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3/05/21 21:39:53 |
Name |
Toss화팅 |
Subject |
이재훈이라는 선수. |
토스 유저로써 토스 매니아로써 자주 이 선수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선수의 소개가 나올때면 항상 '테란전 최강의 토스' 라는 수식어가 언제부터 인가 붙게되었는데. 그것때문에 이번에 임요환VS이재훈의 온겜넷 경기에서 승리한 임요환의 저력이 더더욱 빛을 발하게 된 것이리라.....
그러나 사실상 임요환을 응원하는 그 자리에 있는 여럿 팬들은 이재훈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고 그가 얼만큼 '강한지'에 대해서 잘 인지하고 있지 못한거 같아 안타깝다.
실로 그의 리플레이들을 보면 그는 대 테란전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토스의 한계를 보여준다. 보면 '저럴수가!!' 싶은 다양한 조합과 너무나 환상적인 전술들. 전혀 그렇게 생기진 않았지만 -_-;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드랍등은 보는 필자로 하여금 탄성을 안 지를래야 안 지를수가 없도록 만들었다.
드래군 위주의 플레이..... 그는 플토의 유닛중 못 컨트롤 하는게 없어 보였다. 벼룩시장배였던가? 블래이드스톰 한승엽선수와의 경기에서 속업 셔틀리버 드랍의 격추에 밀릴듯한 상황에서 터져나오는 학익진의 드래군들과 4-5기의 셔틀들.... 동시에 네다섯기의 셔틀을 운영해 터렛에 격추되기전 탱크 위에 질럿을 떨구는 '살인적인 컨트롤'로 힘싸움에 이기면서 앞마당을 날려버리던 모습......
온겜넷 챌린지 게마고원. 박정석 조차도 힘들어 하는 변길섭의 엄청난 물량을 바탕으로 한 넓은 지역 조이기를 마치 흐물흐물거리는 젤리처럼 이리저리 적절하게 공격 빼줌을 반복하며 조금 무리를 하는듯 보이면서도 5시쪽 멀티를 성공시켜 황금의 타이밍에 캐리어가 뜨는 그런 플레이들...
그 후의 나도현선수와의 포비든존에서의 경기는 그의 드래군 캐리어가 얼마만큼 강력한가를 보여주는 경기였다.
그는 자신감이 있었다. 캐리어가 뜨고 조합이 갖춰지면 테란과 멀티가 같아도 이길수 있다는......
그 외, 리플레이를 보면 놀람이 더 하다. 난 솔직히 패스트 다템등을 가서 초반에 아무 타격을 못주면 플토가 암울! 이렇게 생각했었다. 아마 이런 생각은 나뿐만이 아닐것이다.
그러나 이재훈은 그런 상황속에서도 이긴다.
그러는 그의 플레이에선 '이건 이정도만 시간끌어주면 돼.' '이건 요것만 저지하면돼'
라는 그의 생각이 느껴진다. 최인규와의 리플레이에선 테란이 자원 많이 먹은 상황에서
엄청난 수의 탱크 골리앗 레이쓰의 조합을 디스트럽션 웹 캐리어 드래군으로 뚫어버리는 상상을 초월하는 장면까지 나온다.
솔직히 난 이번의 임요환과의 경기에서 이재훈의 승리를 생각하고 있었다. 진정으로 그가 얼만큼 테란에게 강한지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플토팬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동생과의 대화에서
'내 생각엔 길로틴에서 임요환과 이재훈이 10판을 붙는다면 이재훈이 9판이나 10판을 이길꺼다. 근데 만약 1판을 진다면 그게 맨 첫판이 아닐까 싶다.'
라는 말을 주고 받았었다.
결국 경기는 임요환이 이겼고 그의 천재적인 훼이크와 타이밍이 빛을 발했다.
어떻게 보면 이재훈은 황제가 넘어가는 어떤 한 거대한 적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수 없었던 차, 최근에 엠비씨게임에서 김정민과 이재훈의 특별전 경기를 보게 되었다.
1차전 로템에서 12시 이재훈 2시 김정민의 열악한 상황에서도 섬에 멀티를 치고 캐리어를 띄우며 초반에 뽑았던 리버등을 살려 상대의 벌쳐를 막고 질럿으로 탱크를 제거하는
말 그대로 '입다물어지지 않는 컨트롤'로 날 매료시켰다.
플토유저라면 알것이다. 리버 쓰는게 얼마나 힘든지..... 대 테란전에선 더 힘들다.
1차전은 졌지만 웬지 모를 이재훈의 힘이 느껴졌고
2차전 플레인즈투힐 데져트 버젼에선 그의 진가가 드러났다.
대각선에서의 포톤캐논 러쉬.... 김정민이 벌쳐로 갈 것을 예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김정민은 어떻게든 막았고 이재훈은 째라는 식으로 5시쪽 멀티를 해버린다.
저러면 한번에 나오는 테란의 병력을 못 감당할껀데...할때 이재훈 시즈모드의 탱크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전진 파일런에 포톤 캐논을 더 짓는등의 '좀 이해가 안되는' 플레이를 하는게 보였다. 왜 저러나 싶었지만 순간 속에서 '설마.....'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시간이 조금더 필요했던 것이다. 포톤 캐논이 1개라도 앞에 있으면 적은 수의 벌쳐 더구나 노 멀티의 벌쳐로는 쉽사리 덤비기 부담스럽다는 그런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 5시 멀티로 달리는 상대의 벌쳐를 중간 길목에 파일론 하나를 지음으로 상대의 병력 규모와 경로를 파악하고 덤으로 파일론을 떄리게 해 시간을 버는 그런 플레이에다가 파일론 2개로 입구를 막고 뒤의 드래군 한기로 버티며 7시 본진 조이기 상황에서 본진 안에 포톤 캐논을 소환하며 저지를 막고 셔틀로 6시 섬 확장을 한다.
좌르륵 물 흐르는 전개였다. 어느새 섬 멀티에 전원 프로브를 한마리씩 옮기고 차차 멀티를 하며 캐리어로 전환..... 그는 프톤캐논 러쉬 실패를 실패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다만 멀티할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그런 수단으로써 사용한 것이다.
정말 생각의 전환이 극에 다른 선수였다. 3번째 경기에선 또 12시 김정민 6시 이재훈의 로템 상황에서 옵져버 드래군인척 하면서 막 바로 템플러 테크를 타서 다템 드랍으로 큰 피해를 주고 한동안 본진에서 웅크리더니 한번에 두개의 넥서스를 동시 소환....
어어? 저러면 김정민의 병력이 보존되어 있는 이상 한방을막기기 힘들껀데...싶을때 나오는 테란의 병력을 적절한 다템과 소수 병력으로 완벽히 막아내는 장면들......
다템으로 괴롭히고, 상대방의 병력이 못나오도록 한다음 한번에 2개의 멀티를 뛰어 상대방으로 하여금 나올수 밖에 없게 만들고 그 병력을 서서히 줄이며 멀티에 성공. 압도적 물량으로 상대방을 섬멸시키는 그의 플레이는 한마디를 연상케 했다.
'괴물......'
아직은 대 테란전에 비해 대 저그전이 약하다 라는 말을 자주 한다. 하지만 난 그말이 잘못된 말이라고 해주고 싶다. 어떠한 상황 어떤 경우에도 상대방의 전략에 잘 대처하는 그가 대 저그전에 약할리 없다.
체제전환이 느릴수 밖에 없는 플토로 그렇게 빠르게 대처하는 플레이는 전 플토중에 이재훈 밖에 못한다. 솔직히 필자는 대 저그전 최강은 전태규가 아닌가 하고 있지만 이재훈의 플레이에서 감탄사가 터져나오는 기발한 모습등은 그가 저그 잡이 최강에 속할만한 면모를 보여준다 할수 있겠다.
웬지 그는 보여지는 모습답지 않게 손이 빠른듯 해 보인다. 동시 사방 컨트롤을 잘해주며 더구나 사이오닉 역시 정확하다. 한번은 겜티비 (맵이름이 생각이 안남) 초청전에서 조용호와 이재훈이 붙은적이 있었다. 그때 조용호는 초 패스트 럴커 이후에 온리 뮤탈인 그의 전매특허를 내놓았다. 그 맵은 그 전술을 쓰기엔 최고로 적합한 맵이었다고 보여졌고 박정석 역시 연속적으로 그 전술에 무너진 지금 이재훈이 그것을 어떻게 극복할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이재훈 그는 빠른 사업드래군으로 럴커를 뚫고 몰래멀티를 하며 온리 뮤탈을 견제했고 뮤탈이 많은 수가 모였을때쯤엔 하이템플러가 등장하였다. 상황에 급박하게 된 조용호는 엄청난 수의 성큰으로 좁은 길목을 막아버렸고 그것을 무리하게 뚫다간 역전될수도 있고 그렇다고 놔두면 저그의 세력이 더 커져버리는 그런 상황이 되었을때 이재훈 그는 또 필자를 한번 입벌리게 만들었다.
아비터.... 어느새 그는 아비터로 본진 리콜을 시도해서 본진을 부숴버렸고 그리고 그 엄청난 성큰 럴커밭을 커세어 아비터 +클로킹된 드래군으로 뚫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중강에 조용호가 황급히 스포어를 완성시켰지만 이미 대세는 기울었고 결국 이재훈은 GG를 받아내었다.
다들 알듯한 홍진호와의 겜비씨에서의 경기에서도 그의 다크아콘을 섞어주는 플레이와 더불어 중앙도 결코 만만치 않다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수 있다.
그런데 이렇듯 놀라운 플레이를 보여주는 이재훈이 왜 여타 플토유저들 보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일까.....
유독 그는 방송경기에 약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나 리그전이나 토너먼트등의 경기에서 더욱 그렇다. 하지만 특별전같은 번외경기에선 그는 거의 무적에 가깝다.
또한 그는 웬지 이겼다. 싶을땐 플레이가 멈추는 듯한 그런 모습이 보인다. 그의 진가가 드러날때는 바로 아슬아슬할때.....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그는 초인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다 이긴 경기에선 웬지 모르게 경기를 어설프게 망쳐버리는 모습을 많이 보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윤열과의 40게이트 사건과 최근 온겜넷 16강 첫경기 박경락과의 경기 역시 이재훈의 페이스가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역전패 당한 경우이다.
사실 이재훈의 실력은 현존 플토 중 최강이라고 해도 반론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승운이라는게 그에겐 따라주지 않는 것일까? 플토유저중 최고로 재미있는 플레이를 하는 프로게이머인 그는 이제 나이가 24살이다. (임요환과 같다고 알고 있다.) 이제 군문제가 서서히 대두 될 시점인 지금, 그의 플레이가 빛을 못보고 사라져 버리는게 아닌가 너무나 안타깝다.
언제쯤 하늘을 꿰뚫는 한줄기 빛을 뿜어낼수 있을까?
그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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