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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10/14 01:24:33
Name 설렁탕
File #1 MOT_0100.jpg (27.0 KB), Download : 34
Subject 우연히 만난 the marine...


어제 일을 마치고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직장이 멀어서 아침 6시부터 일어나서 부산을 떨었더니 너무 졸려서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더랍니다... 꿈속에서 막 산 헤어진 여자친구를 그리며 막 울부짖던 찰나...

"아 저 방금 지하철 탔어요..하하핫.."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번쩍 귀에 들어오는거 아니겠습니까?

"하하핫"  이 특유의 웃음소리에서 본능적으로 이름이 떠오르기 전에 떠오른
얼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눈을 떠보니 떠올렸던 그 얼굴이 제 바로 1.5미터 앞에 서있지 않았겠습니까? 바로 김정민 선수..아니구나 해설이었습니다...

맨날 티비와 VOD와 리플만을 통해서 만났던 사람이 제 바로 앞에서 엠피삼을 귀에 꼽고
간지나는 티샤쓰와 가방을 들고 멀뚱멀뚱 서있더니 정신이 멍해지더라구요...
뭐 연예인들이나 유명인들을 실제로 본적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스타팬들이라면 느낄 수 있는 그 뭔가 알 수 없는 동질감...

게다가 지하철에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었는데 그 많은 사람들 중에 한명도 그가 누군지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느껴지는 유치하기 짝이 없는 동지의식 -_-;;
"이 우매한 군중들아... 저 사람이 한때 우주를 호령하던 귀족테란이시란 말이닷!!" -_-;;

어쨌든 나이도 꽤나 먹은 저는 이 기회를 그냥 보낼 수는 없고 어떻게든 싸인을 받아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김정민 해설은 사람들이 알아볼 수도 있다는 게 불편했던지 문 바로 앞에 서서 바깥만
바라보고 있더라구요...

"귀찮아 하진 않을까?"  "뒷담화에선 성격 진짜 좋던데 그게 가식이었다면? -_-;;"
"나 때문에 8미터 옆에 있는 고등학생 떼거리가 몰려와서 죄다 아는척 하면 미안해서 어쩌지?"
"첫마디는 김정민 선수..시죠? 라고 하면 되나? 아 아니다 이제 해설이구나..."

소심의 절정인 저에게 오만 생각이 몰려오기 시작했고... 드디어 제가 내려야되기 바로 직전 역에서 과감히 어깨를 건드렸습니다... 여자친구랑 처음 뽀뽀할 때만큼 떨림...

'저...'   "네?"   '이번역에서 내려요'라고 할뻔했습니다만 다행히 "김정민 해설 맞으시죠?"
처음엔 약간 당황하시더니 "아 네 맞는데요"  "저기 죄송하지만 싸인 한장만 부탁드릴께요"
아... 여자친구한테 고백할 때도 이후로 이렇게 떨린적은 없었는데 말입니다...

준비해둔 연습장과 볼펜을 냅다 들이밀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싸인 요청에 당황하셨는지 한번 잘못하시길래 바로 냅다 뒷장으로 넘겨서 새종이로 교체... -_-;;   날짜와 제 이름을 물어보시고는 이름과 날짜를 적어주셨습니다...



바로 친구한테 문자를 보냈습니다.. "야 나 김정민 싸인 받았다 크크크"  

20초후   "니가 애냐? 크크크"     "부러우면 부럽다구 해 짜샤"

27살짜리 애면 어떻습니까...우하하하
김정민 해설 그때 싸인해주셔서 감사하구요.. 이미 제 방에 걸어놨습니다... 앞으로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p.s. 간지 패션 덜덜덜...
       첨부 파일은 싸인입니다... ^^;  자랑하고 싶은데 자랑할 데가 없어서 -_-;;
       그녀는 잘 지내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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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ff_Hardy
06/10/14 01:28
수정 아이콘
부럽습니다.. 정민선수....는 아니지만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깔릉유
06/10/14 01:30
수정 아이콘
부럽네요..

사인에 나온 이름은 모자이크라도 하시지..^^;
임요환의 DVD
06/10/14 01:31
수정 아이콘
귀족테란 시절에 메가웹 옆 샛길쪽 화장실 앞에서 김정민 선수를 처음 봤습니다. 무슨 일이신지 무척이나 환하게 웃으며 화장실에서 나오고 계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M.Laddder
06/10/14 01:34
수정 아이콘
프하핫;; 이번역에서 내려요에서 엄청 웃었네요. 글 진짜 재밌게 쓰셔서 계속 웃으면서 봤습니다.
막 그 설렘이랑 긴장감이 전해져 오는 느낌; 저도 글쓴님이랑 동갑이지만 부러운걸요~~
06/10/14 01:58
수정 아이콘
임요환의 DVD님 // 쾌변하셨었나 봅니다.
06/10/14 02:02
수정 아이콘
아~ 부럽습니다
Hyo-Ri☆World
06/10/14 02:03
수정 아이콘
전 우연스럽게 내방역 소니 A/S 센터에서 PSP 수리하러 오신 차재욱 선수한테 싸인을 받았다는 ㅋ;;
타인의하늘
06/10/14 02:13
수정 아이콘
저도 요즘 김동수해설 간간히 보는데.. 소심의 극치라 싸인을 못받겠네요. 들이대면 놀라실까봐;; 언젠가 달랑 둘이서만 같은 엘레베이터에 타는날이 오기만을 기다리고있죠..우후훗^^;
Lucky_Tyche
06/10/14 02:15
수정 아이콘
이번역에서 내려요 해보셨으면 어떻게 됐을까요... 하하하하하하 상상만 해도 즐겁네요.
아무튼 부럽습니다!
오리님
06/10/14 02:18
수정 아이콘
오아!!
여기로와
06/10/14 02:25
수정 아이콘
부럽다~ 좋으시겠어요!
카이레스
06/10/14 03:51
수정 아이콘
부럽네요^^ 김정민 선수는 인상이 좋으셔서 보기만 해도 좋을 거 같아요.
카이레스
06/10/14 03:51
수정 아이콘
아 해설 ㅠ_ㅠ
동글콩
06/10/14 06:19
수정 아이콘
부럽!!
Chris Nam
06/10/14 08:11
수정 아이콘
초창기 I TV 스타리그 시절엔 김정민 선수를 젤 좋아 했다지요.. 이미 임요환 이전의 테란 황제 아니었습니까.. 그 암울했던 테란의..
ks1052hs
06/10/14 09:32
수정 아이콘
하하 글 재밌게 봤습니다 저는 추석마지막날 익산cgv에서 진영수 선수
봤는데 아무도 못알아보더라구요(설마 아닌건 아니겠지??) 싸인 받고 싶었는데 내나이 30의 압박 ㅠㅠ
랑맨 (최일권)
06/10/14 09:46
수정 아이콘
하하 30대 중반으로서 추신에 적으신 '자랑하고 싶은데 자랑할데가 없어서...' 란 말 심히 공감합니다 ^^ 술자리 같은 곳에서 슬쩍 자랑삼아 흘리면 무반응 혹은 '네가 애냐?' <<< 이런 반응이죠 ㅋ
06/10/14 10:13
수정 아이콘
눈앞에서 장재호 선수에게 사인도 못받고 그냥 보낸 아쉬움.. ㅠ.ㅠ
체념토스
06/10/14 11:33
수정 아이콘
저번 신용산 역에서 봤었는데.. 멀뚱멀뚱 김정민 해설만 쳐다봤습니다..

아 이사람이 그사람이구나.. 속으로 이런 생각만 들더라구요;;

팬과 종이가 있었다면 저도 싸인을 요구했을지도..
06/10/14 12:20
수정 아이콘
전 회사가 코엑스다 보니 선수들 많이 봤습니다.
특히 화장실에서 엄전김 트리오, 황제, 투신 등과는
같이 볼일을 보기도...-_-
싸인 달라기기 뻘쭘한 상황이라 항상 패쓰였슴돠.
수달포스
06/10/14 12:47
수정 아이콘
정감있게 쓰신글이 참 보기좋네요. ~~^^
DNA Killer
06/10/14 13:24
수정 아이콘
애 아니어도 사인 받고 싶습니다. 자랑하고 싶습니다.
예전에 홍진호 선수의 IS 시절 명함이 있었는데 괜시리 기분 좋았습니다.
그러고보니 군대있을때여서 친구에게 보냈었는데 어떻게 됬는지 모르겠군요. 알아봐야겠다...
^^; 저도 명함가진거(가졌던거) 자랑한겁니다~
8분의 추억
06/10/14 20:28
수정 아이콘
저도 김철민 캐스터와 볼 일을 같이 본 적이 있습니다 낄낄
06/10/14 20:41
수정 아이콘
그 용기가 부럽네요. 저도 몇년전에 종로의 대형서점에서 임요환 선수를 본 적이 있는데, 미처 몰랐지만 그곳에서 사인회를 기획했었나봐요, 아마도 임요환 선수가 썼던 책의 발매기념으로 마련된 자리였던것 같은데, 싸인받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는데 웬지 나이때문에 다른 중고생들과 같이 줄을 서서 싸인받는다는게 거북?스러워서 그 주위를 몇십분이나 쭈뼜쭈뼛 돌다가 그냥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역시.. 아쉬웠어요 ㅜㅜ
여자예비역
06/10/16 13:19
수정 아이콘
크흑.. 저는 임청춘해설, 강도경선수, 이잭윤횽님, 방학테란,, 코앞에서 맨날 보고도 사인 못받는데..ㅜ.ㅡ
용기가 대단 하십니다.. 저는 동네에서 한빛선수들 가끔봐도 뒤만 밟을뿐..(-_-; ) 말도 못겁니다 그려..ㅠ.ㅜ
06/10/16 20:03
수정 아이콘
좋으시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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