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5일 독일 기민당 당수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앙겔라 메르켈은 16년의 장기집권을 뒤로 하고 2021년 퇴임할 예정입니다.
따라서 이번에 선출되는 기민당 당수가 차기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고, 그가 향후 독일의 향배를 좌지우할 것입니다.
현재 유력한 후보는 총 3명입니다.
기호1번
아르민 라셰트(Armin Laschet) / 59세 / 가톨릭 /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 법학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입니다. 그는 언론인 출신으로 가톨릭 매체서 주로 활동했고, 부인은 아헨의 유력가문 출신이라고 합니다.
독실한 가톨릭인 만큼 동성애 결혼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으나, 정치적으로는 합의를 도출하는 데 능하고 메르켈의 지지층을 흡수하는 데 적임자라고 평가됩니다. 또한 역대 선거에서 항상 승리하는 등, 선거의 승리자라는 평판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서방매체에서 그에 대한 평가는 좋지 못합니다. 그는 러시아에 대해 지나치게 유화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미국의 포린폴리시의 경우 최근 그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포린폴리시 2020/3/9일자 기사)
기호2번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 / 64세 / 가톨릭 /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 법학
그는 독일 전재무장관이자 현 국회의장 볼프강 쇼이블레의 총애를 받은 정치인입니다. 약간 고인물 정치인 느낌이 있는데, 헬무트 콜 시절부터 메르켈과 라이벌이었고, 기민당 당수 자리를 놓고 메르켈을 상대로 패해서 콩라인 이미지가 있습니다. 심지어 메르켈 후계자가 될뻔했던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를 상대로도 패해 뭐랄까 2연패 이미지. 2000년대 중반 메르켈한테 패한 이후로 주로 기업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민간영역에서 활약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비행기를 조종할 줄 안다는 게 그의 특기라고....
그런데 그의 가장 큰 단점은 거만하다는 점이며, 이때문에 적이 많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민당 안에서 확고한 지지층이 있으며, 기민당 내 반메르켈 파의 구심점이 된다고 합니다. 흥미롭게도 "유럽군대창설"을 지지하는 성명에 사인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 확진됐다고 하네요....
기호3번
노르베르트 뢰트겐(Norbert Roettgen) / 54세 / 가톨릭 /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 법학
현재 독일 연방의회 외교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치인입니다. 당선권에서 가장 멀리 있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호감이 가는 정치인입니다. 외모도 뭔가 신뢰감 가는 인상이고, 나이도 상대적으로 젊어서... 크크크. 그는 외교현안에 대해 가장 지식이 많고, 평소에도 철학자 이미지가 많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뉴스테이츠먼(New Stateman)이라는 잡지는 그를 두고 기민당 안에서보다 트위터의 외교호사가들 사이에서 훨씬 더 유명한 인물이라고 평했습니다. 또 그의 가장 큰 단점은 2012년 메르켈하고 한바탕 싸운 적이 있어서 친메르켈파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가 독일을 리드한다면, 프랑스의 마크롱으로서는 굉장히 다행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둘도 없는 파트너를 얻게되는 셈이죠.
마크롱이 평소 빅픽처를 자주 그리는데, 뢰트겐 또한 마크롱과 유사한 기질을 갖고 있습니다. 그 또한 큼직큼직한 주제들에 대해 관심이 많고 미중경쟁, 러시아, NATO, 유럽연합의 미래, 5G 등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뢰트겐은 트위터로 굉장히 자주 소통하는 편인데, 주로 큼지큼직한 주제에 대해 논평을 많이 하고 또 지난 3월 "Time for a Geopolitical Europe: A German Answer to Macron"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마크롱이 제기한 문제의식에 화답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4월 말, 독일의 키를 누가 잡게 될런지...
흥미로운 기점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