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너무 바빠서 5편 밖에 보질 못했네요.
겨우 5편 이지만 그 중에 인상깊게 본게 두 교황과 결혼 이야기 입니다.
먼저 두 교황은 전 교황 베네틱토 16세와 현 교황 프란치스코의 이야기입니다. 700년 전에 딱 한번 있었다는 전례가 있긴하지만 정말 보기드문 살아생전 교황이 교체되는 걸 우리는 두 눈으로 지켜보았죠. 영화는 이런 역사적 사실에 기반하여 두 교황들이 나눈 대화와 당시 교회의 정치적 상황들을 픽션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교황이라는 이름값에 자칫 차갑고 딱딱한 내용이 될 수 있는데 그걸 시종일관 유머러스한 분위기 속에서 전교황, 현교황 모두 각각의 허물을 들추어내어 교황이라는 어찌보면 대중들에겐 마치 신의 사자와 같이 여겨지는 두 존재에게도 인간적인 고뇌가 있음을 일깨워주죠.
특히 교황역을 맡은 안소니 홉킨스와 조나단 프라이스는 각각의 교황역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우리가 아는 베네틱토 16세와 프란치스코의 이미지안에서 훌륭히 소화해냅니다.
모영화제에서 결혼 이야기는 봉준호의 기생충과 함께 1,2위를 다툴정도로 이미 유명세를 탄 영화입니다. 전체적인 영화적 완성도에선 기생충에 모자를 수도 있지만 결혼을 안한 저 조차 이 영화가 왜 결혼 이야기인줄 100% 공감이 갈 정도로 정말 탄탄한 시나리오와 더불어서 연기자들의 열연은 영화가 끝난 뒤 절로 박수 칠 정도입니다.
특히 남편역을 맡은 아담 드라이버의 연기를 보고 있자면 결혼 하지마 XX란 짤방이 단지 우스개소리가 아니었구나가 느껴질 정도로 안습한 상황을 정말 잘 연기합니다.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가 없었다면 남우주연상감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요~
결혼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저 조차 이 영화를 보고 많은 걸 느끼게 해주는데 결혼을 했거나 이혼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정말이지 여러가지면에서 각각의 남편과 아내에게 동질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네요.
ps> 어떻게 하다보니 두 영화 모두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영화들인데 저번에도 로마,카우보이의 노래등 정말 괜찮은 작품들을 제작했었죠. 칸 영화제에서 넷플릭스와 그다지 사이가 좋지 못하다고 알고 있는데 이렇게 퀄리티 좋은 영화들을 꾸준히 내놓은다면 마냥 무시할 수도 없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