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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7/12/20 13:02:09 |
Name |
종합백과 |
Subject |
신검문의 소룡(1) |
#1 신검문 내원, 초겨울 자시경
"하늘은 왜 이리 푸르기만 할까..."
잡초가 무성한 정원, 흔적만 남아 어렵게 과거의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성벽터 돌무더기, 곳곳에 구멍나 바람이 매섭게 들이치는 폐가
그 안 한 귀퉁이에 모닥불이 켜져 있고, 조용히 작은 몸을 말아 추위를 피하고 있는 소년이 보인다.
비록 낡고 기운 흔적이 역력하지만, 깨끗이 빨아 입어서 인지 남루해 보이지는 않는 옷을 입고. 그 흔한 침구 하나 없지만 깔끔히 정돈된 방안에 앉아, 소년은 하염없이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배가... 고프다......"
나지막한 읖조림을 뒤로 하고, 소년은 잠자리를 청한다.
#2 다음날 아침, 시장거리
"어제 비가와서 그런지, 나무가 질어서 땔깜으로 쓰기에는 별로네..."
"..."
"그래도 내가 송공자 사정 봐주지 않으면 누가 봐주겠나, 내 특별히 두문을 쳐줄태니 그냥 놓고 가게."
"감사합니다."
"그래, 본신의 공부는 잘 되시는가?"
"재질이 아둔하여서 인지, 내놓고 말할 수준의 성취는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쯧쯧... 내 누누히 얘기했건만. 신검문이 한때야 정파, 아니 무림제일의 문파였으면 무엇하겠는가? 현판을 걸 문조차 남지 않은 곳에 무슨 미련이 남아 허송세월을 하시는가?"
"말씀은 감사합니다만, 저는 신검문의 제자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이런... 송공자라면 소림이나, 아니 머리 깍고 중놈 되면 아니되니 소림은 아니고... 소림 속가나 무당으로 찾아가면 지금이라도 충분히 입신양명하고 큰 뜻을 세울 수 있을 터인데, 왜 옛 영화 외에는 기댈 곳이 없는 이곳에 있는가..."
"(싱긋)오늘은 유난히 장아저씨께서 더 잔소리가 심하시네요. 이만 가보겠습니다. 장사 잘하세요~!"
"에잉, 흘려듣지 말고 세겨들어! 내 공자의 재질이 아까워서 그러는 것이니!"
"고맙습니다! 날씨 춥던데 건강 조심하세요."
"저 소년은 누군가?"
"자네는 신검문의 소룡도 모르는가?"
"신검문의 소룡?"
"그래! 인협군자!"
"아, 그럼 저 소년이 그 소문이 자자한..."
"병든 홀어머니와 누이 동생을 위해 봇짐을 지고, 지개를 매고, 안해본 일이 없다더군... 그 효심이 성내에 두루 퍼져있어 타인의 귀감이 된다고 병부판서 나리께도 알려진 아이지. 그 자질은 또 어떠한가? 일곱살때에 이미 논어 대학 중용을 독파하고, 낙향해 살고 있는 전 한림학사 나으리와 열살때 맞바둑을 두었다는 얘기는 신화나 다름이 없지."
"타고난 무재라고도 하더군. 변변한 쇠촉조차 만들지 못한 상태에서 직접 깍아 만든 목궁을 들고 부윤이 주최한 사냥 대회에 나가 1등을 차지했다더군. 마을 사람들 누구나 장차 크게 될 사람으로 보고 좋아하지 않는 이가 없다고 하던데... 그런데 한가지 궁금한게 있네"
"무엇이 말인가?"
"왜 하고 많은 문파 중에 신검문인가?"
"타고난 선골에 순후한 성품, 영준한 외모, 그 어느 누가 탐내지 않았겠는가? 소림의 장경각주가 한림학사를 찾아왔다가 그 자질에 반하여 제자로 삼기를 청했고, 무당의 전대 장로인 태극진인이 일주일을 거의 바지가랑이를 잡아 끌면서 애원했지만 실패했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이곳에 모옥을 지어 눌러앉은 걸 보면 참 그 노인도 독하긴 한데, 송공자는 한술 더 뜨니 원..."
"신검문의 역사를 모독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 그 분들에게 입은 은덕은 전 무림을 덮고도 남음이니... 아직도 신검문의 백장 내에서는 칼을 차고 있는 것이 금지되고, 이곳 성내에 분란이 발생치 않는 것은 정사마를 불문하고 그 공덕을 치하하기 때문이기도 하지..."
"30년전, 천마교의 3차 발호로 인해 전무림이 피로 씼기고 바야흐로 마도 천하가 눈앞에 있던 시점에, 9파 1방이 봉문의 치욕을 감수하고 내일을 기약했을 때, 분연히 들고 일어나 전 문인이 초개와 같이 목숨을 버린 그 업적을 어찌 잊겠는가? 천마교의 대종주가 그 용기를 치하하여 폐허밖에 남지 않은 이곳을 마도의 성지로 칭하고, 정도의 전대 장문인들이 영웅비를 세우고 각 문파의 신물을 묻은 것이나, 사도에서 상문을 내세워 매년 위령제를 지내는 이곳이 무림의 금역이요 성지임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 그렇지만 이는 모두 과거일 뿐이지 않은가?"
"전대 신검문의 문주는 제자도 자식도 아닌 하인에게 후사를 맡겼는데, 무림계 최대의 수수께끼라고 하더군."
"아, 종리노사의 얘기인가?"
"그래, 대대로 신검문의 종복이었던 종리가문의 종리자백어른이지. 형편 없지는 않지만 특출나지도 않은 그저그런 범재인 종리자백 어른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전 문인이 천리평에 뼈를 묻은 후, 혹자는 그 분이 숨겨진 인재가 아닐까 시험해 보기도하고, 무림맹에서는 중책을 맡겨 보기도 했지만 돌아가실 때 까지 그 분은 신검문의 후계자로서는 보잘 것 없는 모습만 보이셨지. 뭐... 그래도 한가지 이룩한 것이 있다면, 송공자를 채간 것은 놀라운 일이지"
"놀랍긴! 해선 안되는 일이었지. 종리노사의 제자가 된 이후, 송공자의 일상이 지금까지 어떠한가? 아침에는 나무를 해 땔깜을 구해 팔고, 낮에는 밭을 갈고, 저녁에는 책을 보다 잠드는 것이 다 아니었나?"
"천하의 기재를 두고 기껐 죽기 직전에야 무림의 삼류도 누구나 구사할 수 있다는 삼재검법을 전수해 주고 하루 천번씩 반복하라고 한 건 또 뭐고?"
"사람이야 좋았지만... 그런 사이비를 사부님이라고 끔찍히 위하던 송공자의 모습이 눈에 보이 듯 선하구만. 이구..."
"비록 상승의 무학을 익히기에는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그가 가고자만 한다면 무림의 어느 문파든 박대하지는 않을 것이네. 무재로서는 늦었다고 할지라도 문재로서의 뛰어남은 또 일문의 군사로 부족함이 없지 않겠는가?"
"사대세가 중 남궁세가에서 이미 차기 총관직을 걸고 그를 찾아온 적이 있었다더군. 상중이라고 사대세가의 암호랑이 여제갈 남궁상아 소저를 문전박대한 일화는 유명하지. 그럼에도 그 체면이 상한 것을 분해하기 보다는 사람됨됨이에 남궁가주가 더 반했다고 하니... 인물은 인물이네..."
"장씨! 여기 땔깜 두뭉치만 우리 객잔에 배달해 줘!"
"아, 예! 후딱 대령하겠습니다! 김씨! 그만 일 보시게!"
"그려, 나중에 탁주에 소채 곁들여 한잔 하세!"
#3 신검문 연무장
"팔방풍우!"
"직도황룡!"
소년은 무림밥을 조금이라도 먹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펼칠 수 있는 초식을 너무나도 경건히 반복하고 있다. 무엇이 불만족스러운지 같은 듯한 검로를 되짚어 보고 고개를 갸웃하기도 하고, 잠시 생각에 잠기기도 하는 것이 꽤나 진지한 모습이다.
"병구야"
"예 사부님"
"너는 왜 내가 너에게 무림에서 삼류도 안돼는 삼재검법만을 수련하라 하는지 궁금하지 않느냐?"
"저는 다만 사부님의 뜻을 따를 뿐입니다"
"내 너의 그 우직함을 믿지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 오늘은 그 뜻을 전하고자 하니 새겨 듣기를 바란다."
"세이경청 하겠습니다. 헌데 날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것은 어인 말씀이신지요. 사부님은 아직 정정하십니다."
"하하, 내 그 마음만으로도 고맙구나. 그러나... 음..."
"병구야, 우리 문파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느냐?"
"지난 천마교의 발호 때에 전대 문주셨던 신검대협께서 한자루 장검을 들고 분연히 일어나 무림의 의기를 세우셨지만, 그것이 우리 문파의 시작은 아니다."
" !!! "
"무림에 세번의 큰 위기가 있었으니, 1000년 전의 천마에 의한 1차 천마대란과, 500년 전의 2세 천마에 의한 정마대전, 그리고 30년 전의 천마대조종을 자임하던 유령대제에 의한 전란이 그 것이다."
"전 무림이 피로 씼긴 서로 우열을 가늠키 힘든 난세에, 역사상 최고의 힘을 자랑하는 마에 맞서 모든 문파가 힘을 합쳐 무림의 정기를 보존할 수 있었지만, 그 내면에 우리 신검문이 있지 않았다면 무림은 이미 옛날에 마에 의해 정복되었을 것이다."
"세번에 걸친 천마대란을 막아낸 정파의 지존은 모두 공교롭게도 한자루 장검을 성명무기로 사용하셨다. 1차 천마대란을 막아낸 분의 별호는 신검지존이시다. 혹시 느껴지는 것이 있느냐?"
"아! 그럼 혹시 그 분이?"
"그래, 그 분이 우리의 시조이시고, 신검문의 1대 장문인이시다. 그리고 2차 천마대란을 막아내신 분이 17대 장문인이신 신검령주시고. 30년 전의 영웅이신 신검대협 께서는 본문의 34대 장문인이셨다"
"무림은 그 별호에 신검을 공통으로 사용하고 성명병기가 검으로 같음에도 설마 그 분들 사이에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500년 씩의 시간 간격이 길었고, 단지 우연의 일치이거나 혹은 천마라는 이름으로 500년 주기로 재발호하는 마교에 맞서기 위해 같은 명호를 붙인 것으로 이해하는 자도 있었다."
신검문의 소룡 (2)
삼재검법의 오의를 깨우친 송병구, 다듬어 지기를 원하다. 백번의 비무행, 무림의 큰 기대, 그러나...
마는 다시금 그 촉수를 키워오고, 정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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