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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5/11 17:01:29
Name The xian
Subject [스타2 협의회 칼럼] GSTL의 성장을 기원합니다.
* 이 칼럼은 2011년 3월 29일에 스타크래프트 2 협의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칼럼입니다.


지난 주에 GSTL Mar.가 끝났습니다. 지난 GSTL Feb.와 마찬가지로 GSTL Mar. 역시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이 벌어졌고, 슬레이어스 팀이 디펜딩 챔피언 IM팀을 누르고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지요. 먼저 슬레이어스 팀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지금 스타크래프트 2 리그에 대한 여러 글들이나 반응들을 보면 단 4일 만에 종료되는 짧은 리그임에도 불구하고 GSTL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GSTL이 관심도가 높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생각되지만 그 이유들을 아우를 수 있는 말은 '새로움'(혹은 참신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타크래프트 2의 빠른 경기 진행 속도로 인해 한 명이 상대 팀을 모두 이기는 '올킬'은 더욱 스피드가 붙었습니다. 그러나 세트를 내준 팀이라고 해도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진 팀은 다음 경기에 쓰일 맵을 전략적으로 고를 수 있어 자기의 유리함을 벌충할 수 있습니다. 전략과 스나이핑에 따라 개인리그 투어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선수가 무적일 것만 같은 우승자 출신 선수를 격파해 내기도 하고, GSL에서는 아직 쓰이지 않았던 맵에서 새로운 양상의 경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은 개인리그 투어와는 분명히 새로운 것들이지요.

새로움에 대한 관심은 흥행력으로 나타납니다. 실제로 GSL Mar.의 주요 경기와 비교해 봐도 GSTL 경기는 충분한 흥행 동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적으로 결승전의 조회수를 비교해 보면 3월 19일 등록된 GSL Mar. 결승전은 약 83만 6천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3월 24일 등록된 GSTL Mar. 결승전인 IM vs 슬레이어스의 경기는 약 78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지요.


물론 경기 조회수의 특성상 방송일 및 다시보기 업데이트 시점 이후 시간당 조회수는 갈수록 더 많이 감소하고, 결승전 경기 수도 5경기와 9경기로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므로 이 통계를 1일당 접속자수로 단순히 나눠 GSTL의 흥행력이 더 높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통계의 함정에 빠지는 일이겠지만, 적어도 GSTL의 흥행력이 GSL 코드 S 투어와도 비교할 만한 수준이라는 참고는 가능할 것입니다.

그런 여러 면에서 볼 때 저 역시 몇몇 협의회 분들의 말씀처럼 GSTL이 좀 더 확대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GSTL을 지금 당장 월간 혹은 연간 단위로 확대하는 것은 여러 문제가 있겠지요. 개인리그 및 GSL과 교류가 필요한 국제 리그와의 일정 충돌이 더 빈번히 발생하여 조율이 어려워질 수도 있고, 권리와 역할에 따른 균형이 급격하게 깨지면 스포츠의 본질과는 동떨어진 다툼과 분쟁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저도, 스타크래프트 2 협의회의 감독, 코치님 및 선수 여러분들도 다른 종목에서 균형이 무너져 생겨난 나쁜 예들을 봐 왔지요. 그렇다면 같은 실수는 다시 반복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GSTL의 확대는 모든 주체가 공감하는 가운데 신중하게 진행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점진적인 확대의 예를 들자면 여덟 팀을 네 팀씩(지난 리그 성적 등의 기준으로) 2개조로 나눠 조별 풀리그로 1,2위를 4강에 진출시킨 다음 4강은 토너먼트로 하는 방식이나, 지금의 싱글 엘리미네이션이 아닌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진행하여 승자 결승자에게 약간의 어드밴티지를 주는 방식 정도를 들 수 있지요. 그렇게 되면 GSTL에 약 8~9일이 소요되므로 한 번 진행할 때마다 2주일로 확대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물론 그 이후 GSTL에 대한 반응이 더욱 좋아지고 시청률과 인지도도 상승하면 그 이후 GSTL을 추가 확대할 수도 있겠고, 그래서 최후에는 GSTL과 GSL이 굳이 번갈아 열리지 않고 같은 시기에 열려도 되게끔 스타크래프트 2 리그 전체의 파이가 커지기를 희망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까지의 고무적인 성과만을 가지고 GSTL에 좋은 점만 있다고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GSTL은 지금까지 고작 두 번 열렸습니다. GSL처럼 오픈시즌까지 합해 다섯 번이나 열리면서 장단점 등이 어느 정도 노출된 리그가 아니라는 것이죠. 지금까지는 짧게 진행되는 덕에 사람들이 좋은 점만 보고 가볍게 넘어갈 수 있지만 거듭 진행되면서 비중과 관심이 높아지다 보면 가볍게 보고 즐기는 수준을 넘어서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문제점이나 불만은 더욱 노출되게 마련입니다. 반면 다음 GSTL에서는 같은 포맷에 식상해하는 이들이나 짧은 리그라고 관심 밖으로 보는 이들이 늘어나 관심이나 흥행이 더욱 줄어드는 돌발상황이 발생하지 말라는 법도 있지요.

이번 GSTL 결승전에서 벌어진 방송지연 문제 및 세팅 관련 잡음 등의 여러 이슈 역시, 노출될 수 있는 문제들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GSTL의 새로움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문제들이 더 많이 보이게 될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이번 결승전에서 벌어진 문제에 대해 주최측인 곰TV 및 문제 당사자인 슬레이어스 팀에서는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하고 또 주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경기 및 방송 지연 문제부터 말하자면, 물론 개인전과는 달리 4개 부스를 모두 사용하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같은 PC에서 계속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그것을 두 번, 세 번 거듭 잠깐의 조치만 하다가 나중에 경기가 장기간 지연되는 이번 결승전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여러 모로 좋지 않습니다. 스포츠 리그를 운영하는 주체는 경기가 지연될 경우 시청자들이 리그에 대한 신뢰성을 잃어버린다는 경각심을 가질 항상 필요가 있습니다.

스타2 협의회에 가입하시지는 않았지만 슬레이어스 팀에 대해서도 언급하려 합니다. 세팅 시간, 종족, 화장실 용무 등으로 상대 팀이나 선수는 물론 시청자에게 당혹감을 주고 경기가 지연되는 불편을 겪게 하는 일은 프로의식이 정착되지 않던 e스포츠 초창기에나 벌어질 법한 해프닝입니다. 스타크래프트 2 리그의 역사는 6개월 남짓이지만 e스포츠의 역사는 13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과거라면 추억으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일지 모르지만 이제는 팬들이 그런 안일한 태도를 용서하지 않는다는 경각심을 가지셔야 합니다.

GSL 게시판에 게재된 슬레이어스 팀에 대한 비판들 중 슬레이어스 팀이 스타2 협의회 및 주최측과의 소통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도 새겨 들으셨으면 합니다. 같은 종목에서 땀을 흘리고 연구하는 '동업자'가 서로의 처지와 사정을 이해하지 못해 오해가 발생하거나 중요한 사항이 공유되지 않아 스포츠의 근간을 해치는 일이 발생한다면 안 될 말이니까요.


올 초 GSL이 시작되었을 때 투어 개막전의 미흡한 준비에 대해 쓴소리를 하면서 '지금은 본게임이고, 정식 서비스이며, 공개 서비스이다'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비단 GSL에만 통용되는 말이 아니라 GSTL에도 통용되는 말일 것입니다. 대회 도중에 패치가 이루어지고 GSL에서 안 쓰이던 맵을 이른바 '테스트 개념'으로 사용한다 해도 GSL도 본게임이고 GSTL 역시 본게임이라는 사실엔 변화가 없습니다. 이미 정식으로 투어가 시작된 지금, 방송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는 경기는 모두 실전이고 프로의 경기라는 자각을 가지고 GSL도, 그리고 GSTL도 더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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