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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1/22 10:12:50 |
Name |
The Siria |
Subject |
World E-Sports Games 16인의 시인에 대한 단상(16) - Moon〔ONE〕, 장재호. |
어디선가, 아름답고도 그 노래 앞에서는 누구도 침묵할 수밖에 없는 곡조가 들립니다.
그 곡조의 소리는 조용히 흘러나오며, 아름답게 흔들리는 가슴을 만들어 냅니다.
흔들리는 마음.
노래에 흔들리는 마음을 바라보며, 그렇게 느끼는 소리를 듣습니다.
아, 어쩌면 우리는 그 소리에 취해서, 우리의 할 말을 잊었는지도 모릅니다.
섬세하게 하나하나를 바라보며 말하는 노래는 모든 이들을 존중하는 노래입니다.
어디 하나 떨어지거나 약해서 스러지는 모습을, 그 모습을 볼 수 없어서, 기어이 자신의 노래로 이를 살리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그입니다. 그의 입과 손이 수고로울지라도 그는 이 일을 반드시 해냅니다.
손과 입이 수고로운 것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는 천성이 시인인 모양입니다.
부드러운 손놀림으로 그 핏덩이들을 다 살려낸 것을 보면.
그 어두운 전장의 기운에서도 아름답게 울리는 노래를 쓰는 것을 보면.
세상이 그에게 환상을 창조하는 사람이라는 찬사를, 어쩌면 시인으로서는, 대중을 의식해야 하는 시인으로서는 최고의 영예인 그 칭호를 안겨준 것을 보면.
그리고 그 칭호에 부끄럽지 않은 시들을 계속 쓰고 있는 것을 보면.
그리고 그 시가 단순히 멋만 부린 시가 아니라, 실제적인 내용과 주제도 알찬, 겉과 속이 모두 알찬 시라는 사실을 보면.
그의 곡조에 다시금 귀를 기울입니다.
핏덩이들이 다시금 살아 움직입니다.
무수한 전투와 전장에서 센티널의 영광을 위해 희생을 했고, 마침내 영광이라면 영광이고, 비극이라면 비극인 최후를 맞이하기 직전에, 그 핏덩이들은 고국으로 돌아갑니다. 아버지 같은, 어머니 같은 센티널의 본영으로....
가득 찬 생명수 앞에서 그들은 다시 기운을 차립니다.
비장미가 넘치는 시라면, 그 순간에 장엄한 최후를 묘사해야겠지만, 그가 쓰는 비장미란 전율과 동의어인 모양입니다. 핏덩이들이 극적으로 살아남아 자신의 고국에서 다시금 살아 돌아올 때, 우리가 보는 것은 찬탄입니다.
자신이 부리는 병졸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는 장수의 몸부림과 그 결실을 누구보다 뛰어난 손놀림으로 묘사합니다. 그 묘사가 많은 이들이 그의 시를 즐겨 애독하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묘사는 사람의 가슴을 울리는 법인가 봅니다.
그는 자신의 손놀림으로 전투에서 고생하는 센티널의 전사들을 위로합니다.
영원을 억지로 약속하고, 전투에 내보내는 것이 아닌, 빠른 손으로 그들을 치유합니다.
그들에게 살아서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합니다.
동시에 그것은 그의 적수들에게는 끝까지 죽지 않는 불멸의 센티널 군단이 되는 것이자, 공포의 대상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공포는 단순히 학살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생명이 때로는 공포를 만들어 냅니다. 아끼는 마음이 공포를 낳는 것입니다.
그의 손에서 어떤 마술이 벌어졌습니까.
어떤 곡조가 다시 불리어 졌습니까. 선술집에서 조용히 떠돌아다니던 영웅들은 그의 곡조와 손끝 아래에서 아름다운 가락으로 변하여 우리에게 찾아옵니다.
레인저의 시체에서 부활시킨 영웅은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 누가 그를 이용해서 곡조를 쓸 생각을 하였겠습니까.
그의 마음 속에서는 소외라는 단어는 없는 것 같습니다.
소외라는 단어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었다면, 그랬다면, 그의 곡조가 다양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다양한 노래 소리에 많은 이들이 귀를 기울이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항상 듣는 노래가 아닙니다.
그의 노래는 다양한 곡조를 가진 노래입니다.
그 가사 또한 매 번 달라, 같은 곡조를 쓰더라도 그의 노래는 다른 느낌을 줍니다.
센티널의 교도관이 때로는 강력한 칼춤을 추면서 노래를 불러, 그 자체에서 느낌을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혹은 독이 묻은 단검을 통해서 한 곡조에 큰 울림을 던집니다. 순간순간 이동해서 상대를 제압하는 장면을 묘사한 시는 또 어떻습니까.
곡조와 가사의 변화, 이 것이 그의 시를 특징짓는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가장 무서운 것은 이 시가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시가 아니라, 주제를 너무도 잘 드러내는 시라는 점입니다.
그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센티널의 언어로 시를 써 왔으며, 센티널의 승리를 노래하는 시인입니다. 때로는 아쉽게 패배를 노래한다 할지라도, 혹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는, 그래서 전율과 공포를 느끼게 하는 승리의 노래를 부를 때도, 언제나 그의 노래는 승리를 노래하려 애를 썼고, 상당수는 그것을 이루었습니다.
잊혀진 것들도 모두 승리의 노래에 가담시키는 그의 재능. 어쩌면 그 자체가 공포인지도 모릅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눈짓)가 되고 싶다.」
그는 꽃을 무수히 만들었습니다.
잊혀진 영웅과 전사들을 다시 불러내어 아름다운 곡조의 주인공으로 바꾸었습니다.
새로운 전장이 주어지면, 그 전장에 맞게 시를 써 냈습니다.
단 하나의 센티널의 전사도 소홀히 하지 않고, 그들에게 생명수를 다시 마실 기회를 주었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그 모든 것들은 꽃입니다.
그가 불러준 이름은 꽃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잊혀지지 않는 곡조가 되고, 눈짓이 되어 다가 왔습니다.
꽃의 시인, 공포의 시인, 전율의 시인이 또 어떤 꽃을 만들어 낼지 기대하겠습니다.
의미를 창조하는 전율과 공포의 환상 작곡자. Moon〔ONE〕, 장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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