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2/07/28 14:28:07
Name Rokestra
Subject 게임 방송엔 슬로우 화면도, 데이터도 없다?
쓰는 도중에....글이 날아가 버려서....오기로 다시 쓰는 글입니다.(-.-+)
회사 입사가 보름 정도 남은 시점에서 이런 여유도 다신 오지 않을테니..... 공감하는 분이 계실지 알 수 없지만 키보드 꾹꾹 눌러가며 다시 써야지...(T.T;;;)

스포츠 중계와 게임 중계방송을 보며 항상 느껴왔던 점을 몇 자 끄적거려 보겠습니다.

흔히들 RTS(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게임...다들 아시겠지만 초등학생, 중학생도 놀러오는 것 같아서...)를 바둑 + 스포츠라고들 표현합니다. 제 스스로도 늘상 그렇게 생각해왔고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습니다. 바둑과 같은 전략성과 스포츠의 역동성이 절묘하게 조화된 맵에서의 전투가 시청자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선사해오곤 했죠.

예전에 슬기방의 단골이었을 때 신주영과 기욤패트리, 쌈장등의 플레이를 바로 화면 옆에서 지켜 볼 때의 재미는 게임방송에 비할 바 아니었습니다. 플레이어들과 같은 화면을 보며 상대 저그가 스파이어일까, 히드라+ 러커 조합일까...또한 지금 이 선수는 어떤 식으로 판단하고 있는 가 등을 선수와 똑같은 심정으로 지켜보며 느끼는 긴박감을 제외하더라도 선수들의 현란한 마우스질과 신속하고 정교한 키보드 타격을 보는 재미는 해설이 가미된 옵저버 화면을 보는 재미를 앞지르기에 충분했으니까요. 이러한 스포츠적인 재미를 방송에서 최초로 극대화시켰던 것이 바로 게임큐의 개인화면이었습니다. 지금은 모든 게임 방송에서 사용하고들 있죠.

ESPN의 메이저리그 야구 중계는  K-Zone이라는 Virtual strike존을 보여주며 명투수들의 정교한 컨트롤과 현란한 공끝의 움직임을 시청자들에게 부각시키며, 단순한 슬로우 모션의 차원을 이미 능가한지 오래입니다.  Protection Play of the game이라는 그 날의 승패를 가름짓는 결정적인 수비 장면을 선정하기도 하며(이것은 그 이미지에 걸맞게 보험회사가 스폰서하는 것 같습니다. 상품도 주는 것 같고, 당연히 보험회사는 자기 회사의 광고효과를 얻겠죠.) Call of the day라는 가장 어려웠던 심판 판정의 순간을 보여주기도 합니다.(심판 판정을 judge라는 말보다는 call이라는 말을 더 많이 쓰더라구요. 예상하시겠지만 이것은 전화 회사가 스폰을 때리는 듯....) 도랑치고 가재잡고....매부좋고 누이좋은 일 아닙니까? 방송사는 경기중에 광고해서 돈 벌어 좋고, 회사는 광고되어서 좋고,(경기 사이엔 리모콘이란 놈 때문에....광고 효과가 좀....하지만 이런 장면들은 사람들이 보길 좋아하니 효과도 클 듯...) 선정된 게이머는 상품 받아 좋고, 시청자는 멋진 장면 다시 봐서 좋고!

게임 방송엔 이런 것들이 아쉽습니다. 긴박감 넘치는 경기의 특성상, 경기 중에 보여주는 건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만, 게임과 게임간에(광고 안할 때도 상당히 길지 않습니까?) 캐스터와 해설자들이 그냥 말로 시간을 때우는 것보다는 직전 경기에서 펼쳐진 결정적인 컨트롤 장면들을 개인화면으로 편집해 보여주며 직전경기를 마무리하는 해설의 자료로 사용한다면 보다 좋지 않을까 싶네요.(개인화면이어야 하겠죠.....아까 그 화면이면 조금 지겨울 수도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개인화면으로 봐도 너무나도 순식간에 벌어지는 임성춘 선수의 멀티플 스톰을 슬로우 화면으로 보여주며 컨트롤을 분석한다던지,(히힛...이런 건 KT같은데서 요새 윤다훈 씨가 광고하는 1:100통화 서비스 같은데서 스폰하면 되지 않을까요? multiple play of the day라던지...) 변길섭 선수의 칼날같은 러커밭위에서의 디펜시브 메트릭스 마린 와리가리 컨트롤을 보여준다던지....(러커 드랍을 이걸로 막았다면, 이런 건 Secom 같은데서 secure play of the day 같은 장면으로 스폰하면 안되나? 너무 제멋대로의 상상이긴 하지만....이런 날이 왔으면....) 이재훈의 러커밭 뚫는 장면 같은 것도 멋진 장면이구요.(코막힐 때 뚫어주는 뿌리는 약 같은 걸 만드는데서 스폰하면 되겠군요. 쿠쿠쿠...날이 더우니 오바가 심해지네요~)
사람들이 함성을 지를만한 명장면들을 편집해서 경기 직후 다시 볼 수 있다면 좋을텐데 말이죠....(다시 강조하지만 개인화면으로 말이죠. 정상속도로 보여준후 슬로우로 보여주면 더욱 좋겠구요...)

데이터만 해도 그렇습니다. 이 맵에선 이 종족이 몇 승 몇 패... 이 선수는 지금 이 종족 상대로 몇 승 몇 패....너무 지루한 데이터들입니다.
야구방송을 다시 한 번 들여다 보겠습니다. 좌투수 상대로의 타율, 우투수 상대로의 타율은 기본이고, 지금이 만루 상황이면 이 선수 만루에서 타율이 얼마고, 만루 홈런은 몇 개 친적이 있고....지금이 투 스트라익이면 투 스트라익 이후의 타율은 어떻고.....1스트라익 2볼에서 홈런이 가장 많다는 둥....또한 이 선수가 최근 21타석에서 타율이 5할이 넘는다는 둥....(왜 하필 20도 아니고, 22도 아니며 10도 아닌 21일까요? 20도 아닌, 22도 아닌 21타석이었을 때 타율이 최고라서 그렇겠죠. 팬들에게 기대감을 주기 위해서 이런 사소한 데이터까지 고려해서 보여주곤 하는게 메이저리그 야구 방송입니다.) 이치로나 로두카가 득점권에 나왔을 때, 이 선수 득점권 타율이 4할 5푼인데 이 기록은 정말 사기다! 투수들이 위기 상황에서 이 타자들 상대할 때, 정말 토나온다! 머 이런 식으로 확고한 데이터를 갖고 있으니 해설자들이 마음껏 오버할 수 있고 중계는 더욱 재밌어지는 것 같습니다.

RTS 게임 방송에서의 데이터, 얼핏 드는 생각에 머니머니 해도 시간과 자원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장기전에 능한 선수가 장기전에 돌입했을 때, 예를 들어 임요환 선수가 20분이 넘는 경기를 몇 번 했고, 이 경기들에서 승률이 8할이 넘는다...상대하는 홍진호 선수는 20분 넘는 경기에서 승률이 5할이 안된다...이러면 임요환 선수의 팬들은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홍진호 선수의 팬들에겐 긴장감을 선사할 수 있겠죠. 이러다가 홍진호 선수가 이긴다고 한들, 해설자들이 욕먹을 리는 없을 겁니다. 단순히 데이터를 소개한 것일뿐 홍진호 선수의 팬입장에선 더욱 승리의 기쁨이 크겠지요.(예는 예일뿐....따라 하지 말자! 그냥 예를 든거지, 꼭 이런 데이터를 쓰란 말은 아니랍니다.)

예를 들어 프로토스 김동수 선수와 저그 장진남 선수가 맞붙는다 칩시다. 김동수 선수의 첫번째 확장 시도가 경기의 8분 경과 후쯤이라고 칩시다. 김동수 선수가 저그전에서 8분 이내에 첫번째 확장을 성공했을 때의 승률이 90프로다! 반면, 장진남 선수가 프로토스 전에서 첫번째 멀티 허용 평균 시간대가 10분인데, 이보다 빨리 허용했을 때의 승률은 많이 떨어진다....마찬가지로 김동수 선수의 팬들의 기대감은 상당히 커지겠죠. 장진남 선수의 팬들은 긴장될 것이구요.(역시 예는 예일뿐.....승패와 관련한 아주 작은 데이터에 대한 연구가 많이 있어야겠죠.)

한마디로 말해 잔재미를 많이 줄 수 있는 데이터들을 찾아내서(뭐, 테크트리 시점이 경기 몇 분 대가 많은데 승률이 어떻다던지 하는 것도 있고,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을 겁니다. 레어와 시타델 오브 아둔 건설의 시간적 차같은 것은 상당히 연관이 있어 보이거든요? 스파이어와 템플라 아카이브의 시점이야 너무 눈에 잘띄지만, 앞선 테크에서 미세한 차이가 있지 않을까...아둔 이후에 포지를 짓느라 아카이브가 늦을 때도 있고....) 방송에 활용한다면 재밌을 거라는 얘깁니다. 데이터 관리가 어렵다기보다는 그런 연관성 있는 데이터를 찾아내는 것이 방송하시는 분들의 숙제겠죠. 아울러, 오늘 어떤 선수가 이길 것 같은가요? 와 같은 점집에서 점쟁이한테 물어봐야 할 듯한 곤혹스러운 질문 대신에 상황에 맞는 질문과 데이터에 기초한 객관적인 해설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요?

암튼, 나날이 발전해가고는 있지만 스포츠 중계와 비교해서 여전히 아쉬움을 많이 남기는 게임 방송을 보며 주절주절 떠들어봤습니다.

날도 더운데.....다들 시원한 주말 보내세요~(전 에어콘 있는 게임방 가렵니다....오랫만에 공기 좋고 시원한 곳을 알아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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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vePhantasy!!
02/07/28 15:30
수정 아이콘
좋은 생각 같습니다. 스타를 하는 팬으로서 선수들의 개인화면은 무척이나 보고 싶은 것이니까요. 하지만, 소속사와 선수들 쪽에서 개인화면 공개를 꺼려하는 부분이 많을 듯 하네요. 모두가 그러는 건 아닐 것 같지만...
jazzbach
02/07/28 15:43
수정 아이콘
온게임넷스타리그 위영광입니다.
사실 위에 말씀하신 부분들은 저희도 항상 하고싶어 하는 부분입니다. ^^
이번 SKY 배에서 다승, 승률 순위라든지...여러 기록들을 보여드리고 있는데.. 다양하고 좀 더 재미있는 자료들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죄송하구요..
아무래도...전문가의 작업이 아닌..저희 스탭들이나..주관사에서 처리하다 보니..정보들을 데이타화 하고..원하는 각도에서 데이타를 뽑아내는것이 아직은 미흡한 수준이라고 할 수가 있겠네요..
메이저리그에서의 구장처럼..경기에서의 맵은...몇시즌 지나지 않아서 바뀌기 때문에...축적된 데이타 처리는 힘들고..
시간상황에 따른 자료들은...현재 전혀..데이타화 되있지가 않기 때문에...자료들을 다 뒤집어 엎어서..정리를 하지 않으면..(그것도 다각도로) 힘든 상황입니다.
선수의 개인화면을 보여주는 것들은...생방송때에 활용은 하고 있지만..현재까지는 개인화면을 따로 저장,녹화 하고는 있지 않습니다. 아셈 메가웹 부조정실(스튜디오) 에 장비를 더 추가해야만 하는 작업인데.....아마..조만간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온게임넷홈페이지에서 개인화면 전체를 서비스하는 방향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방송자체에서도 활용할 수 있겠죠...하지만 현재까지는 방송시스템의 확충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데이타의 다양한 활용에 있어서 좋은 아이디어 있으시면...
많은 조언...감사하겠습니다..^^
강승택
02/07/28 16:39
수정 아이콘
언제나 발전하는 온게임넷 되시길..^^;;
Rokestra
02/07/28 17:07
수정 아이콘
아.....개인화면 서비스....정말 저에게 이보다 반가운 소식은 없군요. 기대하겠습니다. 그리고 위pd님의 활약도 많이 기대하겠습니다.
(위 pd님.. 분명히 어디선가 인사를 나눈 적이 있는데....아무래도 대학다닐때 친구의 친구였던가??? 암튼, 지난 대회 때 낯 익은 얼굴과 이름을 화면에서 볼 수 있어서 반가왔습니다. 건승하시길~~)
김진태
02/07/28 17:52
수정 아이콘
음 시간대별 여러가지 데이타 같은건.. 전문기록요원이 있지 않는 이상 힘들듯 -_-; 게다가 다른 스포츠 처럼 구장(맵)이 동일 한 것도 아니고..(구장은 조금씩 다르다지만 기본 골격은 동일하죠 ._. 맵은 전혀 -_-...) 맵마다 천차만별인 데이타가 얼마나 오랬동안 참고가 될 자료로서 남아 있을 수 있느냐도 문제가 되겠구요 ^^;;;
음- 지금 저희 게임 앤 컴퍼니쪽에서- 재경형의 도움을 받아 이런저런 스타리그 관련 데이타들을 데이타화 하는 작업을 추진중인데요..(어설픈 엑셀실력과 알수없는 액세스 유저의 힘을 빌려 -_-)
그동안 모았던 데이타를 토대로 뽑을수 있는게 뭐뭐있나- 했지만 아직까진 여전히 몇승 몇패 승률 몇% 식의 밋밋한 자료뿐;; 경기시간이라던지(시간대별로 누가 얼만큼 유리한가 -_-;) 구사했던 전략 & 전술의 통계화(어떤맵에서 어떤종족의 패스트멀티는 몇번, 초반 테크업은 몇번, 초반 병력압박은 몇번... 그런식 -_-;) 이런것도 생각은 해봄직 한데;; 음 쉬운일은 아니죠 -_- (말그대로 전문 기록요원이 있어야... 쿨럭)
음.. 일단 게임상에서 그나마 쉽게 추출이 가능한 데이타로는 승패 말고 경기시간, 자원채취량, 유닛 소모량, 건물 건설량.. 등이 있겠군요.(스샷 하나면 일단 반영구적으로 보존은 가능하니) 음 여기에선 뭘 뽑아낼수 있으려나 --ㅋ

음.. 뭐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저것만 가지고도 여러 통계를 산출해 낼 수 있을지도;; 이런것 말고도 보다 좋은 아이디어가 많으면 좋겠네요 -0-~
Rokestra
02/07/28 18:50
수정 아이콘
역시 돈(기자재)과 인력의 문제로군요......
암튼, 좋은 아이디어가 나와서 더 재밌는 방송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귀여운청년]
02/07/29 00:03
수정 아이콘
하지만 사실 온게임넷 스타리그의 전적만으로는 신빙성있는 데이터를 뽑아내기가 힘들 듯... 프로야구만큼 한 선수가 많은 경기를 가질 수 없으니...
02/07/29 02:12
수정 아이콘
좋은생각이지만 개인화면을 그 짧은 시간에 다시 편집해서 보여주기란 지금은 현실적으로 힘들거같네요 따로 개인화면을 저장도 해야하고 다시 편집해야하니까요. 편집도 참 까다로운 일이랍니다-_-;
02/07/29 05:37
수정 아이콘
디지털 시계를 하나 조그맣게 화면에 삽입해주시면 어떨까요. 몇 분정도에 어떤 유닛이 나오고 어떤 건물을 짓는구나라고 구분이 쉽도록 말이죠. 야구로 치면 SBO와 주자 상황 아이콘 같은 것처럼..
Rokestra
02/07/29 11:54
수정 아이콘
뭔가 중요한 테크가 시작되었을 때나, 중요한 유닛이 나왔을 때 luarant님 말처럼 시간을 화면에 표시해주거나 누군가 예쁜 목소리로 시간을 (최은지씨나 길수현씨, 혹은 서민정씨 같은....ㅋㅋㅋ) 말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녹음해 놓은 목소리...이것도 기술적으로 힘들려나? 커멘트 센터의 그 대머리 아가씨같은 분위기로 말이죠. 드랍쉽의 아줌마 분위기 말구요..-.-;;;;)
시간도 시간이지만, 시간을 대체할 만한 데이터로는 인구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저들이 빌드오더를 익힐 때도 인구 쪽이 훨씬 친숙하구요. 어느 테크트리가 인구 몇에 올라갔는지, 그리고 인구 몇에 어떤 유닛이 나왔는지(대신 인구로 하면 유닛체제 전환시에 의미가 조금은 퇴색될 수도... 뮤탈에서 러커로 전환할 때, 뮤탈을 컨트롤 미스로 많이 잃는다면, 아무래도 인구가 시간보다는 쓸모없는 데이터로 전락할 수도 있겠죠...)
머....암튼 전 개인화면만 빨리 볼 수 있어도 상당히 기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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