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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7/02/09 15:31:01 |
Name |
시니피에 |
Subject |
[LOL] 7.2패치 이후 밴픽 싸움이 볼만해졌네요. |
7.2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전에, 7.1의 밴픽 양상에 대해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7.1의 핵심은 르렝카였죠. 레드가 르렝카에 3밴을 쓰고 나면 블루는 자신이 원하는 픽을 잡고 그 픽의 카운터 픽까지 여유롭게 밴할 수 있었습니다. 스프링 초반엔 말자하 서폿이 핫했고 제이스+서폿 2밴 정도 해주면서 말자하 선픽을 가져가는 구도가 흔했죠. 하지만 라인전 단계에서 말자하는 자이라나 미스포춘에 비해 약한 픽이었고, 블루는 바루스의 강력한 q포킹과 카직스의 폭딜이 거슬리기 시작합니다. 바루스의 미칠듯한 포킹 때문에 바텀 라인전은 이길 수가 없는데, 정글에서는 카직스랑 마주치면 무조건 도망가야 했으니까요. 블루에서 제이스+서폿2밴을 했을 때 레드는 바루스+카직스를 가져갈 수 있는 구도 자체가 블루는 불편했죠. 그래서 7.1의 후반부로 가면서 블루는 말자하 선픽을 버리고 바루스를 선픽하기 시작합니다. 제이스+카직스+말자하 밴하고 바루스를 선픽하는거죠. 블루 입장에서 이 구도가 기분 좋은 이유는 바텀 라인전을 무조건 이기는게 가능합니다. 애초에 바루스 자체가 원딜 가운데 최상급 라인전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상성이란게 없어요. 어떤 원딜이 나와도 대처가 가능한 정도가 아니라 무조건 더 좋았죠. 서폿은 상대 픽을 보고나서 대처하면 아무 문제 없었고요.
여기서 7.2패치가 등장합니다. 바루스와 제이스가 더 쎄졌어요. 게다가 카밀과 렝가가 풀렸을 때 어느 정도 대처가 되는 경기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카밀과 렝가는 패치의 영향을 받지는 않았지만 두 픽의 티어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은 ‘약간’ 내려간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느냐, 바루스가 렝가와 카밀의 티어에 도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경기가 어제(8일) 비비큐와 롱주의 2세트였습니다. 두 팀의 밴픽 순서는 이렇습니다.
블루 제이스 밴 > 레드 르블랑 밴 > 블루 말자하 밴 > 레드 애쉬 밴 > 블루 카밀 밴 > 레드 진 밴 > 블루 바루스 픽 > 레드 렝가 픽
블루에서 제이스, 말자하 밴까지는 무난하죠. 레드가 무난히 르렝카 밴하면 블루는 마치 여기가 아직 7.1인 것처럼 카직스 밴하고 바루스 선픽한다는 뜻. 그런데 레드가 두번째로 애쉬를 밴해버립니다. 어라? 잠깐만. 블루에게 남은 밴 카드는 1장이고 남은 OP급 챔피언은 셋(카밀+렝가+바루스)입니다. 만약 블루가 남은 1장의 밴카드로 셋 중 하나를 밴하지 않으면 블루가 하나를 갖고 레드가 남은 둘을 갖는 구도가 됩니다. 이러면 블루가 불리하죠. 그래서 블루는 카밀을 자릅니다. 그런데 사실 블루는 선택할 수 있었어요. 내가 무엇을 잡고 상대에게 무엇을 줄 지 고를 수 있었습니다. 카밀은 자르고 바루스는 픽하고 렝가는 준다, 바루스를 자르고 카밀을 픽하고 렝가를 준다, 렝가를 자르고 바루스를 픽하고 카밀을 준다 등등... 다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애쉬가 잘리면서 바루스 티어가 더 올라간 상황이었고 결국 롱주는 바루스를 픽하고 렝가를 줬습니다. 실제로 바텀 라인전은 압도했고 경기도 이겼죠. 하지만 레드에게 렝가를 주는 것 자체가 기분은 좋을 리 없습니다. 밴픽을 하나 더 볼게요. 마찬가지로 어제 경기였던 kt와 진에어의 1세트와 2세트. 밴픽은 이렇게 흘러갑니다.
1세트: 블루 말자하 밴 > 레드 르블랑 밴 > 블루 리신 밴 > 레드 카밀 밴 > 블루 바루스 밴 > 레드 렝가 밴 > 블루 카직스 픽 > 레드 애쉬 픽
2세트: 블루 자이라 밴 > 레드 르블랑 밴 > 블루 말자하 밴 > 레드 렝가 밴 > 블루 바루스 밴 > 레드 카밀 밴 > 블루 카직스 픽 > 레드 제이스 픽 > 레드 애쉬 픽
저는 두 밴픽을 보고 블루가 더 이상 기분이 좋지 않다고 확신했습니다. 블루가 마지막에 바루스를 밴하지 않으면 레드에서 애쉬같은 픽 밴하면서 렝가나 카밀과 바루스를 저울질하게 할거거든요. 그게 좀 피곤해요. 우리팀은 카밀을 잘 못하는데 상대팀은 카밀을 잘하거나, 상대팀 정글이 원래 구멍인데 렝가만 잡으면 1인분 충분히 해준다거나. 이런 상황에서 바루스를 밴하지 않으면 심리전에 무조건 걸려요. 7.1에서 말자하 카직스 자르고 바루스 선픽해서 기분 좋았던 것과 완전히 다르죠. 게다가 바루스 밴하고 카직스 선픽해도 기분이 별로 좋지가 않아요. 2세트처럼 레드에서 애쉬 제이스 저렇게 가져가면 바텀 라인전 탑 라인전 어떡하죠? 설령 블루에서 말자하 제이스 바루스 밴했어도 블루가 카직스 선픽하면 레드는 애쉬 자이라 가져가면 돼요. 카직스가 OP챔도 아니고 바루스 없는 상황에서 애쉬 자이라면 누가 나와도 라인전 지는 픽이 아니죠.
결론적으로 7.1에서 레드는 확실히 불리했지만, 7.2로 오면서는 레드가 불리하다는 생각이 딱히 안 듭니다. 특히 바루스 티어가 올라가면서 렝가와 카밀을 위협하며 엄청나게 혼선 구도를 만들고 있고, 원래 탑 라인전 무상성이라는 제이스도 의식을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어제 스멥이 제이스 잡아서 좋은 모습 보여줬죠. 마오카이 상대로 라인전 완전히 압도했고 편하게 스플릿하면서 코르키를 1:1로 때려잡고 심지어 테디가 미드에서 순식간에 끊기는 장면도 킬은 오리아나가 가져갔지만 제이스의 qe가 적중했는데 순간 피해량이 엄청 났습니다. 어쨌든 블루도 레드의 2연픽 때문에 밴해야할 픽이 너무 많아졌어요. 아마 바루스는 기존 르렝카와 함께 OP 4대장으로 군림하면서 7.2에서는 렝가나 카밀과 손 붙잡고 나오는 경기가 아니면 보기가 어렵지 않을까 싶고, 레드에서는 밴픽 전략에 따라 블루보다 좋은 픽을 가져오는게 충분히 가능해진 듯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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