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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24 22:33
뭐 근데 반대로 생각하면 노숙 정도는 되는 사람이어야
저런 상황에서도 큰 그림을 볼 수 있는게 아닌가 싶긴 합니다 동오가 넓힐 방향이라봐야 형주 아니면 합비였는데, 합비로 나갈 때마다 개쳐맞았던 것도 영향이 적지 않았던 느낌이고
19/10/24 22:44
관중이야말로 제왕의 땅이라 여겨지던 시절에 합비로 나가봐야 서주인지라 관중을 노리긴 어려운데 관우는 형주에서 그대로 올라가면 허창과 낙양이니 노숙의 대전략이 먹히려면 서순 문제일뿐 어느 순간에건 통수는 필연적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고나우씨는 외교 능력이 참.......
19/10/25 00:12
근데 제갈량의 소위 융중대 전략은 유비가 직접 익주에서 출병해서 공격하고, 동시에 상장 한 명(아마도 관우)이 형주에서 북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갈량의 일차 목표는 처음부터 관중의 장악에 있었다고 추측하는 사람들도 많지요. 또 어쩌면 제갈량은 솥발 세 개를 논하면서 서주 일대를 아예 손권에게 내줄 것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없는 법이니 유비든 손권이든 간에 누군가가 통수를 치긴 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건 적어도 공동의 적 위나라를 박살낸 연후의 일이 아니었을까요.
19/10/24 23:13
사실 관중을 통한 진출은 진짜 어쩔수 없는 옵션 B였지요. 누구던지 정상적인 지능을 갖추었다면 형양쪽으로 북진할겁니다. 오히려 관중쪽은 조공이었겠지요. 후샏...
19/10/25 00:15
위에 단 댓글과 동일한 내용인데, 제갈량의 소위 융중대 전략은 유비가 직접 익주에서 출병해서 공격하고, 동시에 상장 한 명(아마도 관우)이 형주에서 북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관중으로의 진출이 오히려 주공이 되는 셈이지요. 그래서 제갈량의 일차 목표는 처음부터 관중의 장악에 있었다고 추측하는 사람들도 많지요. 또 어쩌면 제갈량은 솥발 세 개를 논하면서 서주 일대를 아예 손권에게 내줄 것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19/10/25 00:07
연의에서는 적벽대전+이후 형주 탈환전을 묘사할때 제갈량의 능력을 띄우기 위해 손권군으로만 조조와 싸운 것처럼 나와서 님과 그런 착각이 많은데...
실제로는 유비군과 손권군이 거의 대등한 군세를 동원했습니다. 적벽대전때도 유비군도 몇만을 동원해서 손권군이랑 거의 비슷했고, 형주 탈환전도 유비가 피흘려 얻어낸 영역이 크죠. 단순히 빌리고 배짼 양아치가 아닙니다.
19/10/25 00:13
(연의에서)라는 말을 빼먹었는데 찰떡같이 알아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ㅠ
흠흠 적벽대전에서 대략적인 조조:유비:손권의 군세가 한 100:50:20 으로 이해했는데 유비가 완전 쩌리는 아니었군요- 그나저나 홍차밥 맛있나요?
19/10/25 00:33
일반적으로 적벽대전 참여병력을 셀때 조조 20-30만, 손권 3만 유비 2만 정도로 볼겁니다. 손권:유비는 3:2 정도로 거의 대등하지요.
홍차밥은... 저도 먹어본 적이 없지만 맛없지 않을까요?????? 먹고 싶진 않네요 크크
19/10/25 00:15
제가 질문을 똑바로 못 했네요 ㅠ
"형주 땅을 빌려달라해놓고, 못 주겠다는 촉의 입장은 양아치스러운데, 촉 입장에서 이야기를 진행시킨 연의에서는 그 행동을 어떻게 포장했었나요?"가 원래 하고 싶은 질문입니다.
19/10/25 00:20
아항. 연의 말씀이군요. 위에 있는 홍차밥 님의 의견에 저도 동의합니다. 적벽대전 때 손권이 동원한 병력은 2만 혹은 3만 명이고 유비는 정확하지 않지만 2만 혹은 그 이하로 보입니다. 또 형남 네 군은 유비가 직접 나서서 점령한 땅이기도 하지요. 그러니 유비 또한 나름대로 형주에 지분이 있었습니다. 결코 주유가 조조와 맞상대하는데 숟가락만 하나 얹은 건 아닙니다. 그런데 연의에서는 유비가 제갈량의 기묘한 책략으로 여러 성을 탈취한 걸로 나오는 바람에, 뜬금없이 형주를 빌린다는 게 당최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19/10/25 00:14
원래부터 손권이 빌려준 땅이 아니라... 유비가 조조로부터 획득한 형남사군 및 강하 등등을 내놓으라고 손권측에서 협박한걸 제갈량이 빌려주는걸로 합의보자고 했었던 걸로 알아요.
양아치짓은 손권이 먼저했는데 유비도 빌린다 말했지만 속으로 부글부글 끓던거라 익주 점령후에도 빨리 주지 않은거고요... 둘 다 어느 정도 할 말이 있었기 때문에 익양대치 이후에도 계속 전운이 감돌았던거고...
19/10/25 00:03
빌려 준 형주땅을 돌려달라는 건 사실 억지가 아니었을까요?
유기의 소유였던 강하가 사실상 유비의 치소이고 주유가 강릉 점령할 때 관우 장비가 같이 도와줘서 먹은 것인데다 형주 남부 4군은 온전히 유비 힘으로 차지한 땅이잖아요. 형주의 핵심인 강릉을 유비에게 맡기는 대신 손권은 강하를 받은 걸로 추정되는 상황인데, 고작 강릉을 혼자 힘이 아닌 유비의 도움으로 점령했으면서 형주의 5개 군을 모두 내놓으라고 하는 건 진짜 날강도 같은 요구가 아닌가 싶네요. 뭐 어쨌든 큰 그림을 그리던 주유와 노숙이 일찍 죽고 눈앞의 공적만 봤던 여몽과 육손이 이어받은 건 양국에 치명타를 준 사건인 건 변함없지만요.
19/10/25 00:28
사실 형주를 빌려준 사건은 천 년도 더 이전부터 무수한 삼국지 덕후들의 키배거리였지요. 사실 저도 남군-강하 교환설을 밀고 있는데, 그렇게 보면 말씀하신 대로 손권이 온전히 자신의 힘만으로 차지한 형주의 영토는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여 적벽의 승리에서 가장 큰 지분은 손권에게 있다는 걸 부정할 수도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결국 유비든 손권이든 나름대로 할 말이 있었던 것이겠고요.
19/10/25 00:30
형주를 죄다 줬으면 관우가 형주에 있을 수 없으니 뒷치기를 하려야 할 수 없는 상황.....
근데 형주의 소유권 분쟁은 사실 익양대치로 일단락된 겁니다. 더군다나 당시 급한 쪽은 손권이 아니라 유비였거든요. 그 상황에서 국경을 확정지어 놓고는 다시 나머지도 탐낸 손권이 결국 쥐새끼인 걸로 하지요.
19/10/25 00:53
천하이분지계도 구상했던 노숙이 죽으면서 동오의 전략가 맥은 끊어져버렸죠. 여몽, 육손 같은 인물들은 노숙의 상대가 못되고.. 노숙이 죽고 손제리가 형주를 공격하는 순간 이미 촉한과 동오의 멸망은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조조라는 절대자가 죽고, 후계구조가 비교적 불안정한 상황에 조비가 찬탈까지 하는 시기.. 융중대계에서 완벽한 타이밍으로 그려논 그 시기에 둘이 쌈박질이라니..) 일반적으로 주유-노숙-여몽-육손이라고 하는데 앞선 두명은 전략을 세웠던 전략가고.. 뒤에 두명은 그런거 없었다는 점에서 넘사벽급 차이가 난다고 봅니다. 결국 제갈량, 장자방처럼 거시적인 대전략을 세운 사람들이 가후, 법정처럼 계책을 쓴 사람들보다 훨씬 높게 평가받는거처럼.. 결국 주유-노숙에서 동오 전략가의 맥은 끊겼죠. 결국 멸망의 구렁텅이로 달려가는줄 모르고 눈앞의 땅에 연연해서 형주를 친 손제리를 깝시다
19/10/25 07:50
손제리와 여몽도 이해하려면 못 할 것도 없는게... 처음에야 자기들도 유비랑 손잡고 조조를 치고 싶었겠죠.
근데 자기들은 갈 곳이라고는 [료라이라이]가 지키는 합비 뿐인데 맨날 쳐맞기만 하니,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나 자기들이 맨날 쳐맞는 그런 놈들이 아니라는 걸 알려야 하는데... 근데 그걸 동맹 뒤통수를 치네? 이건 선 넘은거죠. 그러므로 우리는 쥐새끼를 깝시다.
19/10/25 08:57
위에도 나왔지만 알면 알수록 대체 형주 땅 모두를 원한 오나라가 노양심 같습니다. 군세도 비슷했고 형남 4군도 유비 힘이었고 양번? 핵심 양양성은 조조땅이고, 적벽에서 이긴 후 둘이 힘을 합쳐 차지한 건 강릉인데... 다 내놓으라느니. 노숙의 능력을 보면 '빌려준 것'으로 포장한 게 아닌지....
19/10/25 09:36
다음 타자로는 예형이나 우길,좌좌같은 기이한 사람들을 다뤄보시는 건 어떨까요? (물론 우길이나 좌좌같은 사람들은 존재 자체가 불투명하긴 하지만)
19/10/25 10:46
연의에서 주유는 노골적으로 유비 제갈량을 견제하는데, 실제 역사에서는 어땠나요?
글곰님 글을 보면 딱히 주유가 유비를 배척했다는 느낌은 안 들어서요~ 노숙과 거의 유사한 스탠스였던 건지?
19/10/25 14:59
주유는 일단 제갈량은 별 신경도 안 썼을 겁니다. 걍 유비 밑에 있는 똘똘한 젊은놈 정도로 인식하지 않았을까요. 당시 두 사람의 지위 차이는 엄청났으니까요. 다만 유비를 견제한 건 사실입니다. 유비가 동오로 왔을 때는 미녀와 금은보화 등등으로 유혹해서 동오에 머무르도록 하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손권에게 바친 유언에서도 유비를 무척 신경썼고요.
19/10/25 14:29
오에서 정말 뛰어난 인물인 손책, 주유, 노숙이 단명한게 오에게는 여러모로 뼈아팠네요.
한 두명의 영웅이 좀 더 살았다고 해서 천하의 향방이 바뀌진 않겠지만 그랬으면 어땠을까라는 상상을 해보는것도 큰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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