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네이버 아이디 30번꺾어전력질주(rioka22)님이 투고해주신 실화괴담입니다.
제가 9살 때쯤의 일입니다.
어느날 낮에 가족과 함께 마트에 가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오시기를 기다리며 어머니는 벽의 한 면을 채우고 있는 유리창 밖을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저는 심심해져서 2살 어린 동생에게 귀신 놀이를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 때 우리가 하던 귀신 놀이란 누가 어두운 곳에 먼저 숨어 있다가 다른 한 명을 놀래키는 단순한 놀이였습니다.
마침 이상하게도 에스컬레이터가 멈추어 있어 제가 먼저 올라가 귀신 역할을 하기로 했습니다.
위층은 주차장으로 연결된 곳 같았지만 이상하게 어두웠습니다.
저는 원으로 표시된 곳에 숨었습니다.
어두워서 빛이라고는 화장실과 자판기에서 나는 것 뿐이었습니다.
저는 무서움은 잘 느끼지 못하고 동생을 놀래킬 생각으로 두근거리고 있었습니다.
곧 동생이 오는 소리가 들려 저는 휙 튀어나갔지만, 동생은 건성으로
[어, 귀신이다.]라고 말하고는 먼저 내려가 버렸습니다.
동생보다 순진했던 저는 진짜 귀신이 있다는 말인 줄 알고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그 곳에는 하늘색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새하얀 여자가 있었습니다.
검은 머리는 앞으로 드러내려 어깨까지 닿고 있었고 챙이 넓은 하늘색 모자를 쓰고 손에는 핸드백을 들고 있었습니다.
분명히 주변은 어두웠지만 웬지 그 여자만은 너무나도 뚜렷하게 보였습니다.
크게 휘청거리면서 그 여자는 제게 다가왔습니다.
마치 늘어진 꼭두각시 인형의 머리를 잡고 양 옆으로 흔드는 듯한 걸음걸이였습니다.
그 여자는 천천히 다가오면서 애교 섞인 목소리로 저에게 말했습니다.
[같-이 가자-아-]
저는 미친듯이 정지된 에스컬레이터를 달려 내려갔습니다.
아래층에 내려와 뒤를 보니 그 여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동생에게 물어봤지만 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는 대답 뿐이었습니다.
그 여자가 귀신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도 뇌리에 무서웠던 일로 남아있는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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