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대부분 워3팬들은 우리나라 스타급 선수들이 다 있는 MYM 경기는 놓치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기대되는 경기죠. 오늘 초반 오정기 선수의 활약이 좋았고 상성상 불리함을 극복한 엄효섭 선수의 모습도 멋졌지만, 언데드 대 휴먼의 싸움에서 휴먼이 2:1로 패하면서 (그것도 1패는 휴먼의 이른바 '뻘짓'에 의한 패배) 언데드에게 크나큰 숙제를 남겨줬고, 장재호 선수의 패배 또한 충격으로 다가오면서 다시 타워에 대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듯 합니다.
3경기 SK Firede(HM) vs MYM]Susiria(UD) @ Turtle Rock
터락 거북이 지역 멀티 견제 들어가는데 데나 사망하고 무리하게 굴로 일꾼 다 잡으려다 굴까지 전멸해서 휴먼의 풋맨 견제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하고, 일찌감치 승기는 내준 상태였습니다. 그나마 이 경기가 길게 갈 수 있었던건, 휴먼이 타워 도배를 하느라 캐슬까지 가는데 엄청 시간이 걸렸다는 것. 킵업 시작했을 때 이미 블랙 시타델 올라가고 있던 중인 걸로 기억합니다. 그뒤로 유일한 희망이라 부를 수 있는 디스트로이어를 다수 모았으나, 멀티에 있는 타워 다 부수는 동안, 시즈 엔진 나오고 나서는 답이 없는 상태였겠죠. Firede 선수가 타워를 과도하게 믿었는지, 풋맨 추가가 그 뒤에 거의 없었는데, 이 때 차라리 본진을 때려보았다면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도 해봅니다.
4경기 MYM]Lucifer(UD) vs SK.Firede(HM) @ Twisted Meadow
전 경기에서 타워가 다섯 개 이상 완성되지 않으면 홀을 짓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던 Firede. 오늘은 타워빨 좀 받는다고 생각했는지, 고블린 상점 지역 사냥하고 밀리샤 동반해서 타워러쉬를 기세 좋게 가네요. 그러나 아메 영감님 일찌감치 포탈 타시고, 완성된 그 많은 스카웃 타워들은 취소도 못하고, 세컨 팬더 동반한 멀티 공략에 멀티 취소당하면서 경기 기세를 아주 쉽게 루시퍼에게 넘겨줍니다.
여기서 지난 경기를 지켜봤던 루시퍼가 가만히 있을리 없겠죠? 상대 멀티 하려던 지역에 멀티 해주는 센스. 어느 새 템플 오브 더 뎀드가 올라가더니 밴시가 슬금슬금 나오네요. 처음 제플린에 태운 밴쉬는 너무 쉽게 사망. 두 번째도 실패. 결국 세 번째에는 언데드 멀티에 아주 보기 민망한 타워 러쉬를 하러 온 피전트를 잡는데 성공. Firede는 무슨 생각으로 이 경기를 버텼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타운 홀 완성 되기 전에 나가네요. 버틸려면 끝까지 버티지 하는 생각이... 전 우방을 싫어하지 않습니다만(지금은 언데드지만, 휴먼 타워랑 캐슬 조합 보고 휴먼 전향을 심각하게 고려중입니다.;), 전 경기에서 열불 나셨던 많은 분들에게 아주 통쾌한 경기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5경기 SK.Miou(HM) vs MYM]Lucifer(UD) @ Echo Isles
깔끔한 패멀 운영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언데드 먹고 살기 힘들구나라는 걸 느끼게 해준 경기랄까요. 개인적으로 요즘엔 배넷에서 휴먼 상대하는 것보다 오크 상대하는 게 더 좋습니다. 일단 세컨 다크 레인저 견제가 그리 신통치 않았고, 풋맨 견제 막아낸 후 멀티 따라간 게 휴먼에게 너무 많은 시간을 준 게 아닌가 싶네요. 3경기에서 Firede 선수가 타워에 투자를 많이 한 탓인지 홀업이 많이 늦어 시간을 질질 끈 것에 비하면, Miou선수는 타워 사용을 최소화하면서 상당히 빠른 홀업을 달성해내면서 딱 필요한 조합을 완성해낸 것 같습니다. 아무튼 한때는 감사히 생각했던 휴먼에게 루시퍼가 패배하는 모습이 충격적이네요.
6경기 SK.Miou(HM) vs MYM]Moon(NE) @ Gnoll Wood
휴먼 상대로 오크 내보내기는 좀 그러니 결국 문이 출전을 한 것 같은데, 놀우드 옆자리 타워 러쉬에 보기 좋게 당해버렸습니다. 그 뒤 문의 처절한 몸부림. 진짜 저건 장재호라서 저렇게까지 간거다 싶을 정도의 모습이네요. 메타몽이 초라해 보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7경기 MYM]Focus(OC) vs SK.Miou(HM) @ Lost Temple
나엘 상대로도 했고, 무려 언데드 상대로도 한 타워 러쉬를 오크한테 안 할리가 없죠. 멋지게 막아낸 것 같습니다. 블마로는 타워링 막아내기 힘든 걸로 알고 있는데, 엄효섭 선수 정말 대단하네요. 타워 러쉬 막힐 때쯤 헤드헌터가 세기 남아 있던데, 생산 속도가 빨라서 헤드 헌터를 택한 건지, 아니면 피어싱 타입으로 타워를 부수려고 한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디몰리셔 5기에 본진 홀이 박살나는 장면은 안티 타워 유저분들께는 아주 통쾌한 장면인듯.
오늘 최대의 화두는 역시 타워겠죠? 개인적으로 요약하자면, ‘타워로 흥한자, 타워로 망한다.’ 장재호마저도 무너뜨린 타워 러쉬에 오늘도 각 워3 커뮤니티는 타워 이야기로 만선일 듯 합니다. 즐기기 위한 게임이라는 것은 확실합니다만, 선수들에게는 승패에 생계가 걸려있는 일이니, 너무 선수들의 플레이에 대한 비난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결국 타워가 무적인 것도 아니었으며, 타워 도배하고 시간 끌면 지루하다고들 하지만(3경기는 확실히 Firede의 운영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경기 전반적으로 상당히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 저는 fnatic과 Tek9 경기 보러 갑니다. 6,7경기 사이에 시작되었던 1경기가 워낙 흥미로워서 기대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