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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6/05 02:55:45
Name 점쟁이
Subject [곰TV 2 소설] 괴로운 선택 #1 - 프롤로그, 1 참패, 2 천적과 라이벌
『괴로운 선택』


프롤로그 1, 2, 3
1 참패
2 천적과 라이벌(괴로운 선택 #1)

3 실망
4 지명
5 역린(괴로운 선택 #2)

6 결심
7 결전
8 새로운 목표(괴로운 선택 #3)

에필로그 1, 3, 2(괴로운 선택 #4)

어나더 에필로그 2, 3
후기(괴로운 선택 #5)



※ 이 글은 선수들의 실제 심정이나 사실과는 아무런 관계 없는
개인적인 재미 위주로 적은 소설임을 밝힙니다






프롤로그 1  2007. 4. 26 지명

「야 찍어 찍어. 대신 절대 후회 하지 마라」

「글쎄.. 그건 두고 보면 알게 되겠지」

마재윤은 더이상 긴 말을 하지 않고 돌아서서 먼저 화장실을 나갔다


(형한테 아무런 악감정은 없어)


마재윤은 어두운 표정으로 조지명식 자리에 돌아와 앉았다


(다만.. 이건 형과 나, 아니 저그의 존망이 걸린 피할 수 없는 숙명이야)


마재윤은 슬쩍 눈을 감았다
습관적으로 눈 앞에 영상이 돌아간다
언제나 즐겨하는 이미지 트레이닝
하지만..

마재윤은 10초도 하지 못하고 눈을 번쩍 떴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이마에 땀 한방울이 맺혀버렸다


(젠장..)


마재윤의 표정은 좀 전 박태민과의 언쟁 이후 보다 더 어두워졌다



「저를 만만하게 보셨다며는 태민이 형 관광당할 준비하셔야 될 것 같아요」


순간 박태민을 비롯 주변 동료 프로 게이머들..
심지어 진행중인 김철민 캐스터와 김동준, 이승원 해설도 굳어버렸다
마재윤 선수의 발언은 1초만에 그 미래를 상상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 미래가.. 도대체 얼마나 처절한 싸움이 될 것인가..
장내의 관계자들은 마른 침을 꿀꺽 삼킬 수 밖에 없었다



프롤로그 2  2007. 5. 18 역린

(이미 배수진으로 몰았다
한번만.. 한번만 더 건드린다면 물에 빠져 영영 못나올 수도 있다
특히 다른 사람이 아닌 태민이 형이라면.. 특히나..)

마재윤은 다시 책을 펼쳤다
페이지의 상단에는 역린이라는 단어가 올라와 있었다

마재윤은 조심스럽게 한글자씩 다시 읽고 눈을 감았다
또다시 그 영상이 눈 앞에 펼쳐진다
마재윤은 눈을 뜨지 않고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미안해 형..)


그날 밤 각종 스타 관련 공식 사이트와 커뮤니티에는
마재윤의 테란 선택 소식으로 대난리가 일어났다



프롤로그 3  2007. 5. 26 결전

박태민이 셋팅 제한 시간에 걸려 결국 조인했다
마재윤의 마우스는 종족 선택란으로 움직였다


(이번에 잘 안되면..)

마재윤이란 슬롯 옆에 글자가 랜덤에서 테란으로 바뀐다


(형이랑 나랑..)

쓸데없는 긴말은 아무것도 나누지 않았다
마재윤은 경기 시작 전 ㅈㅈ 두글자만 짧게 채팅창에 보냈고
박태민 역시 아무 말 없이 답 ㅈㅈ만을 보내왔다


(형이랑 나랑.. 죽는 거야)


뚜..   뚜..   뚜..   뚜..   뚜..   뚜..

경기 시작됩니다!




1 참패

참패였다
그것은 대완패 중의 대완패..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참패다

마재윤은 스스로도 예상 못한 패배에 ㅈㅈ를 치긴 했지만
아직도 인정하기 힘들었다

저그의 마에스트로, 플토의 대재앙인 자신이 할 수 있던 게
마지막 히드라의 어이없다는 댄스가 전부였다니..

양대리그 동시 제패란 위업을 달성 직전
마재윤은 그렇게 젊은 혁명가의 비수에 쓰러지고 말았다

숙소로 돌아가는 찻속에서 마재윤은 슬쩍 눈을 감으며 눈물을 삼켰다

(차라리 민이 형이 올라와줬다면..)

노장 여몽이 아니라 애송이 육손이었기에 관우가 방심해 목숨을 잃었다는 대목이야
수백번 수천번을 읽었지만
설마 그게 자신의 이야기가 될 줄은 몰랐다

강민이 셧아웃 당하는 순간 결승이 편하겠다는 생각만 하고
김택용은 애송이가 아닌 여몽보다 뛰어난 육손이란 것을 어째서 간파하지 못했던 것일까?

마재윤은 양대리그 동시 제패라는 화룡점정의 마지막 점을 찍지 못한 것보다
오늘의 굴욕적인 완패가 더 아쉬웠다




2 천적과 라이벌

이건 꿈이다
꿈이 아니고서 도대체 이게 현실이란 말인가?

MSL 3:0
슈파 1:0
WWI 2:1

마재윤은 계속 일어나는 혁명에 무너지는 왕권을 지켜낼 힘이 없었다
눈만 감으면 히드라의 어이없는 댄스 장면이 떠오른다
아무리 분석을 하고 연습을 해봐도 답은 하나였다

「나의 플토전은 완벽하다」

그런데 김선생님의 채점 결과만은 항상 오답 처리였다

계속 되는 0점처리..
1점을 얻은 순간 겨우 답을 깨달았다

「나의 지휘는 아직 모자르구나」

간단한 답이다
이제 답을 알았으니 풀이방법만 알아내면 된다

그렇지만 간단한 답임에도 풀이방법은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았다

끙끙대며 풀어보기 며칠째..
답답해진 마재윤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드래곤볼을 펼쳤다


17권
오공이 피콜로를 살려주는 대목이 나온다

오공 : 게다가 라이벌이 없어지면 내가 심심해진다

피콜로 : 오늘은 이대로 물러가지만 앞으로 반드시 널 죽이고 세계를 손에 넣을 테다!

오공 : (더 수련해서 강해져라 피콜로. 난 너의 그 힘을 한발 더 초월할 테다!)

마재윤은 순간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더 수련해서 강해져라 피콜로. 난 너의 그 힘을 한발 더 초월할 테다!)

마재윤은 풀이방법 1단계를 알아낸 것이다


라이벌의 부재

마재윤은 강했다. 역대 본좌들은 모두 그에게 무릎을 몇번이나 꿇었고
역대 최강의 프로토스로 꼽히는 강민도 수차례 무너졌다
구3대 토스, 신3대 토스, 엔진, 레드 스나이퍼, 광전사, 히통령 모두 마재윤을 넘지 못했다

라이벌은 커녕 마땅한 상대조자 없던 마재윤의 독재
그러나 어느 순간 다가온 김택용이란 천적은
라이벌의 부재가 오히려 마재윤을 한계로 몰아넣었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그를 연패의 늪으로 밀어넣어버렸다

마재윤이 그 늪에서 살아나오기 위해, 김택용을 꺾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자신을 더욱 강하게 해줄 라이벌이었다


마재윤은 지난 경기들을 모두 돌이켜보았다

우주 결승에서 박정석을 잡았을 때, 질기고 질긴 조용호와의 인연,
경기장이 터져나갈 듯한 관중속에서 강민과 벌였던 수차례 성전,
저그의 숙원을 풀었던 이윤열과의 접전,
변형태, 서지훈, 한동욱, 임요환, 원종서, 박대만, 박용욱, 박정길, 심소명, 박명수, 김준영, 이제동
쟁쟁한 경쟁자들의 이름들이 무수히 지나갔지만
어째서인지 그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름은 단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마재윤은 초조해 하지 않았다

(이것은 내가 원하는 꼭 맞는 누군가가 있다는 반증이다)

마재윤은 조바심을 내지 않고 찬찬히 더더욱 오래된 과거까지 돌아갔다

(프로 게이머 400명을 모두 뒤져서라도 찾아낸다
아니, 그 중에 없다면 배넷 수만명과 게임을 해서라도 반드시 찾는다)


풋내기였던 초창기 어린 시절까지 돌아가서야
마재윤은 그가 원하는 누군가가 누구인지 알게 됐다

(……)

어째서 바로 생각하지 못했던 것일까?

(태민이 형..)

자신의 선배이자 스승이자 제자이자 친구이자 형이었던
운영의 마술사 박태민

자신에게 플토전의 모든 것을 전해주었고
부족했던 자신의 운영을 완성시켜 준
바로 그 박태민이었다

마재윤은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래, 태민이 형이라면..
태민이 형이라면 김택용을 꺾을 힘이 무엇인지
내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겠지
나를 한번 더 강하게 만들어 줄 거야)

마재윤의 입가에 슬그머니 미소가 떠올랐다
그를 한달 반동안 괴롭히던 히드라 댄스의 악몽도 이젠 안녕이다


.......................to be continued : 괴로운 선택 #2 - 3 실망, 4 지명, 5 역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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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쟁이
07/06/05 02:56
수정 아이콘
보너스로 올리려던 단편 소설이.. 절반 조금 넘게 쓴 시점에서
늘어나는 분량을 감당못하고 연재물로 바뀌었습니다;;
죄송합니다
5회 연재 예상중이고.. 무사히 끝낼 수 있을지 저도 의심스럽습니다;
빤짝이
07/06/05 04:44
수정 아이콘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다음편들도 기대되는걸요.. 무사히 끝내주세요~~ ^^*
김영대
07/06/05 09:05
수정 아이콘
삼국지 얘기가 정말 그렇네요.
육손이었기 때문에..
07/06/05 12:27
수정 아이콘
너무재밌네요.. 기대하겠습니다~
태양은가득히
07/06/05 18:31
수정 아이콘
와우 너무재밌네요 삼국지 비유 완전끝내주네요 무한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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