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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3/05 21:49:02
Name 마스터충달
Subject [일반] [시] 로얄럼블
ZEzz5Wl.jpg

[모난 조각] 6주차 주제 "프로레슬링"을 바탕으로 쓴 글입니다.





로얄럼블

등장은 스파크처럼
축복과 환호 속에서
화려하게 파바박!

하지만
테마곡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가혹한 링 위로 던져진다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할 줄 알았냐.
인생은 실전이야 좆만아."

엎어지고 메치고
깨지고 일어서다
겨우 정신을 차려보니

바글거리는 경쟁자들이
샷건처럼 빵빵 쏘아져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다

"아재요.
그 나이 먹도록 뭐 했소?
인제 그만 후배들 길 좀 터주쇼."

탑 로프 위로 날아오르고 싶었건만
그 언저리만 만지작거리다
그대로 링 밖으로 고꾸라진다

그렇게 링 위에서 아웃.
안중에서 아웃.
뻐근한 어깨 무릎도 아웃.

"막내 졸업 전까지는 버텨야 했는데.
어쩌겠소. 이미 내쳐진 것을.
링 밖에서도 경기는 흘러갑디다."

평범한 서른 중의 하나가 되어
터벅터벅 걸어간다.
백스테이지를 향해...

그래도 링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는
어쩌면 미련일까?

나는 오르지 못했지만.
아가야. 영원한 아가야.
너는 오를 수 있기를.

그렇게 링을 바라보며
조금씩 걷다 보면
어느새 백스테이지에...

"승리하진 못했지만
나쁘진 않았어요.
고마워요. 챔프!"

등장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퇴장하는 등 위에는
애틋한 마음이 쏟아진다.

이것이 필부의 로얄럼블.
우리네 인생사.
나쁘지 않다.





Written by 충달 http://headbomb.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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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왕 김수면
17/03/06 11:23
수정 아이콘
매쳐진 => 메쳐진
문법나치 죄송합니다ㅠ
잘 읽었습니다요
마스터충달
17/03/06 11:38
수정 아이콘
으아니 맞춤법 검사기 돌렸는데 ㅠ,ㅠ 감사합니다.
불굴의토스
17/03/06 13:38
수정 아이콘
크으. .고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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