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실망스러웠습니다.
영화는 퍼시픽림 2 보는 느낌에서 (+)(-) 정도인데, 보기전 기대치를 너무 높게 잡았나봅니다.ㅠ
제가 영화보면서 실망한 한 가지 점만 말씀드릴게요.

여러 분들은 괴수물에서 무엇을 가장 기대하시나요?
스토리? 개연성? 드라마? 가족애? 교훈?
이런 것들이 갖춰지면 더욱 좋겠지만, 제일 중요한 부분은 괴수간에 펼쳐지는 쌈박질을 가장 기대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나머지는 곁들이 음식에 불과하죠.

작년 겨울 흥행했던 아쿠아맨이 개연성이 완벽한 명작 스토리라서 흥했겠습니까?
메라 누님이랑 바닷속 세계와 전쟁 장면을 훌륭하게 그려낸 소위 눈뽕이 캐리한거죠.

전/중반부에 나오는 아뮤즈 부슈, 에피타이져에 해당되는 전투가 나올 때 까지만 해도 괜찮았습니다.
괴수들은 어색하지 않고 멋있었고, 이만하면 기대해 볼만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생각은 클라이맥스에 도달해서 깨졌습니다.
후반부 전투는 보면서 솔직히 짜증이 나던군요. 그런데 이게 전투 장면을 못 만들어서 짜증이 난게 아닙니다.
한숨 푹 쉬고 똥 밟았네 하고 넘었갔겠는데, 전투 장면을 못 만든게 아니라서 짜증이 났습니다.
그냥 편집 좀 신경쓰고 각색만 조금하면 훌륭한 괴수물이 될수도 있었는데 그걸 못했습니다.

두근두근 거리며 AV를 틀었습니다. 여배우도 괜찮고 연기도 괜찮아 보입니다. 중간중간 과정도 괜찮습니다.
이제 본 게임 들어갑니다. 자세 각 잡고 경청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뽀로로로 장면이 바뀝니다. 기운이 빠지면서 뭐야? 라는 생각이 들었고, 1분이 지나자 다시 AV로 돌아갑니다.
오 그래 이제 하겠군! 했는데 1분 지나니 다시 뽀로로로 바뀝니다.
뭐야?뭐야? 하는 중 1분이 지나니 다시 AV로 돌아갑니다. 이게 계속 반복됩니다.
처음에 AV를 틀은 목적은 잊고 정신적으로 너덜너덜해 집니다.

놀랍게도 이 모습이 클라이맥스에서 펼쳐집니다. 장면 전환이 너무 잦아요.
오!오! 하면서 괴수들이 붙는 순간 관심도 없는 인간들로 화면이 전환됩니다.
이게 뭐야? 고질라랑 기도라는 어떻게 되었는데? 하면서 잠시 기달이면 다시 괴수들이 붙습니다.
그리도 한두합 겨루다가 다시 인간 쪽으로 화면이 전환됩니다.
이게 클라이맥스 내내 반복됩니다-_-;

아니 이전까지 차곡차곡 기대감 부풀리면서 아뮤즈 부슈, 에피타이져, 수프, 샐러드 쌓아올렸으면 메인디쉬에서 터뜨려야죠!
앞에서 감질맛나게 기대감만 부풀이고 메인디쉬는 조각조각 냈습니다.
보면 어이가 없어요. 클라이맥스 보면서 절정에 이르어야 되는데 갑자기 뽀로로 나옵니다.
이게 한두번도 아니고 5번 이상 반복될 겁니다. 심지어 괴수 전투 장면만 머릿속에서 따로 이어서 만들면 굉장히 잘 만들었어요.ㅠ

그렇다고 이런 단점 때문에 못 볼 정도는 아닙니다.
솔직히 사심 섞여서 말씀드리면 괴수 영화 팬으로써 계속 시리즈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고질라 vs 킹콩 보고 싶고, 다른 괴수도 보고 싶고, 오리지널 괴수도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영화가 안망했으면 좋겠습니다. 고질라 썩토 나왔던데 돈 벌어서 다음 작품 나왔으면 좋겠어요.
CG에 돈 많이 투자할 수 있을 정도로요.
그리고 제발 영화 좀 잘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