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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2/07/25 13:16:48 |
Name |
목마른땅 |
Subject |
[워3] 지루한 논쟁, 끝이 없는 터널.. 결론 없는 토론.. |
게시판에 워크래프트3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많은 것 같습니다. 따로 워3 란을 신설하던지, 토론 게시판으로 옮기는 편이 조금은 덜 산만하게 느껴질 것 같군요.
저는 워크래프트 3를 좋아하는 유저지만 이 글은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으로 쓰려고 합니다. 물론 모든 글에서 그러하듯이 핵심적인 생각은 저의 주관이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 겠지요..
먼저 '워3' 가격 이야기에서 시작해봅시다.
한 때 블리자드란 회사가 조그만 영세 게임사였던 적도 있었습니다. 워크래프트1 이란 게임을 만들기 전에도 몇 몇 실패작들을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워크래프트 1은 상당히 싼 가격에 판매된 패키지 였다고 합니다. 미국내 할인 판매상에서는 원래 가격의 2/3만 받고 판매하는 일이 허다했기 때문이지요.
개구리가 올챙이 시절을 모른다고 하지만, 이제까지 블리자드의 게임이 인기를 끈 이유는 낮은 시스템 사양에서도 훌륭하게 플레이가 가능하고 적절한 가격에 온라인 게임에서의 강점 덕분이었지요.
지금의 블리자드는 어떨까요? 이제 거대 기업화 된 블리자드의 게임들은 악질 공급사중 하나인 '디방쉬'가 판매를 담당하기 때문에 엄청난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도대체가, 70달러의 가격으로 CD 1장짜리 게임을 판매하는 일은 전례에 없었습니다. 아무리 기술 집약도가 높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가격 인상은 전체 게임계에도 영향을 미치겠지요..
여기에서 국내 공급사인 '한빛소프트'얘기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재 한빛 소프트사가 퍼붓는 광고비가 엄청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돈을 줄이고 패키지 가격을 4만원대로만 하더라도 판매량은 훨씬 올라갈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가 올 초에 잠깐 아르바이트 했던 영세한 게임방에선, 이 게임을 들여놀 엄두를 못내고 있을 정도입니다. 대체로 대작 게임의 대부분은 정품 구입을 해오던 저 역시도 이번 만큼은 사는게 망설여질 정도 였습니다.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로 게임방에서 플레이하게 되었는데, 짧은 시간만 플레이 해서인지 쉽게 몰입 하기가 힘들더군요.
결국 쌈지돈을 꺼내서 구입을 하게 되었는데,, 정말 게임 구입하는 것이 이렇게 망설여진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시절 '파이널 환타지' 게임팩을 용산에서 터무니없는 가격에 샀을 때의 참담한 기억이 되살아날 정도더군요,
몇 몇 게임방에선 시디키를 아시아, 웨스트, 이스트 이런 식으로 서버별로 나누어서 사용하는 편법으로 동네 게임방 유저들을 달래고 있는 모습도 보여집니다. 일부 게임방에선 대규모의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는 모습도 보여지더군요,(물론 열악한 환경의 게임방이 업그레이드를 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워크패프트3에 대해서 아무리 화려한 칭찬을 늘어놓더라도 블리자드사의 가격인상은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 아닐까 합니다.. 아울러 국내 배급사도 PC게임 가격 인플레에 한 몫했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군요,,.
이제 두 번째로 시스템 사양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지요..
여러 게임방을 전전해보고, 친구들을 통해 정보를 수집한 결과 워3를 제대로 즐기려면 상당한 사양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 게임은 해상도가 자유자재로 조정이 가능한데, 나름대로 괜찮은 화질을 얻기 위해서는 800*600 해상도에 16비트 컬러를 지원하고, 텍스쳐 및 화면 디테일을 미들 이상으로 설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다수 일반 유저들이 팬3 800에 지포스2 MX를 사용한다고 가정한다면, 위에서 지적한 디테일에서 3:3 혹은 4:4 게임을 쾌적하게 즐기는 것이 쉬운 일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 2:2 정도는 아무 문제 없더군요.) 위와 같은 팀플을 끊김 현상 없이 쾌적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비디오 카드가 좀 더 우수해야 만이 가능하더군요.
뭐,, 사양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지만, 최근 게임들이 대부분 고사양을 요구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나름대로 양호하다고 평가 될 수 있을 것 입니다.
세번째는 국산 게임과의 차별성 문제입니다..
일단 얘기를 하기 전에 앞서 '애국심'이나 '국수주의'가 좋은 것만은 분명 아니며, 이는 '수구주의'와 결탁해서 현재의 열악한 상황에 정체되고 더 이상의 발전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오류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되도록이면 국내 게임사의 게임을 구입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우수한 해외 게임과 국내 게임을 비교한 뒤 국산 게임에 비해 별로 좋은 점이 없다. 라고 오판하는 것은 국내 게임의 발전에 도움이 않된다는 점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겠지요..
스타크래프트가 등장한 이 후 이 게임의 모방작으로서 국내에서 발매된 게임들은 솔찍히 말하면 실망스러운 수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몇 몇 유저들은 주관적인 입장에서 이 게임들을 높게 평가하지만, 과연 이들 게임이 국산 게임이 아닌 대만 게임이라면 우리가 이것을 즐겼을리는 만무할 것입니다.
그나마 뛰어난 게임으로 인정받고 있는 '커프'의 예를 들어 설명해 보지요.. 이 게임은 발매 당시 그래픽이나 시스템 및 게임성에서 만큼은 해외의 그것에 결코 뒤지지 않았지만, 워크래프트의 2.5 버젼이라는 이미지 덕에 해외 비평가들에게 몰매를 받은 적이 있죠.
그나마 골드 버젼의 등장과 서브 히어로의 채용으로 초반 전술이 다각화 되면서부터 커프만의 독창성이 부각된 것은 긍정적인 일이지만, 이 게임이 워크래프트의 변형된 작품 이란 것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할만한 유저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나아가 국내 게임의 독창성으로 부각되는 '영웅 시스템'은 워2가 인기를 끌던 시절에도 자주 이야기 된 것이기 때문에 일부 유저들이 말하는 '워3'가 국산 게임을 모방했다고 말하는 것은 정보 부족이라고 할 수 밖에는 없다고 봅니다.
어떤 분이 '배틀 렐름'이야기를 했는데, 이 게임은 상당한 수작이라고 인정할만 합니다. 독창성이나 그래픽이나 게임성 모두가 새로운 발상과 기술을 도입한 훌륭한 게임이지요.. 물론 그 분이 아는 것과는 달리 이 게임은 국산 게임이 아닙니다. 국내 배급사가 판매를 위해 방송과 계약을 해서 그렇게 느껴졌을 뿐 이 게임은 일본 게임이지요.
이번 E3에서 한국이 엄청난 계약을 따냈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실제로 E3를 방문한 전문가들은 몰려있는 한국 부스 자체가 워낙 한산했기 때문에 독립 부스를 운영한 '판타그램'과 'NC 소프트'를 제외하고는 빚좋은 개살구 역할을 했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입니다.
아동용 게임을 지향한다고 선언하면서, 캐릭터만 바뀐 횡스크롤 아케이드 게임을 고집하는 모 회사나 독창적인 온라인 게임을 추구한다면서, 똑같은 세계관과 아이템 현거래를 조장하는 고레벨 시스템을 고수하는 개발사들을 우호적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이들의 발전을 생각할 때 좋은 태도가 아닐 것입니다. 물론 업계의 현실을 모르는 것 만은 아닙니다.
와레즈와 무단 복제가 판치는 현실에서 인건비라도 뽑기 위해서는 구매력 있고 복제를 할 줄 모르는 어머님들과, 돈을 아끼지 않더라고 온라인에서 만큼은 최강자가 되고 싶어하는 현실 도피형 유저들만이 밥줄이 되는 것이 한국 게임계의 현실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네버윈터나이츠 같은 훌륭한 게임에 돈을 투자하는 것과 국산 게임에 비슷한 가격을 투자하는 것은 효율성의 차원에서 비교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산 게임의 발전을 위해 질적으로 떨어진다 하더라도 국산 게임을 사야한다 라는 발상은 '보호무역주의'가 만들어 낸 허상입니다. 이러한 등식은 국내 제품을 싼 가격에 해외로 팔기 위해서 국내 제품의 가격을 비싼 가격에 판매해 손해를 줄이기 위한 발상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요즘에는 일부 노력하는 개발사들 덕에 훌륭한 국산 게임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게임과 '워3'를 비교하기는 아직 무리라고 봅니다..
워3는 베틀넷 시스템의 강화와 3D 그래픽의 채용 및 RPG 요소의 자연스런 융합을 통해 기존 워2와 스타가 갖고 있는 시스템과는 다른 새로운 독창적인 개념을 완성한 게임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국내 게임과 차이가 없다고 보는 유저들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게임을 찬찬히 몰입해보면 '워3'만의 오리지널리티가 넘쳐 흐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타'에 익숙한 유저들이 범하기 쉬운 오류는 한 게임의 수명을 너무나 지나치게 길게 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에게는 대부분의 게임의 수명은 1년 이내 이며 새 게임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즐기면 충분합니다. 그렇기에 그 게임의 '독창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1년동안 그 게임의 독창성을 느끼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입니다. 분명 '워3'의 오리지널리티는 훌륭하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워3'와 '스타'와의 비교에 대해서 한 마디 하고자 합니다..
이것에 대해 분석하기에 앞서 분명히 해야 할 점은 '스타'를 좋아했던 유저층에 대한 분석입니다.
스타가 등장하기 이전에 한국에서 PC게임을 즐기는 유저층은 50만명 전후라고 집계된 적이 있었다고 기억합니다. 대체로 한국에서는 10만 카피가 팔리면 대 히트작이었는데,, 이러한 게임은 엄청난 양이 무단 복제되기 때문에 약 70에서 80만명의 유저들이 즐겼다고 보는 것이 정확한 집계라고 하겠지요..
하지만 스타크래프트란 게임은 확장팩을 포함해서 국내에서 200만 카피가 팔렸으며 실제로 이를 즐기는 유저의 수는 500만이 넘는다고 볼 수 있겠지요.. 즉 스타를 즐기는 유저들의 상당수는 기존의 게임팬이라기 보다는 '스타' 덕분에 'PC 게임'을 알게된 유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스타'에 익숙하기 때문에 새로운 게임에 대해 거부감이 있고, '스타'를 중심으로 다른 게임을 받아들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디아블로'만큼은 워낙 하기 쉬운 게임이었기 때문에 익숙해질 수 있었지만, 그 외의 정통 RP인 발더스 게이트나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는 접근하기도 힘들다고 할 수 있지요.
이들의 시각에서 볼 때 '워3'는 스타와는 상당히 다른 게임일 수 밖에는 없습니다. 2부대가 넘어갈리 없는 소규모 부대의 국지전이나 아이템 사용, 레벨업, 광장에서의 전투보다는 골목에서의 답답한 한타 싸움, 중립 유닛의 등장 등등.. 상당히 까다로운 시스템을 가진 워3는 스타를 통해 게임을 배운 유저들에게는 이질적인 게임일 수 밖에는 없습니다.
결국 '스타'를 좋아하던 팬들의 상당수는 워3에 대해 좋은 시각을 갖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특히 방송 경기를 통해 스타에 매료된 유저들은 더더욱 워3의 방송 경기를 좋아할리는 만무합니다.
건물과 유닛 이름을 새로 외우는 것도 힘든데 종족이 넷이나 되며, 항상 등장하는 유닛만 만땅 뽑아서 나오기 땜에,, 사람들은 풋맨이나 그런트, 구울과 헌트리스만 외울 수 있을 뿐,, 다른 유닛에게는 정감을 갖기 힘는 구조도 문제입니다.
이와같이 '워3'와 '스타'의 논쟁은 '블리자드'와 '웨스트우드'의 논쟁처럼 터널의 종착지가 없는 소모적인 논쟁으로 흐를 공산이 크다는 것입니다. 특히 워3가 스타와 같은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기는 힘들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은 계속될 것입니다..
'스타'라는 게임을 배우는 데도 힘들었던 직장인들이나 처음 게임을 배운 여성 유저들이 '워3'와 같이 복잡한 게임을 새로 배우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라고 할 때,, 남녀노소가 즐기는 국민 게임으로 '워3'가 발돋음 하는 것은 쉽지 않을 듯 하네요. '워3'가 '디아블로2'와 같이 배우기 쉬운 게임이 아니라는 점도 한 몫 할 듯 하네요.
나아가 '스타'를 남녀노소 모두가 배우게 된 것은 '스타'란 게임의 우수성이 바탕이 되었지만,, 당시 언론에서 조장한 '게임방 = 스타크래프트' 붐의 영향도 엄청났다고 볼 때 '워3'가 '스타'와 같은 붐을 일으키는 것은 현제의 상황에서 불가능 할 것으로 봅니다.
아무리 '한빛소프트'가 엄청난 광고비를 퍼붓는다 하더라도, 'IMF 외환위기' 이 후 형성된 시대적인 분위기와 지금의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스타'란 게임의 붐이 단지 게임만으로 만들어졌다는 오판해서는 않된다고 봅니다. 이 게임을 모르면, 배우지 못하면, 어울리기가 힘들다 라는 사회적 분위기도 한 몫 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워3'가 그러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고는 볼 수 없겠지요.
위에서 지적했듯이,, 많은 분들이 불만이나 염려와는 상관없이 워3에 관한 논쟁은 스타크래프트2가 발매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은 없습니다만,, 이 글을 읽고 각자가 나름의 생각을 정리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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