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7/02/15 02:23:00 |
Name |
DeM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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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발렌타인 데이의 행복했던 2007 W3 시즌1 챔피언 매치 후기 ^^ |
처음으로 후기라는걸 써봅니다.
참 이것저것 재밌는게 많은 하루였습니다 ㅎ
경기장에 도착하니 경기장 문앞에 바로 보이는 조명과 카메라.
"아, 선수 등장을 여서 하나 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잠시 후에 중계진이 나타나서 리허설을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블루메트 없이!! 테이블 없이!!
오프닝 멘트를 그곳에서 하다니.
정말 정말 굿 아이디어 였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현장감 100% 느낄 수 있는 시작 아니였겠습니까.
그 이후 이어지는 한시간의 기다림...
...
약속했던 경기시간이 다가왔고,
이현주 캐스터께서 생방송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멘트를 날리기 직전에
도착하신 장재호 선수.
정말 허겁지겁 들어오시는게..
오늘 경기 제대로 하실 수 있으려나라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 걱정은 정말 정말 아주 아주 쓰잘데 없는 걱정이였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한 장재호 선수 팬분을 모시고 뭘 하시려나 보고 있는데,
응원외침에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워겔에서 아주 유명한 도기맨님의 응원도 아주 재밌었습니다.
'나도현 선수 우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가 갑자기 생각나 피식하기도 했지요.
그리고 선수 등장.
마누엘 쉔카이젠 선수는 아주 멋지게 포효를 하시며 등장하는게 참 인상 깊었습니다.
의욕이 넘쳐보였고 그간 한국에서 워3 리그를 치룰 때는
조금은 힘들고 조금은 주눅든 그늘진 모습이 아니여서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장재호 선수는 챔피언벨트를 이용한 등장을 했지요 ^^
WWE의 트리플H선수가 살짝 생각이 났습니다.
W3제작진의 챔피언벨트 선택은 처음엔 약간 어색했지만..
오늘 이렇게보니 정말 좋은 아이디어였다고 세삼느꼈습니다.
그리고나서 보았습니다.
대박 중의 대박. 굴비와 외계인을요.
참 센스가 발군이십니다.
고 몇개 안되는거 만드셔서 요렇게 조렇게 아주 잘 쓰시는게
존경스러웠습니다, 저런 센스는 진짜 어서 나오실까 싶었다는..
그 분들이 지난 박철우 선수와의 경기에서 굴비 따는 퍼포먼스 하신 분들이 아녔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것도 진짜 재밌었는데 말이죠 ^^;;
그리고 정말 행복하기까지 했던게..
결승전이라는 무게감 때문인지..
관중들이 파이터포럼에 기사가 난대로 엄청 많이 왔습니다.
무진장.
경기장 문 오른쪽으로 대형 스크린이 있는데..
그 앞으로 수십명이 줄맞춰 앉으셔서 보는 진풍경.
이런 스크린앞 풍경은 프로리그보러,
HERO센터 다니면서 몇번 보긴 했지만 그렇게 많은 분들이
(줄까지 맞춰서!!) 보는 광경은 정말 처음이였습니다.
물론 워3역사상으론 처음 있는 일이죠.
그리고 경기장 맨 앞 좌석 앞으로 쪼그리고 앉아서 보는건..
예전 메가스튜디오가 메가웹스테이션일 때 이후로는 처음봅니다 -0-;;
당연히 히어로 센터에서는 처음있는일이겠죠.
경기장에서 우연히 만난 프로리그보러다니다 친해진 일행이 4분이 계시는데
(4분이 모두 여성이신데 4분이 전부 친하신건 아니고 2분씩 다른 일행)
두 일행 모두 스타크래프트를 많이 좋아하시는 분인데도
오셨더라구요.
이 상황은 이번 주 ESFORCE에 장재혁 MBC게임 제작팀장의 인터뷰 기사의 방증이기도 합니다.
'장팀장은 시청률 호조에 대한 또 하나의 이유도 제시했다. <스타크래프트>의 팬들이 조금씩 다른 종목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
최근들어 <스타크래프트>의 시청률이 조금씩 하락하기 시작했다. 시청자들도 <스타크래프트>에 조금씩 식상해지고 있는 것. 이러한 팬들에게 <W3>가 좋은 대안이 됐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모르긴 몰라도 오늘 스타크래프트를 주력으로 보시던 분들도
많이 오셨으리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좋았습니다.
경기장에 사람들이 많이 왔다는건 스타팬들에겐 곤욕스러운 일이실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워3팬들에겐 명경기만큼이나 가슴벅찬 기분이 듭니다.
워3도 흥행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말이죠.
이제 이대로만 안정적으로 한다면 내후년쯤엔 스타리그 부럽지 않은
리그가 되지 않을까라는 큰 희망도 품어보았습니다.
그리고 관중 분위기..
그 일행 4분이 공통적으로 저에게 하신 말씀이..
'워3경기에선 팬들이 "와~~"하고 들고 일어나는게,
스타크래프트팬들이랑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전 길게 생각하기 힘들어서 남자팬이 많아서라며 흘렸지만..
그 분들이 느낀 선수들 옆에 놓인 산소수가 증발해 버릴 것 같은 열기는..
국가대표선수들의 경기이기도 하고
그동안 보고 싶었던 장재호선수와 마누엘 쉔카이젠 선수의 매치에 대한 욕망과 울분같은 것들이 터져나가는 것이였었다고 다음에 묻는다면 대답해줘야겠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관중분들은 웃으시며
그리고 마누엘 쉔카이젠 선수의 딱 한번만 이겨줬으면 하는 작은 아쉬움을 토로하며
집으로 돌아가셨고..
저는 기회는 찬스다.
오늘이야말로 장재호와 마누엘 쉔카이젠의 사인을 받고야 말겠다라는 다짐으로
기다려서 사인을 받았습니다.
사인을 받으며 선수들의 경기가 끝난 뒤의 기분같은 것도 유심히 살펴봤습니다.
장재호 선수는 다른 분들과 사진찍으시는 걸 기다렸다가 사인을 받았는데..
사진찍으시는데 아주 그냥 입이 귀에 걸렸습니다.
맨날 썩소와 웃은 듯 마는 듯한 약간 입꼬리나 살짝 올라간 듯한 웃음을 보다가..
그런 웃음을 보니 저도 막 웃음이 나왔습니다.
정말 기분이 좋으셨나 봅니다 ^^;;
그리고 원래 좀 친절하시기로 알고 있었는데..
오늘은 더 특별히 친절 하셨습니다. ^^;;
크게 해주세요라며 부탁드리자
"네네 그렇게 해드릴께요"
To. 이름을 써달라고 부탁드리자
"어우 물론이죠 원하시면 얼마든지"
라고 하시며 친절이 좌르르 흘렀습니다.
그리고 마누엘 쉔카이젠 선수의 사인을 받았습니다.
재밌었던게,
제가 사인지를 만들었습니다.
200g짜리 A4(이게 보통의 치어풀 용지)에
선수의 사진을 흑백톤으로 해서 그 위에 사인을 받게요.
그런데 사인지를 보자마자 자신의 얼굴을 가리키며
자책하듯 "Big pig man"을 연이어 말씀하시는 겁니다.
물론 "No, you're not, you're handsome"라며 위로(?)해드렸지요.
사실 그간 마누엘 쉔카이젠 선수에게 아쉬운점이 몇개 있었습니다.
온게임넷 워3리그 때도 홀연히 귀국하질 않나..
챔피언결정전을 미루더니 벨트를 포기 하질 않나..
하지만 그렇게 완패를 당하셨음에도 kidding을 하시며 아주 호탕하게 웃으면서 사인을 해주고,
예쁜 눈으로 또 그렇게 환하게 웃으니 저까지 (또) 웃음이 나오더군요.
완패에 대한 굴욕감보다도 졌지만 그렇게 환하게 웃는 모습이라니..
마누엘 쉔카이젠 선수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아, 그리고 사인을 받자마자 한 관계자분이 오셔서 매니저로 보이는 분께 '항공료 백 몇십만원 어쩌고'라는 말씀을 하시는 걸로 미루어보아
교통비는 W3에서 주는 것 같아보였습니다.
아래에 supreme님이 '상금이나 타서 비행기 값에나 보태써라'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비행기값은 W3에서 주나봅니다 supreme님 ^^;;
이렇게 사인을 받고 가방에 사인 두장을 넣는데..
어떤 분들이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제작진들이셨을 겁니다.
장비를 챙기시며 막 소리를 지르시면서 뭐라 뭐라 오늘의 감동과 기쁨을 나누시는데..
몸은 무겁지만 마음은 가벼운.
딱 그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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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후기를 써봤습니다.
무겁디 무거운 WRITE버튼을 누를만큼 이 판을 지켜본 이래로 가장 행복한 날이였고,
혹시 이 후기를 W3제작진이 보시면 분명 흐믓해하실꺼라 생각이 듭니다 ^^
혹시 오늘 저와 같은 행복감과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느끼신 분들이 리플 한줄 만 달아주셔도
W3제작진은 더욱 큰 힘을 얻지 않을까 싶네요.
길고 참 필력 없는 글이지만,
읽어주신 분들 매우 매우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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