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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8/07/14 20:02:47 |
Name |
마다자아나 |
Subject |
[기타] 나를 미워하지 마세요 |
현재 사회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게임은 심신을 쇠약하게 하고 유흥의 목적 밖에 없는 소모적 행위라 여겨진다. 세계보건기구는 아예 중독물질로 규정하여 게임을 매일 일정 시간이상 하는 사람은 정신질환자로 보고 있다. 그런데 게임이 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됐는지 생각해본 사람은 많이 없다. 게임의 긍정적인 면도 대부분은 들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 글을 통해 부정적인 인식의 계기와 긍정적인 면을 생각해보고 과연 게임이 진짜 나쁜 것인지 따져보고 싶다.
학창시절, 게임은 공부와 정반대의 행위였고 일탈로 여겨졌다. 다른 취미활동과의 처우도 극명했다. 운동이나 미술은 심신을 증진시킨다며 장려됐지만 게임은 그저 유흥의 목적밖에 없다고 생각됐다. 그 결과 최대한 지양해야하는 취미가 됐으며 게임을 하면 부모님께 비난을 받았다.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레 게임이 부정적인 것이라 생각하게 된 것이다. 다음 원인은 언론에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그들이 쏟아낸 단편적이고 비판적인 보도들이 문제였다. ‘한 10대 학생이 게임과 현실을 혼동하여 사람을 찔러 죽였다.’, ‘게임 중독자 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살해했다.’ 뉴스에서 이런 소식은 누구나 접해봤을 것이다. 언론은 게임의 부작용에 대해 항상 귀기울여왔고 문제 상황이 발생하면 앞 다퉈 소식을 전했다. 가뜩이나 게임은 당당한 행위가 될 수 없는데 이토록 극단적인 사건들이 쏟아지니 부정적인 인식이 악화되는 게 당연하다.
만약 이처럼 유흥의 목적만 있고, 정신질환자를 만들 정도의 위험성을 갖는다면 나쁜 게 맞다. 하지만 이는 단편적인 모습이고 언론에 의해 만들어진 오해일 뿐이다. 게임에 대한 인식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우선 게임의 효용은 단순 유흥과 오락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의 Q2L(퀘스트 투 런)과 과테말라의 ‘듀오링고’ 라는 애플리케이션이 그 예다.
Q2L은 Quest to Learn의 줄임말로 2009년 설립된 뉴욕의 공립 중·고등학교 이다. 이 학교는 게임을 교육의 목적으로 디자인하여 매체로 활용하고 있고 게임 시스템을 이용해 학생들을 가르친다. 평범한 학교는 모든 학생에게 똑같은 과제를 부여하고 의무적으로 해결하게 한다. 포기는 존재하지 않고 완료하지 못할 시 큰 불이익을 주었다. 하지만 이 학교는 게임의 ‘퀘스트’ 시스템에 영감을 받아 교육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수많은 퀘스트(과제) 중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완료시 즉각적인 보상을 받는다. 힘들거나 불가능할 경우 언제든 포기할 수 있고 실패해도 페널티가 없다. 페널티가 아닌 즉각적인 보상에 초점을 맞춰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페널티가 없어지자 도전에 대한 두려움도 없어졌고 이는 학생들에게 많은 분야에 도전하며 자신이 잘하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이 학교는 2011년 뉴욕 수학 경시대회 1등 팀을 배출하고, 이듬해엔 미국에서 가장 높은 학업 성취도를 기록하는 등 단기간의 큰 성과를 만들었다.
‘듀오링고’는 ‘목적이 있는 게임’의 장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60%의 높은 빈곤율을 가진 과테말라는 비용의 부담으로 영어 교육을 듣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였다. 이는 곧 빈곤의 되물림으로 이어졌는데 한 과학자가 이런 조국의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게임을 개발했다. 모바일 네트워크를 통해 저비용으로 많은 인원이 참여하게 했고 무엇보다 게임을 활용해서 효과를 극대화 했다. 교육의 내용들은 도전과제들로 이어져 마치 게임 속 에피소드를 해결하는 느낌을 줬다. 쉬운 과제로 시작해 점점 어려워지면서 일관성 있는 내용으로 진행하니 진입장벽은 낮아지고 교육에 대한 집중력이 올라갔다. 현재 효과를 인정받아 약 1억 5천여 명의 회원을 가지고 있고 무료 또는 저렴한 값으로 실시되고 있어 난민 같은 사회적 약자의 교육 매체로 각광받고 있다.
게임 중독에 관한 부정적인 언론보도도 이처럼 다른 면을 봐야한다. 게임중독 때문에 사람을 죽였다고 보도된 사람들은 모두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뉴스에선 게임을 정신질환의 이유로 보고 모든 탓을 돌리지만 누군가는 게임을 대안이라 말한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프레이밍햄 주립 대학의 교수인 앤서니 빈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게임 중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았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다른 이유에 불안함과 우울증을 느끼는 것이었고 게임은 해소의 대안이었다. 불안함과 우울증이 사라지자 게임에 대한 중독 문제도 자연스레 사라졌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게임을 하듯 그들에게도 해소도구일 뿐이었다. 하지만 언론은 이런 가능성을 배제했다. 만약 우울증이나 불안증세를 문제 삼는다면 그 사람과 관련된 배경, 사회적 환경 등 많은 것을 따져보며 문제점을 찾아야한다. 하지만 ‘게임 중독자가 사람을 죽였다.’라는 명쾌한 제목을 붙이니 문제가 간단히 해결됐다. 언론에겐 이보다 더 쉬운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게임에게 모든 탓을 돌렸을 것이다.
무엇보다 게임에 대한 대중의 오해를 푸는 게 급선무다. 언론과 기성세대는 그동안 게임을 나쁜 것이라 여겼고 젊은 층에게도 그 생각을 강요했다. 하지만 게임은 죄가 없다. 다만 대중이 그걸 모를 뿐이다. 업계의 지나친 마니아적 성향을 바꿔야 한다. 관련 종사자들은 이미 게임의 산업적, 사회적 가치에 대해 많이 알고 있지만 대중에게 전달할 노력은 크게 하지 않는다. 자기들의 커뮤니티에만 소식을 공유하고 정부 및 주요 기관에만 그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이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게임을 만드는 회사든, 게임 언론사든 마니아들이 아닌 대중에 대한 어필을 시작해야 한다. 긍정적인 사례를 영상이나 카드 뉴스로 만들어 SNS에 게시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아니면 흔한 캠페인들처럼 직접 판넬을 만들어 길거리로 뛰어나가기라도 해야 한다. 업계가 대중에 대한 벽을 깨지 않는다면 게임은 여전히 미움 받는 존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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