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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5/22 01:32:20
Name 바스테트
Subject [일반] 추천 사극 - 대조영

다른곳에 썻던 글 PGR에도 한번 적어봅니다.
편의상 반말로 작성되어있습니다. 양해좀 부탁드리겠습니다 흐
원래 추천사극은 다른것도 썻엇는데 그냥 대조영만 다시 옮겨놓습니다. @_@


사실 대조영을 추천할까말까했다.
일단 정통사극과는 다소..아니 거리가 꽤 많이 멀다. 태조왕건하고 유사하긴 하지만 최소한의 기록이 남아 역사적 사실을 어느정도 따라갈 수 있었던 태조왕건조차 지금에와서 보면 환빠논란을 피해갈 수 없는 드라마일 텐데 대조영은 그보다 더 심할 수밖에 없다. 역사적 기록 자체가 지극히 적고 제한적인 정보만을 갖고 작가가 상상력을 보태야했기때문이다. 아예 이 드라마는 환빠논란보다는 좀비논란이 더 심했던 드라마이기도 하다. 드라마상에선 막판까지 살아남은 설인귀가 사실 훨씬 전에 죽은 인물이고 발해건국 이전에 이미 죽어야할 걸사비우가 끝까지 살아남는 등 조금이나마 남아있는 사료들마저 작가의 입맛대로 바뀌었기때문이다.
(그와 반대되는 것은 이해고가 있다. 대조영에게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측천무후의 신임을 받고 있었기때문에 끝까지 살아남았고 측천무후가 죽은 뒤에도 끝까지 살아남아 천수를 누린 인물이지만 이 드라마에선 결국 대조영에게 패배해 죽는 결말을 맞는다. 라이벌 구도로 해놓다보니 벌어진 일..)

그렇다면 이 드라마가 광개토태왕이나 근초고왕 천추태후와는 달리 높은 시청률과 역사적 고증문제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부터 재미면에서 호평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히 말해 이 드라마는 최소한의 양심은 있어서 개연성은 어느정도 지켜주었고 (중후반 이후) 대조영과 엮이지만 않는다면 선악역 가리지 않고 인물의 캐릭터성은 충분히 지켜주었기때문이다. (즉 캐붕이 적은 편이었다.) 대표적으로 극초반을 이끈 연개소문, 양만춘, 보장왕의 고구려 선역집단과 부기원을 필두로 한 고구려 악역집단이 있따. 이들은 서로 대립하지만 적어도 고구려멸망이전까진 편의상 부기원은 악역이라고 했지만 고구려를 위한다는 생각은 똑같았다 방법론의 차이였을 뿐 (하지만 멸망 이후 찌질이 악역으로 돌변한다) 당나라쪽에서는 이적의 캐릭터는 연개소문 양만춘에게 번번히 패배하긴 하지만 지속적으로 고구려를 괴롭히는 무게감 있는 악역이었으며 설인귀는 그 캐릭터 자체가 대단히 매력적이었다. 이는 고구려와 당나라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그 시대 중요한 민족중 하나인 거란족 등장인물들도 마찬가지였다. 대표적으로 이해고라던가

이 드라마의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주인공이 성장형 혹은 고통형 주인공이라는 데 있다. (..) 주인공은 이미 최수종이 등장한 그 시점부터 완전체에 가까운 캐릭터였다. 다만 조금씩 모자른 부분이 있었고 이를 양만춘 및 연개소문등과 함께 하면서 점점 키워나가 고구려멸망이후로는 대조영의 능력치는 고구려 출신 인물중 최고에 다다르게 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뭐야 너무 금방 성장한거 같은데?라고 할 수 있지만 시대의 특성상 고구려 멸망 -> 발해건국까지는 30년의 세월이 걸렸고 드라마에서 그 세월은 대조영이 고통받는 세월과 같아서 여타 다른 사극들과는 비교를 불허할 정도로 엄청난 고통을 받아야만 했다(..) 아예 노예로 팔려가 죽을뻔 한적도 있었고 전신마비에 가까운 고통을 받기도 했다. 주인공인데 전쟁이나 전투에서 지는 건 둘쨰치고 생사를 넘나드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는 소리..-_-aa

이러한 모습들은 천추태후 - 근초고왕 - 광개토태왕으로 이어지는 슈퍼울트라메가톤급 블록버스터 사극들에선 보여주지 않는 모습들로 그냥 주인공이 우라!하면 이기는거고 아무리 위기가 와도 우어어어! 하면 해결되고 주인공은 절대선이며 주인공에게 개기면 개찌질이악역일 뿐! 이라는 드라마와는 달랐다.

이렇게만 보면 대조영은 그저 보기 좋은 드라마같다. 뭐 일단 재미로만 따진다면 충분히 좋은 드라마이다. 하지만 비판점이 없는 건 아니다.
일단 첫째로 위에 장점으로 설명한 캐릭터성의 문제 이는 고구려가 멸망하고나서 그때까지 악역이긴 하지만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던 부기원이 점차 찌질한 악역으로 변해가기 시작하더니 주인공이 고통받는 것과 별개로 주인공과 맞붙는 악역캐릭터들이 굉장히 단순해지기 시작한다. 그저 대조영에 대한 원한만으로 움직이는 캐릭터들이 되어버린 것. 그나마 이것에서 자유로운 건 설인귀밖에 없었다. 이해고의 경우 애초에 태생부터가 대조영과 숙적이자 연적 그리고 아버지대에서부터 이어지던 악역으로 똘똘뭉친 관계여서 별 수 없었다지만 나머지는..(특히 이적의 조카라는 설정으로 나온 가상인물 이문은 안습 그자체다..)

둘째로 위에 잠깐 설명한 좀비물이 된 것..
이는 순전히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 기록된 사실들을 바꿔버린 것
대조영을 일반 사극으로 본다면 이는 치명적인 문제점이며 대조영을 그 시대를 빌린 퓨전사극으로 본다면 드라마적 요소라 볼 수 있는 데 일단 전자라고 염두해두고 이어 쓰도록 한다.
설인귀의 경우 대조영과의 연배차이도 나는 데다 무엇보다 발해를 세우기 한참전에 죽었어야할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대조영이 발해건국을 할떄까지 살아있고 그떄가지 당나라를 걱정하면서 이문을 보채고 있다..(..)
거기다 대조영과 천문령전투를 통해 일대 격전을 벌인 이해고의 경우 이 전투에서 패배했지만 그럼에도 측천무후의 비호아래 천수를 누리며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의 일생일대의 라이벌이라는 이유로 대조영에게 죽어야했다. (애초에 대조영과 싸우기 위해 당나라의 병사를 갖고 갈때 그 병사들을 통해 대조영이 하고자하는 일을 자기가 대신하려했다는 점에서부터...)

이건 당나라측만이 아니라 고구려측 인물들도 마찬가자인데 걸사비우의 경우 애시당초 실제 역사에서는 말갈을 이끄는 수장중 한 사람으로 연배로 보나 경력으로보나 대조영의 아버지인 대중상과 비견되는 인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에서 걸사비우는 대조영의 의형제 아니 동생이 되었고(..) 끝내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발해의 대장군이 되어버렸다..(..)
* 실제 측천무후는 영주땅에서 거란과 고구려유민들이 말썽을 부릴때 대중상과 걸사비우에게 각각 따로 왕으로 책봉하면서 이간질을 획책했을 정도인데..

사실 위의 부분은 어느정도 드라마적 재미를 위해 눈감아준다면 세번째 문제는 재미라는 요소에서 가장 크게 비판받아야하는 부분이다
바로 천문령전투씬이다.
이 드라마가 방영 초기 안시성전투와 이후 이어지는 고당전쟁이 높은 퀄리티를 보여준 반면 대조영이란 제목에 걸맞게 이 드라마의 클라이막스이자 메인이벤트 시청자들에게 최고이자 최대의 임팩트를 남기고 모든 이목을 끌었어야할 천문령전투는 초반 방영되었던 안시성전투의 1/10도 안될 정도로 조잡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이 드라마를 기억함에 있어 양만춘이 당태종에 맞서 싸우는 안시성전투는 크게 기억에 남지만 대조영이 이해고를 물리치고 발해를 건국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된 천문령전투는 도대체 뭐가 있었지?라는 생각밖엔 들지 않게 만들어버렸다. 위의 비판점들은 눈감아주고 드라마적인 재미를 꾸준히 잡던 이 드라마가 마지막에 가서 큰 실수를 저지른 것

어쩌다보니 제목은 추천사극이지만 비판점만 더 늘어나버렸다. 근데 어쩔 수가 없다. 재미는 있는데 비판할 것도 많으니 그렇게 쓸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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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아아
17/05/22 01:35
수정 아이콘
뭐 대조영은 재밌게 봤죠. 다만...정통사극이 아니라 뽜아아아아아안타지라고 이미 결론내리고 생각없이 본것이라 그랬을수도 있지 않을까...합니다.
바스테트
17/05/22 01:38
수정 아이콘
대조영은 정통사극 아니고 환빠물..
그래도 재미는 확실했으니(..)
절름발이이리
17/05/22 01:42
수정 아이콘
한국 드라마의 고질적 연출인 말타고 싸우러가서 말에서 내려서 싸우는 걸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줘서 개인적으로는 아쉬웠습니다. 뭐 마상전투 표현하기 힘든건 이해합니다만, 대조영은 유독 말에서 내려 싸우는 걸 멋있는 것처럼 묘사하려는 느낌이 강했어서.
바스테트
17/05/22 01:44
수정 아이콘
기병 이끌고가서 갑자기 보병싸움 하기..
사실 이 드라마가 정말 아쉬운건 천문령전투도 있지만
작중 중반까지 나름대로 입체적인 모습을 보이던 악역들이 갑자기 개찌질이 악역이 되질 않나
무조건 짱짱맨은 아니던 대조영이 갑자기 무조건 절대선진리로 바뀌어버린...그걸 감안해도 그정도 재미를 만들어냈다는 건 대단하긴 한데 아쉽긴 아쉬웠어요
절름발이이리
17/05/22 01:45
수정 아이콘
최수종이 사극 찍었다 하면 죄 절대선진리모드라..
바스테트
17/05/22 01:46
수정 아이콘
왕건에서 그게 진짜 심해서 왕건이란 캐릭터가 최수종의 연기력과 별개로 매력이 부족했는데
대조영은 좀 괜찮나 싶어지는 순간 여지없이 왕건이가 되어버렸..
독한혀들의전쟁
17/05/22 01:44
수정 아이콘
설계두였나 그 역할 하신분 기억나네요. 재밌었는데.
바스테트
17/05/22 01:46
수정 아이콘
참고로 그분은 광개토태왕에서도 나옵니다
"우리 고구려가 세계에서 제일 강해졌다는 게 사실입니까!?"
라는 대사를..
독한혀들의전쟁
17/05/22 01:48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광개토태왕은 사극 그렇게 좋아하시는 아버지가 시간아깝다고;; 안보시길래 저도 안봐서 몰랐네요. 크크
익금불산입
17/05/22 01:47
수정 아이콘
저는 설인귀와 홍패 형님요
카루오스
17/05/22 01:48
수정 아이콘
홍패님이 최고시다!
익금불산입
17/05/22 01:48
수정 아이콘
타 사극에 비해서 최수종이 계속 고난을 겪는 편인점에 동의합니다 크크 저는 보면서 약간 진문공 느낌도 나더라구요
바스테트
17/05/22 01:51
수정 아이콘
사실 최수종이 연기했다 아니다를 넘어
사극의 주인공이
요절을 하는 것도 아닌데
단종같은 케이스도 아닌 데도 불구하고
이정도로 끝없이 고통받는 모습은 보기 흔하진 않죠(..)
Been & hive
17/05/22 10:44
수정 아이콘
그래서 유비가 그렇게..
cluefake
17/05/22 01:51
수정 아이콘
엄청나게 당황하게 만든 사극이죠.
사극 보면서 가족끼리 보면서 '아 쟤는 이제 나중에 죽을거임' '쟤는 삼' 이랬는데
들어맞지를 않아!
아니 다 놔두고 걸사비우 정도는 초등생용 역사책에도 거의 나온다구요! 쟤가 왜 살아!
천문령전투는, 마지막에 좀 초라하다..라고 느꼈네요. 클라이맥스가 아닌, 그냥 이 드라마도 여기까지구나..라는 느낌의 끝..
바스테트
17/05/22 01:54
수정 아이콘
사실 다른 건 다 그래 재미를 위해서! 라고 넘길 수 있는데
천문령전투는 진짜 개쌍욕을 먹어야되요(..) 결국엔 연개소문하고 시청률싸움한다고 초반에 고당전쟁에 돈 다 써버리는 바람에
정작 진짜 메인이벤트를 완전 초라하게 했으니
이거 무슨 WWE 레슬매니아 킥오프 매치를 언더테이커 대 브록레스너로 해놓고 메인이벤트를 진더 마할 대 잭라이더를 한 꼴..
cluefake
17/05/22 02:14
수정 아이콘
천문령 전투 하나만 서술하고 넘어가는 교양역사책이 거의 대부분일 정도로 제일 중요한 전투인데 말이죠..
달토끼
17/05/22 12:46
수정 아이콘
드라마 막판에 대왕세종 제작하느라 예산이 많이 빠진 모양이더군요. 아쉽다능
닭장군
17/05/22 03:43
수정 아이콘
아마 돈과 시간때문에 융두사미가 되어버린게 아닐까 합니다. 그래도, 당시 사극중에서는 갑이었음매. 아니 솔직히 후에 나온 사극들도 뿌나나 정도전 같은 명작 아니면 대조영 못이기죠.
drunken.D
17/05/22 09:30
수정 아이콘
대조영은 초린이 때문에 봤던 거 아니었습니까??
예진아씨에게 입덕 할 수 밖에 없었던..
Been & hive
17/05/22 10:43
수정 아이콘
설인귀(이덕화 분) 보는 재미가 있었죠 크크
달토끼
17/05/22 12:45
수정 아이콘
전투씬이 환상이었죠. 드라마 중반 전투들은 정말 300 같았습니다. 물론 주역 몇명이 람보처럼 전장을 휩쓰는 전투였지만 그 퀄리티가 좋았어요. Kbs 사극 백병전의 정수입니다. 아쉽게도 초반에는 보지 않아서 안시성 전투를 못봤네요.
Blazer's Edge
17/05/22 13:07
수정 아이콘
초반은 진짜 엄청났죠. 종영 후에도 꾸준히 회자될 정도로 안시성 전투 씬이 큰 임팩트를 남겼고(돌이켜보면 이때 돈을 다 때려박은게 아닌가 싶..), 연개소문 역을 맡은 김진태 님과 양만춘 역을 맡은 임동진 님의 연기력은 가히 본좌급이었습니다. 특히 김진태 님의 연개소문은 개인적으로 사극 최고의 연개소문으로 꼽습니다. 권력자의 냉혹함과 그 이면의 고뇌를 연기로 기가 막히게 보여줬고 결국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으신 걸로 기억합니다. 대조영이 용두사미가 되었음에도 지금까지도 범작 이상의 평가를 받는건 초반 리즈시절의 후광이 큰 지분을 차지한다고 봅니다.
신불해
17/05/22 17:23
수정 아이콘
이 드라마는 이덕화가 캐리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덕화의 설인귀를 필두로 몇몇 악역들이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캐릭터였기 때문에 국.뽕을 빨면서도 선은 지켜지고 악역 캐릭터들이 전형적인 '떼놈 악당' 이 되지 않고 나름대로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어서 이야기가 다채로워 졌습니다.

후반으로 접어들수록 그렇게 잘 가꿔진 악역 캐릭터들이 다른 사극에서 볼법한 전형적인 떼놈 악당들이 되어 가긴 하더군요.
Soul of Cinder
17/05/22 20:25
수정 아이콘
이 드라마는 은근히 당나라 장수들 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설인귀도 그렇고, 곽영주 경무관 아니 이문 장군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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