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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12/17 15:49:28
Name 드러나다
Subject [일반] 교회 4년 다니고 후기
지난글 https://cdn.pgr21.com/freedom/89683

결혼하고 교회다닌지 4년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신심이 깊어졌..으면 좋았겠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습니다. 매주 일요일마다 루틴처럼 예배에 참석하지만 톨스토이마냥 엄청난 회심이 왔다거나 회개가 왔다거나 방언이 터졌다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매주 같은 자리에 앉아서 가만히 목사님의 말과 주변 사람을 지켜보는 일을 하고 있죠.
(와이프에는 비밀입니다.)

요즘들어 예전에 제가 올렸던 지난 글이 문득 떠오르면서 손이 근질근질하더라구요. 나는 2년 주기마다 뭘 써야하는 사람인가..? 하면서 교회 관찰기를 또 올려봅니다.


+신은 있는가? 라는 질문의 무의미함

신은 있을까요 없을까요? 누군가에게는 큰 떡밥이겠지만, 저에게 그건 별로 가치있거나 의미있는 질문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저는 종교란 기본적으로 행복해지기 위한 삶의 행동방식, 스타일, 미덕의 집합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신 존재란.. 대단한게 아니라 그 행동방식에 권위를 부여하기 위한 전통적인 수단정도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겁니다. "너 착하게 살아!" 라고 누군가에게 설득하려한다면 "왜?" 또는 "너가 뭔데?" 라는 말이 돌아올 겁니다. 그 때 착하게 살아야하는 이유와 근거와 사례들을 윤리학적으로 열변을 토하면서 설득하는 것보다 "킹왕짱 쎈 신께서 그렇게 말함"이 훨씬 깔끔하고 쉽습니다. 그 다음 질문으로 "그 신이 진짜 있어?" 혹은 "그 신이 대체 얼마나 쎈데?" 라고 묻게되면 또 그에 대한 진기한 이야기들을 늘어놓아 설득하는 것이죠.

실제 구약을 봐도 그런 점이 있습니다. 천지창조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 이후로도 잘못을 저지른다. > 신이 노하셨다. >멸망. >기름부름 예언자 등장하여 회개 > 다시 융성. > 다시 1로 돌아감의 반복적인 이야기들이 많지요.
그냥 인간의 한계 혹은 자연의 섭리 등으로 서술할수 있는 역사를 굳이 신의 개입으로 설명한다는 것은 무언가 의도가 있는 것이고, 그 의도란 사람을 어떤 삶의 방향(누군가가 보기에 옳은 방향)으로 살게하기 위한 설득력, 그리고 권위를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하고 저는 바라보는 것이죠. 그러니 정말 중요한 것은 그 다음, 열심히 권위를 빚어놓은 그 신의 입을 빌어서 말하는 '어떻게 사느냐'에 대한 내용일거구요.

그러니 저에게 신이 있느냐 없느냐. 그는 유일한가 전지전능한가. 의인체인가? 형상이 있는가? 하나이고 셋이자 하나인가? 같은 문제는 설정놀음 같은 소모적인 이야기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뭐 모든 논리의 근원이 되는 공리에 가까우니까 믿으라면 믿어야죠. 사도신경을 외우면서요.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 그래요 신은 존재하십니다. 그 다음은요?

저는 찬송가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뭔 가사들이 죄다 '믿어요 믿어요 우리 하느님. 사탄을 무찌르고 승리하고, 언젠가 다시 오셔서 이 세상 다 쓸어버릴게 분명함 우리 하느님 짱짱맨 야!'를 벗어나질 못해서 솔직히 너무 유치하고 다 큰 어른이 이에 맞춰 율동도 하는 걸 보면 진짜 뇌가 녹아내릴것 같습니다. 그런대 사람들은 좋아하네? 잉?

예배 말씀도 열에 일곱은 그런 이야기에요. 믿음이 부족해서 그렇습니다. 의심해서 그렇습니다. 그럴수록 더 헌신하세요. 정말 100% 신앙에 전념하셨습니까? 확신하십니까?

이런 주제를 마주할 때마다 좀 당황스럽습니다. 그리고 답답하구요. 뭔가 가스라이팅이란 이런건가..싶기도 합니다. 주요 불만사항은 이겁니다. 왜 믿음 그 이후의 행동을 말해주지 않지? 크리스찬이라면 해야하는일 다른 불신자와 달라야만 하는 행동방식이 그저 죽어라 믿음에만 집착하는 것인가?

생각해보니 교회에서 열심히 독려하는 행동이 하나 있기는 하죠. 전도요. 다행히 제가 다니는 교회는 과도한 확장주의적 행보를 보이는 곳은 아니라 다행입니다만.. 제가 만난 모든 교회에서 전도는 중대사항이었습니다.

물론 전도가 나쁜 건 아니죠. 좋은 말씀과 가치를 나누는 동료를 늘려나가겠다는게 뭐 그리 나쁜일이겠습니까. 어떤 이에게는 전도를 통한 교회의 방문이 삶의 혼란을 해결하는 영혼의 샘물이 될 수도 있을겁니다. 제가 궁금해하는 것은 아무리 살펴봐도 샘물이 없어보인다는 거구요.

전도를 하면서 한다는 말이 뭡니까. 구원을 얻는다. 영생을 얻는다. 죽어서 천국간다 정도? 크리스찬 세계관에 익숙하지 않거나 오히려 일정 반감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시작부터 매우 엉뚱하고 사특한 코멘트입니다. 솔직히 그런 괴이쩍은 말보다는 나눠주는 물티슈 품질을 올려줬으면 좋겠습니다. 물티슈는 사후세계처럼 공허하지 않고 지금 얼룩을 닦는데 확실한 효용을 주거든요.

+ 절대자라는 뽕맛
교회를 다니면서 다른 성도들을 만나게 됩니다. 정확히는 만나지않으면 못배길만큼 자리를 만들어줍니다. 셀 구성하고 모임을 만들고 약속을 잡고 밥을 먹고 등등 이하생략.
이 분들과 교류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힘든일 즐거운일 뭐 그런 것이죠. 다만 비기독교인과 다른 점은 그 뒤에 꼭 '하느님의 뜻' 과 연관있는 단어를 붙입니다.

'시험에 들다.' 정말 빈번히 쓰이는 표현입니다. 내가 힘든 것은 내가 시험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시험에 든 것은.. 내가 뭘 잘못했거나, 내가 이후 크게 쓰임받을 일이 있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우리 인간이 미처 이해할 수 없는 하느님의 큰 뜻이 있다거나, 중간고사 기간이거나 뭐 그런 이유 때문일겁니다. 그리고 뒤에 덧붙입니다. 그분께서는 다 기억하셨다가 다 돌려주실줄로 믿는다.

솔직히 저로서는 좀.. 너무 지나치게 속편한 세계관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우기가 어렵습니다. 저 하늘에 교회에 이름이 등록된 모든 인간을 관장하는 어떤 존재가 있어서(정확히 어느 종파까지 포함되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우리에게 시련을 주는데, 아무튼 그 시련에는 다 이유가 있으며, 그 이유는 지금 당장은 몰라도 나중엔 알게될 것이고, 시련은 특별한 사람에게 견뎌낼만큼만 주시는 것이며, 이걸 잘 통과하면 추후 보상까지 있다?
이걸 믿으라고? 아니 믿는 사람이 있다고?
네 놀랍게도 믿습니다. 왜냐면 믿으라고 하니까요.

물론 이 내러티브는 순간적인 진정제 효과만은 탁월합니다. 이런 생각의 흐름을 제공하죠.
"나의 불행에도 의미가 있다. 불행으로 인한 내 손해 또한 정산될 것이다. 이는 천지를 창조한 절대자가 보증한다. 그러니 이 불행을 한번 견뎌내보자."

본래 우주는 인간에게 무심하고, 자연이란 척박하며, 인간은 욕심이 많고, 내 몸은 시간이 지날수록 낡고 병들기에 인생은 불공평합니다. 누군가는 운이 좋고 누군가는 운이 나쁘죠. 하지만 우리는 이 세상이 공정하게 만들어졌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공정사회신념이라 하던가요? 그래서 종종 세상이 우연히 하필 나에게 날벼락을 내리칠때 우리는 이를 20면체 주사위굴림에 3이 떠서 발생한 것으로 순순히 넘어가지 않습니다. 다른 해석을 하려하지요.
주로 인간이 하는 행동은 이 모든 책임을 물을 대상을 찾아내는 겁니다. 귀인의 오류라고 하더군요. 내가 개인적으로 불행을 맞이한 것은 친구놈 탓이야, 부모님 탓이야, 사장님 탓이야. 불행이 사회 단위로 오게되면 정치인을 욕하거나 세력을 욕하거나 하면서 이른바 민심이 흉흉해지죠.

이럴때 교회의 시험 내러티브는 빛을 발합니다. 뭔가 의미가 있을 것이다.. 뭔가. 일어나고 있음.. 효과는 탁월해보입니다. 개인의 엄청난 불행과 장애를 종교의 힘으로 견뎌냈다는 이야기 한두개는 다 들어보셨잖아요?
내 뒤에는 창조주 조물주가 있다. 그래서 난 선택받았고 죽어서도 사는 특별한 존재다라는 감각은 실제로 사람을 내적으로 강해지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불행에도 견딜수 있는 놀라운 힘을 주죠. 본인이 스스로 강해지지 못하고 다른 존재에 의존하여 강해진다는 게 호가호위라는 사자성어도 떠오르면서 좀 서글픕니다만.
맑스가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라고 했을 때, 어쩌면 이런 걸 보고 말했는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약도 잘쓰면 의료효과가 있으니까요.

+ 결언
돌아오는 성탄절에 세례를 받습니다. 교회를 4년이나 다녔으니 피할수 없었죠. 솔직히 걱정입니다. 저같은 나일롱 신자도 품안에 거둬주실지요. 성경에서의 그 분은 그렇게 너그러워보이지 않던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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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17 15:58
수정 아이콘
진정 구도자의 길을 걷고 계시군요...아니면 이것이 사랑의 힘일지...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나름 믿어보려고 열심히 노력했습니다만 저는 뭔 짓을 해도 못 다니겠던데요
22/12/17 16:00
수정 아이콘
사탄 뚝배기를 깨지 않았나요?
22/12/17 16:01
수정 아이콘
아낌없이 찍어서 던지셔야 할 현실 세계의 수많은 쓰레기들을 그대로 품고 계시는 걸 보면, 그 분은 충분히 너그러워 보입니다.
Be Quiet n Drive
22/12/17 16:06
수정 아이콘
6년차 후기 기대하겠습니다?
포도씨
22/12/17 16:11
수정 아이콘
저는 종교를 인간의 불완전함을 메꾸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불교가 열반에 이르기위해 108 번뇌를 끊어내는 것이나 기독교가 죄를 지을 수 밖에 없는 우리가 예수를 통해 죄를 사함받고 구원에 이른다는것이나 이슬람이 율법을 지켜 구원에 이른다는것 모두 완전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을 자극하는 것이지요. 얼핏 보기에 믿기만 하면 죄를 사함받고 구원에 이르는 기독교가 제일 쉬운 교리를 가지고 있고 스스로를 속이기도 쉽기에 신자를 늘리기에 수월하지만 그만큼 가라신자들이 많고 구원론에 이해도 없으면서 하나님의 권위를 빌려 자신의 권위를 세우는 사람들이 꼴보기 싫습니다.
지금 시대의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당하는 가장 큰 이유죠.
샤오미
22/12/1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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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선생님께서 ’종교란 단어의 뜻은 으뜸가는 가르침이다‘ 라는 말을 듣고 그게 제가 종교를 대하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글쓴이님께서 신이 있느냐라는 질문은 무의미하다고 쓰신 부분이 공감되네요. 마치 공부를 하다가 ‘이 부분은 그냥 외우는 수 밖에 없다’라는 때가 있는것 처럼, 예절 교육을 할 때 계속 ‘왜 그래야 해요?’라는 질문을 계속하는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에게 주기위한 대답으로 종교가 쓰인게 그 시작이 아닐까 하고 개인적으로 생각해봅니다.
만성두통원딜러
22/12/1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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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모태신앙으로 중학교때는 찬양인도를 할만큼 신실한? 학생이었는데 지금은 아예 척을 지고 삽니다. 공브하느라 바쁘기도 했고 가정형편이 어려웠기도 했었죠. 결국 실제 삶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중간중간 다시 다니기도 했었고 돌이켜보면 가장 행복하고 긍정적이었던 순간이 교회에 잘 다닐때기는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믿음이 없어진 순간부터는 발길이 안가더라구요.
탑클라우드
22/12/1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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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종교인의 삶!!
22/12/1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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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훼신화의 경전 첫 페이지에는 신이 보기에 완벽한 낙원이 나오는데, 그럼 경전은 그대로 끝났어야 했겠죠.
하지만 그 두꺼운 경전의 나머지 부분은 그 신도 예상치 못한 사건들을 쫓아다니면서 땜빵하는 일들의 연속입니다. 전지전능하다는 설정과는 동떨어진 뜬금없음의 덩어리죠.

- 이만희나 정명석을 신격화하는 걸 보면 보통은 (기독교인들도) 조롱을 하는데
예수라는 사람을 신격화하는 걸 보고는 신성한 종교라고 쳐 주는 모순이 거슬립니다.
티아라멘츠
22/12/17 17:23
수정 아이콘
딱히 신학과쪽이랑 연관없어서 잘 알진 못하는데
전지전능을 강조하는 신학자들의 경우엔 애초에 과거와 미래가 신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보긴 할겁니다.
22/12/17 21:58
수정 아이콘
네네 성경은 과거와 미래가 없다고 말하고요. 신은 인간에게 유일하게 '자유'를 주었고 타락할 '권리'를 주었는데, 이를 잘못 써서 타락시켰다는 입장입니다. 성경은 신의 입장에서 다시 인류와 세상을 원래의 선한 낙원으로 바꾸는 구출 서사고요. 에덴 동산이 출애굽, 이스라엘의 타락과 유배, 예수의 죽음과 부활 등으로 계속해서 반복된다... 라는게 성경의 의도입니다. 그 절정은 예수의 부활인 거고요.

그리고 말씀대로 기독교는 인간인 예수가 '부활'을 했다 해서 신격화를 하는 종교입니다. 부활이 신의 아들이라는 증거라나요? 세상에 종교 지도자는 많지만 그런 얼토당토 않는 말을 하고, 2천년간 믿게 한 사람은 역사상 없습니다. (다른 성인들은 공자부터 부처, 무함마드까지 사실 하는 말이 비슷합니다. 신의 비밀을 얻은 인간이라는.) 어떻게 0세기 사람이 부활했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가 전 세계에 퍼졌는지. 거꾸로 이것은 역사적 설명을 필요로 하는 이야기기는 합니다, 0세기 사람이 그다지 멍청하지 않습니다. 키케로와 아우구스투스가 다 그때 사람이니까요.
티아라멘츠
22/12/17 22:30
수정 아이콘
역사적으로도 부활이라고 딱 잡지는 못해도 열두 제자들이 부활이라고 믿을 만한 정말 강렬한 체험을 했다고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긴 하죠.
안 그러면 그 사람들이 절망해서 도망가던 와중에 다시 모여서 순교하는 상황을 설명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22/12/1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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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그쵸. 특히 예수의 제자들이야 대개 하층민이라 '에라 모르겠다' 했다 쳐도, 모든걸 가진 엘리트던 바울이 골치아픈 문제입니다. 왜 굳이 바울은 모든 걸 포기했을까요?

니체는 기독교란 바울이 예수라는 전승을 이용해서 탄생시킨 종교라 주장했는데요. 이미 0세기 유대인들도 바울에 대해 비슷한 말을 했지만 솔직히 설득력이 없습니다. 바울 활동기에는 모두가 예수를 기억하고 있었고, 예수의 동생과 수제자가 멀쩡히 후계자로 함께 활동하고 다녔는데요. 바울이 그들에게 인정 받았다는 건 예수에 충실했고, 적어도 예수가 구세주라고 '믿기는'했다 보는게 맞을 듯 합니다.
22/12/18 13:16
수정 아이콘
(수정됨) - 야훼는 그냥 과거도 미래도 없이 영원히 존재하기만 하다가 그야말로 뜬금없이 낙원이라는 걸 만들고, '타락'한 일부 피조물들의 영원한 형벌을 제물삼아 한바탕 낙원 해프닝을 벌인다는 코스믹 호러인 것 같아요.

- 다미선교회나 신천지 사람들이 저렇게 열광적인 것, 온갖 음모론자들과 종교인들이 자신과 남들의 목숨을 내놓아왔던 일들은 얼토당토한 거고, 설명이 가능한 걸까요.
0세기의 이스라엘이든 21세기의 한국이든, 언제나 어디에나 마음이 아픈 사람들은 일정량 있는 거겠지요.
22/12/18 14:2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워낙 여러가지의 (그럼에도 각기 다른 관점에서 매우 좋은) 질문들을 주셔서 역순으로 대답해보겠습니다.

1. 지금도 어디나 사람들은 마음이 아픕니다. 무신론자들도 그렇지 않나요? 솔직히 말하자면 비종교인이 더 우울하고, 외톨이고, 자살이 많은 것까지는 통계적으로 증명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신을 믿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만 통계적 팩트는 팩트입니다.

오히려 무신론자들은 자신들이 왜 종교를 믿는 착각이나 마약에 취한 이들보다 더 우울하고, 더 자녀를 낳지 않고, 더 서로 싸우고, 더 자살을 많이하는지 답변을 해주어야 합니다. 무신론자가 50%가 넘는, 사회의 주류가 되었으니 더더욱 그래야죠.

2. 사실 종교가 없다. 세상에는 아무 의미도 없으며 죽으면 그냥 먼지가 되도 나도 그렇게 된다. 라는 사람이 세계적으로는 절대 소수죠. 역사로 치면 거의 없다고 봐도 될 거고요. 게다가 세계적으로 종교인의 출산율이 몇 배 더 높은걸로 봤을 때, 앞으로는 더더욱 그리 될 거 같습니다.

3. 인간은 원래 얼토당토않고,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세속주의자들, 혹은 자본주의적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황우석이나 타라노스, 혹은 일런 머스크, 권도현과 같은 이들에게 많은 똑똑한 사람들이 목숨을 걸었죠. 권력자에게 섹스파티, 일종의 룸싸롱을 제공해서 만든 돈으로 MIT나 하버드의 과학자들의 연구를 지원했던 엡스타인 같은 사람도 있고요. 성매매로 만든 과학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4, 사실 믿으셔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만. 성경을 너무 모르시고 평론하시는거 같아서 되짚어 드립니다. 성경의 야훼는 '허무' '공허'만 있던 세상을 자신이 전능함을 써서 '낙원'으로 새창조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특별히 인간이란, 자신의 형상을 만든 특별한 존재를 만들고, 특별히 자신을 배신할 가능성을 주었습니다. (그게 자유죠. 배신할 가능성이 없는데 그게 무슨 자유고 사랑이겠습니까. 그냥 기계죠.) 그리고 역시나 인류는 배신했고, 낙원은 무너졌죠. 그 낙원을 다시 복구하고, 인류와 세상을 구출하기 위해서 신이 해왔던 일, 그리고 앞으로 할 일을 적어놓은 것이 성경입니다. 비판은 읽고 하셔야지, 안다는 기분이 든다고 그냥 아무렇게나 적당히 내용을 상상해서 비판해선 안 됩니다. 영화도 아무리 구려도 1회차 관람은 해야 깔 수 있잖아요?
22/12/1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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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발 하라리도 지적하듯이, 허구를 믿는 데에서 현 인류의 포텐이 터진 거긴 한 것 같습니다.
그런 데에 더 열심인 사람들이 더 열정적이고 더 뭉치고 거기에서 '삶의 의미'를 찾기도 하죠.
신천지가 그렇고 나치가 그렇고 엄마부대가 그렇고
같은 신을 믿으면서도 서로 죽이고 저주하는 야훼 신도들도 그렇고
말씀하신 마약에 취한 사람들도 어느 정도는 그럴 거구요.
근데 그게 팩트라는 게 그런 것들이 긍정적으로 평가되어야 할 이유는 되지 않겠지요.
저는 리처드 도킨스의 자살하는 나방의 예시가 맘에 드는데,
과거에 성공적이었던 전략이 앞으로도 좋으리라는 보장도 없는 거구요.
근데, 중세 유럽처럼 야훼의 뜻대로 살자고 했던 나라들을 생각해보면
소위 말하는 '하나님 나라'나 낙원 같았던 것 같진 않고 오히려 다른 문명권보다 더 야만적이었던 구석도 많았던 것 같은데
그 이유에 대해 그 신도들은 뭐라 대답하고 있나요.

2. 그럴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3. 인간은 얼토당토않죠.
제가 생각하는 과학과 야훼신앙 류의 신앙의 기본적인 차이는 이겁니다.
과거의 경전 같은 것에 진리가 있다는 식의 신앙은 정답이 이미 그 안에 있다, 우리는 그 안에 있기만 하면 된다고 하는 것이고
반대로 과학의 가장 큰 발견은 인간이 무지하다는 점이라고들 하는 거죠.

4. 경전에 대해서는 신도들끼리도 서로 너는 틀렸다, 내가 맞다고들 하면서 살육을 벌여왔습니다.
야훼 신도들 중 누군가가 신이나 자기 종교에 대해 뭐라고 해도 다른 어떤 신도에게는 이단이죠.
누구의 야훼는 여자가 목사가 되어도 된다는 야훼이고 누군가의 야훼는 아닙니다.
성경을 아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교황일까요 전광훈일까요 정명석일까요 Taima님일까요.
22/12/1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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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1.
유발 하라리가 한 지적은 도킨스처럼 '모든 허구는 허구니까 의미 없어요' 하지 말고. 허구라고 주장하는 (딱히 과학적 근거가 없는) 종교적인 삶의 의미 없이 인류는 살 수 없으니 네 허구(삶의 의미. 즉 종교)를 만들라는 겁니다. 자신이 자기의 종교를 창조하라는 거지요. 기독교(사실 이스라엘의 학자인 유발 하라리 경우에는 유대교겠죠)디스 같지만 오히려 도킨스 디스입니다. 도킨스는 이에 대해 뭐라 말하지 않고 '아무튼 기독교만 아니면 되니 알바노.'라고 참고 있죠.

추가로 기독교가 다른 문명권보다 야만적이였다? 그 기준은 무엇인가요? 인권? 민주주의? 평등? 자유? 네. 모두 기독교에서 온 것들입니다. 기독교를 비판하는 근거는 기독교 문화 뿐입니다. 기독교 베이스가 아닌 진화론과 과학적 기준으로는 누굴 쳐 죽이든 야만은 없습니다. 윤리 기준은 종교가 없으면 들어맞지 않아요. 사자가 다른 수사자 죽인다고. 얼룩말 죽인다고 야만적이지는 않습니다. 왜 갑자기 문화 상대주의를 기독교를 디스하실때는 포기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알죠. 니체가 말했듯 사랑과 평등 따위를 말하는 무신론자는 자신이 모를 뿐, 사실 기독교인이니까요.

저는 저렇게 기독교를 '윤리적으로 심판하려 한다' '기독교 외에는 딱히 이유가 없는 기준으로'. 이게 기독교가 진리라는 가장 큰 근거라 봅니다. '기독교나 이슬람이나 카미카제 신토나 아무것도 안 믿으면서 왠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와 사랑과 평등과 인권 믿는 나나 다 똑같은 거지 뭐'라는 무심함이 기독교와 종교의 가장 큰 적이겠죠.

이 내용은 기독교인이 아닌, 역사 전문가 톰 홀랜드의 책 '도미니언'에 자세하게 나옵니다. 책이 좀 빡세실까 싶어 리뷰 영상도 올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CrBGnzXt_o
22/12/19 10:35
수정 아이콘
(수정됨) 3.

과학의 발전 덕분에 현대인은 종교에나 빠진 야만적인 중세인과 달리 정의롭고 자유롭고 평등하고 이성적이라고 흔히 말합니다. 과학으로 모든 걸 풀 수 있다 보는 과학주의자들은 필연적으로 계몽주의적이에요. 과학주의자를 겸손으로 포장하신 것은 과합니다. 과학주의자는 (과학적으로 이성보다 감성이 훨씬 더 인간에게 영향을 미친다는게 이미 증명되었음에도) 인간의 이성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고 이성을 과하게 믿는 이들입니다. 그들에게는 겸손이 되려 예외적인 영역이죠.

오히려 종교인은 오만하게 종교를 쓸 수 있을 지언정, 기본적으로 과학주의자보다는 겸손합니다. 최소한 자기 능력에 취할지언정 그게 신의 선물이지 자기 덕은 아니라고 하니까요. 같은 S급 생물학자인 프랜시스 콜린스와 리처드 도킨스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같은 스펙이라면 필연적으로 종교인이 더 겸손합니다. 물론 그게 굳이 기독교인이 불교인보다, 이슬람인보다 겸손하냐? 하면 저는 '그랬으면 좋겠으나 아닐거 같다'라고 말하겠습니다. 그건 기독교인이 해결해야 하는 몫일 겁니다.

4. 성경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사람이 누구냐. 과학도 마찬가지죠. 과학으로 사람을 죽이지는 않는다고요? 황우석과 테라노스와 엡스타인은 수많은 사람을 현대인이 가능한 방식으로는 사실상 죽이면서 컸습니다. 과학을 아는 자는 누구일까요. 황우석일까요. 엘리자베스 홈즈일까요. 엡스타인일까요. 아니면 일런 머스크일까요.

민주주의도 볼까요? 프랑스 대혁명 때 사람이 얼마나 죽었습니까? 그게 민주주의를 폐기처분하고 왕정으로 돌아갈 이유는 아닙니다. 공산주의자들은 소련과 중국과 북한을 보며 '나쁜 공산주의'라 하지 공산주의의 패배라 하지 않습니다. 예술주의자들은 수준 높게 예술을 향유했던 히틀러를 보면서 '예술은 패배했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히틀러가 예술 애호가 중 유별난 정신병자라고 이야기하죠. 자본주의자들은 엔론이나 도권을 보면서 자본주의는 끝났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저 놈은 나쁜 자본가라고 하죠. 예수쟁이들과 마찬가지입니다.

과학이나 기독교나. 제가 보기엔 이렇습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썩었습니다. 자신이 썩지 않았다 생각하는 이를 대통령 자리에 올려놓으면 윤석열 대통령이나 문재인 대통령보다는 썩은 모습을 보여줄 겁니다. '자신은 뭔가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신도 다르지 않음을 증거합니다'.

심지어 과거에 훌륭한 무언가조차 당대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거기 때문에, 반드시 걸러 들어야 합니다. 교회는 확실히 이런 면에서 게으릅니다. 루터 조차 면죄부라는 (지금 존재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했는데 아직까지도 루터의 말, 칼빈의 말을 기계적으로 늘어놓으니 기독교가 낡아질 수밖에 없죠. 훌륭한 사람들이지만 환경이 바뀌었기에, 인간이 다른 방식으로 오염되었기에 해석도 새롭게 찾아야 했는데 말입니다. 심지어 최근 50년간 더 오래된, 원문에 가까운 성경들이 나와서 업데이트가 되어야 하지만 대다수의 목사는 그런거 관심 없습니다. 완벽한 기독교의 실패입니다.

그래서 기독교는? 아무도 안 믿죠. '종교적'이란 말은 조롱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최소한 기독교는 이제 겸손해질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그게 나쁘다는건 아닙니다.과거에는 종교가 사회에 미치는 해악이 컸었다는 것은 저도 p21님과 생각이 같습니다. 하지만 '자기 삶의 의미, 즉 자기 종교를 스스로 창조하라'라고 외치는 '사피엔스'의 유발 하라리와 '행복의 가설'의 조너선 하이트. 신이 없는 세상에서 예술, 뉴에이지, 민주주의, 진보, 자본주의, 섹스 등 무엇도 신을 대신할수 없음을 보여준 '무신론자의 시대'의 피터 왓슨. '결국 기독교나 플라톤 적인 이데아, 덕 외에는 답이 없다. 니체는 패배했다'라 말하는 '덕의 상실'의 앨러스터 매킨타이어까지. 현대의 (목사가 아닌) 지성인들은 결국 종교의 공백을 종교 외에는 채울 수 없음을 한탄하고 있습니다.

한편 과학은요? 지금도 실행 중에 수많은 오류가 있죠. 오죽하면 과학의 첨병인 '대학원생'이 쓰레기 인생의 대표가 되었겠습니까? 게다가 과학은 원래 정답은 있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과학적'이란 말은 이제 과거의 교황의 말만큼, 어쩌면 그 이상의 권위를 지니죠. 마치 과학이 삶의 의미를 대신할 수 있는 것 마냥 법률, 물리학, 생물학 등으로 삶의 의미이자 정답인 행세를 하고 있고요. 과학은 애초에 그러라고 만든 도구가 아닙니다. [지금 오만하고 자기 위치를 모르는 것은 종교가 아니라 과학입니다.]
22/12/1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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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나님 나라' '낙원' '야만' 모두 그 신도들의 관점에서 봤을 때를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결국 그들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었을 때에도 그들이 생각하는 신의 낙원이진 않았다는 말이고,
스스로 모순적이 아닌가라는 겁니다.

인권이나 민주주의 같은 게 기독교에서 온 것일까요?
그럼 효나 노인공경은 유교에서 온 것일까요?
그렇다고 하면 우리는 유교나 기독교를 따라야 하는 걸까요?
진화론적으로 보자면 인간의 감정 등 많은 본능은 호모 사피엔스가 되기 전부터 축적된 경험에서 온 것인데,
거기에서 우리는 여전히 원시인들이나 진화 전의 동물들이 따르던 가치를 따라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게 될까요?
말씀드렸던대로 과거에 성공적이었던 전략이라고 해도 그게 곧바로 지금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이유가 되진 않습니다.

3. 인간의 무지를 발견했다는 게 겸손과 등치가 되지는 않죠.
정답이 과거의 경전에만 들어있다는 데 대한 카운터일지는 몰라도요.
종교인이 겸손하다는 점에서는 전 회의적이네요.
오히려 신, 혹은 신의 뜻이라는 치트키를 끌어와서 내 말이 맞다며 갑질을 하고픈 욕망을 더 많이 본 것 같기도.
"나는 용서하마, 하지만 이 총도 용서할까"라고 하는 예수 짤처럼
나는 겸손하지만 나를 빌어 말하는 내 신은 겸손하지 않지?

4. 종교의 공백은 종교 밖에는 채울 게 없겠죠. 마약이 그렇고 건담이 그렇고 모든 것이 그렇듯이요.
왜 그걸 굳이 채워야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요.
과학이 정답인 행세를 하는 걸 본다면 과학의 정의부터 다시 보라고 하면 될 일입니다.
굳이 그걸 마약이나 종교 같은 걸로 대체할 이유는 없죠.
과학이 야훼신화 류의 종교에서 말하는 식의 절대진리를 내세우는 게 아니라는 건 아실텐데
'성경을 아는 사람'이라는 저의 말에 '과학을 아는 사람'이라는 식으로 대답하시는 건 영 엉뚱합니다.
다시 여쭙자면, 님의 기독교에 대한 관점이나 저에게 해주시는 설명이 그 신의 생각과 일치한다는 보장이 있나요?
22/12/19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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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1.
네, 효는 유교에서 나온거 맞습니다. 유교식 효는 서양에서 유대교, 기독교에서 기원한 부모 공경과 정말 다릅니다. 서양이 노인을 다루는 방식. 예컨데 늙고 병들면 요양원에 보내버리는 방식은 서구화된 한국은 받아들이지만, 과거 유교사상이 가득했던 시절 조선인은 경을 칠 일입니다. 둘이 다른거 맞습니다.

그리고 저는 기독교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무신론자들이 [마치 기독교를 믿는 것처럼] 살고 있다는 겁니다. 기독교에서 기인한 사랑, 희생, 평등 등을 외치니까요. 왜 그걸 믿어야 하느냐 라고 하면 '그냥 그래야 하니까'라고 말하는게 문제라는 겁니다. 서양인이야 기독교 문화권에서 자랐기에 (한국인이 당연히 성리학적으로 살듯) 사는 것인데 한국인조차 비슷하단 거죠. 인류가 진화적으로 모두 똑같은 도덕 코드를 가지고 있다고 반박하기엔, 강간당했다고 여아를 살해하는 이슬람의 풍토같은 것이 현재 서구사회, 현대 세속주의와 본질적으로 같은 코드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실제로 그런 문화의 충돌을 현실에서 보고 있는데 제 아무리 인류의 도덕 체계가 같다고 주장한들 공허합니다.

(기독교인이 내부 모순이 있지 않느냐... 라는 말씀은 이미 답변을 드렸다 생각합니다. 자본주의도, 민주주의도, 공산주의도, 예술도, 모두 스스로 모순으로 무너진 케이스 투성이다. 하지만 종교와는 달리 현대인은 이들 중 다수를 긍정적으로 보려 노력한다. 실패 케이스는 '그 사람의 개인적 잘못'으로 친다. 종교만 그렇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다. [아니라면 현대인이 믿는 사상 중 실패 케이스가 없는 사상을 알려주시면 될 듯 하네요.] 기독교의 모순을 아무리 지적하셔도 다른 사상의 실패 케이스가 없는 셈 치게 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저도 지적하신 모순에 동의하고 있기도 합니다.)

3.
솔직히 종교적으로 오만한 사람이 과거에 많았지, 2030대에 있긴 할까 회의적입니다. 이거야말로 [과거에 성공적이였던 통찰이 지금도 옳다는 이유가 되진 않는 훌륭한 예시]인거 같습니다. 5060대만 해도 맞는 말씀이실거 같고, 대형교회 중장년층에는 말씀하신 분들이 많을거 같긴 합니다. 저도 PGR이 아니라 어르신들이 많은 커뮤니티라면 굳이 이런 주장을 하지도 않았을거 같고요. 사회 전체적으로는 p21말씀에 동의합니다. 지금도 다수의 교인보다는 p21님의 의견에 기본적으로 더 마음이 가는 편이고 말이죠.

4.
제가 소개했던 책들을 보시면 그래서 '[종교가 사라지며 인간이 불행해졌다]'라는게 결론입니다. 마약이 없다고 인간이 불행해지지는 않습니다. 심리학자 티모시 윌슨은 (꼭 종교가 아니더라도) '삶의 의미가 있고, 이를 함께 나누는 공동체가 있으면 사람은 행복하다'라고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한 바 있습니다. Redirect라는 책으로도 발표했죠.

사실 이건 유발 하라리와는 대조되는 말입니다. 인간이 스스로 자기만의 허구, 즉 삶의 의미를 만들면, 남과 나눌 수가 없으니까요. 차라리 강아지 키우는게 삶의 의미가 되고, 같이 강아지 키우는 모임을 만드는게 낫습니다. 아이돌 팬덤이나 스포츠 팬덤도 훌륭한 대체제가 되겠죠. 유발 하라리식 허구는 안 되고요. 솔직히 말해서, 유발 하라리의 말은 이미 공동체도 많고 살만한 엘리트의 놀음이라 생각합니다. 돈도 없고 빽도 없고 매일 매일이 지친 사람이 자기만의 삶의 의미를 찾아서 초인이 된다고요? 우습지도 않죠. 차라리 조기축구회에서 친구 만나는게 구원에 가깝습니다.

저는 종교가 꼭 필요하다 보진 않습니다만, 공동체는 필수라는게 과학적으로 증명되었습니다.그래서 저는 늘 '종교를 살리자'가 아니라 '공동체를 복원하자'라고 주장합니다. 세속주의가 종교단체보다 나은, 더 진화된 공동체를 성공시키면 더 좋고요. 아니면 정말 더럽고 치사하지만 종교로 돌아가게 되겠죠. 공동체가 없으면 인간이 죽는다는데, 죽을 수는 없으니까요. 종교 단체가 영향력을 잃은 이후 공동체를 정당, NGO, 스포츠, 팬클럽 등 수많은 곳에서 대신해주겠다 나섰지만 실패했다 생각합니다. 심지어 이미 있던 절대적인 가치라 믿었던 가족과 연인관계마저 붕괴하고 있죠. 종교 단체보다 더 선행을 하고 서로 돕고 용서하는 세속주의자, 무신론자들의 공동체가 생기면 종교는 저절로 사라질거라 봅니다. 그리고 불과 얼마 전까지 그런 공동체를 열심히 찾아 다녔던 사람으로써, 지금도 그런 공동체가 나왔다면 바로 찍먹을 해보고 싶어 매일같이 소망하는 상황이네요.

그래서 저는 반종교주의자들에게 늘 이야기 합니다. 종교의 문제점은 이미 전 세계인이 다 안다. 탈레반도 마음으로는 안다. [없는 것은 '교회의 대안이 되는 공동체'다.] 세속주의자가 교회보다 더 서로 사랑하고, 받아들이고, 용서하고, 세상에 선행을 행하는 공동체를 만든다면 종교는 알아서 사라질 것이다. 그래서 저는 도킨스보다 아이돌 팬클럽이나 조기축구회, 산악회, 동창회가 진정한 교회의 적수라 생각합니다. 보통 그런 곳일수록 종교인이 더 많은게 함정이긴 합니다만.
22/12/1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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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솔직히 별 관심 없으시리라 생각하는 '그뭔씹' 이야기지만 질문을 해주셨으니 대답해드리겠습니다. '님의 기독교에 대한 관점이나 저에게 해주시는 설명이 그 신의 생각과 일치한다는 보장이 있나요?'

이 질문에 대해 기독교만큼 명확한 답이 있는 사상은 없습니다. [성경만이 진실이다.] 이거밖에 없거든요. 내일이면 연구 결과에 따라서 진리가 달라질 수 있고, 그래야만 하는 과학과는 전혀 다릅니다.

제 말과 성경이 모순되는 부분이 있어, 그걸 누군가 지적한다면. 그리고 그게 납득이 간다면. 당연히 제가 틀린 겁니다. 해석은 자유가 아니냐고요? 그러면 신천지가 왜 틀리냐고요? 신천지의 교리와 성경 해석은 히브리어 단어를 영어로 해석하는 등, 그냥 기초 교육을 받은 사람이 찬찬히 뜯어보기만 해도 너무 어색한게 많습니다. 저는 신천지의 말씀에 대한 열정은 되려 기성 교회보다는 낫고, 배우기도 해야 한다고 보는 편입니다만 그래도 너무 황당한 건 어쩔수 없지 않습니까. 카톨릭 같은 다른 종파의 경우 제 생각보다 정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항상 열려 있다 생각합니다.
22/12/20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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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ima 님//
- 야훼 신화류 종교에서 나타나는 모순이 그들이 말하는 소위 '초등학문'의 행태와 같은 것이라고 한다면
결국 그 진리라고 말하던 것이 사실 진리가 아니라 인류의 다른 사상들과 다를 바 없다는 자인이 되겠습니다.

- 호모 사피엔스는 사회라는 것과 공진화해온 종이니 적어도 지금까지의 인류는 사회가 필수불가결하다고 생각하는 건 같은 것 같습니다.
근데 '종교가 사라지며 인간이 불행해졌다'라는 건, 질서가 바뀔 때 벌어지는 일반적인 현상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왕정이 무너지고 민주주의 사회가 되면 사람들은 더 싸우고 더 시끄럽고 더 위아래가 없을 수도 있죠.
노예해방이 된 노예는 갈 곳이 없고 먹고 살 것이 없다며 다시 주인집에서 일하게 해달라고 애원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다시 노예제로, 왕정으로 가고 싶진 않죠.

- '성경만이 진실이다' : 네, 앞에서도 말했듯이 그렇게 퉁쳐놓고는 그 경전을 따른다는 수십억이 서로 '너 이단'인 상황이죠.
특히나 개신교인들은 자기네의 야훼와 이슬람의 알라가 같은 신인 걸 부득부득 거부하는데,
그렇게 보자면 그 신도들 각각의 머릿속의 야훼도 서로 다 다른 신이라고 해야 하겠지요.
22/12/21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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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p21 님//

당연한거 아닐까요? 개신교가 더 우월하다고 믿어야 한다는 말씀 자체가 문화상대주의적이지 않습니다. 하시는 말은 너무도 기독교 근본주의적이시네요. 기독교 근본주의자를 흉내내서 이야기하자면 기독교는 성경에서 자신들이 이미 이성만으로 신을 믿을수없다 말합니다. 기독교는 자신들이 논리나 과학적으로 더 우월해지려는 사상은 아닙니다.

노예제 왕정이 더 행복하진 않습니다. 그리고 종교는 전 세계적으로 더 커지고 있습니다. 온건한 자살인 비혼, 비출산이 비종교인에게서 대거 일어났기 때문이죠. 기독교 근본주의 시절처럼, 이제는 세속주의 시대가 노예제, 왕정처럼 사라질 운명입니다. 진화론적으로 환경 적응을 실패했거든요. 이미 유럽부터 종교인 인구 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고요. 애초에 서구권 중산층에서 조금 늘어났었을 뿐, 하층민은 언제나 종교가 있었고 리더조차 트럼프도 오바마도 파월도 문재인도 이재명도 카톨릭 혹은 개신교이며, 윤통조차 누가 봐도 무속신자입니다. 종교가 사라졌다는 건 도킨스의 소망이지 현실과는 거리가 멉니다. 사라지는건 잠시 '만들어진 신'으로 만들어진 서구 부자국가 상위 중산층과 대학 인텔리 사이의 세속주의의 시대입니다. 무종교인들이 애를 안 낳아서 사라지고 있고요.

마지막으로 과학을 믿는 자들의 각각의 머릿속의 과학도 서로 다 다른 과학입니다. 민주주의, 예술, 사랑, 시장,.정의... 모두 마찬가지죠. 그렇지 않다면 그거야말로 인간이라는 종을 넘어선, 프로토스적인 무언가일겁니다. 하지만 '당신이 믿는 과학이 내 과학이랑 같다는 보장이 있느냐?'라고 싸우지는 않죠. 적당히 사는 겁니다.

ps: 왜 말씀이 뭔가 저와 시대가 다른가 했더니 p21님은 80년대 교회가 맹위를 떨치던 시절,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이 비판하던 시대의 관점을 가져오시는거 같습니다. 지적하신 교회 문제는 이미 다 해결됐습니다. 20대 종교인 비율은 20% 미만입니다. MZ세대는 목사 욕도 안 하고요. 관심이 없으니까요.

이제 욕먹는 것은 세속주의라는 종교의 지도자인 언론인, 법조인, 의료인, 교수 관료 등입니다. 사회가 망가지는 것에 책임을 져야 하는 집권 여당도 세속주의고요. 실제로 출산율 폭락과 이민이라는 두 가지 콤보로 유럽, 미국부터 세속주의는 급격히 힘이 약해지는 중입니다. 새로운 메타를 보시기 위해 세속주의 세상에 일단 흠뻑 빠져보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세속주의에 끝판왕은 개인주의, (동성애 인권 운동이나 페미니즘등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약자를 지키는 정치적 올바름, 자본주의, 거래주의 등이 있습니다. 이들이 지배하는 세상이 어떤지를 지켜보면 됩니다. (저도 이들중 다수를 지지하며, 이들의 영향을 받지만, 이들이 지배하는 세계가 과거보다 좋은지는 모르겠네요. 결국 세속주의 메타는 노예제, 왕정처럼 무너져 가고 있고요.)
22/12/2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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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ima 님//
(저는 야훼신화 같은 건 왕정의 알레고리이기도 해 보이는데)
행복은 주관적인 것이니 왕정이나 노예제 사람들, 종교인들이 더 행복해할 수 있죠.
민주주의 하니까 저렇게 싸워대지 않냐, 평등하다고 하니 위아래도 없고 질서가 무너지지 않냐,
신이 없다니 자살을 하고 그러지 않냐. 우리가 더 행복하다.
말씀하시는 것과 같은 반동도 일어납니다.
트럼피즘, 반지성주의, 포스트 트루스 같은 것들이 위세를 떨치죠.

신도의 머릿속에 있는 신들이 다 다르다는 얘기도 포함해서
야훼 신앙이나 인류의 다른 사상들이나 결국은 인간이 만들어낸 사상들 중의 하나라는 거에 동의하시는 거라면
그럼 주장하고 계시는 건 그게 진리이거나 한 건 아니고
단지 환경에 적응해서 살아남을 사상으로 보인다는 얘기겠군요.

민주주의든 세속주의든 신앙이든 어떤 방향으로든 진화하기는 하겠지요.
저는 어떻게 보면 요즘 과거 식민지 지역의 난민들이 유럽으로 몰려드는 것도 그렇고
그 인구가 늘어나며 다시 그 종교의 세도 커지고 하는 게
제국주의 시절 강국들이 후진국에서 뽑아먹은 걸로 현대의 강대국이 된 거품에
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20세기 말의 자본주의/민주주의/자유주의는 아슬아슬한 승리를 얻은 것인데도 굉장히 압도적인 걸로 여기고 있는 것 같기도 하구요.
뭐 어떻게 될지는 봐야 하겠죠.
22/12/22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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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p21 님//

(저에게는 세속주의가 기독교의 알레고리로 보입니다.)
행복은 주관적이지만 자살과 (온건한 자살인) 줄산율은 전혀 주관적이지 않습니다. 숫자죠. 지금 사람들이 점점 행복해지고 있다고 주관적으로 생각하신다면 저도 막을 권리는 없습니다만 딱히 저는 공감가진 않는거 같습니다. 아무리 봐도 요즘 사람들이 행복하게, 재미나게 산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아서요. 저도 서로 그만 좀 치고박고 싸우고, 가족 회복까지는 바라지도 않으니 하다못해 자기 세대끼리 연애라도 좀 하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PGR에는 세속주의자들이 작성한 남녀갈등, PC까기 글이 올라오겠지만요.

종교의 확대를 반지성주의, 트럼프주의 같은 걸로 비교하셨는데요. 세속주의의 적은 종교라는 외부의 적이 아니라 스스로의 모순입니다. 세속주의자들 자기가 스스로 최소한의 연대로 아이를 낳아서 재생산을 하지 않는다는 문제이지, 누칼협이 아닌거죠. 스스로 진화론적으로 멸종하지 않기 위해 세속주의가 자기 내부의 냉소주의와 싸워서 적응하고 진화하느냐, 아니면 종교에게 패배하느냐 라는 기로에 섰습니다. 종교인이 세속주의자에게 아이를 낳지 말라고 강요하는게 아니니 말입니다. 다만 자기들이 계속해서 모이고, 연말에 가난한 자들을 구제하고, 마지막으로 아이를 낳을 뿐이죠.

더 뛰어난 개체가 아니라 더 환경에 적응 잘 하는 개체가 적응한다는게 진화론이죠. 지금 p21님은 '여튼 세속주의가 더 아름다우니 이길 것이다. 그게 아니면 인류는 망할 것이다.' 라는 진화론과는 큰 상관없는 감성적인 판단을 하신 것 같습니다. 그것 또한 자유겠지요. 인간에게는 과학만 있는게 아니고, 감정적인 가치 판단이라는 영역도 있으니까요. 그게 바로 '종교' 아니겠습니까.

야훼 신앙이 가장 환경에 적응해서 살아남을 사상으로 보인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그건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생각은 아닙니다. 다만 하신 말씀은, 처음에 세속주의자로 살아보기 위해서 안간힘을 써본 사람이 돌아온 탕아처럼 야훼에게 돌아갔을 때, 제 마음 속에서 제가 했던 패배 선언과는 제법 비슷해 보입니다. [야훼 당신이 옳은지는 모르겠으나, 당신이 이길 것이다.] 비겁한 배신자의 조소라고 봐주시면 될거 같습니다. 마치 목사가 반기독교를 만들었듯이. 제 변절도 세속주의자 단체들과 지도자들, 그리고 공동체의 이기주의, 차별, 그리고 지리멸렬함 때문이었죠. 지금도 많이는 안 바라고요, 최소한 교회나 절보다는 조금 더 남을 용서하고 세상의 약자들에게 선한 일을 하는 세속주의자의 공동체가 생기길 계속 고대합니다. 그런 공동체가 생긴다면 아마 그것이야말로 세속주의가 '멸종당하지 않을 자격이 있다'는 과학적인 증거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마지막으로, 종교인을 왕권주의자, 즉 노예로 표현하셨는데, 죄송하지만 제게는 세속주의자로 가득찬 지금의 사회가 전혀 자유로워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부족주의자들로 보일 뿐이죠. 니편 내편 갈라서, 내 편이면 무지성으로 좋아하고, 남의 편은 무지성으로 까는 자기 입장과 자기 기분의 노예는 많이 보입니다만, 신이라는 망상이자 폭군을 죽인 후 자유와 평등, 박애를 즐기는 인류는 많아졌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성별, 직장, 직업... 온갖 입장으로 갈라치며 싸우고 있지 않나요? 사회가 부족주의적으로 싸우지 않고 자신의 꿈을 자유롭게 추구하며 남을 존중하는 무신론자 초인으로 가득했다면, 저도 기쁘게 세속주의자의 길로 들어 섰을거 같네요. 미셸 마페졸리가 자신의 책 '부족의 시대'에서 현재의 포스트 모던 시대에서는 종교가 죽으면서 '개인주의'가 사라지고, 집단에 순응하는 이들만 남았다고 지적했죠. 너무도 지금 현실과 잘 맞는 상황이고요.
22/12/2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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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ima 님//
- 저는 아무래도 하부구조가 상부구조를 규정한다는 식의 사고방식이 그럴듯해보여서
야훼 같은 농경신이 주류였던 농경사회(혹은 산업사회까지)와 요즘의 출산률의 차이는
하부구조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바도 크다고는 생각합니다.
수렵 채집 사회에서 농경사회로 접어들면서
생산력과 인구가 늘고 사회는 강해졌지만 개인들은 크게 불행해졌다고들 하던데, 그 때 도태되어가던 사람들은
야훼 신농 락슈미 같은 농경신을 숭배하는, 강하고 불행한 사람들을 어떤 느낌으로 봤을까 하는 생각이 든 적도 있긴 하구요.

그렇게, 유전자의 번영(?)과 개체의 행복은 엇갈림이 있기도 합니다.
인간의 가축이나 농산물들이 유전자의 복제라는 면에 있어서 현재가 가장 성공적이지만 개체들로서는 매우 고통스럽겠듯이,
집단생활을 하는 동물들이 집단을 유지하기 위해 개체들이 끊임없는 노동이나 자기희생을 하듯이 말이예요.
위에서 얘기한 농업혁명 뿐 아니라 지금까지, 그리고 미래에도 진행될 기술적/문화적 진화과정에서
개인의 행복도가 증가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긴 합니다.
어쨌든 개인들도 행복하고 싶으니 종교나 마약이나 각종 문화적인 장치들이 고안되어 왔겠죠.

제가 '여튼 세속주의가 더 아름다우니 이길 것이다. 그게 아니면 인류는 망할 것이다.'라고 판단했다고 하셨는데,
이길지의 여부는 알 수 없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현대의 자본주의/민주주의/세속주의 사회에 친숙한 저로서는 물론 이 쪽을 선호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이길 거라는 근거가 되지는 않겠지요.
민주주의/시장경제가 효율적이어서 승리했다고들 하는데,
AI 같은 기술의 변화에 따라 중국같은 통제사회가 더 효율적이어서 승리할지도 모르고
제가 바퀴벌레보다 인류를 선호한다고는 해도
인류가 (나름대로는 행복해서 그런지) 열심히 번식하는 바퀴벌레의 생존력을 따라갈 수는 없을 것처럼요.


- 인류가 '자신의 꿈을 자유롭게 추구하며 남을 존중하는' 어떤 완벽한 이데아를 만들리라는 것에 대해서는 의심스럽긴 한데,
혹시 말씀하시는 건 '자기 입장과 자기기분의 노예'인 것보다는 '신이라는 망상이자 폭군'의 노예인 쪽을 선호하신다는 얘기이신 걸까요?
22/12/26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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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1 님//

신이라는 망상이나 폭군의 노예를 물리치고 나니 인생이 더 나아져야 하는데 30년 전보다 더 구리게 산다는 거죠. 하다못해, 일본에 여행을 가면 우리 모두 신토이즘이란 종교적으로 미련하게 싼 값에 작품같은 음식을 만드는 노인의 음식을 먹고 싶지. 2030대들이 거래주의, 합리적, 자본주의적으로 대충 만든 요리를 먹고 싶지 않습니다. 그냥 딱 감각적으로 현 시대가 이전보다 더 나았느냐. 종교인보다 젊은 무신론자가 더 낫냐 같은 이야기일 따름입니다. 현 세대는 협동은 연애도 못해서 남녀끼리 편갈라 싸우죠. 딱 그 정도입니다. 별로 어려운 이야기 아닙니다.
22/12/2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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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ima 님//
저같은 사람에게는 구리다는 점에 있어서는 30년 전보다 훨씬 더 종교적이었던 300년 전이나 3000년 전보다는 나은 걸로 보이긴 합니다.
기술의 편리함 같은 건 말고라도, 신의 뜻을 대변한다는 왕/귀족/성직자 밑에서 살던 시절보다요.

위에서도 조정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오늘 나스닥이 2% 폭락했다는 둥 호들갑을 떨 때가 있지만 100년 동안 전체적으로 우상향하는 미국 주식 그래프를 보면 그런 건 작은 브라운운동 정도로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게 미래가 어떻게 될지를 알려주는 건 아니지만.

종교란 게 수천년간 인간 사회를 지배해왔는데 그런 구습에서 단숨에 벗어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천동설이 부정된지 수백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우리는 해가 뜬다/진다는 표현을 쓰고,
민주주의에 동의하는 현대 한국인들도 마치 지금도 유교식의 신분이 존재하는 것처럼 존대말할 사람과 반말할 사람을 구분해서 대합니다.
과거의 지식인은 절대다수가 종교인이어서 인류 문명에 많은 기여를 한 것도 그들이었고 과학혁명 초기의 혁명의 기수들도 대부분 그랬죠.
하지만 30년 정도를 넘어 거시적으로 본다면 경향성은 있을 것 같습니다.
차라리꽉눌러붙을
22/12/1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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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가르침이 사막 민족 집안 종교를 넘어선 매력이 있었죠...

그게 얼마나 매력적이었길래 진짜 민족과 종파를 뛰어넘어 로마와 전세계까지 퍼지고 신자들이 목숨을 걸 정도가 되었는 지 아직도 미스터립니다...

의외로 신념이나 개인적인 소망?등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사람은 많지만...
그래도 어떻게 보면 넘나 하찮은 것을 위해...
22/12/1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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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제자들은 처음에 예수가 징키즈칸이 될 제목. 유비나 조조와 같은 호걸이 될 감이라 보고 그의 부하를 자처했습니다. 그때 예수는 경고했죠. '내 옆에 있으면 후회할텐데?' 제자들은 자기가 장관 되고 총리 될 줄 알고 같이 있게 해달라고 했고. 아니나 다를까, 예수의 제자들은 모두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그게 '증거'가 되는 거니까요.

사실 다른 세계구급 종교는 역사상 창립자나 그 제자들이 예수와 그 제자들처럼 비참하게 죽었던 경우는 없습니다. 부처도 공자도 무함마드도 나름 말년에는 세상의 인정을 받고 평온하게 가셨죠. 제자들은 모두 큰 돈을 벌었고요. 심지어 유대교 또한 모세와 여호수아는 왕처럼 살았습니다. 사이언톨로지, 영생교, 통일교 같은 신진세력(?)들이야 뭐 말할 것도 없겠죠. 그 부분 또한 (부활이라는 미친 소리와 함께) 세계종교 중 기독교만의 특징인거 같습니다.
22/12/1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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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6년차 글은 못볼거 같은 예감이..크크
저도 비슷한 고민하다가 결국 교회가길 그만두었거든요. 성경 내용 자체는 좋은게 많은데 그걸 호도하고 왜곡하는 종교인들이 너무 많아서..
그럼에도 그런 종교인들이 활개치고 다니는거 보면 우리 주님은 너무 너그러우신거 같습니다 흐흐
22/12/1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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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세례 받은걸로 따지만 딱 1년, 예비 신자 기간 까지 포함하면 1년 반 동안 성당을 다니고 있는데, 여전히 하느님이 예수님이 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미사 시간 특유의 그 조용함과 경건함(?)은 좋은 것 같아요. 일주일에 한 시간 남짓 정도 내 마음의 고요를 얻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점에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글로벌비즈니스센
22/12/1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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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될 사람이 유럽권 모태신앙인데 말씀하신 내용이 확실히 K교회의 특징 같습니다. 말씀하신 내용들이 사실 맞는데, 생활윤리로서는 이미 유교가 확실하게 자리잡고 있다보니 K교회는 종교인으로서의 무언가를 더욱 강조하면서 일상생활로부터 더더욱 유리되는 것을 강조하게 됩니다. 반대로 애초에 기독교가 생활윤리로서 자리잡았던 동네는 어쩔 수 없이라도(?) 마주해야하는 세속주의와 타협하려는 해석이 훨씬 많고요. 예컨대 K교회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주님의 시험이라고 강변할 때 그쪽 동네는 정당하게 분노하는게 나쁘게 아니라는 식이죠. 죽빵만 때리지 마라인데 이건 그냥 상식적으로 당연한거고요.
드러나다
22/12/1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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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윤리로서의 유교의 존재에 대해서는 생각못해봤는데, 타당하게 들리네요.
종교의 신비로운 부분만 남아서 둥둥 떠 있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22/12/1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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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한국은 여전히 '성리학'이라는 종교의 국가라 생각합니다. 조선시대 붕당정치와 지금 정치판도 비슷하다 생각하고. 교회 목사의 전횡도 너무 국왕의 그것과 닮았습니다. 유럽도 무신론자조차 기독교인 스럽고 일본의 신토이즘. 중국의 황제숭배가 이어지는거도 그렇고 종교란 참 사라지기 어려운거 같습니다.
방구차야
22/12/1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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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반드시 죽는다는 결론에서 일희일비의 파고속에 허우적대다 결국 마침표를 찍는 허무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자가 여러가지 삶의 목적과 이유를 찾겠지만, 가족과 마찬가지로 종교 역시 큰부분 의지가 될수있는 방법일겁니다. 사랑이나 신뢰처럼 종교적 믿음이란것도 정신적인 가치로 여겨지지만 결국 정신은 신체에 귀속되어있기에, 사랑을 할때도 같은 자리에서 몸을 부벼야 깊어지는 이치고, 불교에서도 정신적 수양을 고행이나 108배같은 육체적 저항에 기인하여 추구하기도 했고요. 교회에서의 찬양이나 율동도 신앙과 믿음이란 정신의 흐름을 유도하기 위한 물리적 세뇌과정이라고 볼수있을겁니다.

그렇게 정신의 흐름을 일상의 번뇌로부터 차단하고 맹목화할수 있다면 사념에 잡혀 괴로움에 빠진 인생보다는 긍정적으로 생각할수 있기에 종교가 아직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지속되겠죠. 최소한 사념에 잡힌 괴로움을 희석시키기 위해 담배나, 술, 마약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나으며, 가장 긍정적으로 운동이나 취미생활로 승화 시키는 방법도 있겠으나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나 이 방법에 한계가 따르는 부류 역시 적지 않을테니까요.

종교를 통해 한 인생의 과정과 결과를 뛰어넘을 목적의식을 부여하고 그에 반하는 사념을 삭제해 나가는 방법이 긍정적인 삶으로 인도할수도 있겠지만, 특정적 의도를 가지고 종교를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종교를 믿지 않게 되었는데, 딱히 종교뿐 아니라 이데올로기적 갈등이나 정치나 인터넷에서 타오르는 각종 사회적 이슈에서 각자가 추구하는 인생의 신념과 또 그를 이용하는 이들이 뒤섞인걸 보면 내용만 다를뿐 구성원이나 형태나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종교나 신념이나 깊이 발을 들이지 않고 내용만을 이해하며 온건하고 라이트하게 살다보니 몰입하다 망테크로 흐를일은 없겠지만, 역시나 현실의 일희일비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줄다리기는 또 계속되는것 같긴합니다.
다리기
22/12/1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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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이후의 이야기
신자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를 이야기하는 목사님들도 많습니다.

개인적으론 믿음 자체만을, 전도만을, 심지어 교회와 목사에 대한 헌신만을 강조하는 경우는 사이비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해요
22/12/17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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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도끼를 이미 나무 뿌리에 갖다 놓았으니,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다 찍어서, 불 속에 던지실 것이다.] 마태복음 3:11
사실 선행을 해서 구원받는게 아닌거지, 선행은 정말 명확하게 구원 받은 결과이자 증거라고 성경에서 써 놓았으니까요.

예수는 자신의 종교인 유대교의 종교 지도자 조심하라 경고하다 종교 지도자에게 죽었으니. 참 아이러니라 하겠습니다.
무한도전의삶
22/12/1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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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나이들수록 종교라는 게 생각 이상으로 큰 역할을 해주고 누구나 다른 것을 믿는구나라는 걸 느끼게 되는데 집단에 들어가 종교생활을 할 생각은 점점 옅어지네요. 익숙해지고 사람이 모이면 항상 초심이 빛바래는 걸 가속화해는 듯해서...
Primavera
22/12/1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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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설교에 정신이 아득해지고 뇌가 녹아내릴꺼 같아서 교회에 얼씬도 안하는 1인 추가요 크크...대체 어떻게 버티시는 겁니까.
전 불알 친구네가 독실해서 교회 많이 따라갔는데, 다른 교회 가니까 목사님들이 뭔가 못된 말만 골라서 하는걸 못견디겠더라구요.
친하게 지내고 싶은 형님들이 교회 많이 다니셔서 또 따라가봐도 뇌가 썩을꺼 같은 말만 해서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교회가는건 포기했읍니다..
마음에 드는 분도 교회다니면 일단 컷했는데 거의 저랑 비슷한 생각을 가지신 분이 신앙가지신 여성분과 결혼도 하고 주일마다 예배도 나가신다니 다시 도전해 봐야 되는건가 킁
티아라멘츠
22/12/1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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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교바교인데 크고 젊은 사람들이 많이 다닌다면 학술적인? 설교 지향이면 좀 덜하기는 합니다

반대로 위의 사항에서 어긋날수록 확률이 높아집니다
22/12/17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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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요새는 모든 교회가 기본적으로 유튜버라서요. 딱 유튜브 보면 각이 나오긴 합니다. 누가 그 교회 멤버이냐만 봐도 대충 각은 나오겠습니다만...
티아라멘츠
22/12/17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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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그러고보니 유튜브 존재를 잊고있었네요 그렇죠 크크크크
티아라멘츠
22/12/1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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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레시브 크리스천이라 어딜 가도 아웃사이더라 문제가 있더라구요;;;
루체시
22/12/1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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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믿음 그 이후의 행동을 말해주지 않지?
각각 교회에서는 답답함을 느낄수 있다고 생각하고, 저도 그중 하나라서, 열심히 외부 서적이나 유튜브를 탐독하고 있습니다 허허허
22/12/1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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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톰라이트를 추천드립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02236467

영상
https://youtu.be/seUp3jku74E
22/12/17 17:58
수정 아이콘
재미있네요. 꼭 제 친구가 쓴 글 같습니다. 그 친구 피지알에 글을 쓰진 않을텐데 말이죠....

그래도 힘내시기 바랍니다. 재미붙이면 세상에 이것만큼 재미있는것도 흔치 않아요.
22/12/17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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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저는 신자입니다만 유튜버 신사임당님처럼 교회 나간지 6개월만에 신나서 '야 이렇게 하면 내 성공에 이런 도움이 되더라구!' 이런 분이 더 떨떠름합니다. 당연히 의심되는게 정상 아닌가요? 저도 모태신앙이지만 의심속에 있다 본의를 조금이라도 깨닫는데는 30년도 넘게 걸렸는데.
답이머얌
22/12/1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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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너무 깊이 가치를 두기보단 그냥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업 이외에 내가 즐길 수 있는 오락 행위 중의 하나로 생각하면 쉽죠.
깊게 들어간 사람은 덕후고, 관심없는 사람은 알못으로 취급하듯, 종교라고 별다를바 없죠.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 중의 하나가, 점점 즐길거리가 많아지다보니 젊은 층의 종교를 가진 비율이 과거보다 확 빠지더군요. 마치 출산율 떨어지듯.
요즘 세상은 누릴게 너무 많아서 종교도 그 중의 하나로 보는게 점점 설득력 있어지는 것 같습니다.
22/12/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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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락거리보다는 '공동체' 혹은 '사교클럽'이 가장 정확한 말인거 같습니다.
결국 엘리트 제외하고 40대 넘어서 가입할 만한 공동체가 교회나 성당만한게 있는가? (포용력부터 선행까지) 이게 가장 종교단체의 큰 존재이유라고 봐서요. 오락거리야 머 세상에 천지 삐까리에 널리지 않겠습니까? 근데 공동체는 없다못해 가족과 연인관계도 사라지고 있으니까요.

이전에 제 글에서도 댓글 달았는데, 사실 세속주의자들이 교회보다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면 종교는 사라질거 같습니다. 교회가 훌륭해서가 아니라 세속주의자들의 단체가 지리멸렬해지면서 그런 일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요. 잭 블랙 형이 다시 유대교 회당 다닌 이유가 자녀 생기니까 막상 같은 규율과 문화를 나누는 공동체 없이는 좋은 부모가 될 수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 하더군요. 아직도 기억이 남습니다.
스스즈
22/12/1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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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오바디스 도미네?
22/12/1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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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기독교를 행복하고 즐겁기 위해서 믿는건 아닙니다. CS 루이스가 말했듯, 그런건 와인 한 병이 더 좋습니다. 성경은 '모든 지혜의 보고다'라고 성경 자체는 주장하죠. 제가 굉장히 삐딱한 태도로 성경과 신학책을 본 결과 적어도 서양문명을 이해하는데 필수 요소인 건 사실인거 같습니다. 서구 문명에 있는 한 좋은 무신론자나 불가지론자가 되기 위해서라도 성경의 지식은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관련 책들 간단하게 추천드립니다. 목사가 포교를 위해 쓴 책은 없으며,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쓴 책입니다. 대부분 저자는 불가지론자고요.

도미니언 : 과거 기독교인이 '인류는 유인원에서 진화했다'는 말을 부정했다면. 이 책은 무신론자들이 '무신론, 세속주의는 기독교에서 왔다'는 것을 부정한다 지적합니다. 무신론부터 사랑, 과학, 계몽주의 등이 어떻게 기독교 교회에서 나왔는지 고대사 전문 역사학자가 추적합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47906039&start=slayer

서구는 어떻게 역사의 승자가 되었는가? : '왜 유럽문명이 이겼는가?'라는, 비유럽권 사람이 역사를 배울 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에 대한 것입니다. 사회학자이자 불가지론자인 저자가 서구 승리의 근원은 기독교 문명임을 지적합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8955286

이것은 물이다 : 조금 더 철학적인 이야기입니다. 소설가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가 왜 우리는 신을 믿지 않아도 '종교적'인지. 그리고 그걸 깨닫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자유를 주는지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사실 진짜 우리가 믿는 종교는 존재한다고 알지도 못할 겁니다. 우리가 마시는 공기를 우리가 모르듯.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9575223&start=slayer
22/12/1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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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그래도 종교 믿으면 행복하긴 하잖아요? 라 말하시는 분도 있으실거 같습니다. 그렇긴 합니다. 인생은 행복하려 하는게 아니라 '의미'가 있어야 하거든요. 현대인이 우울하고 자살하는 이유는 불행이 아니라 무의미입니다. 세속주의는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 하고 말이죠. (보통 세속주의자 분들에게 이런 말을 하면 [무의미하니까 니가 의미를 아무거나 만들면 된다!] 라고 답하시던데요. 이해는 되나 제가 보기에 그거나 [신이라는 영원한 의미가 있다] 나 똑같이 믿기 어려운 말입니다.;) 그에 비해 불교든 유대교든 기독교든, 종교는 의미를 주기에 자살도, '온건한 자살'이라 할 수 있는 '선택적 비출산'도 덜하죠.

기독교인이 행복한 이유는 '예수를 통한 새창조 참여'라는 의미를 얻기 때문이지, 죽으면 천국갈걸 알아서가 아닙니다. 최소한 그래야 합니다. 이건 제가 썼던 글에 자세히 썼습니다만 사실 교회에서도 상당히 많이 저지르는 실수입니다. 성경은 '죽으면 천국가게 해주는게 복음이다'라는 말은 나오지 않습니다.
드러나다
22/12/2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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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로 여러 개 좋은 말씀들 남겨주셨네요. 뭐라고 코멘트는 당연히 드려야 할 것 같은데 적절한 위치를 찾지못해 여기에 남깁니다.

이 글 말고 따로 자게에 올린 글도 보았습니다. 거기도 댓글타래가 길더군요. 소소한 월급루팡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크크

추천해주신 책들에 감사드리고 추천해주신 저명한 이름들에 감사드시며 유튜브링크도 감사드립니다. 책들은 좀 찾아봤는데 두께가 상당하네요. 빠르게 읽어내지는 못할것 같습니다. 30년을 고민하셨다 하셨는지요? 설마 30년안에는 저도 읽지 않을까 소망해봅니다.

이 글로 얻어낸 최고의 성과는 제가 괴물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죠. 같은 고민을 하고 뭔가 찾아보려한 분들이 저 말고도 여러 분이 있었다는 것이 뭐랄까 감동입니다. 그걸 일단은 게임커뮤니티인 곳에서 알게되니 그것도 아이러니하네요.

Taima님은 공동체주의자 이신것 같습니다. 종교를 통해서든 다른 방법을 통해서든 공동체를 이룸이 삶을 비옥하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생각을 가지신 것 같네요. 저도 어렴풋이 비슷합니다. 다만 그 공동체가 자본주의적으로 아주 최적화된 조직과 시장에서 대결했을 때 견뎌낼 수 있을지가 늘 비관적입니다. 그리고 그 지점이 현대인에게 공동체를 매력적으로 설득할 수 없는 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다음 글을 예고해주신 것 같네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보채는 것은 아닙니다!
22/12/20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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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말씀 고맙습니다. 저도 예고 글이 있었는데 이 글이 본문도, 다른 분들 남겨주신 댓글도 너무 좋아서 여기에 집중했습니다. 이번 주 중에는 꼭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저도 자본주의라는 괴물을 늘 고민하는데요. 다만 제아무리 자본주의에 잠식된 괴물이라도 자기 주변은 그런 괴물로 채우고 싶어하지 않더라고요. 영화 '파운더'의 맥도날드 창업자도 자기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변에 요구하지 않을까요? '자신은 무조건 적인 희생과 사랑을 받기를 갈구한다는 것' 그게 그나마 희망이 아닐까 생각 중입니다.

ps: 책이 너무 기시다면 다마스터스 tv를 추천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k9LRlyjfwg) 책도 팀 켈러의 '답이 되는 기독교'와 '팀 켈러 하나님을 말하다'가 이런 고민의 시작으로는 괜찮은거 같습니다. 너무 길지 않은 이런 분야의 고전으로는 GK 체스터턴의 '정통'이나 CS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 가 좋습니다.
퀀텀리프
22/12/1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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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관찰기..크크. 재밌네요.
교회는 절대 믿음을 강조하는데 막상 그 베이스 이론이 구시대 수준에 머물러 있어서 21세기 인간에게 접수가 잘 안되는 경향이 있죠.
2천년이나 지나서 업데이트가 필요하죠.
22/12/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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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기독교는 80년대까지는 유행을 선도했던거 같습니다. 이슬람만 해도 유대교와 기독교를 '최신 유행'으로 업데이트 하기 위한 시도였습니다. 기독교와 그 아류들은 매번 시대에 따라 업데이트해서 유행에 빠졌는데, 그 유행이 낡아져서 같이 침몰하고 있죠. 하긴 요즘은 심지어 세속주의, 자본주의도 낡아진 상태니까요. 20대 후반만 되도 연구 안 하면 촌스러워 지는 미친 속도의 요즘이라 사실 당연하다 싶습니다. 요즘 비트겐슈타인만 해도 50년 지났는데 철학계에서는 점차 인용이 거의 안 되고 있죠. (사실 80년대부터) 막상 인류가 되게 발전한거 같지만 철학에 있어서는 대중의 경우 니체 이후 거이 업데이트가 안 된게 사실이고요.

제가 개인적으로 연구해본 결과는, 그래도 기독교 중 현대에 가장 잘 맞는 것은 오리지널 0세대 기독교입니다. 그나마 성경이 제일 낫더라고요.
계층방정
22/12/1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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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0세대 기독교에 대한 Taima님의 견해에 동감합니다. 그렇지만, 업데이트에 대해서도 너무 현실을 따라가려는 태도에서 좀 초연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한국 기독교의 눈꼴사나운 모습 상당수는 업데이트가 안 되어서가 아니라 업데이트의 방향이 잘못된 것이거든요. 심지어 창조과학도 업데이트가 안 된 게 아니라 업데이트를 잘못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22/12/17 20:4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창조과학은 과학주의, 이성주의에 점령당한 겁니다. 정말 가장 과학에 야합하고 타협한 거죠.

창세기 1장과 2장이 천지창조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3천년 전 인류도 이게 이상하다는 건 알죠. 분명 카인은 아담의 아들입니다. 그런데 아벨을 죽인 카인이 나가니까 다른 인류가 멀쩡히 있다는 묘사도 있죠. 3천년 전 인류도 이게 모순된다는 건 알 겁니다.

성경은 과학책이 아닙니다. 과학으로 세상 모든 걸 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뿐이죠.
드러나다
22/12/18 15:23
수정 아이콘
창조과학이 사이언톨로자를 낳은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적 존재가 설계했다고? 그럼 그게 외계인이면 안되는거임? 이라는 공격이죠.
22/12/1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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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적인 것은 아닐수도 있겠으나, 크게보면 저도 동의하게 되네요.
계층방정
22/12/17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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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개인적으로는 말씀하신 '호가호위'에 동감하면서도 그래서 뭐 어때? 하는 생각으로 신앙생활을 해 왔습니다. 제가 장로교 모태신앙이라서 인간의 전적 타락을 많이 교육받아왔는데, 그에 따르면 모든 인간은 다 타락했으므로 스스로 구원할 능력이 없으니 '호가호위'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게 결론인 것 같거든요. 강한 사람이든 약한 사람이든 돈 많은 사람이든 없는 사람이든 도덕적인 사람이든 부도덕한 사람이든, 결국 본질적으로는 다 똑같은 죄인이며 언제든 넘어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게 사람이란 말이죠. 그래서 자신이든 타인이든, 하나님 앞에서는 못난 것도 없고 잘난 것도 없는 다 똑같은 사람일 따름이죠. 그래서 남 앞에서 함부로 기죽을 것도 없고, 남보다 내가 더 낫다고 으스댈 수도 없죠. 남이 가진 재능과 소유도 다 그 사람의 것이 아닌 하나님의 것이고, 제가 가진 재능과 소유도 다 내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것이니까요.
실상은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남만 잘난 것 같고 나는 못난 것 같다, 혹은 그 반대 생각에 쉽게 빠져버리는 연약한 존재이긴 합니다. 보시기엔 그러니까 자기 능력으로 못 살고 신에만 의지하는 나약한 존재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래도 그 생각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근거 역시 신앙에 있다고 변명해봅니다.
22/12/17 21:25
수정 아이콘
제가 이전 댓글에서 좀 비판적으로 언급했지만, 심사임당님은 교인의 힘이 이 '자신감'이라 하더군요. (https://www.youtube.com/watch?v=zDkMdEfPYQw&t=814s)
무신론자는 모든 것이 재수라서 허무주의자, 냉소주의자가 되거나. 아니면 능력주의자가 되서 일론 머스크 처럼 뛰어난 성과를 지닌 이를 영웅으로 숭배하거나 주눅이 들게 되기 쉽죠. 근데 성경은 누구나 신이 능력을 주는 것이지 똑같다고 보는 '깡따구'가 있다는 겁니다. 뭐 그렇게 볼 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저는 성경의 자기계발적 접근은 굉장히 불신하는 편입니다만.
계층방정
22/12/17 21:40
수정 아이콘
저도 성경을 자기계발의 목적으로 읽는 것을 평소에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무신론자를 허무주의자, 냉소주의자, 능력주의자로 치부하는 것에는 반대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쩌면 같은 함정에 빠져 있을 수도 있겠네요. 지적 감사합니다. 다만 글쓴분이 신앙은 사람을 진정으로 강하게 하지 않고 외부의 힘에만 의지하는 나약한 인간으로 만든다고 하시는 것 같아서 그에 대한 감상을 적어본 것이었습니다.
22/12/17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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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네네. 솔직히 말하자면 자기계발적으로 쓰는건 싫으나, 그런 힘이 있는건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인거 같습니다. 신사임당님의 교회 시리즈 유튜브를 보면 다들 떨떠름하지만 '음... 분하지만 맞는 말이다'라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더군요. 박진영님도 '죽음이 있는걸 아는데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어떻게 제정신으로 열심히 살수 있느냐?'라고 되묻기도 했죠.
20060828
22/12/17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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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사탄들렸어?!!흐흐

글 재밌게 잘 쓰시네요. 다음 후기도 기대하게 됩니다. 신의 계획에 다음 후기가 있길 기대해볼게요!!
풍문으로들었소
22/12/17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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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교회 다니는 사람이 보기엔...
'저같은 나일롱 신자도 품안에 거둬주실지요. 성경에서의 그 분은 그렇게 너그러워보이지 않던데 말입니다.'
이렇게 말씀하신 거 봐선 정말 올바른 크리스찬이 되실 거 같단 생각이 듭니다
1.스스로를 나일롱 신자라고 얘기할 정도로 겸손하십니다...반대로 우리들만의 세계 속에서 교만하고 있어 보일려 하는 것 보단 훨씬 좋아 보입니다.
2.너그러워 보이지 않던데 말입니다... 이 문구 정말 좋으신거 같습니다. 그냥 주님(신)을 (상식적으로) 두려워하는 모습이 훨씬 신앙적이라 생각합니다.
3.거두어 주실련지요... 하는 의문을 가지는 모습, 매우 바람직한 신앙적 자세라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주님(신)은 주입식 교육을 원하시는 분이 아니시며, 그런 생각 가졋다고 해서 안좋게 보시는 속 좁은 분이 아니십니다. 맹목적인 자세보다 의문을 가지고 진짜 그러한가? 하고 스스로 테스트 해보는게 진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2/12/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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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솔직히... 기성교회, 큰 교회에 빠르게 적응하시는 분보다 훨씬 이렇게 의심하는 분이 더 마음이 갑니다. 왜 그런지는 도저히 모르겠습니다만.
여기에있어
22/12/18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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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교회를 나가다가 코로나라는 좋은 핑계가 터져서 그후로 쭉 안 나가는 중입니다.

깊은 학식은 없지만 유교, 노자, 불교에 관련된 대중 강연을 챙겨 볼만큼의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기독교만 유독 재미가 없어요. 예를 들어 불교 경전에 대한 강연을 들으면 석가모니가 생각한 "세계관"을 이야기라서 그냥 옛날 사람이 생각한 자연철학이나 과학이라 생각하고 들을 수 있어요. 유교 경전이나 노자 도덕경도 사회 생활을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라서 그냥 고대의 심리학 사회학 정치학이라 생각하고 들을만해요. 근데 (적어도 제가 봤던) 기독교에 관련된 이야기는 예수랑 성경이라는 브랜드 네임을 지우고보면 그냥 신화나 전설 정도 밖에 안 남는데 그냥 판타지 소설이나 그리스로마신화가 더 재밌고 교훈적인거 같습니다. 결국 문제는 성경이 참이라는 전제가 없으면 한마디도 진행을 못한다는게 아닐까 싶어요.
22/12/18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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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사실 성경은 신화부터 법, 연극, 시, 역사…. 등이 담긴 가장 다층적인 텍스트입니다. 신을 믿지 않아도 심리학, 철학, 정치학 등 서양문명에서 나온 인문학은 성경을 모르면 진행이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1500년 넘게 서양문명=기독교+그리스문화 였으니까요.

근데 나는 노잼이던데? 라고 말하신다면 저도 동감합니다. 솔직히 한국 장로 교회에서 다수가 가르치는 방식으로 보면 말씀이 맞습니다. 알단 번역 상태부터 엉망인데 자기들이 그렇게 배웠다고 옛날 방식을 따르고 있죠. 정작 자신들이 열심히 현 세상을 배우지도 않아서 쌍팔년대 세계관이나 강요하는 도구로 쓰고요. 부정할 수 없는 교회 책임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도 해외 체류하며 불가지론자로 살다 팀켈러 목사의 설교를 듣고, 영어 번역본으로 성경을 읽으면서 ‘이게 내가 본 그거였다고?’라고 놀라는 체험을 했습니다. 하긴 뭐 한글로 된 정보가 엉망인건 신학만의 문제는 아니긴 합니다만.
드러나다
22/12/1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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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역개정 그만쓰고 현대인의 성경으로 바꿨으면 여러가지로 낫지 않을까요.
22/12/1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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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저는 새번역을 추천드립니다. 의미는 중요한데 현대인의 성경은 아무리 그래도 너무 의역이더군요. 새번역은 거의 약점이 없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문학성이 중요한 시인 욥기 시편 잠언 전도서 아가서 파트에서 문학성에서 떨어진다 볼 수도 있는데 그 파트만 공동번역이나 카톨릭 성경 보면 해결됩니다. 저는 그래도 그냥 새번역 씁니다만
여기에있어
22/12/18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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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제가 교회에서 들을 때도 이상했어요. 예를 들어 성경에 "예수님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 산에 올랐다" 뭐 이런 한 문장을 이른 아침이 무슨 의미인지 산에 오른게 무슨 의미인지 제가 보기엔 말도 안되는 거창한 해석만 갖다 붙이거든요. 저의 불만은 말씀하신대로 서양 문명의 근간으로서의 성경에 대한 설명을 들을 기회가 많지 않다는 점이예요. 성경은 진리이기 때문에 신화나 연극이라고 할 수도 없고, 차라리 역사적 배경이라도 자세히 설명하면 좋은데 그러자니 말이 안되는 부분을 부정할 수도 없을테구요. 그래서 결국 성경은 이렇게 가치가 퇴보하나보다 싶습니다.
22/12/1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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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한국의 모든 학문 분과가 마찬가지입니다. 과학도 그렇죠. 과학자 하려는 이들이 서울대 대학원도 안 가고 닥치고 미국가는 이유가 있습니다. 성경을 연구하는 신학만 그런건 아니에요. 한국의 학문은 기본적으로 매우 허약하며, 진수를 얻으려면 영어는 필수입니다. 그래서 한국사회에서 과학의 가치가 퇴보하나보다 싶습니다.
계층방정
22/12/1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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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설교뿐만이 아니라 성경 주석이나 논어집주나 춘추공양전 같은 유교 경전의 주석서를 봐도 비슷한 주석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긴 합니다.
그리고, 그런 설교가 그리스도인의 생활에 유익한 점이 있기도 해요. 결국 기독교는 예수를 닮아가라는 게 가르침의 목표인데, 예수를 닮기 위한 1차적인 방법은 예수의 행적 하나하나의 의미를 분석하고 그것을 자신의 행위로 만드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예수를 닮는 데 부족함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따라서 서양 문명의 근간으로서의 설명 등, 거시적인 관점에서 예수의 가르침이 세상을 어떻게 바꿔나갔는지도 공부해야 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는 제가 글마다 비판하는 전광훈 목사의 설교가 차라리 나은 점이 있긴 합니다. 자기가 주장하는 극우 정치와 사상의 근간으로서의 성경에 대한 설명을 하거든요. 제대로 된 신학과 철학을 한다면 지지할 수 없는 정치와 사상을 가르치니 문제지... 아 그리고 전광훈 목사가 그런 걸 넉넉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이유 중에 하나는 설교 시간이 무려 1시간 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도 있습니다. 아마 보통의 목사들도 1시간 반이라는 설교시간을 주면 설교의 질이 확 올라갈 겁니다?
22/12/19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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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개인적으로는 서양 문명의 근원적인 면을 알기보다 앞서서, 일단 '당시 시대에 입장'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그래서 새번역이 중요하다 봐요. 애굽과 이집트는 다르고요. 바벨탑과 바빌론이 같은 곳이라는 걸 알고 성경을 읽는 것은 아닌 거랑 아예 다른 체험입니다. 성경 주석도 좋은데, 성경이 쓰여졌던 당시 저자의 입장을 알려주는 주석이 좋다 생각합니다. 제가 늘 톰라이트 신약성경 주석을 추천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록타이트
22/12/18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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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이 있기 전엔 세례는 미루시는게 좋다고 봅니다. 물론 그 과정 또한 갈등과 마찰이 있을 수 있겠지만요.
22/12/19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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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개인적으로는 비슷하게 생각하는데, 이게 가족의 문화에 엮여있으니 조심스럽네요. 무엇보다 타인에 대한 '사랑'이 중요하니 지혜롭게 처신하실거라 믿어 봅니다.
22/12/18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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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론 신자였다가 이젠 그냥 어머니 안심시키려고 유튜브 예배나 보고 마음속으로는 귓등으로도 안듣는 입장입니다만

아~~주 솔직히 제 생각을 토하자면 기독교를 믿느니 차라리 크툴루 신화를 믿는게 훨씬 그럴듯하지 않나 싶긴 합니다 크크크
그나마 카톨릭은 개신교보다는 좀 정상으로 보이는데, 개신교는 정말이지 고개가 절래절래...
22/12/18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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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씀은 좀 이해가 안되는데요. 혹시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수 있을까요?
요즘 전 세계적으로 카톨릭은 그냥 기독교의 한 분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형님으로 불리는 추세거든요. 실제로 20세기 교황들이 개신교가 비판했던 부분을 거이 다 해결하기도 했고. ‘그나마 카톨릭은 개신교보다는 정상으로 보이는데’가 뭔지 궁금합니다. 약간 ‘롤 선수는 다 또라이 같아요. 그나마 페이커는 좀 정상으로 보이는데’같은 느낌이랄까요. 가장 대표 격인 종파인데요.
22/12/18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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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톨릭과 프로테스탄트는 엄연히 다른 종교라고 봐야죠. 제가 개신교가 아니라 기독교라고 지칭했다면 물론 카톨릭 역시 기독교의 분파에 속하니 오류이겠습니다만, 개신교는 같은 신을 섬긴다지만 카톨릭과는 다른 종교로 봐야 합니다.

같은 신을 섬긴다면 같은 종교의 분파라고 해석한다면 사실 카톨릭과 그리스 정교 및 개신교와 유대교까지도(그리고 좀 확대해석한다면 이슬람조차도) 다 같은 종교라고 봐야 할거에요.
22/12/1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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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카톨릭이랑 개신교는 같은 경전을 믿어서요. 실제로 카톨릭이 이단이라고 말하는 개신교인도 있지만 세계적으로는 극히 소수입니다. (무엇보다 루터 등 개신교를 만든 이들이 지적했던 카톨릭 신학의 문제점은 현재 바티칸에서는 20~21세기를 거치면서 사실상 거의 다 수용했습니다.) 그리스 정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예수만 믿으면 구원받는다고 이들은 모두 이야기해서 사실상 같은 종교의 나뉨이라 보는게 맞습니다. 심지어 서구권은 유대교까지 쳐서 Judeo-Christian이라 묶을 정도죠.

물론 한국 카톨릭은 한국 개신교에 대한 반감 덕분에 성장한 면도 커서인지 의도적으로 이를 알리고 있지 않습니다. 저도 그 면을 좋게 보는 편이고요.
22/12/1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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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물론 저도 Taima님도 동의하는 부분은 카톨릭/프로테스탄트/정교/유대교 등이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는 점이구요.

다만 전 같은 계열에서 갈라져나온 종교라고 해도 이들의 차이는 예를 들어 같은 프로테스탄트 내부의 종파(감리회/장로회/성결회 등등)보다 훨씬 큰지라 이들을 대분류로 묶을수는 있어도 같은 종교의 다른 종파로는 볼 수 없다고 봅니다. 크게는 교황의 존재를 인정하느냐부터 성직자의 위치나 성자 인정, 교리 해석 등등 너무나도 많은 부분에서 단순히 같은 신을 섬긴다고 같은 종교로 치부하기엔 차이점이 커요. 서구권에서 유대교까지 묶어서 호칭하는 경우가 있다고는 해도 유대교를 정말 기독교의 한 분파로 보는 시각은 거의 없을겁니다.
22/12/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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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유대교까지도 볼 '정도'라는 거죠. 저도 유대교는 비슷하게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교하고 기독교는(카톨릭 포함) 유대교에 배워야 할 게 정말 많다 보고요, 이 부분은 그 정도로 넘어가겠습니다.

다만 카톨릭까지 기독교로 보는 것은 거이 서구권에서는 이제 상식이고, 그냥 전 세계 공통일 겁니다. 기독교 내부 자료 외에 프로테스탄트와 카톨릭을 따로 타 종교로 보는 통계는 거이 없습니다.

세계적으로 소수 종파지만 한국에서는 개신교 그 자체로 통칭되는 장로교와 카톨릭의 차이는 많습니다. 하지만 세계 개신교 1,2위인 성공회와 루터교. 이 두 개신교 종파와 카톨릭 사이의 차이는 '전통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루터교는 교리적으로 자신과 가장 닮은 것은 성공회와 카톨릭이고, 칼빈주의는 정말 자신과 다르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곤 하고요. 심지어 성공회는 카톨릭과 성만찬을 같이 하려 하죠. 그뭔씹이긴 합니다만 거이 뭐 같은 형제라는 의미입니다.
22/12/1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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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단어를 혼용하고 계신 것 같아서 다소 바로잡습니다만…

[카톨릭을 기독교로 보아야 한다]라는 점을 부정한 적은 처음부터 없습니다. 기독교라고 묶을때는 당연히 프로테스탄트와 카톨릭은 물론이고 정교회와 영국 성공회까지 들어가는 게 맞습니다.

애당초 한자 문명권에서 기독(基督)이라는 표현 자체가 그리스도를 음차한 표현이라 이 표현은 정확하게는 그리스도교라고 봐야 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신의 아들로 보는 종교가 여기에 해당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건 당연합니다.

제가 Taima님과 관점이 다른 부분은 위에 언급한 [기독교에 카톨릭이 포함되는가]가 아닌, [카톨릭과 개신교는 엄밀히 말하면 분류해서 보는게 맞다]라는 부분입니다. 대분류만으로 치면 물론 세계 종교를 기독교/이슬람/불교 뭐 이런식으로 크게 분류하는게 오류는 아닙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이건 너무 분류를 크게 잡는것 아닌가 싶거든요.

예를 들어 이슬람도 한마디로 이슬람이라고 하지만 시아파와 수니파는 뭐 아시는 분 많으시겠습니다만 원수지간이나 다름이 없는 상태고, (또 이슬람에 대한 교리해석도 기독교 내부와 마찬가지로 이 두 종파는 꽤나 다릅니다)불교 역시 남방불교와 북방불교는 같은 부디즘이라고는 해도 그 방향성은 딴판에 가깝습니다. 마찬가지로 기독교도 크게 보면 다 묶을수는 있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그보다는 좀 더 세밀하게 구분해야 더 정확하게 볼수 있지않나 싶습니다. (사실 성공회 부분도 쓰고는 싶은데 그러면 댓글이 너무 길어져서….)

그리고 막줄로 추가 부연하자면 맨 처음 제 댓글은 한국상황에 국한해서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22/12/1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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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네 카톨릭과 상당수 개신교는 '기독교'라는 하나의 종파라고 봐야 한다 라는게 제 입장입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공교회성이 없이 자기 교회만 키우는데 온 힘을 쓰고 그렇게 키운 교회는 세습하고 장로들과 함께 이익집단이 되려 하는 주류 장로교(보통 '개신교' 심지어 '기독교'와 같다 여겨지는)와 카톨릭, 성공회, 루터교, 감리교 등으로 나뉘어야 맞는게 굳이 말하자면 한국 현실에도 맞을거 같네요.

엄밀하게 보자면 세계 기준에서 현재 한국의 목회 방식, 교회 방식은 굉장히 이상하다. 정도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흔히 미국서 가져왔다 하는데 미국도 메가처치는 정말 한때 잠시 유행이었을 따름입니다. 당연하죠. 애초에 성공회가 국교인 영국인들이 세운 나라니까요.
밀물썰물
22/12/18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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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읽었습니다. 제가 막연히 생각하는 것 글로 쓰셨네요.
종교가, 세상의 모든 것이 그렇지만 장단점이 다 있습니다. 그 장점을 잘 활용하면 그것에서 얻는 것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믿는 사람에게는.
그리고 처음에 신 이야기 부터 시작하셨는데 신의 존재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설명하기 위한 영어의 가주어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이죠. 그런식으로 위에 글도 쓰셨고.

아무튼 신앙심과 관계없이 교회에 일요일에 나가는 것이 부부생활 혹은 가정생활에 도움을 준다면 (부인께서 흡족하시다면) 그것만 으로도 좋은 일 아닌가요?
전 다행이 집사람이 종교에 관심도 별로 없고 저한테 강요하는 것도 없이 제 3자의 입장으로 종교를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누가 저한테 종교생활 신앙생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물어보면 한시간 정도 강의도 할 수 있습니다. 장점부분을 잘 활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확실히 종교가 필요한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22/12/18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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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저는 솔직히 말해서 신의 존재는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세상이 선의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믿느냐? 아니면 세상은 허무하고 무의미하며, 물질적인 이득 이상은 없다고 믿느냐?’가 중요하다 봐요.

세상에 선의와 의미가 없다 믿는다면 사실 돈 없고 쾌락이 없으면 죽는게 낫습니다. 이득이 없는데 남을 도울 필요도 없고요. 무신론자들이 많아질수록 역경에 나약해지고, 남을 돕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은 통계적으로 보이는 사실입니다. ‘세상의 선의가 꼭 야웨여야 하느냐?’라면 그건 아닙니다만. (예컨데 불교나, 영화 ‘아바타’에서 나오는 범신론적인 세계관도 충분히 세상을 도울 용기와 열정을 주죠.)

예전에는 저는 ‘뭐 세상이 허무하고 무의미하다 믿고 나만 챙기는 이득충의 삶도 괜찮잖아?’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분들도 자기 주변에는 희생, 사랑, 그리고 (딱히 이유없는) 열정과 근성을 바란다는게 문제더군요.
차라리꽉눌러붙을
22/12/1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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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떠오르는 태국 광고가 있습니다마는...
https://youtu.be/17_VscQdzLY

뮬론 저 처음에 마오는 화분은 과습으로 인해 죽었겠지만서도,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세상]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개개인의 미학이 현대사회의 윤리와 도덕의 근본이 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합니다...
22/12/1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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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불교적이며 범신론적인 세계관이네요. 태국이 불교 국가니까 당연하겠지요. 불교가 윤리와 도덕의 근원인 나라니까요.

저런 류의 세계관, 철학은 분명히 세상을 더 낫게 만들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내가 남이라도 곁에 두고 싶게 만드는] 사람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굉장히 좋게 생각합니다. 루이스 하이드의 '선물' 같은 책이 그런 개념을 보여주고 있죠. 경제학적 논리와 과학주의로는 불가능한 영역이겠죠.
여기에있어
22/12/18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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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보기엔 "무엇이 존재하느냐"는 본디 이성의 영역인데, 존재한다는 근거가 아무것도 없어도 나의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이성적 판단을 왜곡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 양자역학에서 관측되기 전에 물질은 확률적으로 여러가지 상태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명제에 대해서 많은 과학자들이 "비직관적"이라는 믿음으로 배격했었죠. 그런데 사실상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졌느냐는 내 직관이 무엇을 믿느냐와 관계없이 존재하는 것이고 직관과 다르다면 내 직관이 문제인게 아닐까요.
22/12/1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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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세상이 어찌 만들어졌는지는 이성으로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럴수가 없죠. 진화가 신의 섭리라 하면 그걸 부정할 방법이 없으니까요. 정신승리는 이길수 없는거죠. 그건 진화는 아무 이유없이 자연발생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주장도 마찬가지로 근거가 없습니다.

솔직히 저는 창조론보다 진화론이 더 성경의 야훼의 행동과 잘 어울린다 생각합니다. 긴 시간을 들이고, 환경을 바꿔서 적응치 못하는 이들을 거르고, 그 중 일부만 잔혹하게 선택하는 모습은 성경에서 반복해서 나오는 야훼의 모습이죠. 그 잔인함 속에서 기이한 생명의 신비, 사랑이 느껴지는것도 그렇고요.
여기에있어
22/12/1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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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의 존재에 대해 알 수 없다는걸 말씀하셨는데 그게 제가 말하는 것입니다. 신이 존재하는지 안하는지 모르는데 왜 존재한다고 믿어야하나요. 내 인생의 의미때문에 확실하지 않은걸 진리라고 스스로 속이라는 말씀이신지
22/12/19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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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밑에 댓글에 비슷한 말을 썼는데요.

기독교에서 말하는 믿음에는 1번과 2번 믿음이 있습니다.

1번 : 신이 존재한다. -> 보통 교회 바깥에서 말하는 믿음입니다.
2번 : (1번 믿음이 있다는 가정 하에) 신이 나보다 선한 계획이 있음을 신뢰한다.

보통 성경에서 강조하는 믿음은 2번입니다. '보지 않고 믿어라' 같은 말의 대부분이 2번을 의미하죠. 1번 믿음은 의심하시는게 맞다 생각합니다. 아니, 의심하지 않고 적당히 퉁쳐서 믿는 거야말로 진짜 위험한 짓이라 생각합니다. 1번 믿음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이유는 '왜 인간들은그런게 굳이 있을 필요가 없는데 마치 세상에 의미가 있고 신이 존재하는 양 살고 있지?'라는 질문이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말씀대로 그건 믿어야 할 이유가 되진 않죠. 신자들 사이에서도 1번을 믿게 된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고, 이성과 합리와 논리는 필요하나 그것만으로 되지는 않는다 봅니다. 아무도 강요해서도 안 되고요. 자기 경험을 자랑하지 않고 겸손하게 이야기 할 수야 있겠지만요.

자세한 내용은 요 영상을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보다 훨씬 더 잘 설명해 놓으셨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MyiF7bmBEI
차라리꽉눌러붙을
22/12/18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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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생각보다 자기가 옳게 살고 있다는 뽕맛에 대한 중독이 심한 것 같더라고요...
22/12/1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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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종교인은 물론 세속주의자조차 '나는 멍청한 종교인과 달리 종교라는 착각 없이 현실을 직시하며 살고 있지. 크. 멋진 나.' 라고 생각하며 살죠. 참 어려운거 같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안 그런 사람이 있나 의심스럽습니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보고 싶은 소망은 좀 있네요.
드러나다
22/12/1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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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입니다. 세례교육 받았는데요, 첫머리가 창조론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인류가 창세기의 기억을 보존하고 있다는 증거로 한자의 파자를 제시한 것이었습니다. 왜 그리 창세기에 집착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박혁거세가 알에서 태어난것이 부정되면 신라왕가의 위엄이 사라지는 걸까요. 하긴 일본도 만세일계에 집착하는걸 보면 태초의 신화란건 포기할 수 없는 사항인가 봅니다.
22/12/1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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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근데 애당초 창세기의 한자가 뭐든간에 원어는 히브리어고 한자는 그냥 번역에 지나지 않던가요 크크
계층방정
22/12/1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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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드러나다님이 받은 세례교육은 뭔지 모르지만, 한자를 파자해서 기독교적 의미가 있다고 부여하는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船은 舟와 八과 口가 합한 것이니 여덟 사람이 배를 탄 것이며 노아의 방주 사건을 기억한 것이다. 이런 파자가 여러 가지 있어요. 이게 창조과학회 자료실에도 올라와 있으니 창조과학 강의를 준비하는 분이라면 이런 것도 자연스레 접했을 겁니다.
22/12/1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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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나가 맙소사 크크
22/12/1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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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구리네요. 세상에...
드러나다
22/12/1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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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십니다. 자매품으로 마귀 마 와 의로울 의 자도 있습니다?
주어진 사물을 입맛에 맞게 끼워맞추어 해석하는 인간의 능력은 실로 대단하지요.
계층방정
22/12/19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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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창조과학회 자료실에 있는 한자 파자(https://creation.kr/archaeology/?idx=1288703&bmode=view)는 대부분 억지이긴 하지만, 그 수준을 넘어서서 기독교적으로 위험한 파자가 있습니다. 말씀하신 마귀 마(魔)입니다.
이거 불교의 마라 파피야스를 마라파순으로 음차하기 위해 만든 한자입니다. 중국에서 불교를 접하기 전에는 이 글자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기독교적 가치가 있는 한자라면 왜 불교를 알기 전에는 만들어지지 않았을까요? 기독교=불교입니까? 이건 창조과학 주장하는 사람도 알면 기겁하고 마귀 마는 예시에서 빼지 않을까 합니다.

저 제가 인용한 글에서 제가 아는 한자 지식으로 맞는 건 제사 제와 피 혈 뿐입니다. (다만 그나마도 제단을 나타내는 示에 삼위일체의 의미가 있다는 엉터리 해석을 했네요.) 피 혈은 실제로 제물로 드리기 위해 제기에 담은 피를 묘사한 것입니다. 다만 그 제물을 바치는 대상이 기독교의 신이 아닌 중국 전통의 신일 뿐이죠. 한자의 자원을 분석할 때에는 현대에 쓰이는 해서체가 아닌 옛날 갑골문이나 금문, 이런 걸 사용할 수 없다면 최소한 자원 분석의 고전 설문해자에서 쓴 소전체로 분석해야 합니다.
22/12/1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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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창조론이 오히려 이단에 가깝다는게 아이러니 합니다. 진화론과 창세기가 전혀 상충되지 않거든요. 그렇게 믿는 것 자체가 과학주의적인 태도로 성경을 읽는다는 거겠죠.

바이블 클래스 (창조과학의 문제)
https://www.youtube.com/watch?v=7Q7f96zoLKY

진화론과 기독교를 동시에 믿을 수 있을까?
(영상)https://youtu.be/iSHNOEeOCyo
(글) https://blog.naver.com/osm4709/221562233292
22/12/18 17:11
수정 아이콘
사실 창세기가 중요하긴 합니다. 모든 일의 시작이거든요. 에덴 동산의 추방은 이후 출애굽, 이스라엘 민족의 타락과 유배, 그리고 신약성경 예수의 죽음과 부활까지 끝도 없이 반복되는 주제입니다. 이야기의 서막이란 거죠. 서사의 기승전결 중 기 니까 제일 중요하다는 거죠.

그런데 의미가 아니라 문자주의적으로 한자의 파자로 시작을 하다니... 정말 한숨만 나오네요. 정말 성경공부가 엉터리가 많구나 새삼 느낍니다. 저런게 기독교라면 저같아도 안 믿을거 같네요. 허 참....
22/12/1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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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를 받으신다니 축하드립니다.
그 걱정의 정체가 절대자 앞에서의 부끄러움인지? 학습을 통해 인지하게 되신 교회론에 의하면 적합성이 부족하다 느끼셔서 이론적인 불편함이신건지 모르겠지만, 절대자의 섭리에 따라 조직에 발을 들이셨으니 결재버튼에 가까운 세례를 받게 되면 책임소재는 결재자에게 넘어가는거 아님니까?
그시간 천국에서는 잔치가 열린다던데, 초대받은 정식 손님이시니 마음편히? 불편한 마음 그대로??
다음 후기를 기대하겠습니다
22/12/1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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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사실 '4년이나 교회를 다녔는데 모르겠다'라는 느낌으로 쓰신거 같은데. 저는 30년 넘게 걸려 아주 조금 알게 된 거 같고요. 이것 조차 '와 정말 신의 축복으로 빨리 됐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신의 섭리가 없으면 모를까, 있으면 4년만에 얻는게 말이 안 될 거 같습니다. (물론 불공평하게스리 한방에 1초만에 알게 되는 경우도 있을거 같고요.) 과학적 진리도 그렇겠죠 아마?
Cazellnu
22/12/18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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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감성의 영역으로봐야죠
이성적으로 절대진리인양 보이고싶어하는건 종교가 수단이 되었을때죠.
22/12/1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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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말씀에 동의합니다. 이성주의에 투항한 겁니다. 완벽한 기독교의 패배입니다.

다만 인간은 거이 이성을 사용하지 않고. 모든 행동을 감정으로 결정한다는 것은 이미 대니얼 카너먼이 증명한 바 있습니다. 이제는 이성주의 그 자체를 폐기할 때가 된 것 같긴 합니다. 이성은 훌륭한 도구지만 감정보다 우월한 무언가는 아닙니다. 되려 감정의 하인이죠. 그게 아니고 나는 합리와 이성으로 움직인다는 사람이 사실은 제일 감정의 노예인 사람들인거 같습니다.
nm막장
22/12/19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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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인 체험이 있기전엔 뭐든 믿기 어렵죠. 그렇다고 또 체험이 다는 아닙니다만.
흔히 인격적인 하나님을 만난다라는 말로 표현됩니다. 이론, 교리 랑은 또 다른 차원입니다. (야곱이 벧엘에서, 모세가 사막에서, 바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만난것과 같은 극적인 예가 성경에 나와있죠.)
제가 생각할 땐 그 전까지는 세례나 성경공부는 사회라는 전쟁터에 뛰어들기전의 학부 1,2학년 꼬꼬마 수업 같은 거죠.
결정적으로 체험은 각자 삶의 굴곡에서 겪는 절박함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22/12/1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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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적인 고양감, 체험을 너무 강조하는건 위험하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울이 '예수를 보았듯' 뭔가 뻥 하고 보이는 경우가 있는거 같습니다. 뭐 종교만 그런게 아니라, 대부분 가치있는 것은 압박 속에서 이루어 지곤 하니까요.
nm막장
22/12/1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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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다 알고 말씀드리는 건 아니라 조심스럽긴 합니다
그저 한명의 구도자가 지나가며 얘기한 거라 생각해주심 좋겠습니다.
22/12/19 10:59
수정 아이콘
네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확실하게 안다 그러면 그 사람이 가장 위험한 사람일 거 같습니다. 뭐 바울일수도 있지만... 그건 그 사람의 행동을 보면 되겠죠. 바울처럼 돈 안 받으면서 그러면 믿어줄지도?
Cazellnu
22/12/1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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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본예수가 내가본예수랑 같은가도 문제죠

아니 애초에 사람의 기억은 너무나불완전합니다
22/12/19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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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맞습니다. 사람의 기억과 이성은 너무나도 불완전하죠.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인류가 의견이 통일이 안 될 정도로요. 결국은 종교집단에 소속되지 않아도 자신의 생각에 어느 정도의 해석. 즉 '허구'는 섞이기 마련이고요. 기독교는 물론 이성주의, 과학주의에 대한 탄식의 근거도 된다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인간은 뭔가 온전한 진리를 갈구하는 본능이 있다는 것. 딱 그거 하나가 문제인거 같습니다.
계층방정
22/12/19 16:12
수정 아이콘
모태신앙으로 신도가 된 기독교도 중 일부는 영적인 체험 없이 신앙을 유지하고 있기도 한데 이런 사람들도 자신을 '못 해 신앙'이라고 자조하기도 하는 걸 보면 영적인 체험이 신앙에 미치는 영향은 꽤나 큰 것 같습니다.
22/12/19 19:45
수정 아이콘
(수정됨) 기독교인이 비기독교인이나 믿는다는게 뭔지 모른다 생각합니다.
1. 창조자가 있다 (이게 보통 무신론자가 생각하는 믿음이고요)
2. 그 창조자가 신뢰할 만 하다 (이게 보통 성경이 말하는 믿음입니다.)
솔직히 2번은 정말 성경이 엄격하다 보고요. 1번은 그렇지 않다 생각합니다. 성경에도 1번은 믿지 않다가 '보여 주셔서' 믿는 사람 투성이고요. 1번을 근거 없이 믿으라고 다그치는 신의 모습은 성경에서 도무지 보지 못했습니다. (네놈들은 오만하다며 광역 도발을 하시긴 하죠. 로마서라던가.) 어쩌면 1번은 인간이 오만하게 쳐낼 수도 있지만, 겸손하더라도 결국 신이 보여주셔야만 믿을수 있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드네요. 1번을 못 믿겠다며 항의하는 무신론자는 어쩌면 신이 보기에 그다지 이상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신을 믿는다면서 새벽기도에서 자기 돈 많이 벌고 자녀 좋은 대학 가게 해달라고 울며 기도하는, 2번 믿음이 없는 신자에게야 어마어마한 분노를 보이실 거라 생각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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