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Pc Power Zine 10월호 Yellow Page
글쓴이  :  이종우 기자  [email protected]

제목  :  --  너의 속마음을 말해봐

  일본에 게임공부차 유학가있는 아는 동생을 오랜만에 만났다.  만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사람은 역시 외국 물을 먹어야 식견이 넓어진다.  원래 세상 보는 눈이 보통 사람들과는 달랐던 녀석이지만 가끔 볼때마다 성장해있는 모습을 보면 나도 기회가 된다면 해외에 나가서 고생하면서 공부 좀 하고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어쨌든 술 한잔 같이 하고 싶었지만 마감 때라 바뻐서 술은 같이 마실 수 없었고, 점심 식사를 하면서 녀석에게 이런저런 일본 이야기를 들었다.  그 친구의 말을 듣고 보니 우리가 상상속에서 생각하는 게임, 만화왕국인 일본은 없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일본은 미국을 능가하는 게임왕국으로 전세계 콘솔 게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그렇지만 일본인들의 실제 삶은?  우리가 부러워하는 일본의 '오타쿠' 문화는 실상 일본의 보통 사람들에게는 뭔가 '정신나간' 문화이며 '현실과 동떨어진' 삶을 사는 사람들로 치부된다.  만일 한 사람이 '코미케(코믹마켓의 준말로, 만화나 게임 관련 동인들의 대축제다)' 에 갔다 왔다는 말을 듣게 되면 '그 사람 그런 사람인줄 몰랐어...' 같은 식으로 실망의 눈초리를 보낸다고 한다.  이래서야 아무리 게임, 만화왕국 일본이라 해도 우리나라와 다를 바 없잖아?!
  흔히 일본인들은 '혼네(본심)' 를 드러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일본 사람들은 그런 매니아들을 접한다 할지라도 드러내놓고 비하하는 발언을 하지 않는다.  즉 '그냥 그런가보다...' 라는 식으로 반응을 보인다.  이는 일본에 있는 수많은 분야의 매니아들끼리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 만화, 음악을 접하면서 자신과 다른 문화를 즐기는 사람을 비하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파이널 판타지 매니아들이 드래곤 퀘스트 매니아를 비난하지 않는 것처럼 다른 문화를 그저 인정하려 한다.  속마음은 자신과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비난을 할지라도...

자, 그렇다면 이제 국내로 눈을 돌려보자.  오빠부대(일명 x순이)들은 라이벌이라 생각되는 가수는 물론 그들의 팬까지 어떻게 하면 깍아내릴까 고심한다.  또한 웨광(웨스트우드 게임 매니아), 블광(블리자드 게임 매니아) 식으로 나누어서 각종 게임관련 게시판에서 싸움을 벌인다.  우리나라 국민성이 워낙 화끈해서 그런지 게시판에서 싸움나면 정말 대단하다.  하지만 일본에서 공부하고 있는 그 녀석은 이렇게 말한다.

"차라리 싸우는 게 나아.  토론하면서 발전할 수 있잖아?  일본 애들은 그런게 없어서 그저 자신의 세계 속에서 살 뿐이야"

뭐, 말을 듣고 보니 그도 그럴 것 같다.  각종 게임 관련 커뮤니티의 게시판들도 무작정 비난하기보다는 점차 토론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으니...(오히려 비난'만' 하는 사람은 매장당하는 분위기다).  이렇게 서로 토론하며 발전하는 것 아닐까?  이런 점에서 조만간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문화면에서 발전하는 나라가 될 것 같다.
그런데...  x순이들은 왜 아직도 그 모양이지?



-휴일날 방을 뒹굴대면서 새로 산 잡지를 뒤적거리던중..  
이 글을 보고 왠지 현재의 상황과 부합되는 내용이기도 하고..  (pgr을 제외하더라도)
느낀점도 제법 많이 있었기에 퍼 올립니다.  ^^
즐 pg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