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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3/15 06:16:27
Name 공룡
Subject 스토브리그를 맞이하며...
  안녕하세요.

  녹화이긴 했지만 어제 6차 마이너리그 최종예선 15,16조 결승을 끝으로 실질적인 스토브리그가 시작되었군요. 아이엠포유님의 뒤를 이어 열심히 리그 일정을 써주시는 일택님이 조금은 한가해지신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수고해주세요! ^^

  오랜만에 참 장기간의 스토브리그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일반 프로스포츠의 경우에는 이즈음부터 전지훈련 이야기가 기사에 오르고, 선수 이적이나 연봉협상등으로 인해 정말 말 그대로의 ‘스토브’가 되곤 하지만 프로게임계는 조용한 편이로군요. 적어도 아직까지는요. 선수 이적도 안석열 선수 외에는 알려진 것이 없고, 전지훈련 소식도 팬택 정도만이 나온 것 같습니다. 덕분에 아주 심심합니다. 녹화방송이 남긴 했지만 게임티비도 이미 끝이 났고, 결국 엠비씨게임의 여성부 리그만 남았네요. 온게임넷은 ‘4대천황 vs 신4대천황’을 끝으로 오래도록 휴가에 들어갈 듯합니다. 뭐 저 중국 땅에서 펼쳐질 WEG 결승이 있긴 하지만 녹화방송인지라 언제 해줄지도 잘 모르겠구요. 그런 이유인지 각종 스타관련 커뮤니티의 글들도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이야 스토브리그 기간동안 K1, WWE와 같은 것도 보시고, 기타 다른 프로도 많이 보실 수 있겠지만 저처럼 티비 없이 컴퓨터로 VOD만 보는 사람은 정말 견디기 힘들 것 같군요. 덕분에 지난 리그 VOD나 다른 게임의 VOD도 챙겨보고 있답니다. 1주일에서 2주일 정도 지나면 무료가 되는 덕에 유료결제를 하지 않더라도 무료로 볼 수 있으니, 다른 분들도 심심하시면 오랜 VOD들 챙겨보세요. 테마별로 정하고 챙겨보시면 색다른 재미를 느끼실 수 있답니다.

  요즘에는 ‘리플레이 스페셜’을 보고 있는데, 벌써 12회째를 맞이했더군요. 이제 항즐이님과 임성춘 해설위원의 궁합이 제법 잘 맞아가는 것 같습니다. 뭐 조금 황당한 리플들도 있지만 방송경기에서는 볼 수 없는 게임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두 진행자의 입담도 재미있구요. 선수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조금씩 엿볼 수 있다는 점도 재미입니다. 예전에 이준호님(현 팬택 수석코치), 이현주 캐스터, 이우호님(옵저버)이 진행했을 때도 참 재미있게 봤었죠. 오늘로 10회까지 봤는데, 11회가 원본 부재의 리플이자 명경기라는 홍진호 선수와 최연성 선수의 유보트 경기더군요. 꼭 봐야겠습니다. 아직 보지 않은 새로운 게임을 원하신다면 리플레이스페셜의 지난 경기들을 챙겨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

  하지만 그래도 부족하단 느낌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너무나 스타의 비중이 많은 게임방송에서 다른 게임들이 조금이나마 어깨를 걸치고 같이 나아가려면 이 스토브리그를 공략하면 좋을 텐데요. 요즘 한창 주가가 상승하다가 조금은 꺾인 듯한 워크래프트의 짤막한 이벤트를 해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엠게임의 레이디스 경기처럼 워크래프트 역시 몇 주간의 짧은 리그를 하나 만들면 좋겠네요. 더구나 새로운 패치 이후에 변화된 내용들이 요즘 경기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시청자들에게 알려주면 좋을 텐데요. 만약 생방송이 여의치 않다면 리플레이 스페셜처럼 워크래프트도 ‘워크 리플레이 스페셜’ 과 같은 프로를 편성해서 좋은 경기를 선별하여 보여주면 어떨까요? 새로운 패치 이후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경기를 보여주는 것이지요. 그렇게 스토브리그 기간동안 방송을 해주고 나서 반응이 좋으면 정규프로로 생길 수도 있는 문제구요. 더구나 워크래프트 리플레이는 스타보다 훨씬 많은 기능들이 있죠. 다른 프로그램 없이도 간단한 조작으로 두 선수의 개인화면도 볼 수 있고, 각 관전자의 시점에서도 볼 수 구요. 심지어 당시 했던 채팅까지도 표시되죠. 얼마든지 박진감 넘치는 화면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중계진들도 쉬어야 하기에 스토브리그 기간마저도 방송에 나오라는 것은 좀 가혹한 것이 될 수도 있겠지만 녹화방송이라면 어느 정도는 시간의 융통성을 발휘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 꼭 해설진이 아니더라도 게이머를 직접 초청하여 직접 설명을 들어가면서 캐스터와 둘이서 진행할 수도 있는 것이고, 또는 캐스터 없이 해설과 게이머가 같이 진행할 수도 있는 문제겠죠. 무엇보다 스타 외의 다른 게임들은 우선 찬밥 더운밥 가릴 것 없이 주목받을 수 있는 몇 되지 않는 이런 기회를 살리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일주일 내내 새로운 게임을 보아왔던 시청자들은 지금 게임에 목말라 있죠. 이럴 때라면 워크나 다른 게임들도 열심히 봐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속에서 그 게임의 인기도 조금은 상승할 수도 있겠죠. 우리나라의 가장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의 스토브리그 기간인 겨울시즌에 열려서 인기를 끌었던 농구나 배구처럼 틈새시장의 공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외국에서 열린 워3 종족최강전의 경우 우리나라 방송에서도 얼마든지 이벤트전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한 주에 한 번씩 하면 토너먼트로 해도 3주는 채울 수 있으니까요.
  
  어쨌든 이번 스토브리그 기간에 게임채널의 시청률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 같군요. 물론 지금까지 지겹게 스타만 보느라 소외되었던 다른 프로그램이 조금이나마 기지개를 펼 기회일지도 모르지만 스타리그 중계 전후에 편성되어 이익을 얻었던 프로의 경우 오히려 더 보는 사람이 적어질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방송 편성표의 상당부분이 스타로 편성된 것은 그만큼 스타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이 많기 때문에, 또는 스타만(!) 좋아하는 시청자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하기에 리그가 없는 기간은 시청률의 하락을 감수할 수밖에 없겠지요. 그런 시청률을 조금이라도 잡아두는 것이 다시 리그를 시작할 때도 좋을 것 같은데요. 단지 목요일이나 금요일에 하는 개인리그를 보기 위해 일정액이나 월정액을 끊는 분들도 많은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곧 정액기간이 만료되지만, 스토브리그 기간 동안은 정액요금을 끊지 않을 생각입니다. 아마 VOD로만 보시는 다른 분들도 그런 생각을 하실 것 같네요. 재방만 보여주는데 그걸 VOD로까지 볼 분은 그리 없겠죠. 티비를 시청하는 분들도 그럴 것입니다. 명경기만 엄선하여 재방송을 해준다고 해도 예전에 몇 번이나 봤던 경기라면 좀 더 재미난 것을 보기 위해 채널을 돌릴 가능성이 많겠죠. 시청자의 채널을 고정시킬, 정규리그의 그 박진감만큼은 힘들어도 그에 준하는 이벤트나 프로그램이 있다면 모르겠지만요. 하지만 이미 그러한 것들은 양 방송사 모두 예정에 없을 테니 기대하기는 힘들겠죠?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드네요. 다음 스토브리그 때는 그런 편성을 꼭 기대해봅니다.

  스토브리그가 되면서 GO가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멤버 전원이 고르게 성장하고 있죠. 양대리그 본선과 마이너, 챌린지 등에 선수들 대부분이 빼곡하게 이름을 올려놓은 것도 모자라서 연초에는 개인리그와 팀리그 우승까지 꿰찼습니다. 원톱 체제이니 투톱 체제이니 할 것 없이 모든 선수가 스트라이커이고 올라운드 플레이어인 팀이죠. 주전은 주전대로 잘하고, 신인은 신인대로 빠르게 성장해서 리그에 진출합니다.

  생각해보면 한 때 GO에 몸담았던 선수들도 모두 참 잘나가고 있군요. 손목부상중인 최인규 선수를 제외하고라도 김근백 선수는 이제 삼성팀의 에이스가 되어버렸고, KTF로 간 강민 선수는 요즘은 주춤하지만 팀의 주장으로서 프로리그 정규리그 전승에 큰 역할을 했죠. 같은 팀의 김정민 선수 역시 게임까지 잠시 쉬려고 했을 정도로 부진했다가 부활에 성공해 게임계의 레알마드리드 KTF에서도 당당히 주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정말 다들 잘하고 있네요. GO만의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것일까요? 그런 대단한 팀인데도 아직 뒤를 받쳐줄 기업이 없다는 사실이 아쉽습니다. 빨리 좋은 스폰서를 잡았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아직 스폰서가 없는 플러스, 소울, KOR 등도 좋은 기업을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스토브리그 기간에 많은 기업들이 참여해서 정말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줄 좋은 소식들이 가득했으면 합니다.

  흠, 더 할말이 없군요.
  스타와 관련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간단히 메모장에 메모를 해놓곤 합니다. 그렇게 메모한 내용들이 어느 정도 모이면 그걸 쓰는 거죠. 물론 그렇지 않고 그냥 문득 생각나서 적는 경우도 있지만요^^ 생각을 모아놨다가 적으면 한 번 더 생각할 시간이 있어서 글도 다듬어지고 여러 면에서 좋더군요. 또, 15줄 규정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죠. 15줄 규정이 부담스러우신 분들은 이런 방법을 써보세요. 한 가지 주제로 적는 것보다 여러 가지를 같이 쓰면 15줄은 금방 넘기니까요^^

  별로 재미없는 글이 되어버렸군요.
  스토브리그 기간이긴 한데, 연료가 없는 스토브인가봅니다. 빨리 열기를 뿜어낼 새로운 흥밋거리들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네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


      이 글의 무단 퍼감을 금합니다.   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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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영
05/03/15 07:16
수정 아이콘
정말 연료 없는 스토브일지도 모르겠네요 ^^;; 연료는 돈인 거 같기도 하고.. 그치만 조용한 스토브라서 오히려 충격이 적을지도..^^;
베르커드
05/03/15 09:00
수정 아이콘
핵폭풍의 전야라고 생각하면 마냥 기대되기도 합니다^^
[NC]...TesTER
05/03/15 09:47
수정 아이콘
공룡님 괜찮으시다면 공룡님의 필력으로 옛명기를 꼽아서 스토브리그 동안 만이라도 분석 또는 뒷이야기 등을 풀어주신다면 이 기나긴 지루함을 아주 즐겁게 맞이할텐데요^^ 넝담입니당~~
blueLemon
05/03/15 10:14
수정 아이콘
정말 조용한 스토브 리그네요. 뭐, GO팀 팬인 저로선 조용한 게 오히려 다행이다 싶기도 하지만. 어서 대박 스폰 소식이 터져줬으면 좋겠군요. ^^

워3는 정말 예전의 히어로 아레나 같은 프로그램 하나 만들어줘도 좋을텐데요. 지금은 히어로 아레나 VOD조차도 남아 있지 않으니. 프라임 6 예선마저 감감무소식이니 여러모로 걱정이 되는군요. WEG 결승전 중계일정에 관한 소식도 없고. ..

이럴 때 공부나 하자 싶으면서도 괜히 허전하고 심심한 기분을 지울 수 없네요. ^^;
초보랜덤
05/03/15 12:03
수정 아이콘
리플레이스폐셜 12회 정말 재밌었어요
그때당시 강민 vs 이윤열 유보트 혈전에 가려져서 그렇지
레이스의 개념을 확 뒤집었던 최연성 vs 김정민선수의 경기를 다시 보여주는데 정말 충격이었더라구요 그때당시 강민 vs 이윤열경기중 대박경기가 없었더라면 게시판은 최연성표 레이스 예기로 뒤덮혔을꺼 같에요
전 최연성선수의 경기중 가장 충격적으로 본경기중 한경기가 김정민선수와의 개념파괴 물량레이스 경기였습니다.
05/03/15 12:23
수정 아이콘
초보랜덤// 대단했었죠. 배틀 발키리 조합을 순수 레이스만으로 확 엎어버린거...

저도 그거 보고 충격을 상당히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도 그것때문에 말이 많은듯,..
05/03/15 12:24
수정 아이콘
공룡 님도 저와 같은 형편이군요. 그동안 리그는 스타건 워3건 몽땅 챙겨보는 성격이라 볼만한게 없죠ㅡㅡ;; 그래서 전 WEG에서 시범 경기로 하는 워해머를 보고 있습니다. 역시 뭐가 뭔지 모르기는 하지만 그래픽이 좋아서 보는 맛은 있더군요(다만 업데를 좀 빨리 해주길.....)
천재여우
05/03/15 13:04
수정 아이콘
워크래프트 이벤트.......
저랑 같은 생각을.....흐.....해주면 안될려나
안전제일
05/03/15 16:06
수정 아이콘
그저 심심해 하고있습니다..우울-
아장파벳™
05/03/15 18:12
수정 아이콘
푹풍이 불기전의 잠잠하고 평화로운 시기일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네요 ^^;;
제가 알기로는 SK T-1 도 전지훈련인가를 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팬택을 보고 햇갈려 했나 봅니다.;;
GO팀은 강하죠 ^^;; 신인이 전혀 신인같지 않는 침착함을 가지고 있다고 해야할까요? 최연성선수와 김정민선수의 경기.. 솔직히 김정민선수팬이라서 그런지.. 그경기를 보면서 참.. 폭폭하고 그렇게 하면서 봤었는데.
유보트대첩은 ..지금봐도 정말 전율이 흐르네요 ^^
가츠테란J
05/03/15 18:57
수정 아이콘
처음 시도되는 스토브리그 군요
부디 충분한 휴식 취하시고 다시 꿈과 감동을 주시길~^^
05/03/15 19:00
수정 아이콘
예전에도 스토브리그 잠깐 있었었죠.. 그때도 그랬지만
참~ 공허해요.. 시간이 이렇게 더딜줄이야~
그래서 오랫만에 베틀넷도 접속해보고 있는데.. 아~ 연전연패... 킄
아케미
05/03/15 19:11
수정 아이콘
온게임넷에서 결승전 특집을 해주는 것도 좋지만, 예전 워3(이형주 선수가 2연패했던)도 재방송 좀 해주면 좋을 텐데… 하고 혼자 야속해 하고 있습니다-_-;; 그때 워3 못 본 것이 한으로 남아서요. VOD 찾아보는 것도 시간이 걸리고. 흑흑. 뭐 재방송보다 더 맘에 드는 건 역시 이벤트 리그! 겠지만 말이죠. 아무튼 심심합니다. 얼른 스토브리그가 끝났으면 하는 바람, 쉬고 싶은 선수들에게는 너무 지나친 걸까요? ^^;
05/03/15 22:29
수정 아이콘
아케미//저도 그때 워3 못본 것이 한입니다ㅡㅡ;; 그나마 온게임넷은 VOD라도 있죠......엠비씨게임은 재방송은 둘째치더라도 프라임리그 전 시즌을 VOD로 올려다오~!!!
05/03/15 23:37
수정 아이콘
KTF가 언제 전승우승햇죠?, 풀리그 전승이지 우승은 아니죠
05/03/16 00:43
수정 아이콘
실수했군요. 정규리그 전승이라고 수정했습니다.
그린웨이브
05/03/16 08:39
수정 아이콘
온게임넷도 챌린지리그예선전 같이 공개되지 않은 경기를 리플레이와 같이 공개했으면 좋겠는데... 그 동안 봐왔던 경기 재방만 하고.. 요새는 게임방송으로 손이 안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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