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훗날의 애기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문돌이와 그 친구는 해운대 고x려에 갈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술에 어느정도 젖은 문돌이와 친구. 고딩시절 무용담을 또 다시 꺼내놓기 시작한다.
사실 무용담이라고 해봤자 민증 번호 위조(위조라고 해봤자 칼로 번호를 깍아서 싸인펜으로 덧칠한)로 술집 뚫은거, 편의점에서 담배랑 술 산거
그거 들고 놀이터에서 여자애들이랑 똥술 먹은거 등등. 누가 봐도 일진축에도 못끼는 그저 찌질한 양아치 워너비들의 비행담 이였을뿐인데
그 시절 그들에겐 최고의 스포츠였고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였다. 새우깡에 동원참치 까놓고 소주병 일렬로 줄 세운다음에 자랑스럽게 인증샷 찍어 싸이에 올리던 순수하고 멍청했던 그 시절을 돌이켜보니 문돌이와 친구는 어느새 눈가가 촉촉해진다.
"하... 우리가 벌써 취업할 나이네. 시간 빠르네"
"그르게. 뭐 해논것도 없구만"
"우째 되겠지. 우리가 언제 그런거 걱정하고 살았나"
"그래도 이제부터라도 준비해야 안되겠나?"
아까부터 말은 안했지만 문돌이는 그의 친구가 변했다고 생각했다. 한때는 자칭 '달나라 오락실의 초 이오리' 였던 그 친구가 언제부터 미래를 걱정하며 살았던가? 남들 다가는 대학교 지도 한번 가본다고 부모님 졸라서 대한민국 이런곳에 이런 대학이 있었구나 하는 대학에 입학했다가
1학년 1학기내내 개강파티만 하고 자퇴한 그 녀석이 공무원을 준비한다니... 문돌이의 심정은 더욱 복잡해져 간다.
"현배야. 근데 공무원 준비 할라믄 돈도 좀 있어야 될끈데. 돈은 좀 있나?"
"내가 모은거도 좀 있고 엄마랑 아빠한테 도움 좀 받아야지"
순간 문돌이는 표현은 못했지만 엄청 난 충격을 받았다.
'이 새끼가 돈을 모으다니???'
"무슨 돈?? 니 그때 대출 땡기가 사설토토 한거 다 털리고 집에 만세 불렀다매"
"안그래도 거제도에 3년 처박혀있었다. 그것 땜에"
"조선소??"
"아니, 단란 웨이타 조선소 새끼들 돈 x나 막씀 "
'니가 그러면 그렇지 이새끼야' 라는 생각과 함께 '역시 내 주위에선 내가 제일 멀쩡해'라며 또 다시 자위를 하는 김문돌.
"마 나가자. 술값은 내가 낼께."
"니 그거 엄마카드라매?"
"아빠카드다. 한잔 더무러 가자"
지갑에서 뺀 아빠카드를 들고 당당히 카운터로 걸어나가는 우리의 문돌이. 그의 어깨가 오늘따라 유난히 봉긋 솟아있는건
현배의 기분탓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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