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12/14 12:07:13
Name 총알이 모자라.
Subject 타이콥 이야기

미국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공격적이며 가장 강한 승부욕의 사나이 그러나 가장 주목 받

는 위치에서 가장 외로웠던 사나이 타이콥 이야기입니다.

"134회 도루를 시도해서 96회 즉, 70% 성공률을 기록한 타이콥 선수는 기억해도, 53회 도

루를 시도해서 51회 즉, 96% 성공률을 기록한 맥스 케리 선수는 기억하지 않습니다. 해볼

가치가 있는 것은 망가지고 실패하더라도 가치 있는 일입니다."

어느 회사의 사업관 중에서...




아래 내용은 굿데이 김형준 기자의 글을 편집한 것입니다.

에피소드 #1

타이 콥이 은퇴하고 30년이 지난 1958년의 어느날, 한 기자가 물었다 "당신이 요즘 시대에

활동했다면 타율이 어땠을까요?" 이에 대한 콥의 대답. "한 3할1푼 정도…." 놀란 기자가

한번 더 물었다. "4할도 3번이나 쳤던 사람이 고작 3할1푼이라고요?" 콥이 마지막으로 답

했다. "이 사람아, 일흔둘에 3할1푼 치면 됐지 뭘 더 바래"


에피소드 #2

콥은 60세였던 1946년,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올드 스타들의 자선경기에 초청 받았다.

타석에 들어선 캅은 포수에게 말했다. "내가 힘이 없어 방망이를 놓칠지도 모르니 뒤로 물

러나 앉게나" 포수가 뒤로 물러서자 콥은 번트를 대고 총알같이 1루로 뛰어나갔다.




가장 악날한 선수...

콥은 24시즌 동안 3,034경기(역대 4위)에 출장, 타율 .367(1위) 4,189안타(2위) 1,937타점

(6위) 2,246득점(2위) 892도루(4위) 724 2루타(4위) 295 3루타(2위)의 업적을 세웠습니다.

지금은 피트 로즈가 최다안타, 리키 핸더슨이 득점과 도루 기록을 경신했지만, 은퇴 당시

만 해도 90개의 메이저리그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콥은 지나친 승부욕과 잔인함, 비열함, 편집증으로 인해 '그라운드의 외로운 늑

대' '방망이를 든 난봉꾼' 등으로 불렸습니다. 그는 상대팀 선수들의 눈에 잘 띄는 있는 곳

에서 스파이크 날을 날카롭게 간 다음 항상 발을 높게 쳐들고 슬라이딩을 했습니다.(영화

에서도 나옴...)

콥은 1886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교장이자 정치가인 아버지와 부유한 친정을 둔 어머

니 사이에서 유복하게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콥이 메이저리그에 데뷔할 무렵, 어머니가 아

버지를 총으로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어머니는 강도로 오인했다고 주장했지만,

콥은 평생 어머니를 용서하지 않았고, 이때부터 그의 악랄함은 도를 지나치기 시작했습니

다.

콥은 원래 오른손잡이였으나, 왼쪽타석이 1루에서 더 가깝다는 것을 알고는 스스로 왼손

타자로 전향, 우투좌타 선수가 됐습니다. 콥은 방망이를 쥔 두 손 사이에 약간의 공간을 두

는 'split-handed grip'을 사용, 파워를 버리고 정확성을 택했습니다. 은퇴를 4년 앞둔

1925년, 한 기자가 베이브 루스의 파워를 칭찬하자 콥은 그 경기에서 홈런 3방을 날리고,

다음날 2방을 더 날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습니다.

콥이 활약했던 '데드볼 시대(Deadball Era:공의 반발력이 거의 없었음)'의 미덕은 홈런이

아니라 안타와 도루였습니다.

콥은 역사상 최고의 베이스런너이자 스틸러였습니다. 발도 발이지만 센스가 뛰어나 상대

수비의 허점을 잔인하게 파고들었습니다. 한번에 1루에서 3루까지 도루, 2루에서 외야플

라이 때 홈인, 1루에서 단타 때 홈돌진 등은 콥이 자주 연출한 장면들이었습니다. 그가 세

운 1시즌 96도루와 통산 892도루는 각각 47년과 49년 후에 경신됐습니다. 또한 콥은 빠른

발로 지금의 이치로와 같은 내야안타를 많이 만들어냈습니다.

수비력 역시 뛰어났습니다. 콥은 외야수 어시스트와 더블플레이 부문에서 아직까지도 역

대 2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1905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데뷔한 콥은 데뷔 첫 타석에서 20세기 최다승(41승)의

잭 체스브로를 상대로 2루타를 뽑아냈습니다. 이듬해에는 처음으로 3할타율에 올랐고, 3

할은 그가 은퇴할 때까지 23년간 계속됐습니다. 콥은 1907년 최연소 타격왕에 오른 후, 아

예 9년간은 타격왕 타이틀을 싹쓸이해버렸습니다.


1912년 뉴욕 하이랜더스(현 양키스)의 원정경기에 나섰던 콥은 장애인 관중이 자신을 야

유하자 몸소 관중석으로 뛰어올라가 흠씬 두들겨줬습니다. 밴 존슨 아메리칸리그 회장이

콥에게 영구적인 출장정지의 철퇴를 내린 다음날, 디트로이트 선수들이 경기를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디트로이트는 동네 선수들로 팀을 급조해 경기에 나섰다가

필라델피아에게 24-2로 패했습니다. 하지만 이 역사상 최초의 파업(?) 덕분에 콥의 출장정

지는 10경기로 줄었습니다.

콥은 은퇴후 부동산 사업과 함께 제너럴모터스, 코카콜라 등의 주식을 투자, 야구선수 최

초의 갑부가 됐다. 1936년에는 베이브 루스 등 4명과 함께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됐

는데, 당시 콥은 98.23%의 득표율로 95.1%의 루스를 제쳤다.

콥은 이후 이미지 개선을 위해 애틀랜타에 큰 병원을 지어주기도 했지만 반응은 냉담했습

니다. 1961년 75세를 일기로 사망한 그의 장례식에 온 야구인은 단 3명이었습니다. 그는

언제나 고독한 늑대였습니다.

.......... .........

당신은 이 선수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마음의 상처를 입은 가여운 한사람인가요? 위대한 야구선수인가요? 아니면 외로운 늑대?

당신께서 그가 활약하던 1900년대의 야구팬이었다면 그에게 박수를 보내겠습니까? 야유

를 보내시겠습니까?

처음 이 사람을 알게 되었을 때 "뭐, 이런 놈이 다 있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어

느 순간부터 조금씩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팬으로써는 즐거움이었지만 상대팀의 선수들에게는 증오의 대상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는 스파이크를 날카롭게 갈았지만 상대 선수 중에 다행히 부상을 입은 선수

는 없더군요. 그는 굉장히 공격적이지만 그것을 숨기지 않았기에 오히려 불상사는 없었다

고 봅니다. 그가 인간적으로 훌륭해서 어린이들에게 그의 정신을 배우라고 하고 싶은 마음

은 추호도 들지 않지만, 그가 자신의 플레이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들...좌타로

의 전향, 파워 보다는 정확성을 추구한 것, 과감한 주루플레이 등등...은 굉장히 중요한 것

을 시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성격만 괴팍하고 성적은 평범한 선수였다면 누가 기억하

겠습니까? 오히려 너무 뛰어난 선수였기에 그의 인간성에 대한 성토가 많은 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아마 요새 메이저리그에서 타이콥처럼 플레이하는 선수가 있다면 그는 선수 생활하기 힘

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당시였으니 가능했던 이야기였을지도 모르지요.

그의 장례식에 야구인이 단 세명만 참석했지만 인사 치례로 참석한 사람들이 아니라 진심

으로 그를 추모하는 사람이었다면 그것도 의의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하

튼 참 많은 생각이 드는 사람입니다.

가끔 사회를 바라보면 타이콥 정도의 실력은 안되면서 성질만 비슷한 사람들이 많더군요.

(저도 포함될지도..--;;)

ps. 영화도 있습니다. 주연이 토미리존스였죠...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yonghwans
04/12/14 12:19
수정 아이콘
아~ 타이콥에 대해서는 굉장히 성적이 좋았던 그리고 미국야구에서 유례가 없을만큼 훌륭한 기록들을 가진 선수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이런 좋지 못한 인간적인 면을 들으니 좀 다른 생각이 드는군요.좀 뭐랄까 상당히 표현할수 없는 그런 복잡한^^;; 베이브루스가 죽었을때는 그당시 대통령이 그의 장례식에 참가했을정도인데 상당히 대조적이네요. 그래도 둘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뛰어난 선수이긴 하지만.
deathknt
04/12/14 12:20
수정 아이콘
장례식에 참가한 3명이 누구인지 알고 싶은데, 알 수 없을까요?
04/12/14 12:21
수정 아이콘
올 한해 이치로의 월간 50안타 때문에 타이 캅이 많이 거론되더군요. 그는 두 달 연속으로 50안타를 쳐 냈었죠. 그의 야구는 메이저리그 초창기의 대세였습니다. 이른바 '치고 달리는-아니 굴리고 냅다 뛰는'야구의 대명사가 바로 타이캅이죠. 그에게 반면의 그림자 같은 성격이 형성된 것은 무엇보다도 '승부욕'때문이라 보여집니다. 프로게이머들 중에도 그런 승부욕을 보여주는 화신이 있는데, 저역시 제가 만드는 게임 애니메이션에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50개 넘게 기록한 홈스틸이 그의 빠른 발과 주루 센스를 말해주는 것 같네요.
Naraboyz
04/12/14 12:27
수정 아이콘
야구인이라고해서 모두 유명한건아니죠.^^
Naraboyz
04/12/14 12:28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a-rod도 훗날 타이콥과 비슷한 평가를 받지않을지...
Connection Out
04/12/14 12:38
수정 아이콘
영화에서보면 타이캅의 모친이 불륜을 저질렀고 이를 목격한 부친을 살해한 장면을 보고 타이캅의 성격이 삐뚫어진 것으로 묘사되더군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타이캅이 괴팍했을지는 몰라도 사람 자체가 삐뚫어지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인격적인 면에 문제가 있다면 문란한 사생활로 팀의 분위기를 흐려놓기 일쑤였던 루스가 더 심하겠죠. 정말 인격적으로 문제가 많은 사람이었다면 명예의 전당 입성때 그렇게 높은 지지를 받을 수 없었겠죠. 적어도 자기 맡은 일(야구)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했고 역사에 길이남을 업적을 남겼다는 점에서는 정말 위대한 야구인이라고 봅니다.
deathknt
04/12/14 13:21
수정 아이콘
정말 야구에 미치고, 강한 승부욕과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고독한 늑대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난폭토끼
04/12/14 13:26
수정 아이콘
순간 손목에 차고있던 '제이콥' 시계를 쳐다봤다는-_-;;

전 무조건 좋아할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건 농구쪽인데, 살인적인 수비를 자랑하던 Detroit 'the badboys' Pistons가 제 favorite 팀 컬러죠... 당시 리더였던 레임비어의 비열함을 무척 좋아했다는...

불스에서 더 유명한 데니스 'the worm' 로드맨과 the man 아이재아도 좋왔구요...

지금은 피스턴스의 빅벤을 좋아하고, 브루스 'Lee' 보웬과 악동 론 아테스트, 라쉬드 월러스도 좋아하고...

모두가 Michael 'the Air' Jordan을 좋아할때도 역시나 악동이던 sir Charles가 제겐, 영웅이죠... 트래쉬 토크의 달인 레지 밀러도 좋아하고...

뭐, 전 저런선수들이 신사적인 선수들보다 호감이 갑니다. 로드맨도 기인으로 유명했지만 결코 마약과 술, 담배를 자주 하지 않았죠. 특히 마약을... 선수생활을 위해선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선수들이 좋습니다...전...

그래서인지 나도'벙' 선수가 인구에 회자될때도 전 왜 그걸 뭐라고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마그너스
04/12/14 15:10
수정 아이콘
Naraboyz//A-rod 선수는 이번 플레이오프 전까지는 굉장히 좋은 인상을 주는 선수였지요...단 한번 가지고 그 정도까지 갈까요..-_-
오히려 배리 본즈쪽이 타이콥의 뒷 길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데요..약물 파동에 인간성 문제등..흠냐..
카이사르
04/12/14 18:47
수정 아이콘
난폭토끼님/ 나도벙선수는 아니고 나도현선수입니다 -_-;;
승부의 극에 달할때의 그 긴장감을 사랑하는 이를 저는 사랑합니다.
마이클조단도 그 신사적인 이미지 (저는 이런 조단의 이미지는 별로 좋지않습니다. 느바에서 만들고 광고주가 그렇게 만든듯..그도 코트에 서면 전사로 변하거든요.)

본즈가 타이콥이랑 비슷하군요. 야구의 신으로서 그 위용을 과시하는...
그러나 그 실력에 비해서 인덕은 없는 듯한 그의 모습이 투영됩니다.

그래도 미국이라는 사회는 개같은 곳이지만 실력으로만 승부나는 면이 있어 괜찮은 곳이다. 그래서 저렇게 굴러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부시는 예외죠~)
제리맥과이어
04/12/14 21:48
수정 아이콘
데니스로드맨은 악동이라기보다 진짜 또라이같던데...
농구실력하나는 인정...리바운드머신....
저도 찰스바클리는 진짜 좋아했습니다.
04/12/14 22:06
수정 아이콘
요즘 제가 고민하는 문제와 연관된 주제라서 그런지 관심이 가는군요. 야구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요.-_-;
밑의 글과 함께 아이디만 보고 클릭했는데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 글이군요. (로그인까지 했죠. 답글 달려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아마도 오늘 밤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663 스타크래프트...국내용 게임이라 안된다는건가...?? [30] 메딕아빠5010 04/12/14 5010 0
9662 For Cloud. [5] The Siria3083 04/12/14 3083 0
9661 타이콥 이야기 [12] 총알이 모자라.4652 04/12/14 4652 0
9660 게임에서 인생으로.... [12] 어...3366 04/12/14 3366 0
9659 매사냥 [12] 총알이 모자라.3365 04/12/14 3365 0
9658 기분이 좋습니다. ^^ [10] 비롱투유3532 04/12/14 3532 0
9657 맵으로 예상해 보는 차기시즌! IOPS 스타리그 [26] 종합백과5495 04/12/14 5495 0
9656 [후기]NaDa vs Chojja~ [8] 머신테란 윤얄3303 04/12/13 3303 0
9654 다음 MSL 프로토스의 귀환이 될 수 있을까요? [39] minyuhee4623 04/12/13 4623 0
9653 [잡담] 프리미어리그... 김동수 해설위원에 대한 느낌.. [136] 낭만드랍쉽9362 04/12/13 9362 0
9651 게임방에 헥사트론팀이 왓더군요;; [21] 킬링데빌4586 04/12/13 4586 0
9650 이건... 마치 신이 내린 플레이....(스포일러) [34] 단x36250 04/12/13 6250 0
9649 내일은 수능 성적이 발표되는 날 입니다. [13] 기쁨의순간3272 04/12/13 3272 0
9648 역대 OSL 개막전 카드사상 최고의 빅카드 BEST3 [18] 초보랜덤5787 04/12/13 5787 0
9645 리그에서의 분위기... [11] [couple]-bada3371 04/12/13 3371 0
9644 또 터졌군요.. [73] 악하리6670 04/12/13 6670 0
9643 온게임넷 개막전이 변경되었습니다. [32] 오노액션4284 04/12/13 4284 0
9642 스타리그 주간 MVP (12월 둘째주) - 이윤열 [13] nting3230 04/12/13 3230 0
9641 [전략]로템등 투가스맵용.드롭후디파일러콤보. [1] 몽몽3239 04/12/13 3239 0
9640 변해가는 스타리그... 규정 [6] skynoa4074 04/12/13 4074 0
9639 아랫글 종족 계보에 대한 제가 아는 한도내에서의 정보 몇가지. [28] 남자의로망은4818 04/12/13 4818 0
9637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 본다?? [14] 낭만메카닉3826 04/12/13 3826 0
9636 신인왕전 후기. [12] 3341 04/12/13 334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