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3/10/30 00:30:21 |
Name |
포켓토이 |
Subject |
뒤늦게 엠겜 8강A조 재경기 임효진vs천정희 전을 보고서 감상+잡담 몇마디 |
전 TV도 없고 리그를 생중계로 보기엔 회사땜에 시간대도 안맞아서
항상 VOD를 애용하고 있는데요, 엠겜과 온겜을 둘다 유료신청하면
좀 압박이 있어서.. 사실 6천원이 큰돈은 아니지만.. 양쪽 다 신청하자니
뭔가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망설이게 되네요. 새가슴이라 잔돈에
쪼잔하네요..^^; 어쨌든 그래서 스타리그가 더 재밌는 온겜을 유료신청하고
엠겜은 나중에 VOD로만 봅니다. 근데 엠겜이 워낙 VOD를 푸는 시점이 늦다보니
저 멋진 경기를 그만 이제서야 보게 되었네요.
저 경기가 있기 바로 며칠전에 이형주vs차종원 전을 보고서 그 엄청난
장기전에 탄성을 질렀었는데 임효진vs천정희 전은 그 경기를 가뿐하게
능가하는 그야말로 대박중의 대박경기군요. 지금까지도 장기전이 몇번
나오긴 했습니다만, 아주 옛날에 김대호 선수가 오크로 플레이하던 시절에
타워 2개 남은 상태에서 역전한 그 전설의 경기를 제외하곤 결과적으론
결국 질질 끌다가 불리한 쪽이 져버린 경우밖에 없고 극적인 역전승은
드물었던것 같은데요..
물론 경기 중간에야 결과를 모르니 혹시라도 뒤집혀질지도 모른다는 기대와
긴장감으로 인해서 장기전들이 대개 명경기로 손꼽히고 있지만 역전승..
그것도 경기 내내 거의 불리한 상황의 연속이었던 압도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이렇게 역전하는건 정말 처음봅니다.
얼마전에 있었던 임요환vs도진광 전도 마지막에 극적인 역전승이 나오긴
했습니다만 그건 너무 갑자기 상황이 반전된거라서 어떻게 보면 임요환 선수의
행운이라고 볼 수도 있는거 같았지만 이 경기는 정말 그 압도적인 불리함속에서
야금야금 조금씩 그 불리함을 파먹고 자기쪽으로 유리하게 상황을 전개시키는
임효진 선수의 저력이 정말 경기내내 뼈저리게 느껴지는 명경기였습니다.
머 게임을 아직 안보신 분들을 위해서 게임내용은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여기서 몇줄 적어봤자 그 감동의 백분지 일도 전달하지 못할 것 같고..
직접 보시는게 최고겠죠. 이제 엠겜 가면 무료로 볼 수 있으니까요.
진짜 이 경기 보고 새삼 느낀건데 언데드 3영웅이 강하긴 강하네요..
코바/노일/임페일의 3단 AOE 콤보는 과연 무시무시한 것 같습니다.
전투력이란 측면에선 최강의 조합일거 같네요.. (드레드가 끼는게 조금더
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 3영웅 조합이 AOE도 영웅킬도 무시무시한 조합이긴 합니다만
같은 777 레벨이라면 다른 3영웅 조합이라면 이길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일단 생각나는게 전통의 휴먼3영웅 아메 마킹 팔라인데요.. 마킹을 본진에
놔둬서 지키게 하고 워터엘리멘탈을 사방에 뿌려서 정찰한 뒤에 아메 팔라는
메스텔레포트로 멀티만 부시러 다니는겁니다. 본진으로 공격 들어오면
물론 수비하러 메스텔로 돌아가구요. 아메 팔라만으로 건물을 몇개씩 부시는 것은
조금 힘들겠지만.. 블리저드 3렙이라면 건물에도 상당한 타격을 주니까
어쩌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아니면 오크 3영웅도 나쁘지 않을거 같다는 생각입니다. 핵심은 파시어죠.
일단 늑돌이가 2마리나 있으니까 정찰은 빠르게 되고.. 건물 부시는데는 사실
어스퀘이크가 제일 좋죠.
파시어 블마 쉐헌 조합이었다면 파시어는 정찰하고서 멀티깨러 다니고
블마는 분신 3개 만들어 정찰하고 윈드워크+크리티킬로 적 영웅을
쫓아가서 영웅킬하고 쉐헌은 본진에 짱박혀서 워드+힐링웨이브로
스킬 올려서 워드 잔뜩 박고 방어하면서 치료도 해주고..
아니면 역시 중립영웅을 끼우게 되면.. 좀더 쉬워지겠군요..
종족을 무시한 3영웅 최강조합은.. 아메 비마 쉐헌이 아닐까 하네요..
일단 힐러가 있어서 3영웅만으로도 지속적인 전투 수행이 가능하고..
3영웅이 모두 소환물을 가지고 있고 (쉐헌은 워드지만)
헥스로 영웅킬도 가능하고 (베어의 배쉬도 있죠..) 메스텔레포트가 있으니
소환물과 조합하면 이동속도도 최고에다가 브릴오라면 마나걱정도 안해도
되고.. 비마의 스탬피드라는 한방 기술도 있고.. 아메의 블리저드도 만만찮은
강력한 AOE고.. 모든 면에서 거의 약점이 없는 조합이 아메 비마 쉐헌이
아닐까요? (어째 글 주제가 최강3영웅 조합으로 흘러버렸네요..)
음 그렇지만 역시 3영웅 vs 3영웅으로 싸운다면.. 아메 비마 쉐헌으로는
언데드 3영웅를 이기긴 어렵겠군요.. 3단 장풍 콤보에 아메든
쉐헌이든 무사하질 못할테니.. 팔라라면 모를까 쉐헌은 1개체에 대한 힐링량은
많질 않아서 3단 콤보를 2-3번정도 맞으면 당할거 같네요..
소환물이 많지만 그것도 AOE 3단 콤보에 쉽게 녹을거 같고.. 드레드도
인퍼널이라는 최강의 소환물이 있는데다 슬립으로 영웅 하나는 완전히 무력화시킬
수도 있으니.. 흠.. 하지만 모든 유닛이 리치를 노려서 공격하면
데나는 치료를 해줘야 하니까 3단 콤보는 무리고.. 2단 콤보뿐이라면 웬만큼
버틸지도 모르겠네요.. 쉐헌의 헥스가 먼저 데나한테 작렬하고 베어의 배쉬가 팍팍
터져주면 의외로 리치가 먼저 죽을 수 있을지도..
사실 제가 서바이벌류의 맵을 괭장히 좋아하는 편이라서 이런 생각을 자꾸 하게
되는데.. 서바이벌 맵은 아무래도 특정 영웅 선호도가 너무 심하다 보니까..
이렇게 조합에 의해서 힘을 발휘하는건 힘들더라구요.. 밤늦게 하면 고수분들이
많아서 꽤 길게 갈때도 자주 있는데.. 그럴때면 꼭 특정영웅이 아쉬운 경우가
너무 많아요.. 팔라가 있었으면.. 칩턴이 있었으면... 아메가 있었으면...
아.. 혹시 혼자서 동시에 여러 영웅을 골라서 플레이할 수 있는 서바이벌 맵은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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