 큭큭 , 나는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아 .. 나는 승리만을 선물해 주는 청부사 중의 청부사이니까 - ! 좋아 , 그럼 너와 나의 계약은 이루어진 것이라고 해도 상관이 없겠군 .. 너와 나의 계약은 지금부터 시작되었어 .. 지금 이 순간부터 너와 나 , 둘 중의 한명이 죽기 전까지 이 계약은 언제나 유효하게 되어 있어 .. 그 전에는 결코 이 계약을 풀어내려고 해도 풀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기를 - ! 자 , 그럼 이제 너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주도록 하겠어 .. "
_ ' 쏙닥쏙닥쏙닥쏙닥쏙닥 .. '
_ " 그게 정말입니까 ? 그게 정말로 가능한 일입니까 ? 이런 , 그렇다면 정말 저에게도 우승이라는 것이 눈앞에 있는 것이군요 - ! 정말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 ! "
_ " 큭큭 , 그렇게 기뻐할 필요는 없을 텐데 .. 나의 눈에 띄었다는 그 자체가 너에게는 커다란 축복이기는 하지만 말이야 - ! 하지만 , 그 축복이 언제까지나 너에게 태양만을 비추지는 않을 테니까 두고보라구 .. 큭큭 .. 그럼 또 만날 때가 있을 거야 .. Good - Luck , See - Ya .. "
_ 제길 , 그때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어야 하는 것인데 .. 왜 , 왜 받아들였단 말인가 .. 이런 상황을 전혀 예측하지 못 했던 것은 우승이라는 향기에 취해 그만 이성을 잃어버린 나의 실수인 것인가 .. 후우 , 우승의 기쁨이 채 나의 모든 것을 감싸안기 전에 더 큰 부담감들이 나의 모든 것을 뒤덮는 이 상황을 .. 어떻게 해결해야 한단 말인가 .. 겨우 저글링 , 저글링만으로 나의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한단 말인가 .. 어디 도움을 청할 곳은 없나 .. 누가 있을까 .. 나를 믿어줄 만한 사람이 .. 윤열이 ? 아니다 .. 윤열이는 내가 오늘 패배를 안겨줬는데 내가 이런 말을 하면 그 충격감은 더욱 더 짙게 묻어져 나올 텐데 ..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 그럼 민이 ? 게임 상에서도 꿈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언제 현실세계로 돌아올 지 모르는 놈인데 , 내가 오늘 했었던 컨트롤들을 보면 또 꿈타령을 하면서 오늘 제대로 윤열이를 꿈 속으로 인도해줬다면서 나의 후계자니 어쩌니 하면서 혼자 말할테니 .. 없는건가 ? 후 .. 답답하다 ..
_ 2006 년 1 월 1 일 / AM 6 : 00
_ 아무것도 변한 것은 없었다 .. 그 아이가 생활하던 공간은 하나도 변한 것이 없이 나의 등장을 반겼다 .. 당장이라도 그 아이가 저 방에서 튀어나와 나를 반기며 웃음을 짓는 모습이 보일 듯 한데 .. 휑하니 음산한 바람만이 불어나오는 저 방이 싫어진다 .. 하나 둘 그 아이의 짐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 옷이며 , 사진이며 , 책이며 , 그 아이가 정을 주었고 , 사용했던 것이라면 모두 다 가방에 넣어 차곡차곡 정리를 하며 옛기억에 빠져본다 .. 어느 날 문득 , 나의 앞에 나타난 한 아이 .. 갈 곳이 없다며 무턱대고 나를 붙잡고 떼를 쓰면서 하룻밤만 재워달라던 한 아이 .. 그 아이에게 나는 예전의 나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 저 맑은 눈동자 속에 오직 나만이 그려지고 있었다 .. 나의 지친 몸을 저 맑은 눈동자로 바라보는 그 아이를 거부할 수 없었다 .. 기대감 , 그 하나만으로 나의 다리를 붙잡고 늘어지는 아이를 떨쳐낼 수는 없었던 것이다 .. 그때부터 , 나와 그 아이의 생활은 시작되었던 것이다 .. 내가 어떠한 것도 할 수 없다는 패배감에 물들어 있을 무렵 , 그 아이는 내게 다가왔으니 .. 나는 어쩌면 그 아이에게많은 것을 선물받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 그런 아이가 지금은 나의 곁에 없다 .. 정말 노래가사처럼 바람처럼 왔다 바람처럼 사라져버린 그 아이 .. 나는 그 아이에게 무엇이였을까 ? 문득 그것이 궁금해진다 ..
_ P.s : 처음으로 팬픽이라는 것을 한번 적어봅니다 ^^ 평소에 이러한 것들이 실제로 이루어진다면이라는 가정에서부터 시작한 것인데요 .. 재미나 이런면은 장담 못 합니다 _ _ ;; ( 무책임이라는 세글자가 저를 아프게 합니다 .. )
_ P.s : ' 최무배 = 最武배 ' 입니다 .. 최고 굳세다는 것이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