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12/22 13:45:46
Name 베르커드
Subject Do It Yourself
컴맹에게 PC조립 해주면 안되는 이유(링크)

고백하건대, 저는 컴퓨터를 그렇게 잘 아는 편은 아닙니다.
물론 초등학교때부터 이종 사촌 형들 어깨너머로 본 것들은 좀 있었죠.
근데 어깨너머로 봐서 배우는게 뭐 있겠습니까. 이모네 놀러가면 하는 일이라곤 게임 아니면 PC통신 밖에 없었는걸요.

그러다 중3, 1999년에 펜티엄2 400Mhz에 램 64, 하드 10기가에 부두 밴쉬를 탑재한 PC를 구입하게 됩니다.
윈도 98 SE가 막 나온 시절일겁니다.
아무튼 이거 참 열심히 가지고 놀았습니다. 게임도 해보고, PC통신도 해 보고 말이죠. 모뎀주제에 참 많은걸 했죠. 동호회에서 애니를 긁으면서 포트리스 2를 했었으니 말 다했습니다 (...그것도 중3이 말이죠)

사용 빈도가 높으면 당연히 고장도 잘 나는 법. OS는 수두룩하게 깨져봤고 하드는 서너번정도 날려먹었을 겁니다. 그래도 그때마다 꿋꿋히 원인을 발본색원해서 혼자 쓱쓱 고치곤 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고치긴 고친건지, 아니면 더 망가뜨린건지 알수 없지만 말입니다.

이래 저래 그 고물딱지를 조금씩 망가뜨리다가, 용돈이든 알바든 해서 업그레이드를 해 왔습니다. 물론 새로 구입할 집안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 스스로가 왠지 '메이커는 돈주고 사기 아깝다. 어차피 배우게 될테니 내 스스로 다 해결하자'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죠.

그러다보니 어느새 고1이 되니 제 주위에 저만큼 컴퓨터를 잘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인문계나 실업계였으면 몰라도 예술고등학교 였습니다. 애들이 PC쪽에 조예가 있을리가 없죠.

덕분에 선생님이나 애들에게 심하게 휘둘리기 시작합니다. 마침 제가 연극영화과에 영화파트 였고, 제가 입학한 시기에 학교에 '디지털 편집 시스템'이 도입되기 시작한 겁니다.
시스템이야 도입했지만, 이를 만질 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니, 강사분이 만질 줄은 아셨죠. 하지만 그분이 우리가 만든 영화를 전부 편집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제?다 그걸 배웠습니다. 배워서 애들에게 가르쳐 주기도 하고요.

그런데 역시, 활용빈도가 높아지면 잘 고장납니다. 그리고 고장이 나면 전부다 제가 떠 맡았습니다. 어떤 시스템 업체에게 의뢰를 한 것도 아니라서 마땅히 수리를 해줄만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죠. 이 무렵부터 선생님들이 하나 둘씩 제게 조립을 의뢰하기 시작했고 전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_=

고등학교 때나 대학교 때나, 심지어 휴학하고 공익근무를 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단지 '컴퓨터를 잘 안다' 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리저리 끌려다니고 고치고 게임 깔아주고 해준게 한두번이 아닙니다.

친구네에서 이틀동안 밤새가면서 고친 적도 있고, 아침에 갔다가 저녁에 온 적도 있고, 서울살면서 컴퓨터 고쳐주러 죽전까지 간 기억까지, 생각하다보면 이제 골이 다 깨질 지경이네요.

(그리고 내후년 9월까지 공익근무를 하는 동안도 이런 생고생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OTL)

어제도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사양이 이러이러한데 비싸냐? 어떠냐' 식으로 제게 물어오더군요. 그냥 사라고 했습니다. 메이커PC는 아니고 동네 아는 형에게 조립의뢰를 하는 듯 하네요. 아무튼간 그 친구도 좀 PC를 배워야 할텐데 말이죠.

인터넷 보급률 1위에 이용자 3천만명 시대가 도래해도, 자기가 배울 의지가 없는 한 PC 실력은 죽어도 늘지 않습니다.

주위에 컴퓨터 잘하는 사람 그만 괴롭히고, 스스로 해봅시다.
저같은 사람도 하는데 여러분이라고 못하겠습니까?


마지막으로 한마디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니지만 알려하지 않는 것은 죄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난폭토끼
04/12/22 13:56
수정 아이콘
흠... 좋은 말씀....

전 컴터 모릅니다.

그런데 1학년 처음 들어가서 교양시간에 강사님께서 4주동안 수업 제끼고 하드웨어부터 각종 컴터 관련 지식을 주입시키셨죠. 대학생이나 된게 컴터하나 못만지면 안된다고...

뭐, 수리를 할 정도의 능력은 안되지만 어지간한건 고칩니다. 뭐, 아예 안되면 컴터 조립하시는 분에게 들고가지만요^^

작은거라도 아는것과 모르는것도 상당한 차이가 있더군요....

사실 정말 어려운게 아닌데... 간단한건 관심만 가지면 금새 알게 되는데... 그래야 베르커드님 같은 주변고수들이 고생을 덜하죠..._ _);
훈박사
04/12/22 14:23
수정 아이콘
저한테는 "컴퓨터 맞춰줘..."라는 부탁이 얼마나 많이 들어오는지... "요즘 컴퓨터 쓸만한거 얼마 정도 해?"라는 질문도 받게되고... 정말 난감합니다. 조금만 노력해보면 해결할 수 있을 것들로 집으로 찾아올 것을 부탁하기도 하고, 스스로 해보라고 하면 못하겠다고만 하고... 한탄만 ㅠ_ㅠ
estrolls
04/12/22 14:24
수정 아이콘
다른건 다 필요없고 OS설치 및 포맷,하드웨어드라이버설치 등등
몇가지만 알아둬도 충분한 도움이 될텐데 말입니다.
난폭토끼님 말씀대로 어려운거 전혀 없습니다.외우는게 버겁다면
A4용지에 적어놓기만 해도 유사시엔 반드시 도움이 되거든요.
우리모두 공부합시다~~^0^)/
햇살의 흔적
04/12/22 14:25
수정 아이콘
잘 설명해둔 싸이트 같은거 없나요? ;; 배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04/12/22 14:33
수정 아이콘
저도 한동안 그런생각을 했었는데요. 생각해보면, "이리쉬운걸 왜 못하지" 라던가, "나도 하는데말이야" 하는 생각은 지극히 자신 중심적인 생각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신이 못하는게 남한테 쉬울 수 있고, 내가 잘하는게 남한테 어려울 수 있는 것이거든요. 컴퓨터학원에서 강사도 잠깐 해봤는데, 확실히 개개의 차이가 있습니다, 단순한 것들이라 생각하고 가르쳐줘도 그것을 쉽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전혀 개념자체를 잡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물론 무조건 남에게 의지해서는 안될 문제이지만, 그게 꼭 관심이나배우려는 의지로 극복안되는 경우도 있거든요.

..뭐 말은 이렇게 해도 주변의 요청이 들어오면 짜증나기도 하는건 어쩔수 없긴 하지만요^^;; (그래도 가능하면 도와주려고 합니다. 단, 마냥 도와주기보다는 유도하는 쪽으로 하려고 그냥 방법만 가르쳐주기보다는 원리를 가르쳐 주려고 합니다^^;)
Ryu Han Min
04/12/22 14:54
수정 아이콘
흐흐 저는 무조건 "좀 비싸도 대거업 PC사라. AS도 잘되고 좋아." 라고 권해준답니다. 그러면 끝이죠. 문제가 생기면 대기업 AS맨들이 잘 해결해 주시죠.
FTossLove
04/12/22 15:06
수정 아이콘
대기업 PC권해주면 편하긴 한데..
조금이 아니라 상당히 비싼게 문제죠..

비싼데다가 성능까지 떨어지니.....-_-;;
나르크
04/12/22 15:13
수정 아이콘
공감 200% 입니다. -_-
저같은경우는 고등학교때 친구한테 어깨너무로 배우기 시작해서 나중엔 자잘한 문제로 친구부르기 미안해서 제가 스스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조립PC를 해줄땐 다음에 다시 불리기 귀찮아서라도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이것저것 설명을 해주고 가지만 대부분 소귀에 경읽기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ㅠ_ㅠ

마지막으로 힘들게 조립pc해주고 조금이나마 가격을 싸게 해줄려고 노력을 했는데 자잘한 에러발생으로 차라리 브랜드제품살껄 이라며 투정부릴땐 솔직히 조금 울컥합니다. ㅠ_ㅠ
이디어트
04/12/22 15:25
수정 아이콘
일단 저는 나름대로 견적 혼자 다 때보고... 나중에 몇몇 친구들과 토의하는데...;; 다짜고짜 조립한대 사려하는데 좀 알아줘 라고하면 인간취급 못 받을꺼같아서요-_-;
와룡선생
04/12/22 16:29
수정 아이콘
절대공감.. 전 프로그래머인데 친구들은 as기사취급하죠.. ㅡㅡ;
저도 군대 제대하고 컴터를 사서 이래저래 별의별짓? 다 해가면서 익히고 전산과를 가서 공부를 했습니다만... 정말 허무할땐 컴터가 이래저래해서 이상하다고 물어보면 "어 잘 모르겠는데.." 라고 대답하면 프로그램하는놈이 그것도 모르냐고 할때죠.. ㅡㅡ;
neogeese
04/12/22 17:17
수정 아이콘
와룡선생님... 절대 공감.... 프로그래머라고 하드웨어랑 윈도우를 다 꿰고 있는게 아닌데 프로그래머가 그것도 모르냐고 할때는 정말 짜증 나죠...
04/12/22 17:25
수정 아이콘
절대 공감 ㅠ_ㅠ
To_heart
04/12/22 18:11
수정 아이콘
가격은 인터넷 전문 사이트에서,
구입은 발로 뛰고
조립은 맞는 구멍에 끼면 끝.

컴퓨터 조립의 첫 시작은 맞는 구멍 찾아 끼기입니다. (...)
이은경
04/12/22 18:44
수정 아이콘
↑...공감 200%..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811 박지호 & 박용욱,박정석.. [17] Ace of Base4865 04/12/22 4865 0
9810 내가 뽑은말 박태민.. [31] 다륜4500 04/12/22 4500 0
9809 대학 원서접수가 시작됐다죠? 저도 이제 시작,, [4] 꿈꾸는사냥꾼3061 04/12/22 3061 0
9808 Do It Yourself [14] 베르커드3289 04/12/22 3289 0
9807 [연말결산]2004 저그대 프로토스전 화두 5가지. [26] 애송이4234 04/12/22 4234 0
9806 아 오늘 대학 원서를 씁니다. [25] HolyNight3249 04/12/22 3249 0
9802 WOW유료화를 앞두고... [20] OASIS5820 04/12/21 5820 0
9800 오늘 다시 한 번 '판타 캐리건'을 보았습니다. [20] redliar5996 04/12/21 5996 0
9799 잡담) 고 해 성 사... [5] Guy_Toss3260 04/12/21 3260 0
9798 아아 방금 WOW FRIDAY 봤는데 거기 김윤희씨 나오네요.. [9] 견습마도사5906 04/12/21 5906 0
9797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23] Siestar4358 04/12/21 4358 0
9796 [亂兎]스승님, 아, 스승님... [11] 난폭토끼3145 04/12/21 3145 0
9795 군대를 갈려고 합니다 [27] 사랑해정말3342 04/12/21 3342 0
9794 스타 리그, 골라보기. [21] 술푼기대3762 04/12/21 3762 0
9792 염선희 선수 안타깝네요. [11] 위드커피9202 04/12/21 9202 0
9791 내가 생각하는 농구 황제는 단 한사람 이 사람 뿐이다. [57] 치토스7202 04/12/21 7202 0
9790 신 로도스도 전기, 성계의 전기 신작발간 [13] nexist4324 04/12/21 4324 0
9789 정신적인 지주는 과연 필요한 것인가?? [18] 낭만메카닉4182 04/12/20 4182 0
9786 담배...... [38] 은사시나무4624 04/12/20 4624 0
9785 프로토스의 한탄 [27] 소년5938 04/12/20 5938 0
9784 바로 지금... [8] Lunatic Love ㈜Solo3814 04/12/20 3814 0
9783 독일전을 보고 나서의 느낌... [49] 삭제됨6205 04/12/20 6205 0
9782 엄마는 당연히 일찍 일어나야지!! [17] 비롱투유4635 04/12/20 463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