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좋은 일이 있어서 친한 친구랑 술한잔 진하게 마시고 왔습니다. 서로 멱살잡이까지 하고 몇년 안보던 사이였는데 사람 앞일이라는게 알 수가 없는 것 같아요. 갑자기 사정없이 글이 쓰고 싶어서 무작정 글쓰기 버튼을 눌렀습니다. 추억보정과 약간의 과장은 이해해주세요. 그냥 재미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전 목표가 있었습니다. 무려 룸 웨이터로 일해보는 것이었습니다. 이상하게 생각하실수도 있겠지만, 학창시절을 쭈구리로 보냈던 사람의 화류계에 대한 막연한 동경 같은 것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다닐때부터 허여멀건한 얼굴에 살집도 약간 있고 머리도 박박 깎고 다녀서 중학생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저에게는 굉장한 스트레스였죠. 친구들은 수염도 나고 목소리도 굵어지는데 저는 그냥 그런 호구였습니다. 가장 괴로웠던건 남자학교였던 같은반 친구들이 다른학교 여자를 만나러 다닐때 중학생 같이 생겼다고 저를 끼워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나쁜 새기들ㅠ) 그래서 그냥 모쏠로 지내면서 여자에 대한 막연한 환상만 늘어갔던것 같습니다.
군대를 제대하고 몇개월 놀때의 일이었습니다. 고등학교때 친구가 룸 웨이터 면접을 보러 가는데 같이 가달라고 전화가 온겁니다. 별 생각없이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법원에서 멀지 않은 어느 룸이었습니다. 카운터 앞의 소파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정말 얼굴 크기가 강호동의 1.5배 정도 되는 강렬한 인상의 사장님이 친구를 방으로 불렀습니다. 저는 내부 인테리어를 두리번두리번 거리고 있었죠. 카운터에서 뭔가 분주하게 일처리하시던 웨이터 형님이 대뜸 "너 몇살이냐?" 하고 물으시더라구요. 당황하지 않고 예의바르게 "23살입니다" 하고 대답했습니다. 알고보니 이새끼 21살이었습니다ㅠ 저는 평생 웨이터 할 일은 없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약 1달 정도가 지난후였습니다. 친구 전화가 와서 갑자기 돈을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일하는 와중에 이 친구와 여러번 술자리를 같이 했거든요. 친하게 지내던 여자라고 데리고 왔던 여자가 임신테스트에서 2줄이 나왔다는겁니다. 아오. 왠지 사고 칠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어쨋든 도와야하니 친구집으로 뛰어가서 송금까지 해줬습니다. 진짜 문제는 이새끼가 너무 미안한데 일 수습할때까지 웨이터 일을 대신 이어받아 달라는 겁니다. 너무 하고 싶었지만 저에게는 일생일대의 고민이었습니다.
유교적 전통을 충실히 따르는 가부장적인 집안 분위기가 문제였습니다. 큰집이 농촌이고 마을 자체가 같은 성씨를 가진 집성촌입니다. 제사를 지내면 20~30명이 마당에서 제사를 지냅니다. 아버지는 가출한 후 자립하셔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자가 되었습니다. 고등학교까지 공부는 공부가 아니라고 하시며 저의 성적표를 단 한번도 보지 않는 이상한 분이었습니다. 아버지와 대화가 가능한 유일한 순간은 단 둘이서 등산을 할때 뿐이었습니다. 항상 저보다 일찍일어나셔서 책을 읽고 계셨고 항상 제가 잠들때까지 책을 읽고 계셨습니다. 만약 제가 룸 웨이터로 일한다는 사실이 부모님께 발각된다면 진심으로 호적에서 파일 각오를 해야했던 겁니다.
하지만 인생 머 별거 있습니까. 그냥 호구 잡히면서 사는거죠. 친구랑 룸 사장님을 만나러 갔습니다. 와 근데 막상 대면하니까 무릎이 달달 떨리더라구요. 목소리가 진짜 조폭 영화에 나오는 건달 같은 목소린데 친구가 사정이야기 하니까 길게 이야기 안하시더라구요. 대뜸 저보고 돈 벌어서 뭐하려고 하냐길래 "백문이 불여일견, 백견이 불여일체험입니다" 이딴 용어까지 써가면서 유럽여행 갈려고 돈 모으는 중이라고 둘러댔는데 껄껄 웃더니 월요일부터 출근하라고 했습니다.
처음 일주일 동안은 일 배우는데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것 같습니다. 정신없이 서빙하다가 마감할때 하루 한방씩 소파까지 다 빼고 진짜 빡쎄게 물청소 했던게 기억나네요. 친구 땜빵할려고 시작했던 일이어서 돈이 필요했던건 아니었지만 2달째 접어드니까 그런 요령도 생기더라구요. 제가 사실 군대를 육군 헌병으로 다녀왔는데 어느 방에 서빙하러 들어갔더니 손님이 군대 어디 다녀왔냐고 물어서 헌병 다녀왔다고 하니까 자기도 해병이라고 이상한 해병 구호 외치면서 저보고 해병대 노래를 부르라고 하시더라구요. 노래방 기계에 해병대 노래 나오는데 적당히 손님 입모양 보면서 따라 불러 드렸더니 팁을 10만원 주시더라구요. 다음부터 해병대 노래도 연습하고 서빙할때 적극적으로 해병 출신이라고 어필하고 다녔습니다.
인싸력이 강한 캐릭터가 아니라서 처음 한달 동안은 아가씨들 대기타는 방에 들어갈때면 어리버리 탈때가 많았습니다. 일한지 2달쯤 되니까 친해지는 사람들이 몇몇 생겼습니다. 대부분 저보다 몇살 많은 누나들이었죠. 손님이 없는 날이면 누나들 손톱도 갈아드리고 카드도 치고 나름 소소하게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이상하게 동갑이나 저보다 어린 친구들과는 계속 안친해지더라구요.
어느날 아가씨들 대기실에 들어갔는데 실장 형님이 저와 어색하게 지내던 동갑 아가씨 한명을 옆에 앉혀놓고 있었습니다.(앞으로 이 친구를 A라고 부르겠습니다) 저보고 "너 여자 가슴 만져본적 있냐" 하고 물으시더라구요. 저는 그냥 멋적게 웃었습니다. 이 형님이 A의 머리를 쓰다듬다가 얼굴을 만지더니 갑자기 가슴까지 손을 대는 겁니다. 뜻밖의 상황에 저는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진짜 놀랐던 것은 A의 반응이었습니다.
당연히 기분나빠하면서 손을 뿌리치고 화를 내리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심리학자의 동물실험에서 동기부여를 완전히 잃어버린 실험체를 보는 것처럼 별 반응이 없더라구요. 진짜 꿈벅꿈벅 졸리는 소가 쇠파리를 쫒듯 손을 밀어내는데 그 모습이 정말 강렬하게 머리에 각인되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실장형이 피식 웃으면서 주머니에서 천원짜리를 잔뜩 꺼내더니 A에게 주면서 저보고 "야 너도 돈내고 만져봐. 원래 이렇게 하는거야." 이러는겁니다. 저는 그냥 머리속이 멍해졌습니다. 진짜 이새끼는 쓰레기구나 하는 생각밖에 안들었습니다.
저는 항상 아가씨들을 공손하게 대했고 진실하게 대화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모쏠에 찐다인 티를 안내려고 했지만 일하다보니 그냥 티가 나나보더라구요. 나중에는 누나들 집에서 같이 술마시다가 잔적도 있고(그냥 잠만잠) 야외 수영장 같은데 딸려가서 음료수 셔틀도 하고 그런 사이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A와는 계속 어색하더라구요. 그러면서도 항상 새침하고 불편한 A에게 관심히 끌렸습니다.
룸이라는 곳이 그렇습니다. 오후에 보는 아가씨들은 전날 술기운이 덜빠진 눈에 뿌옇게 뜬 얼굴이라 안쓰럽습니다. 새벽쯤 발그레한 볼에 야시시한 홀복 입은 모습을 보면 너무 예뻐요. 사실 겉모습으로만 따진다면 A보다 훨 예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근데 이상하게 A만보면 도루코 칼로 가슴을 쓱쓱 문지르는것 같이 쓰리더라구요.
하루는 일 끝나고 실장형 포함해서 남자들끼리 술 한잔했던적 있었는데 이날은 제가 술을 좀 많이 마셨습니다. 뭔가 울분이 쌓였던지 실장형에게 그때 A에게 너무 심하게 하신거 아니냐고 당돌하게 물었죠. 실장형이 약간 자조적인 느낌으로 자기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그때는 내가 잘못했지. 이상하게 걔만 보면 짓굳은 행동을 하고 싶더라고." 너무 선선히 잘못을 인정해서 약간 놀랐습니다. 이날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는데 알고보니 그렇게 나쁜 사람 같지는 않더라구요.
계속 뒷통수 어느 한구석에 붙은 껌딱지처럼 A를 생각하던 중에 누나들이 술마시는데 호출 당했습니다. 새벽까지 하는 고깃집이었는데 A와 마주보는 자리에 앉게되었죠. 저는 A와 불편했던 처지라서 고기굽는데 집중했고 뭔가 어색할때는 소주를 연신 들이켰습니다. 술기운이 상당히 올라왔던 것 같습니다. A의 얼굴을 힐끔힐끔 훔쳐보다가 나중에는 그윽하게 그냥 바라봤습니다. 화장도 강하지 않고 뽀얀 얼굴에 머릿카락이 진짜 먹물을 뿌린것처럼 쌔카맣더라구요. 볼에 수박씨를 뱉어놓은 것 같은 점이 있었는데 그것까지 어찌나 예뻐보이던지 그냥 힐끔힐끔 계속 봤습니다. 표정이 어둡더라구요.
"안좋은일 있어?" 먼저 말 걸기는 거의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표정 변화가 거의 없었습니다. 갑자기 빈잔을 내밀길래 두손으로 공손히 채워드렸습니다. 같이 한잔 마시고 나니까 쉬는날 머하고 노냐고 물어보더라구요. 이거 내가 먼저 물어볼려고 했던건데. 당황해서 야구 본다고 했습니다. 대화가 시작되었는데 어색하게 마가 뜨는 상황이 너무 싫어서 정말 횡설수설 아무말이나 했던 것 같습니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 지는 날은 너무 화가 난다. 연속우승을 했으면 좋겠다. 어느 선수가 이번에 은퇴를 하는데 너무 아쉽다. 분명 시큰둥한 표정을 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얼굴을 보니 입가에 미소도 약간 묻어있고 신기하다는듯 쳐다보고 있더라구요.
같이 마시던 일행들이 먼저 일어나고 둘만 남게 되었습니다. 어색해서 무슨 말이든 해야겠는데 말을 시작하면 더 어색해질것 같아서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는 진짜 묘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냥 주기적으로 소주만 들이부었습니다. 사실 왜 룸에서 일하게 되었는지 물어보고 싶었는데 입이 떨어지지가 않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내 패부터 무작정 깠습니다. 친구 사정때문에 일을 시작하게 된 것부터 나중에는 가족사까지 횡설수설 이야기하게 되더라구요. A가 묘한 표정으로 저를 보더니 갑자기 왼팔을 테이블에 올려놓더군요. 왜이러나 했는데 손목에 뭔가 날카로운걸로 그은 흔적이 여럿 보였습니다.
진짜 너무 충격받았고 마음이 너무 뭐라고 표현할수 없을 만큼 이상했습니다. 충동적으로 A에게 힘들면 룸 그만두고 다른일 해도 된다고 이야기 해버렸습니다. 당장 집세같은 것들은 어떻게 하냐길래 머릿속에 번뜩 학자금 대출이 생각나더라구요. 내가 도와줄테니까 일 그만두라고 했습니다. 머릿속으로는 학교 복학하려고 봐둔 방을 A에게 주고 근처에 자취하는 친구2명에게 얹혀살면서 과외 같은 아르바이트까지 하면 얼추 빚진돈 갚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계산이 돌아갔습니다. 그 후로 이래저래 우여곡절 끝에 둘다 룸 일을 그만두고 제가 다니던 학교 근처로 옮겨 왔습니다.
이사하면서 같이 생필품도 사고 친구들한테 구걸해서 컴퓨터 부품 모아서 컴퓨터도 하나 조립해주고 그냥 기분이 너무 좋더라구요. A도 근처에 있던 카페에 알바자리를 구했습니다. 근데 얘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갈피를 못잡겠더라구요. 좋아하는 마음은 큰데 A의 마음은 확인된 바가 없고 미래는 비오는날 버스 유리창처럼 불투명하고...부랄 친구들한테도 말 못하고 혼자 끙끙 앓았습니다. 병신같지만 그때는 얘를 부모님한테 어떻게 소개해야할까 이딴 걱정을 하고 있었거든요. 암튼 미래의 일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학교수업 듣고 동아리 활동도 하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벛꽃 날리는 시즌에는 A와 캠퍼스에서 데이트도 하고 그냥 하루하루 꿈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느날 수업 끝나고 A가 일하는 카페에 갔는데 카운터에서 웬 남자하고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구요. 가고 나서 누구냐고 물으니까 전타임에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근데 항상 모든 문제는 그냥 그러려니 하는데서부터 시작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느날부터 문자에 답장도 잘 없고 전화해도 뭔가 어색하고 약간 멀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구요. 동아리 행사 때문에 지방에 2박3일정도 갔다 올 일이 생겼는데 연락이 잘 안돼서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돌아오자마자 A의 자취방으로 갔는데 가재도구가 하나도 없고 빈방인겁니다. 너무 황당해서 주인집에 전화를 걸어보니 전자제품 같은 돈 되는 것들 싹 팔고 보증금까지 받아서 갔다고 하더라구요. 진짜 후라이팬으로 머리를 사정없이 맞은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얘가 나랑 손가락 걸고 어떤 약속을 한 사이는 아니었습니다. 어디 떠날때 내 허락을 받아야 하는 사이는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뭔가 감정이 북받쳐올라서 얘를 만나지 않고는 견딜수가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한달정도 그냥 미친놈처럼 어쩔줄 몰라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도저히 참지 못하고 컴퓨터를 전공한 친구에게 전화해서 간략하게 상황을 설명하고 A를 찾을 방법이 없을지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제가 A의 온라인 게임 계정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날 확인해보니 버젓히 접속해서 고스톱을 치고 있더라구요. 친구가 어떻게 뚝딱뚝닥 하다가 어느 피씨방에 전화를 걸어서 인상착의를 설명해주라고 하더라구요. 잠시후에 알바생이 그 여자분 거기 있다고 말해줬습니다. 저는 바로 그 피씨방으로 튀어 갔습니다.
구석에서 초췌한 모습으로 앉아 있더군요. 저를 보고 그다지 놀라는 기색도 없었습니다. 화도나고 진짜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복잡한 감정이 일어났습니다. 일단 같이 피씨방을 나와서 가까운 카페로 들어갔습니다. 자리에 앉아서 무슨말을 해야할까 고민하던중에 얼굴을 유심히 보니까 입술이 찢어져 있고 여기저기 상처가 있더라구요. 깜짝 놀라서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어봤습니다. 대답을 회피하다가 계속 다그치니까 전타임에 일하던 아르바이트생이랑 눈이 맞아서 도망쳤는데 그새끼가 술에 취해서 때렸다는 겁니다. 진짜 수만가지 복잡한 감정이 솟구치는데 내가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하는 건지 마음을 못 정하니까 탄식만 계속 나오고 진짜 어쩔줄을 모르겠더라구요.
A는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아버지가 어머니를 지속적으로 폭행하는 가정에서 자란거 같더라구요. 어머니는 어렸을때 가출하고 본인도 고등학교 졸업후에는 독립해서 살았다고 합니다. 참 우스우면서도 무서운것이 이번 말고 전에 만났던 남자도 자기를 때려서 헤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진짜 얄궂은 운명이라는 생각 밖에 안들었습니다. 만나기 전까지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었는데 막상 만나니까 무슨 진창속에 빠진 것처럼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너무 다른 환경에서 자랐고, 생각하는 것도 너무 다르고, 결정적으로 내가 무엇인가 답을 줄 수 있을 만큼 용기가 있는 것도 손에 무엇인가 움켜쥐고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전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방도 빼버렸고 나는 친구집에 얹혀 사는 처지고 어디 갈데는 있냐고 물으니 아는 언니가 있다고 합니다. 가슴이 터질것 같았지만 뭘 어떻게 더 해야할지 몰라서 밥이나 먹으러 가자고 했습니다. 김치찌개 같은걸 먹었던거 같은데 진짜 아무생각도 안나고 말 없이 밥만 먹었습니다. A와 인연은 거기까지였습니다. 그 후로 몇번 전화를 걸어보려고 하다가 너무 복잡한 감정이 들어서 통화 버튼을 못누르겠더라구요. 몇년 지나면서 차츰차츰 그녀는 기억속에서 희미해져 갔습니다.
오랜만에 친구랑 술한잔 마시면서 그때 이야기를 했습니다. 굉장히 병신같고도 황당한 이야기입니다만 저에게는 그냥 추억인 것 같습니다. 진짜 눈물을 펑펑 흘릴 만큼 슬픈 사랑를 한번 해보는게 제 꿈이었거든요. 저런 일을 겪고 나니까 이제 슬픈 사랑이 너무 무섭습니다. 이것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더 슬프고 힘든 사랑을 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진짜 존경스럽습니다.
밝고, 예의범절이 깃들어 있고, 말린 과일향이 나는 그런 평화로운 사랑을 하고 싶네요.
주정뱅이의 횡설수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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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냥 평범한 직장에 다니면서 웨이터 출신 직장 동료를 세명정도 만나봤습니다. 한명은 평범한 직장생활은 처음이라면서 걱정하던 친구였는데 삶이 힘들었는지 손목에 자해흔적이 꽤 많았던 기억이 있네요. 이 친구는 얼마 안 있어 바로 퇴사를 하였고 다른 두 친구는 정말 멘탈이 강철멘탈에 성실하고 무엇보다 영업성 업무를 띄는 저희 회사에서 영업도 어마무시하게 잘하던 친구들이었어요. 특히나 그 두명중에 한명은 저보다 두살 동생이었음에도 어른스럽고 일처리가 너무 깔끔해서 배울게 많아 동생임에도 존경심이 들었던 친구로 기억을 하고 있네요. 그리고 평범한 세계에 적응하며 같은 직장내에 여직원과 밝고 과일향이 나는 연애를 하고 결혼에까지 골인을 했구요. 비록 외모는 화류계의 예쁜분들에 비하면 초라할 지 몰라도 정말 서로 신뢰하며 과일향나는 연애를 할 수 있습니다. 아직도 그쪽(?) 세계에 계시다면 돈벌이는 조금 안될지라도 이쪽으로 넘어오라고 조언드리고 싶습니다. 글쓴분의 성격과 그쪽 세계는 어울리지 않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