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10/10 15:06:05
Name 알파스
Subject [일반] 김문돌 이야기 -3-
"뭐 공무원??"

토익학원에 들렸다 오랜만에 만난 고등학교 친구.
그 친구가 공무원을 준비한다는 말에 문돌이의 심정은 복잡해진다.

"마 공무원 그거 돈도 얼마 안되는거 알제? 달에 200도 못받는다 하드만"
"그건 처음에 그래 받는거고 호봉 올라가면 그래도 먹고 살만 하다드라. 그라고 수당같은거 다 따지면 괜찮다든데"

"마 남자가 달에 250 연봉으로 치면 삼천. 최소한 그정도는 받고 시작해야 난쥬 아 낳을때쯤 연봉 5~6천쯤 되지.
지금 달에 200도 안되는걸로 뭐할라고?"
"욤마 요거는 경제개념이 없노. 니 달에 250받는게 쉬워 보이나? 니 어디가서 200도 못받을껄??"

"장난치나 크크 달에 200도 못받아?? 도라이가 지금 당장 공장 드가서 주야2교대만 뛰어도 달에 200버는데?"
"니 그래서 공장 갈래?"

"도란나 대학까지 나와서 무슨 공장이고 쪽팔리게. 나는 점잖게 볼펜 잡고 일할끼라. 여름에는 에어컨 바람 맞으면서"
"지랄한다...."

"공부나 열심히 해라 임마. 공무원 합격하면 행님이 술한잔 사주께 크크크크크
근데 술 사줄일이 없을거 같노 크크크크크"
"니 x발아 내 합격하면 단란가서 물끼다. 돈 부지런히 벌어놔라"

"x바 크크크 단란?? 해운대에 고x려 데꼬 가줄께 빙시새끼야 크크크크 들어는 봤제 해운대 고x려라고"

(먼 훗날의 애기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문돌이와 그 친구는 해운대 고x려에 갈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술에 어느정도 젖은 문돌이와 친구. 고딩시절 무용담을 또 다시 꺼내놓기 시작한다.
사실 무용담이라고 해봤자 민증 번호 위조(위조라고 해봤자 칼로 번호를 깍아서 싸인펜으로 덧칠한)로 술집 뚫은거, 편의점에서 담배랑 술 산거
그거 들고 놀이터에서 여자애들이랑 똥술 먹은거  등등. 누가 봐도 일진축에도 못끼는 그저 찌질한 양아치 워너비들의 비행담 이였을뿐인데
그 시절 그들에겐 최고의 스포츠였고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였다. 새우깡에 동원참치 까놓고 소주병 일렬로 줄 세운다음에 자랑스럽게 인증샷 찍어 싸이에 올리던 순수하고 멍청했던 그 시절을 돌이켜보니 문돌이와 친구는 어느새 눈가가 촉촉해진다.

"하... 우리가 벌써 취업할 나이네. 시간 빠르네"
"그르게. 뭐 해논것도 없구만"

"우째 되겠지. 우리가 언제 그런거 걱정하고 살았나"
"그래도 이제부터라도 준비해야 안되겠나?"

아까부터 말은 안했지만 문돌이는 그의 친구가 변했다고 생각했다. 한때는 자칭 '달나라 오락실의 초 이오리' 였던 그 친구가 언제부터 미래를 걱정하며 살았던가? 남들 다가는 대학교 지도 한번 가본다고 부모님 졸라서 대한민국 이런곳에 이런 대학이 있었구나 하는 대학에 입학했다가
1학년 1학기내내 개강파티만 하고 자퇴한 그 녀석이 공무원을 준비한다니... 문돌이의 심정은 더욱 복잡해져 간다.

"현배야. 근데 공무원 준비 할라믄 돈도 좀 있어야 될끈데. 돈은 좀 있나?"
"내가 모은거도 좀 있고 엄마랑 아빠한테 도움 좀 받아야지"

순간 문돌이는 표현은 못했지만 엄청 난 충격을 받았다.
'이 새끼가 돈을 모으다니???'

"무슨 돈?? 니 그때 대출 땡기가 사설토토 한거 다 털리고 집에 만세 불렀다매"
"안그래도 거제도에 3년 처박혀있었다. 그것 땜에"

"조선소??"
"아니, 단란 웨이타 조선소 새끼들 돈 x나 막씀 "
  
'니가 그러면 그렇지 이새끼야' 라는 생각과 함께 '역시 내 주위에선 내가 제일 멀쩡해'라며 또 다시 자위를 하는 김문돌.

"마 나가자. 술값은 내가 낼께."
"니 그거 엄마카드라매?"

"아빠카드다. 한잔 더무러 가자"

지갑에서 뺀 아빠카드를 들고 당당히 카운터로 걸어나가는 우리의 문돌이. 그의 어깨가 오늘따라 유난히 봉긋 솟아있는건
현배의 기분탓이었을까....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장수풍뎅이
15/10/10 15:11
수정 아이콘
감정이입이되면 안되는데 참 맛깔납니다 흐흐
알파스
15/10/10 15:53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처음 이런 종류의 글을 써보는거라서 흐흐
구라리오
15/10/10 19:25
수정 아이콘
도라이가 크크크 빠져듭니다...
김태연아
15/10/11 22:06
수정 아이콘
재밌게 보고있는 조선소 XX 1인입니다 흐흐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1418 [일반] 김문돌 이야기 -3- [4] 알파스3100 15/10/10 3100 5
61417 [일반] 김문돌 이야기 -2- [2] 알파스3137 15/10/10 3137 5
61416 [일반] 김문돌 이야기 -1- [5] 알파스5061 15/10/10 5061 7
61415 [일반] 예비군의 개죽음-국가 배상법 헬조선론 [122] 카롱카롱10485 15/10/10 10485 11
61414 [일반] 부모 없는 모험 소설/게임 주인공들 [37] kien6855 15/10/10 6855 2
61413 [일반] 한국은 언제부터 선진국이 되었을까? [152] 달과별15637 15/10/10 15637 8
61412 [일반] [마션] 의외로 긍정적인 영화!(스포약주의) [25] Cherish7393 15/10/09 7393 3
61411 [일반] 임창정 13년만에 뮤직뱅크 1위 [25] 스테비아9754 15/10/09 9754 1
61410 [일반] [역사] 방원아 또 속냐! [43] 하야로비12368 15/10/09 12368 3
61409 [일반] [스포츠] 마지막이 보이는 유로2016 예선 현황 [11] Rorschach6256 15/10/09 6256 1
61408 [일반] 한화 코치진 개편, 김성근 체제의 강화 [92] Perfume13688 15/10/09 13688 4
61407 [일반] 너는 나의 컨디션 - (4) 해가 중천에도 우리의 밤은 [11] 글자밥 청춘3290 15/10/09 3290 11
61406 [일반] 멜로디데이/오마이걸/박보람/왁스/악동뮤지션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습니다. [10] 효연광팬세우실3691 15/10/09 3691 0
61405 [일반] 나의 1종보통 취득 수기 [29] Guinness13887 15/10/09 13887 6
61404 [일반] 사도 - 지옥으로 가는 길 [25] 눈시9864 15/10/09 9864 9
61403 [일반] 제작비 대비 수익률이 가장 높은 할리우드 영화 Top10 [21] 김치찌개6102 15/10/09 6102 0
61402 [일반] 전 세계에서 타이어 매출액이 가장 높은 기업 Top10 [15] 김치찌개5212 15/10/09 5212 0
61401 [일반] 한글 사랑에 평생을 바친 오리 전택부 선생 이야기 [27] 스테비아5868 15/10/09 5868 8
61400 [일반] (3사 예판일정 추가) 아이폰 6s, 6s plus의 한국발매 날짜 및 가격이 나왔습니다. [80] i9394 15/10/09 9394 0
61399 [일반] 우리 회사엔 모임이 있어요. [22] 삭제됨9157 15/10/09 9157 1
61397 [일반] [오피셜]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공식 부임...3년 계약 [55] 사문난적7292 15/10/09 7292 6
61396 [일반] 앤트맨 후속작 발표 및 MCU 개봉일 변경 (영화 앤트맨 스포) [10] 첼시FC6645 15/10/09 6645 0
61395 [일반] 심심한데 나스(NAS)나 만들어 볼까? [42] 라면14048 15/10/09 14048 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