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7/05/01 13:06:16 |
Name |
디미네이트 |
Subject |
[WSVG] 64강 eSTRO]GoStop(UD) vs wNv.TH000(HM) 경기 감상 |
우연히 64강 결과를 살펴보다가 흥미로운 대진을 발견했습니다. 요전에 독특한 선팔라 운영으로 많은 휴먼 유저분들의 극찬을 받았던 TH000, 이른바 '영삼이' 선수와 이스트로의 고독한 핀드 '고스톱' 김동문 선수의 경기. TH000 선수 언데드 전 마인드도 상당히 특이한듯 해서 언제 한 번 경기를 꼭 봐야겠다 싶은 차에 이번 대회 리플도 쉽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eSTRO]GoStop vs wNv.TH000 @ Echo Isles
영삼이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선팔라겠죠. 김동문 선수 선알타 핀드 체제. 초반에 즉각 밀리샤 동반해서 멀티 지역 사냥을 할 듯하다가 김동문 선수쪽 초록색 놀 지역을 사냥하고 용병 상점을 사냥하는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특별히 견제를 들어간 것도 아니고, 초반이 지나가다 휴먼이 멀티를 들어갑니다. 세컨 다크 레인저가 멀티 완성 전에 피해를 준건 아니지만, 이미 블랙 시타델이 올라가기 시작한 시점. TH000 선수가 이 경기에서 잘한 부분이라면 이 시점에 찌르기를 들어가서 일꾼을 전멸시키면서 블랙 시타델을 한 번 취소시키고 자원 피해를 엄청나게 줬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 뒤 괜히 무리해서 금광 때리다가 풋맨을 거의 다 잃었고, 견제와 동시에 테크를 탄 것도 아니며, 자원을 관리 차원에서 모은다기 보다는 그냥 하릴없이 모으는 듯한 느낌을 주는 등 멀티 태스킹에 문제가 있는 듯 했습니다.
석공술 1업 타워로는 핀드 옵시를 상대하기는 부담스러운 듯한 느낌. 김동문 선수의 본진 찌르기에 맞춰 팔라딘이 다시 한 번 금광 견제를 들어가봅니다만, 김동문 선수 이번엔 뚝심을 발휘하여 용병과 밀리샤를 대거 잡아내고 이어서 대량의 해골과 함께 멀티에 쳐들어가서 멀티를 밀어내는데 성공. 이 시점에서 경기는 끝났고, TH000 선수도 멀티가 깨진 이후로 그렇게 열의를 다해서 경기를 한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wNv.TH000 vs eTSRO]GoStop @ Turtle Rock
TH000 이번엔 선마킹. 멀티를 가져가는 타이밍이 워낙 늦어서 멀티 활성화 될때쯤이면 이미 블랙시타델이 올라가고 있고, 킵업 할 때쯤이면 언데드는 이미 갖출 걸 다 갖춘 느낌이랄까요. 비주류 선영웅의 한계인지, 테크에 크게 의존을 하지 않는 스타일인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김동문 선수도 끝낼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해 TH000 선수가 하고 싶은 걸 다 하게 해준 느낌입니다. 세컨 블메, 서드 팔라 나오고 그리폰 모으더니 어느 새 시즈 엔진. 결론적으로 휴먼이 조합 완성할때까지 시간 주면 답이 없다는 사례를 보여줬네요. 배리지 업그레이드한 시즈엔진도 여러 대 있으니 디스가 그냥 녹네요.
TH000 선수는 기만 전술/전략에 능하다는 인상을 줍니다. 경기 초반에 마킹을 쫓는 데나와 굴들을 텔레포테이션 스태프로 멀리 따돌리고 안전하게 거북이 지역 사냥하는 플레이도 그런 의미에서는 영삼 선수의 그런 성향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김동문 선수 많이 유리한 걸로 봤는데, 캐슬 조합 나오니 무너지기 시작하는 모습이 여러가지 의미에서 아쉽기만 합니다.
eTSRO]GoStop vs wNv.TH000 @ Gnoll Wood
이번엔 선팔라. 여전히 늦은 타이밍의 멀티. 테크를 타면서 중멀을 가져가는 것도 아니고, 사냥이나 설렁설렁 돌아다니면서 타운홀 상태로 한참 있다가 상대가 블랙 시타델 올라갈 때쯤 홀이 올라가기 시작하는 건 아무리 봐도 좀 방법론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만큼 김동문 선수가 상당히 빠른 홀업을 감행한 면도 있긴 합니다.
멀티도 그나마도 무난하게 올라간 것도 아니고, 한차례 달려온 일꾼들은 데나와 굴에게 한 번 정리 당하고 타워 네 개쯤 짓고 홀을 짓기 시작하니, 멀티 돌아갈 때쯤 들어온 프렌지 굴과 디스트로이어의 타이밍 러쉬에 본진 대파되는 것은 불가피. 열심히 버텨봅니다만, 그저 자기 본진 있던 자리에 네크로가 올라가는 아픔을 맛 볼 따름. 언데드 본진 세크리피셜 핏을 때리는 팔라딘은 디바인 쉴드의 반짝이는 빛에도 불구하고 그저 처량하고 외로운 중년으로 전락.
실제로 TH000 선수의 경기를 본 것은 처음입니다. 정말 대단하다고 칭찬받던 경기가 아니라서 영삼 선수의 진가를 표현하기엔 어렵겠죠.
이 세 경기에서 느낀 TH000의 이미지는 ‘마이 페이스.’ 나만의 영웅으로 나만의 계획에 따라서 움직이는 듯한 느낌입니다. 상대에게 맞춰가는 것이 부족하다기 보다는 상대에게 대처하는 ‘다른 사람과 다른 나만의 방식’이 있다는 느낌이랄까요. 상대의 공격은 타워와 팔라딘 견제로 버티고, 난 내가 원하는 시점에 캐슬 조합 맞추기만 하면 무조건 이긴다는 조금은 투박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확실히 느립니다. 그러나 내버려둘 수가 없죠. 2경기가 그걸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타이밍에 느긋하게 캐슬 조합을 맞추기 위해 예의 극강 팔라딘 견제 등을 활용하는 것 같습니다만, 이번엔 그런 것이 전혀 빛을 발하지 못했고 또한 그런 느긋하고 투박한 페이스로 가기엔 우리나라 선수들의 타이밍이란 것은 아주 날카로운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초반에 애써 고용한 용병들도 활용도에 비해 너무 쉽게 잃어버리는 것에서도 아직 투박함이 느껴집니다.
이스트로에 홀로 있는 김동문 선수의 선전도 반가운 소식. 전체적으로 무난한 경기를 보여준 것 같습니다. 2경기에서 끝낼 타이밍을 잡지 못한데서 연습량이 거론될지 모르겠습니다만, 따지고 보면 결과론이죠. 은근히 스카이 선수와의 현피 매치도 기대 중이고, 좋은 활약으로 이스트로가 빨리 다른 워3 선수들을 영입할 계기를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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