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선거 기간동안 일시적으로 사용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7/05/03 07:51:26
Name 말랑
Subject [일반] 지극히 개인적인 유승민
예전에 유승민이 원내대표 사퇴하면서 일장문을 썼을 때, 제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지난 새누리정권 하의 국정농단과 헌정문란때는 뭐하다가 이제와서 헌법의 가치를 논하느냐는 거였는데요. 아마 유승민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대부분 이렇게 생각하시지 않을까 합니다. 유승민이 하는 말에 비추어 볼 때, 새누리랑 손절할 타이밍은 쌔고 쌨습니다. 솔직히 무소속 출마하면서 박근혜 사진가지고 실랑이를 펼 때, 지금의 안철수 보는 듯 보기도 했습니다. 뭐 저런 걸 가지고 유치하게 굴지? 어차피 무소속 나온 이상 박근혜랑 당신은 끝났는데 하면서...



유승민은 게임으로 치면 캐릭을 다시 키우는 중입니다. 정치인 경력은 꽤나 내공이 쌓였습니다마는 시대는 유승민에게 캐삭하고 다시 키우는 걸 권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대한민국의 모든 보수정치인들에게 캐삭을 권했죠. 그리고 유승민은 거기에 응했습니다. 보수비판층이 생각하는 보수정치인이 할 수 있는 최대치이며, 어쨌든 유승민은 그걸 해 냈습니다. 문제는 그게 내 표 줄 만큼은 아니라는 거겠네요. 캐삭하면 땡은 아니지 않습니까?

대선은 정치라는 게임의 최상위 컨텐츠입니다. 물론 바른정당에서 유승민 대선후보 안나와봐야 남경필이었을 테니 별 의미도 없고 대선후보를 아예 안 내는 것도 문제가 있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유승민이 이제 게임을 새로 하면서 시작하자마자 너무 큰 판에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쪼렙이지만 컨빨이 있으니 어떻게 되겠지 같은 심정이랄까요. 그러면 반기문, 안철수, 그리고 지금 당장 대선판 최고 하이스코어러 문재인은 뭐냐고 하시겠지요. 이 사람들은 장외에서의 행보로 사람들의 신뢰를 받아 레벨업을 했습니다. 반기문 안철수 지금이야 사람들이 정치판 뛰어드니 답도없네 소리 하지만 살아온 삶의 큰 방향이 성공적인 사람인 건 분명합니다. 문재인은 거시적 삶 미시적 삶 나눌 것도 없이 전부 미친 사람이구요.

유승민은 이런 맛이 없는 사람입니다. 유승민의 따뜻한 보수는 유승민의 말고 유승민의 정책을 통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근데 행적에서는 아닙니다. 정책이 남다르다고 하지만 막상 더민주랑 정책 철학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보기 힘들죠. 본인은 안보를 차별화 포인트로 생각합니다만 그건 말 그대로 더민주랑 다른 생각일 뿐 어디 써먹을 만한 안보관도 아닙니다. 심지어 유승민은 함께 하는 동지들조차 답이 없습니다. 안철수는 비례대표라도 있었지 유승민의 동지들은 적폐 mk2에 다름 아닙니다. 유승민이라는 각본은 이제 쓰기 시작했으니 드라마도 없고, 인물도 없습니다. 그런데 당장 목전의 대선을 치루고 나면 개편 시즌입니다.



유승민이 대선에 안나왔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원래 바른정당의 플랜에도 아마 반기문만 있지 유승민은 없었겠죠. 뜻하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대단히 버거운 짐을 지게 되었습니다. 대선에서는 차후를 위한 동력이 될 지지율을 먹어야 합니다. 대선이 끝나면 바른정당에 맞는 + 새누리 안묻은 사람 영입하느라 땀내나게 뛰어야 할 테고 그러면서 당세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도 찾아야 합니다. 문재인은 자기가 추구하는 가치를 개혁할 필요가 없었으니 인재도 많았습니다. 근데 유승민은 기존의 가치관 밖에서 인재풀을 찾아야 합니다. 

지난 리플에 더민주로 가는게 낫지 않겠느냐고 했던 건 보수를 개혁하는 것보다 유승민 본인의 안보관을 꿇어앉히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유승민은 만천하에 자신의 길을 갈 것을 선언했습니다. 지금은 표를 주지 못하는 미래의 잠재적 지지자들에게, 유승민이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는 됩니다.

지금 표 줄 생각도 없으면서 이런 말을 풀어놓는다는 게 저 스스로 참 우습긴 합니다만...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대장햄토리
17/05/03 08:09
수정 아이콘
자한당 지지자 입장에선 선거때 마다 박근혜 박근혜 노래를 부르며 꿀 빨다가 탄핵정국때 자기만 살자고 뛰쳐나간 배신자고...
민주당 지지하는 저같은 입장에선 과거 언론문제, 친일파 재산환수법 반대자 9명중에 한명, 테러방지법등등 뿌리는 새누리라 생각되기에..
어느쪽에서건 표받기가 애매한 위치 아닐까 싶어요..
Korea_Republic
17/05/03 08:26
수정 아이콘
그런 애매한 포지션을 이겨내는게 유승민 본인의 숙제라 보여집니다. 그걸 이겨내야 큰 정치인이 되는거고 못하면 때려쳐야죠.
순수한사랑
17/05/03 08:35
수정 아이콘
박근혜 밑에서 편하게 정치하다가 이제와서 진정한 보수다 라니 웃기긴합니다. 무려 17대부터 20대까지

물론 자유한국당 보단 낫습니다.
인간흑인대머리남캐
17/05/03 08:40
수정 아이콘
새 캐릭은 좋은데 본인도 당도 거의 맨땅에서 시작하는거라 웬만큼 파밍하고 렙업하고 나면 나이가 적지 않을 거라는게 문제일 듯 합니다. 4년 정도만 더 젊었어도 흐음
미하라
17/05/03 09:03
수정 아이콘
따지고 보면 캐삭도 아니죠. 박근혜의 비서실장으로 최측근에 있던 사람이 최순실을 모른다고 거짓말을 했으니 캐삭보다는 바른정당이라는 부캐를 하나 더 팠다고 보는게 맞을것 같습니다.
17/05/03 12:02
수정 아이콘
한쪽에서는 배신자라고 하고 한쪽에서는 부역자라고 하고 참 재미난 상황에 놓여있죠. 10년전 10개월 비서실장한것이 사실이니 부역자도 맞고 박대통령한테 대들었으니 배신자고 맞습니다만 결국에 이 정치인이 나중에 어떻게 기억될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17/05/03 12:26
수정 아이콘
확실한건 대선 안나왔으면 아무 관심도 못받았을 겁니다.
정치에서 제일 큰 판인데 거길 안나온다는건 말이 안되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3438 [일반] 쿠키뉴스와 동아일보 여론조사 [8] 로빈5573 17/05/03 5573
3437 [일반] 도련님들 정치 수준이 아마추어 그 자체입니다. [59] tjsrnjsdlf8773 17/05/03 8773
3436 [일반] sbs 가짜뉴스 발표로 sbs에 항의를 갓던 송영길 의원 트위터 입니다. [34] 솔빈10465 17/05/03 10465
3435 [일반] 문재인1번가에 이은 문재인 매거진 [6] 순수한사랑4930 17/05/03 4930
3433 [일반] 윤창중 "홍준표는 품격·교양·철학이 부족하다" 저격 [16] tjsrnjsdlf4857 17/05/03 4857
3432 [일반] 죽은 사람에게도 임명장? 문재인 후보 사퇴 압박 [38] galaxy8556 17/05/03 8556
3431 [일반] 비박 대선후보 홍준표와 친박 당지도부의 불편한 동거 [13] 서동북남5382 17/05/03 5382
3430 [일반] 문재인 인터넷 커뮤니티 2차순회 [27] Croove6960 17/05/03 6960
3429 [일반] 이번엔 이기는 투표를 하고 싶다 [5] Multivitamin4257 17/05/03 4257
3425 [일반] SBS의 세월호 조작 의심(?)방송에 대한 사후 처리는? [17] 치 드7084 17/05/03 7084
3424 [일반] 황영철, 탈당 결정 번복…바른정당에 잔류키로 [41] Rorschach6771 17/05/03 6771
3423 [일반] 해수부 "SBS와 통화한 세월호 인양 관계자 없다"(4보) [68] galaxy10669 17/05/03 10669
3422 [일반]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 지역별 세대별 그래프 [47] 짱구8188 17/05/03 8188
3421 [일반] 세월호에 올인하고 있는 국민의당.... [62] 光海9020 17/05/03 9020
3420 [일반] 여의도연구원의 여론조사결과가 공개 예정입니다. [11] 치 드5586 17/05/03 5586
3419 [일반] 리얼미터 문 42% 홍‧안 19% / TBC 대구경북 안심번호 조사 [21] 로빈6383 17/05/03 6383
3418 [일반] 지극히 개인적인 유승민 [7] 말랑4179 17/05/03 4179
3417 [일반] 문재인 당선되면 탈북자 3000여명 집단망명 예고 [53] 로빈8331 17/05/03 8331
3416 [일반] 이전투구의 시간이 다가오는 듯 합니다 [26] SkinnerRules6239 17/05/03 6239
3415 [일반] 박해의 서사 [60] 절름발이이리5584 17/05/03 5584
3414 [일반] 정의당 ‘성폭력 은폐사건’ 해명···적폐는 ‘오른쪽’에만 있지 않다 [31] 바스테트8163 17/05/03 8163
3413 [일반] 문재인 후보의 토론 최후 발언과 추가 여론조사발표 종료. [14] 순수한사랑7307 17/05/03 7307
3412 [일반] 대선 테마주들의 하락! [5] SKYCEN4371 17/05/03 437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