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워 : 로마2의 개선판인 엠퍼러 에디션이 16일날 출시되었습니다.
전 토탈워 시리즈의 팬으로 쇼군2에서 CA가 최고라 할만한 작품을 내놓았기에 로마2에는 큰 기대를 걸었습니다. 거기다가 그 작품이 지금의 시리즈의 근간이 된 로마란 점에서 더더욱 기대할 수밖에 없었죠.
그러나 나온 로마2의 첫 모습은 재앙이었습니다. 제대로 플레이하는 것부터가 불가능한 수준의 최적화와 버그, 기존 작들에서 호평 받았던 시스템들을 개선도 아니라 그냥 삭제해버린 모습까지, 나아진 점이 있지만 플레이하면 할수록 단점이 너무 크게 드러났습니다.
그나마 패치를 안 한건 아니지만, 소규모 패치 한 두번으로 끝날 문제도 아니었고요. 그래서 1년동안 온갖 비난을 받은 개발사 CA가 내놓은 선택은 모든 걸 갈아엎은 엠퍼러 에디션이었습니다. 그런데 기대 이상이더군요.
우선 최적화가 더 좋아졌습니다. 원래 고 사양 게임이고 최적화가 나쁜 게 전통일 정도지만, 로마2는 그 정도가 심했습니다. 발매 초에는 아예 원활히 구동하는 것부터가 불가능해보일 정도였죠. 저도 시계를 바라보며 실행을 기다린 게임이였지만, 단 몇 분도 계속 플레이하기 싫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엠퍼러 에디션에 이르러서 최적화는 확실히 좋아졌습니다. 긴 시간동안 플레이해도 PC가 버겁다는 느낌이 크게 없더군요.
게임 내적으로는 더 큰 변화가 있습니다. 문제로 지적되었던 부분 상당수가 변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쇼군2 이전의 시리즈보다 퇴보했던 정치 제도가 직관적이고 매력적입니다. 정치적 영향력에 따라서 수시로 내전이 발생하거나, 휘하 지휘관이 배신하는 등의 모습은 기존 로마2에선 절대 볼 수 없었던 부분이었죠. 내전은 그저 한번 나오는 이벤트 수준에 불과했으니까요.
정말 정치 시스템의 변화로 게임의 완성도가 확 높아졌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또한 내정 부분도 훨씬 좋아졌습니다. 그나마 로마2가 내정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좋은 변화를 불러왔던 작품이지만, 엠퍼러 에디션은 훨씬 좋습니다. 작은 도시와 주 도시 간의 차이가 분명해지고, 도시마다의 특색을 강조했거든요. 거기다가 내가 지을 수 있는 건물의 폭이 훨씬 늘어나는 등, 이번 엠퍼러 에디션의 내정 시스템은 역대 토탈워 시리즈 중에서 제일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캠페인으로 황제 아우구스투스 캠페인, 즉 로마 내전을 배경으로 해서 새로운 캠페인이 나왔습니다. 직접 해본 바로는 유료 DLC 캠페인만큼이나 신경 써서 나왔더군요. 꽤 좋았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없진 않습니다. 쇼군2의 멋들어진 아바타 컨퀘스트를 아예 버린 로마2의 멀티 플레이는 그냥 재미가 없었는데, 개선이 없더군요. 개인적으로 이번 토탈워 : 로마2의 가장 큰 실패는 멀티 플레이라 생각해서 더욱 아쉽습니다.
두번째로 밸런스 패치를 했음에도, 특히 싱글 캠페인에서 AI가 상당히 부실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대규모 부대의 절반이 투석병으로 몰고 다니다가 야전에서 한번 만나면 기병에 쓸리는 모습이라거나, 얼마 되지도 않는 병력으로 계속 공격하다가 몰살 당하는 모습은 여전히 심합니다.
거기다가 공성전 자체도 계속 AI가 나아지긴 했는데, 그래도 재미가 없을 정도로 부실합니다. 무엇보다 게임 자체가 패치를 했어도, 야전보다 공성전이 더 많이 나오게 되는 양상이라서 문제가 있고요.
그래도 여태까지의 로마2에 비하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아주 좋은 게임이 되었습니다. 거기다가 CA가 이걸 무료로 배포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아주 긍정적으로 보고요. 물론 1년 가까이 패치를 해도 문제가 있었다는 것부터가, 차라리 이럴거면 발매 연기를 했었으면 욕 먹을 일도 없지 않았나 싶긴 하고요.
얼마 후, 한 1주 후에 CA가 새로이 토탈워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라 하는데, 이렇게 사후 관리가 확실히 되어서 참 기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