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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12/08 00:25:06
Name Promise.all
Subject [정치] 검찰개혁에 대한 소고 (수정됨)
대한민국 검찰은 타국의 검찰들에 비해서 신뢰도도 낮고 민망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검찰개혁'이라는 단어는 수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키기에 좋은 단어죠.
그러나 소위 말하는 '정치검찰'문제에 대해서는 적확하게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들이 별로 없습니다.
'수사-기소의 비분리가 문제다'라고 다수가 이야기했지만, 수사권 조정했더니 정치검찰이 나아지나요? 수사 퀄리티가 상향되었나요?
과도한 검찰권력이 문제다? 뭐가 과도한 것인지, 왜 과도한 것인지 명확한 설명을 듣지 못했습니다. 기소권이 문제라고요? 기소없는 검찰이 경찰이랑 뭐가 크게 다를까 싶네요.
검찰조직 자체가 문제다? 그래서 신설된 공수처는 정의의 표본이 되었습니까? 전혀 아닌 듯싶습니다. 삽질이나 하고 있는 것 같네요.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틀렸습니다].
검찰의 태동이라고 볼 수 있는 프랑스에서의 검찰의 등장이유는 경찰국가의 폐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수사라는것은 본질적으로 자유를 상당히 제한하는 행위기에, 행정권력(행정경찰)이 이를 소유한다면 행정권력이 과도하게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문제가 생기고, 이로 인해 검찰+수사판사(예심판사) - 사법관이죠 - 에게 수사권을 위임하며 함께 수사권은 사법권이 됩니다. 다만, 검사와 수사판사가 혼자서 수사를 다 할 수 없으므로 이에 일정 권리를 위임하여 사법경찰관이 존재하게 됩니다. 대한민국도 이를 수용하고 있습니다.

사법경찰관(司法警察官)과 사법경찰리(司法警察吏)를 총칭하는 말로서, 형사소송법상의 관념이다. 범죄수사에 있어서 검사의 보조기관이다. 사법경찰관은 수사관(搜査官) · 경무관(警務官) · 경정(警正) · 경감(警監) · 경위(警衛)이며, 사법경찰리는 경사(警査) · 경장 · 순경(巡警)이고, 그 이외에 법률로써 사법경찰관리를 정할 수 있게 되어 있다(형사소송법 제196조 제1항 · 제5항 · 제6항). 사법경찰관은 모든 수사에 관하여 검사의 지휘를 받으며,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식하는 때에는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에 관하여 수사를 개시 · 진행하여야 한다. 사법경찰리는 수사의 보조를 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196조 제2항 · 제5항).
사법경찰관리 [司法警察官吏] (법률용어사전, 2016. 01. 20., 이병태)

또한, 우리나라가 속하는 프랑스, 독일, 일본과 같은 대륙법계 국가 대부분이 검사의 역할에 수사와 기소가 있습니다. 최소한 수사지휘권은 행사할 수 있습니다. 본질이 사법권이기에 행정권력에게 이 권한을 완전하게 위임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이야기인 것이죠.

기소권의 독점은 수사에 이어서 기소를 할 때 유기적으로 흘러가기 위해, 파편화된 기소기준을 방지하기 위해서 국가소추주의를 택한 국가(역시 대륙법계 국가들이죠)들은 대다수 기소독점주의를 시행합니다. 모두 검찰에게 기소권이 있지요. 치안정보를 수집하는 경찰이 기소권을 갖는다면 정보와 수사의 분리가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도 있고요. 문제의 핵심은 수사가 아니라, 기소일까요? 그것도 아닐겁니다.

기소절차가 수사판사의 예심수사와 기소결정이 이루어져야 검찰이 기소 가능한 프랑스 (다만 예심판사에게 수사요청을 하는 것 혹은 예심수사가 필요없는 사건의 기소 결정은 검찰이 자율인, 기소편의주의입니다), 기소결정을 법으로 정하는 기소법정주의를 택한 독일과 이탈리아에서는 검사가 그렇게 욕을 먹는 직업이 아닙니다. 여기서 보이는 가장 큰 차이는 기소편의주의죠. 그렇다면 기소의 결정이 검사의 재량으로 가능한 것이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그것도 아닙니다. 기소법정주의와 기소편의주의는 각각 장단이 있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또 보면 일본은 똑같이 기소편의주의를 채택하나 검찰조직이 이렇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또한 기소편의주의를 채택한 국가에서는 검사동일체(검사마다 다른 기준을 가지고 판결하면 안되며) 상명하복(검사 개인의 공소권 남용에 대한 방지책)을 채택하고 있으니 - 이 또한 프랑스가 원류입니다 - 또한 본질적인 문제는 아니거나, 여러가지 요인이 합해져서 발생하는 문제일 것입니다. 그저 기소편의주의는 검찰기관의 상명하복-검사동일체의 특징을, 기소법정주의는 기관의 상호독립성인 특징을 나타내고 있을 뿐입니다.

이렇게만 살펴봐도 참 복잡합니다. 어디가 문제인지 참 알아내기 어렵습니다. 알 수 있는 것은 옆동네 공수처 세운다고 (검찰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뿐더러, 딸랑이 집단 하나가 더 늘어버렸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서 수사권을 던져주는 것은 해결방안도 아니고 제도의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데서도 참으로 멀리 떨어진 것이라는 사실 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정치검찰의 문제는, 결국 행정권력에서 얼마나 독립할 수 있는가, 또한 평검사들은 불합리한 상부의 지시에 어떻게 반응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법무부장관은 형사정책에 대한 감찰업무를 중심으로 축소하고 검찰 인사권과 수사지휘권 역시 더 제한되는 동시에 (프랑스는 개별 사건에 대해서 '기소만 할 수 있도록' 수사지휘권을 인정했으나 최근 검찰 독립성 강화를 위해 폐지하였습니다), 검찰총장 역시 개별 사안에 대한 직접적인 지휘를 제한하고 올바르지 못한 명령에 평검사들이 저항할 수 있는 불복절차가 혹은 탄핵절차가 법원을 통한 절차로 명시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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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08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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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이 정권에서 말하는 검찰개혁이란 '노무현을 죽인 검찰을 죽이겠다' 이거 이상도 이하도 아니죠. 그냥 이런저런 깊은 고민없이 검찰 팔다리 다 짤라놓아서 복수를 완성하면 그만인겁니다. 그러니까 그런 검찰보다도 모든면에서 훨씬 뒤떨어지는 경찰에 권력을 넘겨주고, 그것도 모자라 수사를 하려고 만든건지 수사를 뭉개려고 만든건지 알 수 없는 공수처같은걸 검찰개혁이라고 지껄이는 겁니다.
유로파
21/12/08 10:36
수정 아이콘
후자는 동의하지만 전자는 받아들이기 힘드네요.
오히려 '노통 사망에 민주당은 무릎을 치며 좋아했다'에 걸겠습니다.
경찰이야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상상 이상의 쓰레기 집단이니..
NoGainNoPain
21/12/08 10:38
수정 아이콘
민주당은 무릎을 치며 좋아했을지 몰라도 문재인은 그렇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문재인의 속내가 그렇다면 노무현을 죽인 검찰을 죽이겠다라는 게 딱히 이상한 것도 아니죠.
21/12/08 01:05
수정 아이콘
검찰이 수사권을 독점하면서 생기는 문제는 검찰 자체가 과대한 권력을 지니게 된다는 점이 있다고 봅니다. 가령 공수처가 타락해서 또다른 딸랑이 조직이 된다손 쳐도 개인적인 비위를 챙기는 검찰 개인은 처벌할 수 있는 위치가 되지요. 현 공수처에 여러가지 문제점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적어도 기존보다는 어떤 부분에서도 한 단계는 나아간 것이라고 봅니다.
Promise.all
21/12/08 10:04
수정 아이콘
수사권 독점은 대다수의 대륙법계 국가에서 검찰이 독점합니다. 법적 연원이 그래요.
지구돌기
21/12/08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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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효율성 보다는 권력의 독점을 막기 위한 제도라고 보기 때문에, 하나의 기관에 권력이 독점되는 건 막아야한다고 봅니다.
일단 수사권의 경우에는 미국처럼 경찰 외에 전문 부처에 수사권을 부여해서 수사 권한을 나누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일단 권한이 나뉘어지면 서로 견제도 되고 한 조직이 부패하거나 잘못되어도 대안이 생기죠.
미국의 사례를 봐도 부패한 경찰에게 비호받던 알 카포네를 국세청에서 조세포탈로 감옥에 넣었던 사례가 있었죠.

그리고 검찰도 국민의 제어를 받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합니다.
행정권력과의 분리를 위해서 미국처럼 지방검사장을 투표로 뽑는 것도 고민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Promise.all
21/12/08 10:02
수정 아이콘
(수정됨) 타국 검찰(대륙법계 검찰: 미국은 영미법계고, 대한민국은 독일,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와 같은 대륙법계죠)도 수사권을 독점하는 것에 가까운데 문제가 없죠. 당연히 수사권 독점 문제는 아닙니다.
21/12/08 02:32
수정 아이콘
많은 분들이 검찰 구조, 법적 제도 같은 것가지고 많이들 얘기하시는데...현재 글쓴이의 첫줄처럼...'신뢰할만 하지도 않고, 민망하기도 한 사건'이 왜 주로 무엇인가에 포커스를 더 맞춰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령 뭐 전관예우, 사건 맡고 있다가 바로 그 사건의 변호사가 되버린다든지, 검사들 본인 사건들은 형량이 기적적으로 낮아진다든지 등...간단하게 말하면 돈이 되는 구조/커넥션 등 아닌가 싶습니다.
어금니와사랑니
21/12/08 08:45
수정 아이콘
전관예우야 그렇다치고 2년 제한 규정 때문에 [사건 맡고 있다가 바로 그 사건의 변호사가 되버린다든지] 이건 불가능합니다
jjohny=쿠마
21/12/08 03:3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잘 읽었습니다.

잘 모르는 주제지만, 우리나라와 함께 대륙법계에 속하는 국가의 예로 들어주신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의 검찰 제도와 우리나라의 검찰 제도에는 이런저런 차이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철저하게 본문과 나무위키 문서(https://namu.wiki/w/검찰 등)만 보고 생각한 거라서 아마도 틀린 부분이 있을텐데, 혹시 틀린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주시기 바랍니다.)

- 프랑스: (1) 법무부 산하에 법원이 존재하고, 법원 산하에 검찰조직이 존재함. (2) 기소편의주의 국가라는 점은 동일하지만, 기소 결정 등의 문제에 있어서 검사/예심판사 간의 견제/균형 구조가 작동함.

- 독일: (1) 기소법정주의 국가임. (2) 검찰 자체 수사관들이 없음. 수사는 사법경찰들의 몫. 단, 검찰이 사법경찰들에 대한 절대적 통제권을 가짐. (3) 연방제 국가라서 연방검찰청과 주검찰청이 존재하며, 연방검찰청은 주검찰청을 지휘하지 못함. 한편, 법무부가 검찰청에 대한 지휘권을 가짐. 즉, 연방법무부가 연방검찰청에 대한 지휘권을 가지고, 주법무부가 주검찰청에 대한 지휘권을 가짐..

- 이탈리아: (1) 기소법정주의 국가임. (2) 검찰이 사법부 소속임. -> 행정부로부터 독립되어 있어서 정치권력에 대한 수사가 좀 더 자유로움. (3) 단 나라 치안 상태가 심각하게 좋지 않다는 점으로 인해 발생하는 차이들이 큼.

- 일본: (1) 기소편의주의 국가라는 점은 동일하지만, 검찰의 불기소에 대항할 수 있는 검찰심사회(検察審査会) 제도가 존재함. 검찰심사회에서는 검찰의 불기소 결정에도 불구하고 기소를 강제로 의결할 수 있고, 이러한 의결은 구속력을 가짐. (2) 검찰과 경찰 간의 협력관계가 잘 구성되어 있음. 1차적 수사는 경찰이 맡고, 검찰은 2차적/보충적 수사만을 맡음. 일반 형사사건에서는 경찰이 사건을 검찰로 송치하기까지 검찰은 개입하지 않음. 단, 중범죄 등의 사건에서는 검찰이 수사 과정에 개입하는 경우가 많음. (3) 사회적으로 검찰에게 상당한 신뢰도가 있지만, 경찰도 그만큼의 신뢰를 받는 상황. (국민이 신뢰하는 기관 3위가 경찰, 4위가 검찰)

잠깐 알아본 정도라서 고찰이 깊지는 않지만, 위에 언급한 차이들을 봐도 [우리나라 검찰은 위에 언급된 다른 국가들의 검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욱 공고한/독점적인/견제가 어려운 지위]를 가지는 것 같아 보입니다. 더군다나, [명시적인 제도 뿐 아니라 역사적인 맥락에도 차이]가 있을 것 같고요. 다른 나라에 비해 현대 국가로 급하게 넘어오는 과정에서, 검찰 조직이 과거의 습성/잔재를 다 버리지 못한 영향이 있다든지...
Promise.all
21/12/08 10:21
수정 아이콘
일본, 독일, 프랑스 모두 수사권이 막강합니다.
일본 경찰의 수사는 48시간 내에 검찰에 송치되어야 하며, 일부 범죄는 검찰 직수사가 가능하고, 경찰은 수사단계에서부터 검찰에게 자문을 구하는 협력구조죠.
프랑스 역시 일부 범죄에만 예심수사를 수행하고, 검사들 또한 수사권이 있습니다. 일본, 프랑스와 독일 모두 사법경찰관들에게는 막강한 권력을 행합니다. 즉 수사권의 문제는 동일합니다.

모든 국가가 기소독점주의를 택하고 있고, 수사권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점에서 수사-기소권력 문제가 핵심일 수 없죠.
일본의 검찰심사회는 대한민국에도 비슷한 것이 존재합니다. 수사심의위원회가 있죠. 약간 결이 다르나, 국민참여제 활성화와 검사권력 견제를 위해존재하죠.

딱히 대한민국의 검찰제도가 다른나라와 크게 다른 틀을 가지거나, 아주 막강한 권력을 다루지 않습니다.
jjohny=쿠마
21/12/0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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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수사심의위원회가 도입된 게 문재인 정부 시기인데, 초기라서 그런지 아니면 근본적인 문제인지는 몰라도 딱히 정상적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는 못 받는 것 같습니다. 일본과 달리 구속력도 없고요.

대한민국의 검사들이 수사과정에서 다른 나라들에 비해 특별히 강력한 권한을 가진다는 얘기는 아니고(위에서도 인용했듯이, 다른 나라들에서도 대체로 수사과정에서 검사들이 사법경찰관들에 대한 강력한 지휘권을 가지는 것은 확인했습니다)

위에 언급한 다른 나라들에는 검사들의 기소여부 결정이나 그 밖의 검찰 조직 일반과 관련하여 견제 또는 보완을 할 만한 장치들이 존재하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만한 장치들이 잘 없는 것 같다는 얘기입니다. 프랑스 같은 예심판사 제도도 없고, 독일처럼 법무부가 검찰청에 대한 지휘권을 강력하게 가지지도 못하고, 이탈리아처럼 기소법정주의도 아니고, 일본처럼 검찰심사회에 대응되는 수사심의위원회가 제대로 굴러가는 것도 아니고...

수사심의위원회나 공수처 같은 제도들이 그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최근에 도입된 것으로 볼 수 있겠죠. 만약 둘다 정상적으로 굴러갔다면 검찰권력에 대한 정상적인 견제/보완이 될 수도 있겠으나, 지금 둘다 정상적으로 굴러가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것으로 보이고요.
Promise.all
21/12/08 11:42
수정 아이콘
독일에서는 법무부의 수사지휘권이 사문화된 것에 가깝습니다. 해당 권한의 남용이 히틀러 시절에 자주 일어났기 때문에, 또 검찰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행사하지 않습니다.
프랑스 역시 법무부장관의 지휘권이 있었으나 폐지하였습니다.
대한민국의 수사지휘권은 애매한 조항과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유럽평의회 권고에는 수사지휘권은 다음과 같은 한계를 지니도록 제안하고있습니다.

1) 원칙적으로 기소결정만 할 수 있게.
(불기소결정 불가)
2) 수사방법은 지휘 불가

지적하신대로라면 공수처 역시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공수처 역시 수사권 지휘권 불기소결정 다 가능한데 권력의 범위가 검찰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공수처가 검찰을 검찰이 공수처를 견제한다고 하나, 각자가 가진 수사권력+기소편의주의에서 나타난다고 생각되는 문제를 제도적으로 방지하거나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죠.

중요한건 검찰의 독립성입니다. 프랑스, 이탈리아는 사법부 소속입니다. 기소편의주의 문제를 해결하는 견제권이 필요한 것은 동의합니다. 그러나 그것에 정치권이 개입하는 방향은 동의하지 않습니다. 수사심의위원회와 같은 국민참여적 방향성은 동의합니다.
완전연소
21/12/0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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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의 형사소송법에 대해 잘 모르지만, 우리나라 형사소송법에는 재정신청이라는 제도가 있어서 검찰의 불기서처분에 대하여 검찰항고를 거친 고소인(일부 범죄는 고발인도 포함)은 법원에 기소를 해달라는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제260조(재정신청)
①고소권자로서 고소를 한 자(「형법」 제123조부터 제126조까지의 죄에 대하여는 고발을 한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는 검사로부터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는 통지를 받은 때에는 그 검사 소속의 지방검찰청 소재지를 관할하는 고등법원(이하 “관할 고등법원”이라 한다)에 그 당부에 관한 재정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형법」 제126조의 죄에 대하여는 피공표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재정을 신청할 수 없다. [개정 2011.7.18] [[시행일 2012.1.1]]
②제1항에 따른 재정신청을 하려면 「검찰청법」 제10조에 따른 항고를 거쳐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항고 이후 재기수사가 이루어진 다음에 다시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는 통지를 받은 경우
2. 항고 신청 후 항고에 대한 처분이 행하여지지 아니하고 3개월이 경과한 경우
3. 검사가 공소시효 만료일 30일 전까지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하는 경우

위 제도가 기소편의주의, 기소독점주의에 대한 견제책이나, 아쉽게도 재정신청이 인용되는 확률이 너무 낮은 편입니다.
Octoblock
21/12/08 03:38
수정 아이콘
검찰 자기 식구 감싸기나, 검찰 입맛에 맞는 선택적 기소 등 문제가 너무 분명해서
'검찰개혁'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을 매료시킨게 아니라 개혁이 필요해요.
Promise.all
21/12/08 10:22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그 문구에 매료되는 건 이해하는데 알맹이가 전혀 그런 문제의 해결방향을 못찍는게 문제죠.
21/12/08 06:11
수정 아이콘
검찰개혁한답시고 결국 자기 입맛맞는 인사 꽂아버리고 정권 수사하면 한직 보내버리고 이번 정부도 뭐 똑같죠. 그래놓고 제발 검찰개혁이니 운운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Grateful Days~
21/12/08 06:52
수정 아이콘
정권수사하면 한직 좌천한다는건 자기들도 정치검찰을 만들겠다는거니까요. 개혁은 무슨..
21/12/08 06:58
수정 아이콘
정작 진혜원처럼 수시로 정치적 발언(심지어 수위도높음) 하는 이정부에서 이야기하던 말 그대로의 정치검사는 딱히 제재도하고 동부지검으로 영전도 시켜줬었죠. 지지자분들이 정치검사는 욕? 하면서 진혜원에 대해서는 별 말 없으신거보고 신기했었습니다.
이안페이지
21/12/08 07:23
수정 아이콘
지금은 검찰도 꽤나 부패했지만 저는 경찰이 더 심하다고 보는 편입니다.
아버지께서 예전에 교통사고가 나셨을 때 경찰한테 당한게 있어서 아직도 그걸 잊지못하고 있습니다.
아주 쓰레기들이 뇌물이나 바라고 진짜 그 트라우마로 경찰을 불신하게 된게 벌써 20년이나 됐네요.
21/12/08 09:53
수정 아이콘
일반인이 살면서 만날 수 있는 부조리는 검찰보다는 경찰쪽에서 기인할 가능성이 훨씬 크죠.
배고픈유학생
21/12/08 08:05
수정 아이콘
제도보다 검찰특유의 제 식구 감싸기, 기수문화, 전관예우가 더 큰거 같아요.
아스날
21/12/08 08:10
수정 아이콘
검찰개혁, 언론개혁 말을 좋은데요..
결국 이번 정부에서 한 일은 자기사람, 여당성향 인사 대거 요직에 꽂아넣은거죠..
21/12/08 08:29
수정 아이콘
차라리 공수처의 권한이 정부가 아니라 국회에 있었다면 지금처럼 반발이 크진 않았을 겁니다.
여당 야당의 당리당략에 따라 이리저리 휘둘리는 모습은 있을지 몰라도 최소한 막강한 수사권한을 가진 사법기관이 국민의 손을 떠나 몇 사람의 손아귀 안에서 주물럭거려지고 있다는 느낌은 덜했을테니까요.
정회원
21/12/08 09:22
수정 아이콘
검찰을 변화시키는데 실패해온 이유는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반대해온 세력이 있고, 결국 이것 저것 바꾸어도 엔딩은 검찰이 권력을 잃지 않는다고
핵심으로 버텨온 검찰자체가 제일 크죠. 언론하고 둘이 붙어 먹으면서 몇십년 잘 버티네요.
21/12/08 09:3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이렇게 막연하게 반대해온 세력이 있다... 적폐가 있다... 로 퉁쳐서 설명할수 있는건지 모르겠습니다.
대통령에 180석에 법무부 장관에... 대체 누가 어떻게 반대를 했길래 그걸 못했다는건지?
지금까지 길게 보면 말씀하시는게 맞긴 한데... 이번정권 들어서의 모습은 그렇게 이해를 할수가 없는거 같아요.
21/12/08 09:57
수정 아이콘
법안 단독처리 가능한, 적폐청산이 제1 모토였던 정권에서 못했다면 못한 게 아니라 1)안했거나 2)능력이 부족해서 뭘 해야할지도 모른거죠.

막상 하지 말았으면 하는 누더기 개떡같은 법안은 잘도 단독처리 하면서 자기들 슬로건인 뭐뭐 청산, 세월호 진상규명, 산업재해법 이런 건 여야합의 타령을 해대니 원.
매일매일노래해
21/12/08 11:38
수정 아이콘
안하거나 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실체가 없었다라는 방향도 있습니다.
정회원
21/12/09 00:26
수정 아이콘
이번 정권 이야기가 아니라 수십년간 검찰출신들로 엮어져있는 세력이라고 봅니다.
검찰은 크게 손해본 적이 없어요. 모아이석상처럼 뿌리가 너무 깊어 넘어트리기 불가능할 정도로...
존재하지 않는 세력이라면 표적수사, 정치검찰이 있을리가 없겠죠. 이익을 보는 집단들이 존재합니다.

일본 자민당이 아무리 썩어도, 결국 물린 사람이 많아 다시 뽑을수밖에 없는 일본이 생각납니다.
VictoryFood
21/12/08 09:35
수정 아이콘
검찰개혁 해야 하는데 이정부가 검찰개혁을 했는지, 하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안페이지
21/12/08 09:57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21/12/08 10:01
수정 아이콘
청산을 목표로 삼았으면 어디가 문젠지 진단을 하고 어떻게 구조를 바꾸고 권력을 분산, 견제할 것인지 고민을 하고 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할 장치 (새로 권력을 더 부여받은 기관들의 견제할 방법) 등을 생각해야 되는데 국가의 사법근간이 될만한 축 중 하나인 이 부분을 개문발차하는 식으로 떠밀어버린 건 참 충격적입니다. 정말 제대로된 설계자가 있어서 '책임은 내가 진다 나를 믿고 일단 고' 이런 느낌이 아니라 일단 여기 여기 썰어봐 그 다음에 어떻게 되나 보자. 하는 식이죠 완전히. 아무도 책임 안 지고 그저 반대 세력때문에 개혁이 덜 돼서라는 무적의 논리만 가지고 옵니다.
21/12/08 10:31
수정 아이콘
경제정책과 함께 (명목상) 선의가 결과를 보장해주지 않는 대표적인 사례 아닐까요.
Quantum21
21/12/0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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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라는 단어는 명목상이라도 차마 어울린다고 보이지 않습니다.

입으로 떠드는게 아닌 실제 행동 그러니까 인사권을 어떤 식으로 쓰는지, 조직을 어떻게 만들어가는지를 보면 의도를 짐작하게 하는데 도대체 어떤 행위에서 "선함"을 연결지을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돌이켜보면 슬로건을 내세울 때에는 선함이 있었던것 같습니다만 권력을 쥐고 실행에 옮길때에는 어떻게든 자기편에게 도움되는 인사, 정책, 조직개편을 무리하게 강행하다가 말아먹은게 이 정부의 검찰개혁인거죠.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저는 부동산보다도 검찰개혁이 문재인 정부의 더 큰 오점이라고 봅니다.

특히 공수처가 진짜 코메디가 되었는데, 정권바뀌고 공수처에 지금같은 아마추어가 아니라 진짜 특수통들이 자리를 잡게 되면 정말 볼만할 겁니다.
국밥한그릇
21/12/08 10:44
수정 아이콘
검찰 개혁이 필요하지만 이렇게는 아닐 듯 합니다.
차라리 검찰을 수사, 기소 둘로 나누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지금 제도가 어떻게 기존의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NoGainNoPain
21/12/08 10:59
수정 아이콘
수사하고 기소를 떨어뜨리는 게 더 문제라고 봅니다.
효율적인 수사는 재판 진행을 겪어봐야 나올 수 있다고 보거든요.
Promise.all
21/12/08 11:02
수정 아이콘
수사기소를 분리시킨 대륙법계 국가가 없습니다...
수사권의 본질은 사법권이고, 사법권은 (준)사법기관에 속하는 것이 맞고, 그리고 기소와의 연계성 때문애 수사권을 가진 집단이 기소권을 같이 갖습니다.
Promise.all
21/12/08 11:46
수정 아이콘
수사는 기소의 준비단계로서 서로 분리될 수 없으며 본질이 사법권입니다.
아이는사랑입니다
21/12/08 11:07
수정 아이콘
(수정됨) 검찰 개혁의 핵심은 기소하지 않을 권리를 어떻게 제어할 것인가가 되었어야죠.
이 문제를 내버려두면 무슨 조치를 취하더라도 모래성일 뿐입니다.
Promise.all
21/12/08 11:44
수정 아이콘
네 그것이 핵심에 가깝죠.
봄날엔
21/12/08 11:09
수정 아이콘
전 검찰보다 경찰을 더 못 믿기 때문에
검찰 권한을 경찰이 가져가는 건 매우 반대 입장입니다..
한사현무
21/12/08 11:37
수정 아이콘
자기식구는 99만원 맞춰 불기소하는 애들한테 뭔 기대가 필요할지
윤씨는 이 건에 대해 사과는 했는지 모르겠네요. 국정감사에서는 큰소리치고 갔는데
아이는사랑입니다
21/12/08 11:50
수정 아이콘
사과는 토리에게 주는겁니다
김파이
21/12/08 12:21
수정 아이콘
(수정됨) "벌 주는것으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 라는 생각, 엄벌주의 대두가 과도한 검찰,경찰력의 근본 원인이죠.
엄벌주의 기조를 바꾸지 않고는 공수처든 뭐든 나와봐야 검찰, 경찰 시즌 3에 불과합니다.

"여성 성범죄", "아동"이라는 키워드로 사람들 들쑤셔 놓아서 국민 대다수가 엄벌주의를 원하는 나라에서
경찰, 검찰 개혁이 될 리가 있겠습니까?

"사찰을 하더라도 성범죄는 막아야된다" 라는 이야기를 하는 나라에서 검,경 개혁을 기대하는 거 자체가 잘못이라 봅니다.
https://magazine.daum.net/daum_notice/61a6f8fd0ac6d358b5666308

카톡에 올라가는 영상/사진들은 이미 선 검열당하는군요.
21/12/08 12:36
수정 아이콘
검찰 개혁의 핵심은 '기소를 안할 권리'를 해결하는게 중요한건데
이번 정부에서 하는건 본질은 하나도 안건드리더군요..

검찰의 문제는 '수사를 해서' 나오는것보단, '수사를 안해서' 나오는게 문제인건데..
21/12/08 13:09
수정 아이콘
검찰개혁 한다고 경찰에 힘을 주는걸 반대하는게 애초에 검찰의 영향력이 커진건 독재정권 시절의 경찰의 원죄로 인해서 경찰의 힘이 약화되서 그런거죠. 그런데 검찰개혁 한다고 경찰에게 힘을 돌려주면 독재정권 시절 수준까진 아니어도 그때 있던 문제가 다시 나올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생각해서 경찰에 힘을 주는건 좀 별로라고 생각합니다.
종합백과
21/12/08 13:23
수정 아이콘
인사권이 핵심입니다.
어떤 정권도 검찰을 상대를 찢어발기는 칼, 용맹한 충견으로 활용하고자 인사권을 행사했고
어떤 정권도 인사권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자기가 써먹어야 하니까요.

현정부까지, 검찰의 강대한 힘을 인사권으로 제어해왔습니다. 현직 검찰총장도 갖은 수단으로
무력화 가능했습니다. 대가리를 정부가 심을 수 있으니 밑에 있는 조직은 따라왔습니다.

시작은 검찰의 권한에서 부터. 정부는 검찰을 자신들의 권력을 공고히하기위해 압도적인 권한을
부여했습니다.

문제는 견제와 통제인데, 이것을 정부의 입맛에 맞도록 충실히 움직이는 충견이 되도록
오로지 정부에만 숙이도록 견제 장치를 구성 했습니다. 그 견제 장치는 인사권이구요.

정부는 인사권을 가지고 검찰을 개처럼 부립니다. 충견은 입맛에 맞게 열심히 수사 하죠.
정권 교체만되면 전정권 대상 적폐청산이 검찰발 이뤄졌습니다. 전정권의 적폐세력의
형성에 기여하거나, 그들의 폭거를 방치하거나 했던 행동대원 충견들이 정권만 바뀌면
살벌한 정의를 실현합니다.

정부의 인사권은 한가지 맹점이 있습니다. 독제가 아닌 경우, 그 힘이 미치는 범위가 살아있는 정부,
즉 선거 승리가 유력한 상황부터 레임덕이 시작되기 전 까지만 작동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검찰은 상당히 독특한 포지션을 가지게 됩니다. 1인지하 만인지상.
살아있는 권력에게만 숙일뿐, 누구에게도 고개를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검찰의 힘은 당연히 권력자들이 의도한 구성입니다. 충견들에게는 포상으로 먹이도 줘야
하거든요. 그래서 그 힘을 바탕으로, 서로 얽히고 섥혀 나중에 검찰, 사법부 출신들이 국회에 나가고
대통령의 핵심 참모가 되거나 윤석열처럼 대통령이 되려고도 합니다.



검찰에 있는 많은 문제는, 검찰이 제3자인 누구를 통해 감사를받을 수 있고,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면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지금은 검사가 잘못을 저지르면 같은 검사들끼리 자체 감시를 해야하고, 기수 사회,
동지 의식이 강한 조직에서 이러한 자체 감시가 잘 안동작한다는 것입니다. 검찰이 이럴 수
있는 건, 이렇게 하더라도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살아있는 권력을
빨아주되, 검찰은 하나다 라는 의식만 유지해가면 이러한 공고한 권력구조는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지점에서 윤석열의 대통령 선거 출마 자체를 반대합니다. 대통령이 되는건 더하구요.
전직 검찰총장이 대통령으로 변신해서 검찰을 통제하는 제도 개혁을 할 것이라 기대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기에 더욱 반대합니다.
역시 우리가 최고다, 검찰의 울타리만 지키면 된다, 우리가 곧 정의다 오해할 수 있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민주주의의 개념을, 권력은 똑똑하고 정의로운 소수의 집단이
행사해야 정상적으로 굴러간다고 상대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21/12/08 15:15
수정 아이콘
검찰권력이 이렇게 비대해진 건 아이러니하게도 87년 6월 항쟁과 관련이 있죠. 애초 검찰은 박정희/전두환 독재시절 군.중정.경찰 아래급이었죠. 그들은 독재권력 시스템의 주요 구성원이었지만 검찰은 - 당시에도 물론 수사와 기소권은 가지고 있었지만 - 하수인에 가까웠으니까요. 니들은 우리가 수사하고 만든 사건 기소나 하면 된다. 가 그 시절들의 검사들이었고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처럼 경찰의 만행들에 대해 검찰은 항상 위에서 시키는대로 불기소 처분하는 게 당연했던 시절들이었습니다.

이게 역전되기 시작한 게 박종철 열사 사건인데 이때 검사들이 경찰들 말을 거역 - 당시로는 정말 거역이죠 - 하고 물고문을 세상에 알리는 데 일조하죠. 그리고 6월 항쟁이 일어나고 노태우 정권이 들어서는데 이때부터 검찰이 권력 중추로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6월 항쟁 이후 그리고 직접 선거로 당선된 노태우는 군출신들이 장악하던 주요 포스트에 검사들을 앉히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출신을 희석하기 좋고 무엇보다 당시 황태자라 할 수 있었던 박철언이 검사 출신이었거든요. 덕분에 이전처럼 경찰과 중정을 동원하는 고문이나 조작이 연상되는 뻔한 방식이 아니라 검사들을 통한 공안정국이 시작되었고 동시에 "범죄와의 전쟁" 을 통해 정부는 이미지를 개선하고 검사들은 역시 이 과정 속에서 확실하게 경찰 위로 올라가게 됩니다. 그러면서 내무부 치안본부란 이름으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던 경찰권력은 점점 힘이 빠지다가 결국 내무부 외청인 경찰청으로 나오게 되죠.

또 하나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가 김영삼 전 대통령이 하나회를 화끈하게 제거한 것도 검찰권력 비대화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는 겁니다. 여전히 막강한 권력을 가졌던 군이 하나회 척결과 함께 한순간에 정치적 영향력이 사라져 버립니다. 이렇게 비대해진 검찰권력은 스스로 권력이 되기를 주저하기 않았고 대통령이나 여당이 누가 되고와 상관없이 검찰 스스로 자신들의 권력을 공고히 하는 방법을 이미 터득해 꾸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현정부에선 국정원의 국내기능까지 사라져 과거 권력의 중추였던 군.경찰.중정 이 모든곳의 정치적 권력이 사라진 셈이고 그것들을 검찰이 좀 심하게 말하면 독점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역사들을 반추해보면 우리나라 검찰개혁은 견제. 라는 측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수사와 기소권 분리 얘기나 공수처나 경찰에게 힘을 실어주거나 이런 식으로 진행이 되었겠죠. 하지만 30여년 넘게 진행되어 탄탄하게 쌓인 검찰권력이 법조항을 몇개 바꾸고 새로운 기구를 만들어 역할을 재조정하는 것을 저항없이 받아들이고 진행 역시 별 문제없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면 상당히 나이브한 태도였다고 봅니다. 애초 노대통령 시절 강력한 저항을 넘지 못하고 실패했던 검찰개혁을 다시 하는만큼 훨씬 더 철저하고 타이트하고 확실하게 진행되었어야 하는데 솔직히 꽤 실망스러운 진행이라고 봐요.

달리 생각하면 지금이 과도기고 저항의 최고점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지금 고비를 제대로 넘지 못하면 다시는 개혁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큽니다. 검찰은 스스로 자정할 기회들이 많았지만 단 한번도 자정이 아닌 자신들의 권력 유지를 택했습니다. 자정이 불가능한 집단입니다.

기소하지 않음으로 유지하는 권력. 유명무실한 자체 감사. 이 두개부터 확실한 개선이 필요합니다. 물론 이것들을 개선하는 방식이 잘못되면 또다른 문제를 만들어 내겠지만 그래서 공개하는 방식을 택했으면 합니다. 기소하지 않음을 담당검사가 공개적으로 충분히 설명하는 것. 감사 인력을 늘려 최소 6개월에 한번씩 감사 내용을 국민들에게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 일단 이거 두개부터 확실하게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Promise.all
21/12/08 16:48
수정 아이콘
불기소의 권력을 제하고 싶으시다면 형사사법의 대격변이 일어나는 기소법정주의제도를 택하는 동시에 재판의 약식화도 이루어져야 할것입니다.
21/12/08 19:10
수정 아이콘
검찰의 적극적인 자정과 변화가 없는 한 저는 기소법정주의 찬성합니다. 정치권력과 다를 바 없는 그리고 기소독점권을 가진 검사에게 현재처럼 무제한의 기소재량권을 주는 것이 저는 충분히 위헌적이라 보거든요.

하지만 제가 말씀드린 내용은 그런 대격변이 아닙니다. 제가 구구절절 저런 역사를 적은 이유는 검찰이 저러한 역사 속에서 권력을 획득하고 공고하게 유지하고 있고 아무런 견제도 받지 않고 자정 또한 불가능한 지경에 이른 정치집단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A라는 기업의 총수가 배임을 저질렀고 주주들에게 수많은 피해를 준 사건을 담당검사가 불기소한 경우를 볼까요. 사회적 공분은 당연히 높을테니 피해자들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은 대체 담당검사는 왜 불기소를 했는 지 들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담당검사 스스로 자신의 법리적 선택과 판단이 맞다면 이름과 얼굴 드러내고 불기소 이유를 국민들에게 설명하는 것 어렵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공무원은 국민들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고 검사 역시 직종의 특수성이 아무리 있다 해도 공무직으로 국민들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습니다. 모든 불기소 사건을 설명할 필요는 당연히 없습니다. 최소한 일반 상식을 가진 시민들이 납득할만한 이유를 공개적으로 설명하라는 것이고 이게 대격변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감사의 경우. 그나마 비슷한 권력집단인 국세청의 경우 내부감사가 상당히 치열하고 엄격합니다. 예를 들어 본청과 지방청 근무자가 아닌 경우 - 일선 세무서들이죠 - 자신의 담당지역을 벗어난 사람이나 법인을 검색하면 바로 감사부서에서 연락이 오고 왜 그것을 검색했는 지 구체적으로 소명을 해야 하며 제대로 소명하지 못하면 징계 받습니다. 국세청이 처음부터 이렇게 내부 감사 엄격했던 거 아닙니다. 과거 비리온상 원탑은 국세공무원들이었을 정도로 부정부패가 심하고 자정이 전혀 되지 않아 결국 2년에 한번씩 뺑뺑이 돌듯 지역을 옮겨 근무해야 하고 내부 감사 역시 살벌하게 변해 그나마 지금처럼 자정이 된겁니다.

하지만 검찰은 국세공무원들에 비해 훨씬 더 큰 권력을 가지고 자정도 되지 않는 조직인데 저들보다도 못한 내부 감사 아니 솔직히 유명무실하잖아요. 범죄를 저지른 검사를 기소하지 않는 것? 차라리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최소한의 자정 역할도 못하는 곳이 검찰 내부 감사고 이 역시 대격변이나 법조항 개선 등등과 하등 상관없이 현재에도 과거에도 언제든 할 수 있었던 것들입니다.

그래서 이 역시 스스로 하지 못했으니 공개적으로 하라는 겁니다. 감사 인력 늘리고 내부적으로 쿵짝거리지 못하게 감사 내용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겁니다. 제가 말씀드린 이것들은 검찰이 현재 이 시간에도 하고자 맘 먹으면 그냥 할 수 있는 것들이고 솔직히 자신들이 자정할 생각이 1이라도 있다면 이것과 비스므르한 것들 진작에 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말씀하신 본문 내용들을 볼 때마다 공허하게 느껴집니다. 검찰 본인들이 획득한 권력을 내려놓을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이 검찰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 구체적으로 법조항을 뜯어 고치고 수사권이나 기소권 등등의 얘기들이 아무리 진행되어도 외국의 사례들을 아무런 공부해도 정말 공허하기만 합니다. 본인들이 정치집단처럼 행동하는 것을 그만두고 최소한 제가 얘기한 것들 중 하나만이라도. 아니 비슷해 보이는 것이라도 하는 게 공무원으로서 보여줘야 하는 최소한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Promise.all
21/12/08 19:34
수정 아이콘
투명성을 강조하는 개혁방향도 합리적이라고 생각아 되긴 하네요. 다만 재정신청을 통해서라면 아마 불기소이유를 들을 수는 있긴 할겁니다.
제도적 문제보다는 집단의 성향문제라는데도 좀 더 동의하고요. 다만 지금 하고 있는 검찰개혁은 제도 개혁도, 집단의 체질 개선에도 전혀 핵심이 아닌 곳만을 골라 판다는 의미로 글을 적었습니다.
21/12/08 16:42
수정 아이콘
어떤 제도를 가져오든 결국 근본은 사람이라고 봐서.. 그리고 타국의 예를 많이 드셨는데 우리가 타국 사람이 아니라서 타국 검찰도 욕을 많이 먹는데 그냥 우리가 잘 모르는 것이 아닐까요? 상식적으로 우리나라 검찰만 다른 나라 검찰 대비 더 욕을 많이 먹는다는건 좀 아닌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Promise.all
21/12/08 16:47
수정 아이콘
일본과 독일의 검찰 신뢰도는 상당히 높습니다.
사람보다는 가장 큰 문제는 인사권과 감찰권에 가깝죠.
21/12/09 01:40
수정 아이콘
정권 딸랑이들을 승진시키고 영전시키는걸 요새는 '검찰개혁'이라고 하나보네요
임전즉퇴
21/12/09 06:20
수정 아이콘
검찰개혁 프로젝트의 실체가 확고했으면 그걸 꼭 누구누구가 장관이 되어 추진해야 한다고 용을 쓸 필요가 없었죠. 취해서 대선진로 좋은데이를 했는데 꼭 그뜻이 아니라도 진짜로 취해 있었나 봅니다. 결국 추미애 불렀으면 진득하게 가기나 하지 그 곤조(?)를 부하(??)랑 드잡이질에 쓰고. 정권까지 넘겨주면 남아나는 게 있기나 할런지...
독점과 편의는 기소남용을 예방하여 인권보호에 기여합니다가 1등출신들이 좋아하는 모범답안이긴 한데 차라리 놀아서 문제면 모를까 하라는 건 다 했죠.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수사 풀어주되 불기소는 더 쉽게 유도하는 구조인데 경찰이 수사에 의욕이 충천했나 글쎄... 도리어 인권관점에선 수사가 더 위험하기도 한데.
공수처를 둔 바에 기소법정주의를 공수처에 한해서만이라도 적용한다 이런 건 어떨런지 잘 모르지만 상상해봅니다. 미국식 선거제를 꿈꾸기도 하던데 그건 돌아가는 걸 떠나서 선거라는 게 꽤 비싼 것이라 싫고... 제도라는 게 최선이 있는 게 아니라 문화의 간을 봐가면서 조절해가야 하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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