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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4/12 11:15
'줍다'의 역사는 흥미로운 면이 있습니다. 표준어 '줍다'는 역사적으로 보면 '줍다'가 된지 얼마 안 된 어휘입니다. 방언을 살펴봐도 전국적으로 '줏다'가 훨씬 우세하고, 심지어 경기도 지역도 '줏다'가 우세한데 아이러니하게 표준어를 정할 때 몇 가지 이유로 '줍다'가 표준어로 선정되어 버린...
17/04/12 11:29
마춤뻡이 이러케 까다로씁니다.
저도 채글 일그면서 마춤뻡 친구들보다 마니 안다고 생가카는데 그래도 항상 자시니 업써요. 생각보다 되게 헤깔리고 까다로운 부부니 마나서..
17/04/12 12:02
저도 요즘 무슨 글을 하나 쓰고 있는데 다 쓰고 나서 맞춤법 검사기 돌리니, 거의 한줄에 한나 꼴로 걸리더군요.
덕분에 많이 배웠습니다만, 진짜로 판매를 위한 책을 출판한다면 아주 골치 아프겠더군요.
17/04/12 14:21
잘못 배우셨어요. 재미없는 이야기라 저기서 끊고 말랬는데.... 위에 단 댓글을 이어가자면, 본래 '줏-'(반치음)을 가지던 단어였습니다.
그런데 반치음은 뭐 대략 16세기쯤 가면 자취를 감추고 사라지고, 받침 자리에서는 '시옷', 음절초 자리에서는 '이응'으로 바뀌게 됩니다. 즉, 예전에 [줏고, 주서, 주스니](모두 반치음 '세모')로 활용하던 상태에서 [줏고, 주어, 주으니]가 되게 됩니다. 경상도나 전라도 지방에서는 [줏고, 주서, 주스니]가 되었죠. 그런데 발음을 하다보면 입술이 동그랗게 변하는 '우'는 혀보다 좀 굼떠서, 때로는 뒤에 필요없는 '우' 발음을 남겨놓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주어'라는 발음이 때로는 '주워'라고 발음이 되기도 합니다. 아마 이 발음이 꽤나 우세했던 모양입니다. 이렇게 되고 나면 활용은 [줏고, 주워, 주우니]가 됩니다. 한편, 이른바 비읍 불규칙 용언들은 순경음의 소실로 이 당시에 [굽고, 구워, 구우니]와 같이 발음이 되었습니다. 반치음을 가지던 '줏-'과 순경음을 가지던 '굽-'류가 뒤에 두 활용에서 동일해져버렸습니다. 그리고 표준어를 제정하는 날, '줏-'은 '굽-'류로 배치되어 '줍-'이 되게 됩니다.. 다른 반치음 말음의 용언은 이런 굴욕(?)을 겪지 않았습니다. 시옷 불규칙 용언으로 남았죠.. '줏-'만 마침 모음이 '우'라서 일어난 아이러니한 단어의 역사입니다.
17/04/12 18:17
한국말 문법이 진짜 어마어마하게 어렵죠. 가끔 너무 쉬운 걸 실수하는 사람 보면 지적하고 싶을 때도 있는데, 100% 내가 쓴 문장에도 문법 오류가 있으리라 확신하기 때문에 절대 지적 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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