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선거 기간동안 일시적으로 사용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7/05/08 21:19:46
Name harijan
Subject [일반] 선거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단상
국민 아니 초등학교 저학년때 일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야구는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였습니다. 아주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야구이야기를 하게되었고, 그 대화가 저의 첫 문화충격으로 다가왔었죠. 야구이야기는 당연히 어디 팬이냐를 공유하는 이야기로 흘러 갔습니다. 저는 당당하게 해태팬임을 밝혔습니다. 그런데 그 사실이 커밍아웃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울산에서 태어나 창원에서 자랐습니다. 그런데 해태팬? 네 저희 부모님이 전라도분이거든요. 저는 다른 친구들도 당연히 해태팬이라고 생각했던거죠. 왜냐하면 저의 의지와 상관없이 해태팬으로 나고 길러졌거든요. 그런데 현실은 다른 친구들은 저와 다른듯 같게 롯데팬으로 나서 롯데팬으로 길러졌던 거죠.

저의 선거에 대한 첫 기억은 김영삼 대통령이 당선되던 14대 대선 아버지의 한숨소리였습니다. 아버지의 경상도놈들... 하지만 어린 저의 눈에는 호남에서의 90%가 넘는 일방적인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지지도 똑같이 이상했거든요. 그래서 한마디 했었죠. 전라도도 똑같은 것 아니냐는 반응 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크게 혼 났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의 첫 투표 16대 대선 날. 군입대를 앞두고 집에 내려가 있었죠. 그리고 아버지가 제게 묻습니다. 누굴 찍을 거냐고. 저는 말했습니다. 노무현. 그리고 아버지 얼굴에 앏게 퍼진 미소를 보았죠. 내심 걱정 하셨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은 전라도 분이시지만 전 경상도 사람이었던 거죠. 하지만 사실 노무현은 당시 저의 최애정치인 이었죠.

시간이 흘러 이번 대선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반대로 제가 물었습니다. 누굴 찍으실거냐고? 단호한 대답이었습니다. 안철수. 저는 실수로 어떻게 안철수를 찍냐고? 강변하였습니다. 문재인이 노무현이 전라도 사람 내각 추천하면 전라도 사람이라 안된다고 했다네요. 저는 말합니다. 사실이 아니라고. 그리고 아버지는 인터넷에 다 나온다고. 그리고 문후보 아들 이야기를 꺼네드시네요. 그리고 전 다시 항변 합니다. 아니라고. 결국 평행선을 긋다. 아버지는 토라지셨습니다. 여기 사람들 전부 문재인 빨갱이라 욕하고 아무도 안찍는다. 그리고 누가 대통령이 되도 똑같다고. 그렇게 저와 아버지의 대화는 끝이 났죠.

그리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전 행운아라고 생각합니다. 홍준표를 가지고 논쟁하지 않아도 되서.

내일 드디어 대통령선거입니다. 우리 아버지의 말씀대로 누가 되든 당장 우리 삶이 변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확신 합니다. 그렇다고 우리의 한표의 의미가 희석되지 않는 다는 것을. 아직 투표하지 안으신 분이 계시다면 누구라도 좋습니다. 투표합시다. 투표하는 모든 이에게  엄지척을 드립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소와소나무
17/05/08 21:26
수정 아이콘
뭐 안철수와 홍준표 비교하자면 까놓고 말해 비교하는게 안철수한테 미안할 정도죠. 다만 국당이 보여준 대선 전략은 자한당이 보여준 대선 전략과 뭔 차이인지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말해 국당 전략이 더 구렸다고 봅니다. 의미없는 가정이지만 제가 국당에서 안철수 데리고 전략 짠다면 저따위로는 안하겠다 싶네요. 지금 국당보고 있으면 예전에 비싼 물고기 가지고 매운탕 끓여 먹었다는 짤 생각납니다.
17/05/08 21:31
수정 아이콘
비유가 적절치 못 하네요. 비싼 물고기로 매운탕을 긇여도 맛있습니다. 비싼 물고기로 사료를 만들고 있죠. 국민의당은. 트러플향 사료랄까?
17/05/08 21:31
수정 아이콘
차라리 매운탕이었으면 배라도 불렀을텐데 개밥으로 준 느낌
17/05/08 21:35
수정 아이콘
써놓고 생각해보니 진짜 개한테 줬네요 ㅡㅡ
마제카이
17/05/08 21:33
수정 아이콘
이번 대선은 이해찬옹의 명언이 빛을 발하는 충실한 예가 되었습니다. 참으로 자멸이 많았던... 그런 선거였네요.

이제 딱 한걸음 나아질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 한걸음이 얼마나 크게 울릴지는 앞으로 우리가 귀귀울이는 만큼 이겠지요.
이제 24시간 후면 본격적으로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겠지만 대선을 끝으로 보지않고 시작으로 보기를 바랍니다.
Go2Universe
17/05/08 21:35
수정 아이콘
광주출신인 저에게 어느날 어머님이 저에게 그러시더라구요.
문재인이 전라도를 홀대했다고.
그래서 대체 뭘 홀대했냐고 물었더니 사람들이 다 그렇게 말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물었죠.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면 홀대한거냐고.
어머님이 그러셨습니다.
홀대 안했으면 사람들을 왜하냐고.

문득 그때 한명이 떠올랐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다들 빨갱이라고 부르자 내가 왜 빨갱이냐고 반문하면
니가 아무일도 안했는데 빨갱이라고 하겠냐는 주홍글씨를 달고 살았던 분 말이죠.

어쨌든.
내일, 혹은 모레 새벽
새 시대가 열리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17/05/08 21:45
수정 아이콘
다행이 저희 어머니는 토론회를 가장한 청문회를 보면서 안철수에서 문재인으로 마음을 바꾸셨더군요.
저그의모든것
17/05/08 21:35
수정 아이콘
안철수가 민주당 탈당해서 국민당 만들어서 민주당의원들 빼내기 했을때가
아마 제가 안철수를 가장 미워했을때 였던거 같습니다.
새누리가 과반을 먹는다는데.개헌선도 가능하다는데 당신은 이와중에 문재인을 죽이는게 더 중요하니...

지금은 그정도의 악감정은 품고 있지 않습니다.
야권의 총선승리에.탄핵국면에서.
또 지금 자한당의로의 보수표 결집을 막는것에
모두 안철수가 기여했습니다.

문재인처럼 큰유산없이 정치하려니 무척 힘들었을겁니다.
2012년에 안철수로의 단일화가 이루어졌다면 이사람은 그때 대통령이었을수도 있습니다.
어떤의미로든 안철수가 문재인 싫어하는면은 이해할수 있습니다.
많이 분주하셨습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The Special One
17/05/08 21:42
수정 아이콘
문재인은 박근혜 정도가 아니면 감히 넘보지못할 막대한 정치적 유산(혹은 족쇄?)을 받았습니다. 물론 문재인은 박근혜와는 다르게 충분히 그것을 받을 자격이 있었고, 게다가 본인이 그것을 원했던것도 아니었지만요.
17/05/08 21:52
수정 아이콘
12년 대선 문재인으로 한정한다면, 문재인은 그 큰 유산으로만 끌려 정치권에 들어왔고, 정치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문재인은 확실히 다릅니다. 그의 모든 공략과 생각에 동의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그가 추구하는 가치에 동의하고, 병적인 원칙주의가 그 가치로 이끄는 느릴지도 모르지만 가장 효율적인 길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모래를 기대합니다.
남광주보라
17/05/08 21:49
수정 아이콘
503호의 미친 개짓으로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로 503호 욕설로 매일 아침을 시작하는 부모님을 두고 있습니다. 정치혐오가 짙어져서 이번 대선은 결코 투표를 안하려는 어머니를 수차례 이야기하고 설득하고 스토리텔링으로 드라마틱하게 유도했는데, 어머니가 어느새 유승민의 서사시에 흔들리는 것 같더니. . 왜인지 시들해져서는 유승민도 찍기 싫다는 것입니다. 유승민의 정서에 공감이 가질 않는 듯 하더군요. 심은 싸가지없고 재수없어서 싫고, 문재인은 젊은층에게 인기가 많아서 가장 싫어하고, 안철수는 어느새 머리속 지우개가 되고. . 홍준표는 유승민을 상처주어서 싫지만 그렇다고 유승민도 찍기 싫다. . 결국 투표 참여 못 설득해서 안타깝네요. 아버지는 매일 매일 문 찍을까? 심 찍을까? 하는데 이건 반어적인 농담이십니다. 야권 혐오가 짙어진 아버지가 도저히 대선에 흥미를 못 느껴서 일부러 가장 싫은 1,2순위를 언급하는 거지요.
내일 아무튼 아버지라도 설득해서 투표하러 가야겠습니다. 그리고 503. . 찢어죽일 xx
베스킨라
17/05/08 21:57
수정 아이콘
전남 시골에서 사시는 부모님이 오늘 저희 집에 오셨는데...
지난 총선에서 국당 뽑으셔서 당연히 안철수 뽑아야 한다고 이야기를 할까봐 선거 이야기를 안 했는데
먼저 저한테 투표 했냐고 물어보시고 3번은 안되고 1번으로 가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셔서 놀랐습니다.
mb 아바타에....박근혜 사면 얘기에 등등 깜이 아니라고.....
제 생각엔 국당 이번 대선에서 투표율이....특히 호남쪽 투표율이 당 생명이 연장되느냐에 중요한
기점이 될 것 같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3598 [일반] 새로운 대한민국에서 만납시다 [11] 짱구4289 17/05/08 4289
3597 [일반] 1219 끝이 시작이다 - 문재인의 복기 [7] 순수한사랑5602 17/05/08 5602
3596 [일반] 문재인 안철수로 투닥거리는 건 다행인겁니다(?) [41] 바스테트6829 17/05/08 6829
3595 [일반] 쿨타임됐으니 다시보는 2012 출구조사 카운트다운 [12] style7015 17/05/08 7015
3594 [일반] 선거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단상 [12] harijan3572 17/05/08 3572
3593 [일반] 그 사람을 가졌는가 [12] 에위니아4335 17/05/08 4335
3592 [일반] 민주당 경선 경쟁자들의 지지선언(?) [34] 냥냥슈퍼8485 17/05/08 8485
3591 [일반] 어느 안철수 지지자의 상처 [120] 로빈12376 17/05/08 12376
3590 [일반] 2002년 12월 18일, 긴박했던 그 순간 [47] 어리버리7906 17/05/08 7906
3589 [일반] 이 나라는 이 회사를 왜 이렇게 사랑하는가? [16] 인간흑인대머리남캐7059 17/05/08 7059
3588 [일반] 국민의당이 얘기하는 안철수가 이긴다는 근거 [42] 어리버리8926 17/05/08 8926
3587 [일반] 포스트 대선 이야기. [92] 세인트8097 17/05/08 8097
3586 [일반] 자유한국당하고 국민의당간의 패륜 경쟁이 치열하군요 [58] Korea_Republic8358 17/05/08 8358
3585 [일반] 오늘자 본격 시사인 만화 [30] The xian9762 17/05/08 9762
3584 [일반] 지금 중국에서 ‘한류 여신’은 유담 [33] 카카롯뜨9243 17/05/08 9243
3583 [일반] MBC 앵커의 민주당 '패륜' 비판, 주어 없다 [32] 로빈8002 17/05/08 8002
3582 [일반] 투표용지 2가지에 대한 생각 [33] 삭제됨10363 17/05/08 10363
3581 [일반] 엄살의 민주, 허세의 보수 [63] 로사8569 17/05/08 8569
3580 [일반] 이번 대선 3인 지지율 합 125% 예상... [16] Neanderthal7231 17/05/08 7231
3578 [일반] 홍준표 "경상도에서는 장인을 친근하게 '영감탱이'라 부른다" [125] 냥냥슈퍼11813 17/05/08 11813
3577 [일반] 오늘자 국민의 당 논평... [57] Rorschach7684 17/05/08 7684
3576 [일반] 홍준표 당선시 노동장관 김문수, 국방장관 박정이 [24] 어리버리6859 17/05/08 6859
3575 [일반] '애국보수' 변희재는 사전투표가 몹시 못마땅하다 [30] vanilalmond7963 17/05/08 796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