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블로그에다 쓴 내용이라 별로 두서가 없습니다.
요새 시장이 너무 평화롭다 보니까 회사에서 온갖 잡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만약 누군가가(다른 마켓메이커라든지 브로커) 잘못된 주문을 넣으면 우리 데스크의 알고리즘은 어떻게 반응하고 시장은 어떻게 될까? 과연 내 데스크와 시장은 이런 사태가 터졌을때 제대로 대처할수 있는 리스크 장치가 마련되어 있을까? 생각해보니 2013년에 한맥투자증권에서 콜옵션을 풋옵션이라고 착각하고 몇분간 자동화 주문을 내보대서 수백억대의 손실을 낸적이 있었는데 같은게 우리 채권 시장에서 일어나면 나는 어떻게 대처할 것이고 과연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을까? 아니면 거꾸로 우리 회사 알고리즘이 잘못된 주문을 냈을 경우 얼마나 신속하게 나는 대처 할 수 있고 총 피해금액은 얼마나 될것인가 고민해본다. 한맥투자증권은 이 사태 이후로 파산했다. 그 쪽 임원으로 일하고 있던 지인분이 있어서 남의 일 같지가 않다.
글로벌한 사건으로는 한맥투자증권 사태 1년전에 발생한 Knight Capital의 주문오류가 있다. 아직 개발중이던 프로그램을 실수로 사용하는 바람에 45분동안 NYSE(뉴욕거래소)의 수백개의 주식들에 수천만건의 잘못된 주문을 내버렸다. 이로 인한 손실은 무려 수천억원. 이로 인해 한때 미국 주식시장 거래량 1위를 차지하던 Knight Capital은 파산위기에 처하고, 결국 Getco라는 시카고의 트레이딩 회사가 인수했다. 그 이후로 몇년동안 회사 수익이 좋지 못해서 최근에 다른 트레이딩 회사인 Virtu가 Knight Capital을 인수 준비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현재 주식시장이 극도로 자동화된 만큼 단 한 개의 실수가 엄청난 손실의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많은 금융권 사람들의 반면교사가 될만한 사건이다.
이런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선 역시 회사내에서 철저한 리스크 관리랑 코드 리뷰가 이루어져 한다. 또한 내가 주로 마켓메이킹을 하는 CME(시카고선물거래소) 같은 경우에는 Busting Rule이 꽤나 잘 되어 있어서 일정 오차 이상의 잘못된 주문의 경우에는 취소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한국거래소 같은 경우에는 이 제도가 상당히 미흡한 편이여서 웬만해서 거의 취소가 안된다고 보면 된다. 이 또한 한국에서 보안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된다.
관련 기사:
http://www.amsterdamtrader.com/2013/10/details-of-knight-460-million-disaster.html
http://www.amsterdamtrader.com/2013/12/a-knight-in-the-kospi.html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10/30/0200000000AKR2015103014635100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