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 어려운 난이도에도 불구하고, 잘 만들었다.
주조연 캐릭터가 다수인 영화는 결코 잘만들기 쉽지 않습니다.
캐릭터 서사도 부여해야하고 매력도 강조시키고
그걸 극의 기승전결 흐름에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는건 정말 하드코어 난이도죠.  
리듬파워근성님이 연재하는 부기영화에서 언급했듯이
정말 종합서커스에 가까워요.

당신은 이제 공중에서 빙글뱅글 돌면서 그네타기를 해야합니다.
단, 한손으로만 하세요.
다른 한손으로는 접시를 계속돌려야해요. 당연히 떨어뜨리면 안되는거 알죠?
거기에 등에는 사자를 업으세요.
그리고 그 사자가 아가리를 벌리는데 머리를 내맡기고 하셔야 합니다.
아 거기에 머리에 후추좀 잔뜩 뿌리구요.
자 이 모든걸 한번에 하는겁니다.
실패하면 죽는다고? 내가 알게 뭐야?
빨리 무대로 나가요.
뭐 이런 느낌이죠.

그런데 그걸 마블이 또 해냅니다.
서사라던가 캐릭터 군데군데 트집잡을 만한 부분이 없는건 아니지만
유연하게 쏙쏙 빠져나가며 전체적인 흐름과 완성도를 상당히 충족시킵니다.
각본가, 루소형제..... 이분들은 전부 그냥 미친것 같아요.

2. 누적된 유니버스가 주는 감동.
최근에 유행하는 XX 유니버스의 가장 큰 기본은 다양한 캐릭터에 있어요.
얘도 나오고 쟤도 나오고 걔도 나와요.
짜잔~ 쩔죠?! 이런 느낌.
배댓슈도 그랬고, 저스티스리그도 그랬었고,
어벤져스1도 2도, 바로 직전인 3(인피니티워)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런데 어벤져스 4는 이제까지 마블 본인들이 이제껏 만들어낸
유니버스 자체를 변주해 넣었어요.

그동안 MCU가 이제까지 누적된게 10년인가요 12년인가요
지금껏 캐릭터가 보여준 캐릭터성은 당연하고,
그 10여년간 누적된 관계, 대사등등 할수있는것들은  
최대한 변주해서 관객에게 보여줍니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그 캐릭터 본인이 이제껏 보여준 행보를 변형해서
감정선을 이용해 관객들의 머리와 가슴에 있던 기억들을
다시 끄집어 내고서 찌르고 건드리고 어루만지는데
이것들이 대단히 영리하고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굉장히 감동적이예요.

단순히 개쩌는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가 그동안 개쩔었거든? 너도 같이 한번 볼까? 하며
누적된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보여주는 감동은
다른 영화에서는 결코 해낼수없는 대단히 독특한 경험입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이 영화는 저 영화보다 잘만들었다, 못만들었다 급차이가 난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엔드게임 보다 잘 만들고 완성도 높은 영화는 꽤 되긴할꺼예요.
하지만 오롯이 시네마틱 유니버스만이 줄수있는 감동은
그 잘 만들었다는 영화들 이상으로, 너무나 크고 즐거워요.
이제껏 MCU 흥미있게 보신분들은
엔드 게임 꼭,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