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vs 하마
(1)94~95 농구대잔치 정규리그 연세대 vs 고려대
2000년대 초반은 월드컵의 열풍을 이어 축구가 국내제일의 인기종목이었고
중반부터 야구가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지만
사실 9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 최고의 인기종목은 농구였다.
마지막승부의 흥행과 더불어 슬램덩크 만화방영, 그리고 스타들의 대거등장으로 인해 농구는 황금기를 보낸다.
지금은 공중파에서 전혀 볼 수 없는 농구지만 이때만 해도 툭하면 나오던게 농구대잔치여서 자주 본 기억이 있다.
그리고 94~95 농구대잔치는 역대급이라 불리울 정도로 명경기가 많았는데 그 중 대박은 역시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인
연고전 이었다.
당시 농구대잔치는 6개의 대학팀과 8개의 실업팀이 풀리그로 경기를 치루는 단순한 방식인데
전년도 우승팀인 연세대는 문경은이 빠졌음에도 한층 업그레이드 된 이상민과 서장훈의 환상호흡으로 12연승을 달렸고,
고려대 역시 역대급 신인인 현주엽의 등장과 함께 전희철-김병철 의 쌍철 듀오의 활약으로 천적이던 기아에게만 지고 11승1패로
마지막 연세대전만 남겨두었다.
이미 플옵을 확정지은 두 팀이지만 상대에게 절대로 지기 싫어하는 라이벌이고 2위가 되면 3위를 확정지은
실업 최강 기아를 4강에서 만날 확률이 높아지므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
작년에 서장훈이라는 괴물센터를 대항할 선수가 없었지만 고려대엔 하마 현주엽이 있었다.
현주엽과 전희철의 밀착수비로 인해 전반전에 거의 활약이 없던 서장훈.
하지만 연세대엔 이상민이 있었다.
원래 패스위주의 포인트 가드였던 이상민이었는데 득점에도 눈을 뜨면서 3점슛 밑 드라이브 인 슛으로 날라다녔고,
모처럼 터진 우지원이 전반에만 17점을 득점하면서 48:39로 연세대가 9점리드로 전반을 마친다.
후반에 고려대는 강한 밀착 프레싱으로 수비위주의 전술로 연세대를 추격하지만
공격에서 번번히 실책을 저지르며 2분남기며 75:67로 지고 있었다.
고려대의 공격상황에서 이상민이 수비중에 점프하다 잘못 착지하면서 무릎 인대 파열로 코트를 나가게 되면서 분위기가 기묘해졌다.
팀의 중심이던 이상민이 빠지자 연세대는 공격에서 허우적대고 이틈을 고려대는 놓치지 않고 기어코 75:75 동점을 만들었다.
연세대의 마지막 공격, 서장훈의 스크린을 받아 우지원이 3점슛을 쏘지만 실패하고
리바운드 다툼에서 공은 석주일의 손끝을 맞고 코트밖으로 나갔지만 심판은 연세대의 공격권을 선언했다.
고려대 감독과 선수들은 격렬히 항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고 남은시간 4초 다시 연세대의 공격이 진행되었다.
고려대의 밀착수비로 패스할 곳을 찾지 못하자 외각으로 나와서 패스를 받은 서장훈.
3점라인 바로 안쪽에서 슛을 날린 서장훈.
당시만 해도 외곽슛이 없던 서장훈이기에 고려대 수비도 파울을 염려해 적극적으로 블로킹하지 않았는데....
그 슛이 그만 림을 갈라버리면서 연세대가 정규리그 13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한다.
동점골과 역전골의 주인공
(2)2002 월드컵 16강 대한민국 vs 이탈리아
대전월드컵에서 펼쳐진 대한민국 vs 이탈리아의 16강전.
이탈리아는 무려 월드컵에서 3번이나 우승한 강력한 우승후보였고, 아무리 대한민국 홈이라지만 분명 힘든 상대였다.
경기가 시작되자 역시 이탈리아의 강력한 몸싸움과 수비에 한국은 고전을 면하지 못했고
비에리의 골로 후반 40분이 넘게 1:0으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설기현의 기가막힌 터닝슛으로 동점을 만들고, 연장전에 돌입한다.
연장 초반 이탈리아의 플레이메이커인 토티가 헐리웃 액션으로 퇴장당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되었고,
연장후반 12분에 이영표의 크로스를 안정환이 헤딩골로 연결하면서 2:1 대역전극을 이루어 냈다.
(아니 저그가.... 천하의 최연성을... 허허)
(3)2004 질레트 배 4강전 박성준 vs 최연성
당시 최연성은 2003년 4월 부터 2004년 7월 까지 공식전으로 치뤄진 저그전에서 단한번의 패배도 없이 27승 0패.
그 누가 최연성을 잡을 생각을 했겠냐마는 저그는 아예 엄두조차도 못내던 최연성을
공격가서 뚫으면 지지를 받아내고 못 뚫으면 쿨하게 지지를 치면서
천하의 최연성을 노스탤지아에서 다리한번 못건너게 만들면서
말이 3:2지 실제론 5:0 이나 다름없던 모든 저그의 한을 풀어준 경기.
옆동네 MSL을 제패하고 OSL 마저 접수하려던 괴물은 투신에게 막히면서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4)2004 ALCS 보스턴 레드삭스 vs 뉴욕 양키스
2003년에 이어 다시 한번 아메리칸 리그 정상을 남겨두고 맞붙은 영원한 라이벌. 레드삭스 vs 양키스
2003년엔 양키스가 4:3으로 이겼었기에 복수의 칼을 간 레드삭스.
하지만 1~3차전 모두 털리면서 3:0으로 지고 있던 레드삭스.
당시만 해도 3:0에서 4:3으로 뒤집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4차전 9회말 4:3으로 지고 있던 레드삭스.
당시... 아니 역사상 가장 강력한 양키스의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가 올라오면서 그 누구도 양키스의 월시 진출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케빈밀라가 볼넷으로 출루하고 대주자 데이브 로버츠의 2루 도루성공. 그 유명한 'The Steal'
그리고 빌 뮬러의 동점 적시타로 4:4 연장돌입.
이후 연장 12회 말. 라미레즈의 출루 이후 오티즈의 끝내기 홈런으로 6:4 대역전에 성공하면서 보스턴이 1승을 추가한다.
5차전 역시 8회까지 4:2로 지고 있던 레드삭스는 오티즈의 솔로홈런으로 4:3.
1점차로 따라붙고 불을 끄러온 리베라를 다시 한번 블론을 만들어주며 4:4 연장전으로 끌고 간다.
이후 14회 말 데이먼- 라미레즈의 출루 이후 오티즈가 다시 한번 끝내기 안타로 시리즈 전적 3:2로 만들고
6차전 실링의 호투로 기어코 최종 7차전까지 끌고 간다.
7차전 초반부터 터진 오티즈의 투런홈런과 데이먼의 만루홈런으로 보스턴 레드삭스의 승리.
이 기세를 몰아 월드시리즈에서 4전 전승으로 86년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밤비노의 저주를 깨트렸다.
(5)2004~2005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리버풀 vs AC밀란
사실 이경기는 라이브로 본게 아니라 나중에 재방송으로 봤는데 결과를 전혀 모르고 봤던 경기라 한번 넣어봄.....
경기시작 1분도 되지 않아서 말디니의 발리슛으로 1:0 으로 앞서나가는 밀란.
이어 38분과 43분에 터진 크레스포의 골로 3:0 밀란의 우세로 끝난 전반전.
그 누구도 밀란의 7번째 빅이어를 의심하지 않았지만 기적은 일어났다.
후반 8분. 리버풀의 캡틴 훔... 아니 제라드가 헤딩골로 희망의 불씨를 살리고
후반 10분. 스미체르의 멋진 중거리슛으로 3:2까지 만들어낸다.
이어 후반 14분. 제라드의 돌파를 막던 가투소가 반칙을 얻어내며 페널트킥을 얻었고
알론소가 키커로 나서서 슛을 날렸고 디다가 막았지만 다시 쇄도해서 골을 넣으면서 3:3을 만들어냈다.
이후 밀란의 파상공세를 리버풀선수들은 온몸을 내던져 막았고, 승부차기까지 끌고 간다.
그리고 춤덱이라 불리는 두덱이 피를로와 쉐브첸코의 슛을 막아내면서 리버풀이 우승을 차지한다.
일명 이스탄불의 기적.
(기아 우승 ... 기아 우승)
(6)09 한국시리즈 기아 타이거즈 vs SK와이번즈
3년연속 우승을 노리던 SK는 역시 초반부터 무섭게 치고 올라가지만
시즌 도중 이적해 온 김상현이 최희섭과 더불어 타선에서 맹활약을 하고
용병듀오 로페즈와 구톰슨이 27승을 합작하고 마무리 유동훈이 역대급 시즌을 보내면서
기아는 8월에만 20승을 추가하면서 12년만에 한국시리즈로 직행한다.
SK는 에이스 김광현과 주전포수 박경완이 부상으로 아웃당한 상태에서 두산을 3:2로 잡고 한국시리즈로 진출.
기아와 대결을 펼친다.
6차전까지 양팀 3:3으로 치고박고 하면서 7차전까지 오게된다.
박정권의 투런홈런과 함께 5회까지 5:1로 앞서나가던 SK.
당시 SK의 불펜을 생각하면 기아의 역전은 상당히 힘들어 보였지만
이후 나지완의 투런홈런, 안치홍의 솔로홈런, 그리고 김원섭의 동점적시타로 5:5를 만들고,
9회말 채병용 상대로 나지완이 끝내기 홈런을 때리면서
기아가 10번째 우승을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